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1주 화요일 /루카 14,15-24
복음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15-24
그때에 15 예수님과 함께 식탁에 앉아 있던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그분께,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을 초대하였다.
17 그리고 잔치 시간이 되자 종을 보내어 초대받은 이들에게,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 하고 전하게 하였다.
18 그런데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양해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고 그에게 말하였다.
19 다른 사람은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였다.
20 또 다른 사람은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하였다.
21 종이 돌아와 주인에게 그대로 알렸다.
그러자 집주인이 노하여 종에게 일렀다.
‘어서 고을의 한길과 골목으로 나가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먼 이들과 다리저는 이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22 얼마 뒤에 종이
‘주인님, 분부하신 대로 하였습니다만 아직도 자리가 남았습니다.’ 하자,
23 주인이 다시 종에게 일렀다.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처음에 초대를 받았던 그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아무도
내 잔치 음식을 맛보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루카 14,23)
자기 일을 핑계로 행복을 거부하는 어리석음
유대인들은 주님께 선택받은 백성이기에 메시아가 오실 때에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위해 큰 잔치를 베풀어주실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이 그 잔치에 초대받았다고 믿었고, 죄인들과 사회적 약자들은 잔치에 함께 할 수 없으며 구원받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안일함과 자만에 젖어 있었습니다.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은 이미 참석하겠다고 약속을 해놓고 ‘자기 일을 핑계로’ 약속을 어겨버립니다. 첫째 사람은 밭을 샀으니 그것을 보아야 한다고 핑계를 댑니다(14,18). 그러나 대리인을 통해 밭을 샀다면 사전에 살필 법적 의무가 있고, 거래 후에 살피기로 했다 하더라도 잔치에 못간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리는 것은 초대한 사람을 모욕하는 처사였지요.
다른 사람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니 양해해 달라고 합니다(14,19). 그러나 겨릿소를 다섯 쌍만 소유했다 쳐도 토지를 많이 소유했을 터이므로, 분명 부자였을 것이고 일할 사람들을 거느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또한 말도 되지 않은 핑계입니다.
또 다른 사람은 방금 장가를 들었으니 갈 수 없다고 합니다(14,20). 결혼한 첫해에 전쟁에 나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유가 됩니다(신명 20,7). 그러나 자신의 혼인과 이미 오래 전에 초대받은 잔치에 참여하는 두 가지 일이 겹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쯤은 알았을 터이니 그 또한 핑계거리가 되지 않는 셈이지요.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처음에 초대를 받았던 그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아무도 내 잔치 음식을 맛보지 못할 것이다.”(루카 14,24). 유대인들은 하느님의 뜻을 적극적으로 따르지 않으면서도 당연히 구원받으리라 여기며, 자기 일에만 몰두했기 때문이지요. 결국 그들 대신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먼 이들과 다리저는 이들과 다른 이들이 초대받습니다(14,21-23).
매순간 우리는 하느님의 잔치에 초대받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어디에서나 하늘나라의 잔치를 벌이시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이 초대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주님의 복된 자녀임을 잊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취해 주님께서 주시는 고귀한 선물들을 놓쳐버리지 않아야겠습니다. 세례의 축성은 엄청난 축복이지만, 그것을 살아내는 것은 더 큰 은총인 까닭입니다.
우리 모두 당연히 구원의 선물이 주어지리라는 안일함과 자만의 잠에서 깨어나야겠습니다. 희생과 투신, 헌신과 능동적 사랑 없이 구원의 음식을 맛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기 일을 핑계로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를 실행하는 일을 뒷전으로 미루거나 허투루 여기지 말아야겠습니다.
나아가 우리 사회와 교회, 내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와 직장, 가정과 만남의 자리가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잔치가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온 마음으로 하느님을 믿고, 보이지 않게 선을 행하며, 늘 자신을 돌보기보다 ‘더’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 곁에 머물도록 해야겠지요. 그렇게 모두가 행복해지는 곳이 바로 하늘나라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첫댓글 아멘~!
행복한 날 되세요~!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