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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2200원대 저렴한 가격, 맛도 일품…매일 인산인해, 타 학교생들도 기웃
학교식당 음식(이하 학식)이 맛없다는 편견을 없앤 대학교가 있어 화제다. 이 대학 내 학생뿐만 아니라 옆 대학교 학생들까지 찾아 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학식이 저렴한 가격과 맛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등록금은 갈수록 인상되고 있는 요즘, 가벼워진 호주머니로 인해 끼니 해결을 고민하는 대학생들의 안식처인 이곳은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이다. 왜, 다른 대학교에서는 외면당하고 있는 학식이 한국외대에서는 인기가 있을까? 이 학식에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지난해 9월 경향신문이 국내 30개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 학교 학생식당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했다. 이 결과, 각 학교 학생들의 학생식당에 대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50점을 넘지 못했으나 한국외대는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71.9점을 기록했다. 이는 만족도 최하위를 기록한 가톨릭대학교보다 무려 40점을 넘는 압도적인 수치다.
한국외대에는 총 3개의 식당이 있다. 교직원 식당이 하나이고, 나머지 2개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곳이다. 2개의 식당 중에서 학교 기숙사 건물에 위치한 기숙사 식당을 ‘기식’으로, 인문과학관에 위치한 학생식당을 ‘학식’이라 불린다. 기식은 현재 외부 업체에서 운영 중이고, 외대 학식은 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는 체제이다.
학식에 더 비싼 기식도 맥 못춰
기식과 학식에 대한 외대생들의 평가나 선호도는 압도적인 비율로 학식이 높다. 실제, 평일 점심시간대에 기식에서는 줄을 기다리거나 자리를 못 잡아 서성이는 학생들이 거의 없지만, 학식에서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밥을 먹을 정도다.
본지가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재학생 및 휴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식당과 기숙사 식당 중 어느 곳을 더 선호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무려 90%가 학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 항목 응답을 허용한 ‘학식을 선호한다면 그 이유는?’이라는 질문에는 ‘학식 메뉴가 더 맛있어서(88.9%)’, ‘학식 메뉴가 더 저렴해서(77.8%)’ 등의 항목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가격은 기식이 더 비싸지만 실제 학생들의 만족도는 학식 쪽이 더 높았다.
매일 점심과 저녁을 모두 학교에서 해결한다는 한국외대 김성준(가명 25)씨는 “메뉴의 가격이 학식의 경우 1500원, 1800원, 2200원인데 비해 기식은 2500원으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맛은 오히려 학식 메뉴들이 더 좋아 거의 학식에서만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외대 학식의 대표적인 인기 메뉴로는 김치 알밥, 뚝배기 불고기, 돈까스 등이 꼽힌다. 이외에도 추어탕, 갈비탕, 감자탕 같은 구내식당 메뉴로 보기 힘든 메뉴들도 종종 등장해 학생들의 입맛을 돋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식 예찬론을 펴는 학생들 대다수는 “기식이 학식한테 밀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300원 더 비싼 가격보다도 메뉴의 구성이 볼품없고 학식보다 맛이 없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1500원~2200원이라는 가격대 또한 무척 매력적이다. 특히 그 가격은 근 7~8년 넘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대 이수현(가명 26)씨는 “제가 신입생이었을 때와 지금의 학식 메뉴 가격이 똑같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존재”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라면(1200원), 김밥(1000원), 떡볶이(1200원) 등의 음식을 학교 앞 분식집이나 일반 식당들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학식 스낵코너와 자장면, 스파게티, 쫄면, 칼국수 등을 1400원에 맛볼 수 있는 면류 코너 역시 외대생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외대생 학식 사랑…경희대생도 예찬
외대생들의 정보공유 커뮤니티인 훕스라이프(www.hufslife.com)에서도 외대 학식에 대한 예찬은 끊이지 않는다. 과거 외대생들의 학식에 대한 만족도가 압도적인 1등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도 게시판에는 ‘당연한 현상’, ‘우리학교 학식 최고’ 같은 공감 댓글들이 다수를 이뤘다.
이렇듯 인기 높은 외대 학식을 외대생들만 자주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외대와 가까운 많은 경희대 학생들이 ‘자취방에서 더 가깝다’, ‘경희대 식당보다 더 싸고 맛있다’는 이유로 외대 학식을 애용한다.
하지만 외대 학식은 학교가 복지 차원에서 거의 이익을 남기지 않고 운영하기에 원칙적으로는 ‘외부인’의 학식 이용이 불가능하다. 학식 내 곳곳에 ‘외부인 이용 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그러나 인근 주민은 물론 경희대학교 점퍼 차림의 학생들이 단체로 몰려와 학식을 이용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훕스라이프에서는 ‘도서관처럼 학생증을 찍어야 학식을 먹을 수 있게 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학식은 많이 팔릴수록 손해인데 외부인들이 많이 이용하면 결국 우리 등록금에서 손해를 보전하는 것 아니냐’, ‘현실적으로 일일이 다 막을 방도가 없다’ 등 다양한 의견이 올라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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