4월 2일 So Hot~~~
스포츠 시간에 김나지움에 가기 싫어 골프를 택했다.
뒤 쪽 담벼락에 붙어 있는 김나지움은 이상하게 보기만 해도 싫다.
아무튼..오늘은 일단 적지 시찰? 흐흐..사전 답사? 음...사전답사가 적절하겠군.
어쨌든. 사전답사 차 옛 세브란스 병원 근처의 삼성건물 옥상에 왔다.
옥상에 골프장이 있다니 별 일이다.
공이라도 떨어졌을 경우-
골퍼의 무게 중심을 위치의 중심으로 잡고 운동 방정식을 유도해서
샷을 v의 속도로 그리고 a의 각도로 했다고 가정한다면..
샷할때 속도를 v라고 하면 수평방향 속도 성분 Vx = v*cos(a) 이고 수직방향 속도
성분 Vy = v*sin(a)가 되니까..
....머리가 터져서 죽는다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다 치더라도
두당...1000만훼이 정도 물어 줘야 하지 않을까나..
부가세는 별도로 하고. 흠.
그물 뒤에 보호막까지 쳤다니 그럴 일이야 없겠지.
하지만 전자 보호막은 정말 문제다.
우리 나라 같이 대체 에너지가 현저하게 부족한 국가가 쓰잘데기 하나 없는데
에너지를 사용하는 건 개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다.
작은 할아버지와 록산이가...록산이는 부록. 아무튼 작은 할아버지께서 연구
중이신 대체 에너지 개발은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년전의 대재앙으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의 작은 할아버지의 모습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교토 의정서 개정안 비준 준비를 위해 작은 할아버지가 가셨어야할
포럼에 대신 참석하신 할아버지는...아...
생각하기 싫다.
2시 20분.
잠시 미니 시에스타 시간을 갖고 있는 중.
4월인데 벌써 이 모양이다. 아직은 괜찮다지만 날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원래 걱정이 많으신 편인 엄마는 그래서 늘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라고
아침마다 일갈 일갈- 요즘엔 전화로 난리 난리-
알았다고요..
가만 보면 우리 엄마도 아닌 척 하면서 은근히 내 외모에 관심이 지대하시다.
언젠가 자고 있는데 이상하게 불편해져서 깨 보니 허리와 다리에 천을 둘러매고
계셨다.
티비서 보셨다며 다리가 곧아진다나 뭐라나. 에휴..
엇? 저 녀석은..애꾸눈이잖아...음...
그 날- 내 옷을 고추장 범벅으로 만든 그 날..
록산이랑 육탄전까지 가기 직전 녀석은 내 만류에 꼬리를 내렸다.
...애꾼눈은 똥개 같다. 똥개 같은 불쌍함이 느껴진다.
내 주변의 남자 아이들이랑은 틀리다.
김창경이나 김록산, 윤운교 등등은 어찌된건지 되지도 않게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는 나르시시즘 환자들인데.
세상에 당연한 것 따윈 없다는 걸 그 녀석들이 깨달을라면 10년도 부족하겠지?
그래서 난 내가 나인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녀석들이 모르는 걸 알고 있다.
가령..
"....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드니 애꾸가 쳐다보고 있었다.
"..응?"
"나 클럽 좀 빌려 줘."
뭐?
뭐야...다짜고짜..
그런데...이상하게 내 손은 냉큼 그 녀석에게 클럽가방을 내밀고
있었다.
"...뭐가 이렇게 많어..."
뻔뻔하게 빌려 달라 해 놓고 클럽 가방 안을 머뭇거리며 바라보는
폼새를 보자니 다시 집 잃은 똥개 생각이 났다.
일기장을 접어 넣은 난 옆에 앉으라고 고갯짓을 했다.
"..기본 헤드는 아니?"
"뭐?"
"..아이언..이런 거 말야."
"..그게 뭔데.."
또 다시 풀 죽어 하는 모습이 안돼보였다.
"...골프 왜 신청한 거니?"
"......"
말이 없었다.
음..내가 너무 직선적이었나...
"웬만큼 스키마(쉽게 말하면 배경지식)를 갖고 있어야할 뿐더러 클럽 값도 만만찮은데
왜 골프 듣는건데?"
"........."
우리 아빠 말을 빌자면.
입에 본드칠 했냐?
그런데 애꾸눈이 눈치를 살피더니 한다는 소리가-
"....너 때문에.."
.......
쩝- 할 말이 없다. 또 시작이네.
좋다고 쫒아다니는 것들이- 창경이랑 록산이 때문에 대 놓고 스토킹 짓은 못하지만-
한 둘이 아니라 이런 반응은 일찌기 예상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공주병 환자라는 건 아니다.
나는 그 애들에게 일종의 표적이라는 걸 알고있다.
집안 좋고 인물 웬만하고 나이대가 같고..
나란 존재는 그 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소유하고 싶은 서더브레드 종일뿐이다.
그리고 소유욕과 사랑의 차이를 구분 할 정도의 지능지수도 안되는 머저리들에게 여지를
줄 정도로 내 머리가 나쁘진 않다.
그 들은 흑백의 세상 밖에 보지 못하기 때분에 칼라를 볼 수 있는 나와는 도저히 어깨를
마주할 수 조차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점이 머저리들의 전투욕을 상승시키는 요인인가 보다.
아무튼 문제는...눈 앞의 멍청이다.
".....나? 나 때문에 왜-"
"........."
"........."
아 참...속알머리 없이 과묵한 인간은 질색인데..
"....그 날...왜 나 감싸준 건데.."
응?
"...뭐?"
"...그 날...김록산이랑 싸울 때...나 감싸줬잖아.."
어이구야..
남자들은 착각의 동물이라니까..
내가 널 왜 감싸. 언제 봤다고.
"그 거야....록산.."
이 때문이지만- 왜인지 갑자기 장난이 하고 싶어졌다.
"..이 한테 니가 맞을까봐."
"........"
어..어어? 엉?
럴 수 럴 수 이럴 수가...
얼굴이 시뻘개진 그 애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더니..
바로 얼굴을 숙이고 어쩔 줄 몰라했다.
뭐니...내가 무슨 별다른 말을 한 건가?
니 얼굴 빨개지게 할 무슨 말 한거니?
감당하기 힘든 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황당한 두려움이 밀려오자 수습이 안됐다.
음...피하는 게 좋겠어...
일어서려는데.. 그 애가 내 바지가랑이를 붙잡는다.
"..나도.."
"...?? 엉?"
"..나도 너 좋아."
까- 악~~~~ 까- 악~~~(까마귀 사과 따러 날아가다.)
......지금 우리가 국어로 대화한 거 맞는 건가.
어떻게 하면 그딴 식의 대답이 튀어나오는 건데?
내가 너 좋다고 했어?
....한심한 생각이 들어서 한달 간은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밟아줘야겠다는
결심이 드는 순간.
이 똥개를 창경이에 대한 방패막이로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면 적당해.
한 두 달만 사귀고 버려도 별 뒷탈이 없을 듯했다.
나는 그 애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면 그 애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지만 결코 시선을 피하진 않았다..
그 건..범상치 않은 의미가 담겨 있는 시선이었지만..무시하기로 했다.
어리석은 오만으로 인한 실수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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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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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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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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