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교인(獅子咬人)
사자에게 돌을 던지면 사자는 돌을 던진 사람을 문다는 뜻으로, 객체를 쳐다보지 않고 주체를 찾아간다는 말이다.
獅 : 사자 사(犭/10)
子 : 아들 자(子/0)
咬 : 물 교(口/6)
人 : 사람 인(人/0)
출전 : 오등회원(五燈會元) 卷第九
양주(襄州)의 상시 왕경초(常侍王敬初) 거사(居士; 출가하지 아니한 속인으로 불교의 법명을 가진 사람)가 사무를 보고 있을 때, 미화상(米和尚)이 들어오자 왕경초가 붓을 들어 보였다.
常侍王敬初居士, 襄州王敬初常侍, 視事次, 米和尚至, 公乃舉筆示之。
미화상(米和尚)이 말했다. “그런 것으로 허공을 판단할 수 있겠는가?”
米曰: 還判得虛空否?
왕 상시가 붓을 던져버린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가 다시 나오지 않았다.
公擲筆入宅, 更不復出。
미화상이 의아스럽게 생각했는데, 다음날이 빙고산 공양주(憑鼓山供養主)이 그 뜻을 알아보려고 들어갔다.
米致疑, 明日憑鼓山供養主入探其意。
미화상도 따라가 병풍 뒤에서 지켜보았다.
米亦隨至, 潛在屏蔽間偵(恥慶切)伺。
공양주가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어제 미 화상이 무슨 말을 했기에 만나보지 않으셨습니까?”
供養主才坐, 問曰 : 昨日米和尚有甚麽言句, 便不相見?
왕상시가 말했다. “사자에게 돌을 던지면 사자는 돌을 던진 사람을 무는데, 한나라 사냥개는 흙덩이를 던지면 그 흙덩이를 쫓아간다.”
公曰 : 獅子咬人, 韓盧逐塊。
미화상이 그 말을 듣고 바로 전날의 잘못을 깨달았다.
米聞此語, 即省前謬。
(五燈會元 / 卷第九)
말에 담긴 뜻을 생각하려 하지 않고 말을 쫓아가는 것은 가리키는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에서 눈길이 멈추고 마는 것과 마찬가지다.
흙덩이가 아니라 흙덩이를 던진 사람을 물어야 한다는 비유와 손가락이 아닌 가리키는 달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비유는 주체와 객체를 바꿔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뜻은 같다. 글과 몸짓은 어차피 뜻을 내장한 상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金剛經 冶父頌 64. 제5분 2
사자교인(獅子咬人)
한로축괴(韓盧逐塊)。
함허스님은 설의에 “부처님께서 몸의 모습을 가지고 수보리(부처님 10대 제자)에게 질문을 던지신 의도는 묘하고 원만한, 모습 없는 몸(法身)을 밝히려는데 있었다. 수보리는 본래 사자라, 흙덩이를 쫒아가지 않고 사람을 물었다. 모양 없음을 단멸(斷滅)이라 하지 말라. 형상 아닌 것이 결국은 형상을 벗어나지 않았으니.”라고 하였습니다.
수보리는 본래 사자라, 흙덩이를 쫒아가지 않고 사람을 물었다(空生 本是獅子兒 不曾逐塊能咬人)라고 하였는데, 전등록에 ‘사자(獅子)는 교인(咬人)하고 한로(韓盧)는 축괴(逐塊)’라는 선어가 있습니다.
흙덩이를 가지고 개한테 던지면 그것이 자기를 때릴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먹을거리인가 하고 그것을 쫓아가 냄새를 맡는데, 사자는 그 흙덩이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것을 던진 사람을 문다는 뜻입니다.
수보리는 그러한 사자새끼와 같아서 부처님의 질문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대답을 하였다는 의미입니다.
이어서 함허스님은 ‘모양 없음을 단멸(斷滅)이라 하지 말라(莫以無相云是斷)’고 하였습니다. 단멸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 속에 빠져 있는 것을 말합니다.
죽음을 예로 들자면, 죽으면 더 이상 아무 것도 없이 그냥 끝이라는 생각입니다. 때문에 죽음과 더불어 더 이상 무엇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모양이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다고 여기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 본래의 성품은 즉 법신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으나 분명히 존재합니
다. ‘형상 아닌 것이 결국은 형상을 벗어나지 않았으니(非形 終不外於形)’는 형상 아닌 것도 형상 안에 있다는 뜻입니다.
형상이 아닌 것은 바로 법신이고 공을 뜻하고 형상은 색신을 뜻합니다. 법신은 색신을 벗어나지 않았다 했으니 색신과 함께 있다. 즉 법신과 색신은 둘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 獅(사자 사)는 형성문자로 狮(사)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師(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獅(사)는 ①사자(獅子) ②한 배에 난 두 마리의 강아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자 예(猊)이다. 용례로는 포유류 고양잇과의 맹수로 몸집이 크고 기운이 세어 백수의 왕을 사자(獅子), 구리로 만든 사자의 형상을 동사(銅獅), 사자가 달릴 때에 겨드랑이 밑에서 생긴다는 광채를 사액화(獅腋火), 스리랑카의 옛 이름을 사자국(獅子國), 사자의 암컷을 이르는 말을 빈사자(牝獅子), 나무로 만든 사자의 형상을 이르는 말을 목우사자(木偶獅子), 사자에게 돌을 던지면 사자는 돌을 던진 사람을 문다는 뜻으로 객체를 쳐다보지 않고 주체를 찾아간다는 말을 사자교인(獅子咬人), 사자의 울부짖음이라는 뜻으로 석가모니의 목소리를 사자의 우는 소리에 비유한 말로 사자의 울부짖음 또는 크게 열변을 토한다는 말을 사자후(獅子吼), 사자가 세찬 기세로 돌진한다는 뜻으로 사물에 대해서 맹렬한 기세로 있는 힘을 다해 싸운다는 말을 사자분신(獅子奮迅), 하동 땅에 사자가 울부짖다는 뜻으로 성질이 사나운 여자를 비유하는 말 또는 표독한 아내나 악처를 비유하는 말을 하동사후(河東獅吼), 뭇사람 중에 뛰어나게 잘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인중사자(人中獅子) 등에 쓰인다.
▶️ 子(아들 자)는 ❶상형문자로 어린 아이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아들을 뜻한다. 지금의 子(자)라는 글자는 여러 가지 글자가 합쳐져 하나가 된 듯하다. 지지(地支)의 첫째인 子와 지지(地支)의 여섯째인 巳(사)와 자손의 뜻이나 사람의 신분이나 호칭 따위에 쓰인 子가 합침이다. 음(音)을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첫째 글자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子자는 ‘아들’이나 ‘자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子자는 포대기에 싸여있는 아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양팔과 머리만이 그려져 있다. 고대에는 子자가 ‘아이’나 ‘자식’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중국이 부계사회로 전환된 이후부터는 ‘남자아이’를 뜻하게 되었고 후에 ‘자식’이나 ‘사람’, ‘당신’과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子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아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子(자)는 (1)아주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어 (2)신문(新聞), 잡지(雜誌) 따위 간행물(刊行物)의 어느 난을 맡은 기자(記者)가 자칭(自稱)할 때 쓰는 말 (3)십이지(十二支)의 첫째 쥐를 상징함 (4)자방(子方) (5)자시(子時) (6)글체에서, 그대의 뜻으로 쓰이는 구투(舊套) (7)글체에서, 아들의 뜻으로 쓰이는 말 (8)민법상에 있어서는 적출자(嫡出子), 서자(庶子), 사생자, 양자(養子)의 통틀어 일컬음 (9)공자(孔子)의 높임말 (10)성도(聖道)를 전하는 사람이나 또는 일가(一家)의 학설을 세운 사람의 높임말, 또는 그 사람들이 자기의 학설을 말한 책 (11)자작(子爵) 등의 뜻으로 ①아들 ②자식(子息) ③첫째 지지(地支) ④남자(男子) ⑤사람 ⑥당신(當身) ⑦경칭(敬稱) ⑧스승 ⑨열매 ⑩이자(利子) ⑪작위(爵位)의 이름 ⑫접미사(接尾辭) ⑬어조사(語助辭) ⑭번식하다 ⑮양자로 삼다 ⑯어리다 ⑰사랑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자 녀/여(女), 어머니 모(母), 아버지 부(父)이다. 용례로는 아들과 딸의 높임말을 자녀(子女), 며느리 또는 아들의 아내를 자부(子婦), 아들과 사위를 자서(子壻), 아들과 손자 또는 후손을 자손(子孫), 아들과 딸의 총칭을 자식(子息), 남의 아들의 높임말을 자제(子弟), 십이시의 첫째 시를 자시(子時), 밤 12시를 자정(子正), 새끼 고양이를 자묘(子猫), 다른 나라의 법률을 이어받거나 본떠서 만든 법률을 자법(子法), 모선에 딸린 배를 자선(子船), 융통성이 없고 임기응변할 줄 모르는 사람을 자막집중(子莫執中), 자애로운 어머니의 마음을 자모지심(子母之心),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자성제인(子誠齊人),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자위부은(子爲父隱) 등에 쓰인다.
▶️ 咬(물 교/새소리 교, 난잡한 소리 요)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交(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咬(교, 요)는 ①물다(=嚙) ②깨물다 ③새 지저귀다 ④새소리, 그리고 ⓐ난잡(亂雜)한 소리(요) ⓑ음란(淫亂)한 소리(요) ⓒ비속(卑俗)한 음악(音樂)(요)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소리를 내며 이를 갊을 교치(咬齒), 입을 벌리려고 하면 할수록 입이 다물어 지는 증상을 교경(咬涇), 새 우는 소리를 교교(咬咬), 짐승이나 독충이나 독사 따위에 물려서 상함 또는 그 상처를 교상(咬傷), 입으로 물어 뜯어서 찢음을 교열(咬裂), 동물에게 물린 상처를 교창(咬創), 치관으로부터 돌출하여 있는 혹과 같은 돌기를 교두(咬頭), 구렁이나 이무기 따위를 교사(咬蛇), 입으로 묾을 구교(口咬), 이로 깨묾을 치교(齒咬), 몹시 분하여 이를 갊을 이르는 말을 교아절치(咬牙切齒), 사자에게 돌을 던지면 사자는 돌을 던진 사람을 문다는 뜻으로, 객체를 쳐다보지 않고 주체를 찾아간다는 말을 사자교인(獅子咬人)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