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엄청 많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글을 올린 것은 삿다님같은 분의 지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선 저는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에서 parimukhang이 반드시 코 앞, 또는 코 끝이라고 보진 않았습니다. 저의 주안점은 몸 앞에서 공기가 들어와서 몸의 앞부분에서 코-비강-목-가슴-횡경막/배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체험을 중시한 것이지요. 그리고 호흡이 들어오는 시작점과 나가는 시작점을 알아차림에 있어서는 코끝/코앞의
알아차림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던 거지요. 아마도 제 표현이 그리 섬세하지 못했나 봅니다. 저는
parimukhang sating 호흡을 잊지 않고 알아차림을 코 앞/얼굴 알/몸
앞에 굳건히 세우고, 앞에서 들어오는 공기의 느낌을 잊지 않고 알아차리며 들이 쉬고, 앞으로 나가는 공기의 느낌을 잊지 않고 알아차리며 내쉰다
라는 부분 중 “코 앞/얼굴 알/몸 앞에”라는 말에서 잊지 않고 알아차림의 범위가 코 앞이나 얼굴 앞이나 몸 앞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다시 보니 제 글에 오타가 많군요, 고칠께요-.-;;.
그런데 인용하신 부분에서 이렇게
"그는 탁발로부터 돌아와 공양을 마친 후에 다리는 가부좌를 하고 몸을 곧 바로 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고서(Parimukham
satim upatthapetva) 앉는다. 세상의 탐욕을 버리고, 그는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운 마음에 머문다..."
두 문장으로 해석하셨는데, 제가 세 가지 정도의 영문 번역을 보면 다
한 문장으로 번역했고 빠알리 원문을 로마나이즈한 것은 Nisidati
pallankam abhujitva ujum kayam panidhaya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 so satova assasati sato passasati일텐데.. 역시 한 문장인 거 같군요. 무슨 말인고 하니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와 so satova assasati sato passasati의 연관성이 두 문장일 때보다
한 문장일 때 더 높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역시 저는 이 부분에서는
호흡을 잊지 않고 알아차림에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가 쓰여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다하여 다른 경전에 다른
문맥으로 쓰인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가 호흡만을 뜻하게
쓰였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 다른 곳을 보고 여러 다른 곳과 비교하여(^^) 수행 체험과 경전 이론를 대조해보야겠지요.
말씀하신
마지마-니까야의 제125경 단따부미경(Dantabhumi sutta)을 보면
"그는 탁발로부터 돌아와 공양을 마친 후에 다리는 가부좌를 하고 몸을 곧 바로 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고서(Parimukham
satim upatthapetva) 앉는다. 세상의 탐욕을 버리고, 그는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운 마음에 머문다..."
에서도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은 다시 “다리는 가부좌를
하고 몸을 곧 바로 세우고”의 제한을 받는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서
여기서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는 일차적으로 좌선(.., after
his meal he sits down, folding his legs crosswise, setting his body
erect, and establishing mindfulness before him.)의 영역이라는 제한을 받는다는 것입니다--그리고 좀더 넓은 맥락에서 이 좌선시의 사띠는 4선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를 통해서 대념처경에서 오장애라고 하는 법념처의 수행을 하고 있으니,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이 법념처의 수행을 포함한 신수심법 4념처를 다 포괄하는 상태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일차적으로 좌선과 연결되어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가 쓰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좌선과
4선정의 맥락에서 쓰인 이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를 다르게 볼 여지도 있다고 봅니다. 즉, 이 경우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이 호흡을 잊지않고 알아차린 그 알아차림의 자각력 즉
sati에 기반하여 sati의 대상을 오장애로 돌린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고,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좌선시 몸 앞의 움직임을 자각하는 sati를
길러 그 sati를 Parimukham이 아닌 다섯가지 장애를 알아차리는 사띠로 돌린다는 것은 뜻한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습니다--이런 점은
다른 곳에서 이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가 호흡과 연관하여
쓰인 경우가 많고, 따라서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이 호흡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더 말하면 입만 아픈 당대의 상식이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는 점에서 더 강화됩니다. 더
구나 이 설법은 신참자 Aggivessana에게 행해진 것입니다. 신참자에게 수행의 전체적인 아우트라인(outline)을 설명하는 석존의 말씀이
수행의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 상세하게 말한 가능성은 적다고 봅니다. 그 개개 단계의 수행은 수행자가 그 단계의 수행을 할 때 그때 그때 섬세하게 지도하면 될 테니까요.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한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가 이 경전에 이런 맥락에서 이런 뜻으로 쓰였다고 해서 다른 맥락에서 쓰인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가 같은 걸 뜻한다는 보증은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일차적으로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가 각 경의 구체적 앞 뒤 맥락에서
어떤 것을 뜻할까 이고--즉 누가 누구에게 어떤 것을 말하는 맥락에서 그 말이 쓰였는가이고, 이차적으로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가 석존 당대에 석존과 석존의 수행제자들 사이에서 뜻하는 상식적인 뜻이 무엇이었을까 입니다--지금 우리들로선 경전에
이 말이 어떤 맥락에서 어떤 뜻으로 얼마나 자주 쓰여졌나가 이에 대한 중요한 표준 중 하나가 되겠지요.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가 직접 호흡과 연결되어 언급되지 않은 부분을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그런 부분이 있으면 더 지적해주시고 저의 글에 문제의 소지가 발견되면 거리낌 없이 계속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곳은 경전과 수행 체험을 같이 놓고 볼 수 있는 드문 곳인 거 같습니다. 삿다님의 지적에 다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시간 나는대로 지적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도 영문학 박사 논문을 올해 내로 써내야될 입장이니 논문 쓰는 사람끼리 서로 거리낌 없고 사정없는 지적으로 자기 글과 생각을 가다듬는 훈련을 통해서 각자 논문의 질을 높이도록 정진해봅시다^^.
Parimukham satim upatthapet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