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9호선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ㅋㅋ
기쁜 소식으로 찾아 뵈야하는데 경춘선 고별 승차기라는 슬픈 제목으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청량리역에서 15시20분 열차를 타려고 했는데 망할 지하철이 간격 유지하는 바람에 동대문부터 기어가서 놓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16시10분 열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청량리역 폴사인.
15시30분 쯤에 내려와서 사진 좀 찍고 기차가 들어와 앞쪽으로 가는데 타는 곳 안내가 이렇게 지워져있습니다. 처음에 내려왔을 때는 남아있었는데.........
취재열기는 뜨겁지 않았습니다.ㅋㅋㅋ 많은 방송사들이 오전에 찍어갔거나 마지막 열차를 취재하더라구요. MBC에서 나오신 분들이 기관사분을 인터뷰 하려고 하시는지 기관차에 올라타십니다.
옆에서는 방금 들어온 강릉발 무궁화호를 입환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연결할 때 나는 철컹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들리더라구요.
성북역을 지나 한창 가는데 경춘선 전동차가 보입니다. 개통이 코앞이라 시험운행들을 뛰더라구요. 씁쓸합니다.
경춘선의 풍경들. 입석으로 갔는데 옆에 서 계시던 할아버지와 대학생 한 분이 이야기 나누시는걸 듣게 되었는데요, 할아버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없고 터널속으로만 지나간다고 아쉬움을 표현하시더라구요. 솔직히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마지막 날까지 구 선로로 다닐줄 알았는데 신선으로 달리더라구요. 덕분에 풍경도 제대로 못 보고 터널만 지났습니다. 상당히 아쉽더군요.
저는 어렸을 때 기차여행을 많이 다녔는데요 그 땐 풍경보다는 기차를 오래 타는 것이 마냥 좋았습니다.ㅋㅋ 그래서인지 무조건 여행지는 기차의 종점으로 정했죠. 예를들면 부산, 강릉, 여수 등. 그랬기 때문에 한두시간 걸리는 경춘선은 언제나 제 관심 밖이었습니다. 가끔씩 강촌에 스키타러 한 두번 정도 간 것을 빼고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까 그 때 왜 아름다운 경춘선의 풍경을 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노선을 타면 좀처럼 보기 힘든 카트
그래도 아름답습니다.ㅋㅋ 전에는 얼마나 더 아름다웠을까요.
이제 강촌역을 지나 남춘천에 더 가까워집니다. 겨울인데다가 강원도라 그런지 해가 더 빨리 지는 느낌입니다. 아직 17시40분 정도 밖에 안됬었거든요.
남춘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어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아직 눈도 다 녹지 않은데다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추위. 그리고 오늘따라 엄청난 안개. 정말이지 빛이 있어도 1m 앞도 안보였습니다.
사람들이 아직 다 안내렸는데 갑자기 기관차가 움직이길래 흠칫했습니다.ㅋㅋ 도착하자마자 바로 기관차 분리하시더라구요. 기관차 위에는 신선이 보입니다.
어후. 엄청난 안개. 걸어서 3분거리였던 음식점에서 밥먹고 나오는데 길을 잃어버릴 정도였습니다. 꼬불꼬불 들어가는 길도 아니고 직진 좌외전 끝 뭐 이정도의 단순한 길이었는데도 말입니다. 게다가 길치도 아닌데..........
더 이상 볼 수 없는 남춘천역. 이제 저 간판에 불 들어오는 것도 오늘이 끝입니다.
그래요. 축하할건 축하합시다. 사실 동호인들과 경춘선에 대한 추억이 있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아쉬운 일이지만 지역주민들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일이니까요. 음식점 아주머니도 이제 집값도 오르고 지역발전도 된다며 좋아하시더라구요. 특히 2012년이면 고속전철이 들어오고 삼척까지 고속전철이 뚫린다며 좋아하셨습니다.
그저 한숨만...........
남춘천역에 붙어있던 경춘선 사진. 추억입니다.
? 경춘선열차에 카페객차가 붙어있네요?
봉고의 위엄.
눈도 안녹고 안개도 심하고............ 참 최악의 기상조건입니다.
경춘선 역사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강촌역에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역에서 본 철교의 모습
강촌역은 그래피티 역사로 지정되어 있어 이런 창작활동이 가능합니다. 옛날에는 낙서만 가득해서 좀 그랬는데(그래도 추억이라면 추억인) 참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역사를 부시진 않는다고 하더군요.ㅋㅋ 참고하시고 나중에 한 번 찾아와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런 낙서 가득한 역명판도(Befor)
이렇게 바뀔 수 있습니다.(After)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는........
강촌역 구석 구석을 찍습니다. 이제 올 기회도 없을 것 같군요.
아아 이제 가야할 시간인가보군요. 저기 제가 탈 열차가 들어옵니다. 참 아쉽더군요. 경춘선..... 언제 또 와볼지.........
출발안내에서 이제 더이상 볼 수 없다고 생각해서 무심코 찍은 사진. 찍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출발인데 왜 남춘천이 써있을까................ 아직 바꾸지 않았나봅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경춘선 이번 기회로 참 좋아졌는데 좋아지자마자 이별이라니 정말 아쉽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속도 앞에서 추억의 것들이 사라지는게 한국철도의 현실이거늘............ 다음 편에서는 제가 찍은 사진들로 영상 하나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긴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카페객차가 붙여져있는게 10시 40분 청량리발 #4471 임시열차입니다. 그 열차가 #4472로 다시 청량리에 돌아오는 겁니다.
강촌역은 근대문화유산급 아닌가요? 지정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사진보니깐 그냥 마음이 좀 씁쓸하네요.. 느리긴했지만 매번 타던열차였는데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아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