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머리가 되지 말고 뱀의 머리가 되라"
"성적 좋은 팀으로 가는게 경기를 뛸 수 있는 팀보다 좋아"
"성적이 아닌 성장을 위한다는 말은 모순이지"
프로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성적일까? 아니면 성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실력일까.
결론부터 정리한다면 실력이 답이다.
여기서 실력은 전문성과 인성이 겸비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축구선수들은 1년에 한번씩 출전하는 전국대회에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한다.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좋은 성적이 따라오면 자신의 실력도 향상 되었음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아쉬운 착각을 한가지 하고 있다면 성적과 개인상에 걸맞게 원하는 곳에서 콜을 받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멋진 상까지 받은 선수가 대회 이후 퍼포먼스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기대했던 곳에서 부름을 받지 못하고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더 훈련과 경기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
대통령금배, 백록기, 청룡기, 무학기, 금강대기, 춘계, 추계 전국 중등 고교 축구대회는 선수 커리어에서 꼭 도달해보고 싶은 팀과 개인적 목표에 가깝다. 지역 리그가 K리그라면 전국대회는 AFC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위상이 있는 대회들이기 때문에 멋진 기량을 펼쳐 찾아오는 스카우터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스카우터들은 대회에서 개인상과 성적을 좋게 받은 선수만 관심이 생기며 주의깊게 관찰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또 한가지가 있다면 대회에서 좋은 성적과 개인상을 받은 선수를 곧바로 스카웃하려고 할까? 이 또한 그렇지 않다.
먼저 유형을 두개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스카우터가 오랜 기간동안 지켜봐왔던 선수다.
기량을 파악하는 기간은 스카우터마다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3~6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파악하며 길어지는 경우는 1년이라는 시간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선수 개인의 축구적인 정보 (훈련 태도, 경기 기복, 코칭 스텝 의견, 경기력 등) 와 외적인 정보 (가족관계, 동료와 관계, 코칭 스텝과 관계, 가정환경 등) 를 파악해야하며 특히 훈련 태도와 경기의 기복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동료와 코칭 스텝간의 관계는 어떤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이 사람이고 또 훈련에 대한 태도가 적극적이지 못하여 팀의 마이너스 영향을 주는지는 오랜 기간 지켜보며 파악해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다.
이런 과정을 거친 선수를 스카우터는 최종 점검 단계에 다가온다면 대통령금배, 백록기, 청룡기, 무학기, 금강대기, 춘계, 추계 전국 중등 고교 축구대회와 같은 큰 무대에서 어떤 기량을 펼칠지, 압박감을 극복하고 자신이 가진 기량을 모두 쏟아부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선수인지 확인해본다. 만약 이번 전국대회에서 스카우터가 기대했던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빠른 시일 내로 따라올 경우가 많이 있다. 다른 팀의 스카우터도 함께 지켜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좋은 조건으로 선수와 계약하기 위해 구단과 사전에 협의를 거쳐서 곧장 다가가는 상황도 나타나기 때문에 구단이 어느정도 선수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는지에 따라 함께 할 수 있고 없고를 판가름 할 수 있다.
반대로 경기력이 조금 좋지 못하더라도 계약을 하는 상황도 있는데 이는 선수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해당 선수의 팀이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곳이라 함께 경기를 뛰는 선수들의 기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스카웃을 하려는 팀의 선수들의 수준을 고려해서 결정을 내리면 해당 선수의 잠재력이 극대화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반대의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또 다른 한가지 상황은 시간을 조금 더 가지고 시즌을 마무리할때 결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훈련 태도가 빛을 발휘한다. 준비했던 대회에서 좋지 못한 기량을 보였을때 선수들의 태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굉장히 나태해지면서 짜증이 많아지며 팀에 피해를 준다. 하지만 자신의 부족함과 한계, 상황적인 부분을 느끼고 반성하며 다시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있다. 여러모로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온다. 팀에서 잘하는 선수가 좋지 못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태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많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번째는 오랜 기간 지켜보지 않았던 선수가 갑작스럽게 대회에서 눈에 띄는 경기력으로 스카우터를 사로잡은 상황이다.
우리나라 선수로 예를 들자면 두개의 심장을 가진 선수라고 불리는 "박지성" 선수다. 널리 알려져 있는 일화로 에시앙 선수를 스카웃하려고 했다가 오히려 박지성 선수라는 보물을 발견하고 이적을 시도했던 일이다. 이처럼 자신의 무대에서 묵묵히 꾸준하게 기량을 닦아오던 선수가 시간이 쌓여 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는 무대를 만나게 된다면 생각하지 못했던 기회를 만나게 된다. 중, 고등학생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전부터 이름을 날리던 선수가 아니라고 당장 어떤 기회가 찾아올 일은 없다고 단정지을 필요가 없다. 그저 묵묵히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면서 어제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만들기 위해 하루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분명 좋은 일, 원하던 상황을 만날 수 있다. 때문에 지금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하더라도 포기하지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최선을 다해야한다. 좋은 성적과 개인상이 선수의 삶을 모두 대변하지 않는다. 만약 이 두가지가 축구선수의 성공에 중심 축이 된다면 프로 무대와 한국 축구는 곧 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적과 상은 모두 노력을 떠나 부정행위를 통해서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꿈을 위해 시간, 에너지를 투자하고 땀을 흘려 "만들어낸 실력"은 절대 부정 당할 수 없다.
이런 경험을 비교적 일찍 깨달을 수 있는 축구선수들은 어른들이 말하는 "넌 뭘해도 잘할 수 있을거다" 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선택해서 노력하고 나타난 결과를 경험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삶을 바라보는 태도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경험은 긴 인생에서 매우 긍정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을 줄 안다는 것처럼 노력의 맛을 알아버리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다.
혼자 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는 많이 있다.
함께 오래도록 반짝반짝 빛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여기저기 보여지는 한때 주목받던 선수들이 탄탄대로를 따라 국가대표,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리 저리 치이고 쓰러져보기도 하며 올라갔다가 다시 내리막을 경험하고 또 다시 올라서기를 반복하는 선수, 사람이 프로,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고 이런 경험이 구단과 나라를 대표해서 경기장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선수라면 훈련, 경기장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을 부여 받을 수 있는 경험치가 쌓이고 있다고 생각하며 잘 극복해줬으면 좋겠다. 비록 극복하지 못하더라도, 극복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더라도 지금 쌓이는 과정들은 삶에서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불평, 불만을 쏟아내며 도망치지만 말고 눈 딱 감고 용기내서 부딫혀 싸워본다는 마음으로 문제와 마주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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