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사소한 일에도 떨림을 느낀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달콤한 주말의 일요일 오후,
침대위에 있던 내 핸드폰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 아아아아, 어떤 년이 전화질이야! "
- 지아 -
" 왜 이년아. "
- 서은아~ 너 파르페 먹고 싶댔지?
" 오늘은 별로 안땡기는구나. "
- 야 그러지말고 나와! 내가 파르페 쏠게!
" 싫어, 귀찮아. "
- 뭐가 귀찮아! 십분뒤에 너네집앞으로 간다 나와!
뚝 -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이년,
아으 나가기 귀찮은데!
그냥 저년이 사주는 파르페만 먹고 숑 들어오면되니깐
대충입고 나가지 뭐!
15분 뒤 -
역시 지아년은 약속지간을 지키지 않는 년이었다.
" 아 지서은ㅡ.ㅡ 아무리 그래도 츄리닝이 뭐냐 츄리닝이. "
" 야 넌 나랑 만나면서 뭐냐 그 핫한 옷차림은? 치마에다가 스타킹에 아주 데이트하러가냐? "
" 너.보.단.낫.다. 무튼 가자! 늦겠다! "
" 뭐가 늦어, 너랑 나랑 노는데. "
대답없는 이년, 뭔가 수상한데?...
찝찝한 기분을 안고 내 팔목을 잡은 지아년의 이끌림에
시내에 도착했다.
그러곤 우리가 자주가던 카페에 들어갔다.
딸랑 -
으으음 이런 달콤한 파이냄새.
파르페보다 파이를 먹고 싶구나.
" 두분이세요? 자리 안내해.. "
" 아니요! 일행있어요! "
뭔가 수상하다 했어!
" 야! 무슨 일행! "
" 그냥 따라와, 나쁘지 않은 일행이라고! "
구석진 창가쪽에 다다르니
오 마이 갓.
이런 썅지아년....! 그냥 집에 가야지 하고 등을 돌린 순간
내 팔목을 잡는 지아년.
그러더니 내게 속삭인다.
" 한번만 봐줘 서은아. 너 쟤랑 안어색하잖아. 응? "
" 야 그래도 그렇지! "
헉, 큰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 뭐가 그래도 그런건데? "
이윽고 들리는 굵은 남성의 목소리.
그리고 난 어쩔수 없이 테이블에 앉고야 말았다.
그리곤 맞은 편에 앉은 지아년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메세지도 담은 채
널.죽.여.버.리.겠.다.
그러자 지아년이 뻘쭘한 듯 웃어넘겼고 그 옆에 앉은 잘나신 지.아.남.친.분.께.서 입을 열었다.
" 너 왜 우리 지아에게 죽여버리겠다는 신호를 보내냐? "
눈치빠른 새끼,
아 미친 내옆에 앉아있던 나의 전전전남자친구 김낙현이 비웃는다.
아으 ....
그러더니 김낙현이 내팔을 툭 건드리며
" 너 아직도 내가 불편하냐? "
" 아니 전혀. "
하며 가운데 손가락을 날려주었다.
아.. 사실 김낙현과 난 예전에 사귄사이였지만
그래도 좋은 친구로 남아 아직까지도 장난도치고 연락도 가끔하는
나름대로 좋은 친구로 남았지만
역시나. 불편한건 어쩔수 없나보다.
" 야 아무리 너랑 내사이가 편해도 그렇지, 꼴이 그게 뭐냐. "
" 뭐가? 너랑 나랑 사귀냐? 어이가 없어서. 내가 츄리닝을 입고나오던! 비키니를 입고나오던! 뭔상관인데 니.가. "
" 웃기잖냐. 니꼴. 거울 안보냐? "
" 보여주던가! "
성질을 내며 맞은 편을 바라보자
저 썅썅커플들 찢어버릴라!
서로에게 기대서 부비적부비적 죽여버려.
" 저기요!!!!!! 여기 파르페 제일 비싼거로 가져다주세요!!!!!!!!!!!!!! "
성질이 나서 그만 큰 목소리로 주문을 하고 말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낙현이 귀를 막으면서
" 씨바. 지서은년. 목소리 존나 커. "
난 더 짜증이나서
" 언니!!!!!!여기 파이도 비싼걸로 가져다주세요!!!!!!!!!!! "
그러자 앞에 있떤 지아년이 드디어 입을 연다.
" 내가 파르페 사준다고는 했지, 파이 사준다는 소리안했는데 왜시켜!!! "
" 몰라! 너가 알아서해!! "
그러고 팔짱을 낀채 등을 기대고 눈을 감고 있었다.
옆에서 김낙현이 피식피식 웃는게 들리지만 눈을 뜨지 않고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 몇분 뒤,
" 저기 주문하신 파이랑 파르페 나왔는데요.. "
" 아 예, 감사합니다. "
난 오로지 파이랑 파르페만 보고 먹기 시작했다.
" 천천히 좀 먹지? "
지아년의 잔소리에도,
" 이 돼지년. "
김낙현의 욕에도 굴하지 않고 난 먹을길을 선택했다.
아씨 왜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도 커플노래인거니!
케엑케엑 -
사레가 들렸다. 너무 급하게 먹었나 보다.
콜록- 콜록-
그러자 김낙현이 내 등을 퍽퍽 때리더니
'너 그럴 줄 알았다.' 이러면서 내게 지가 먹던 오렌지 주스를 건네는 놈이었다.
김낙현이 먹던 오렌지 주스라 별로 끌리진 않지만
사레가 들렸기에 어쩔 수 없이 벌컥벌컥 마셔댔다.
그러자 피식 웃는 새끼였다.
그러고 몇분 후 난 부른 배를 두드리며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 미친 지서은, 배나왔어. "
" 어쩌라고. 이래뵈도 나 정상몸무게거든요! "
이러고 조용하게 있는데 카페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어? 이 노래는..
" 니가 좋아하는 노래다. "
나지막하게 내 귀에다가 속삭이는 김낙현.
난 아무렇지 않은 척 김낙현을 보고 말했다.
" 근데 어쩌라고. 나 간다. "
이렇게 말하곤 빠르게 카페를 빠져 나왔다.
벌써 해가 어둑어둑 지고있었다.
아까 카페에서 흘러나온 노래는.
내가 김낙현을 사귈 때, 그러니 4년전에 좋아했던 노래였다.
내가 그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김낙현이 전화를 하다 불러준 적이 있었는데,
픽 -
저절로 웃음이 난다.
그새끼 노래 못불렀었는데,
서툴렀었는데.
나만 기억하고 있을 줄 알았던 이 기억을 걔도 기억하고 있을까.
나랑 헤어지고 나서도 몇명의 여자를 사귀었어도 나와의 추억을 기억하고 있던 걸까.
나말고도 다른 헤어진 여자와의 기억도 다 기억하고 있을까.
조금 아주 조금 내 심장이 빨리 뛰는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 생각을 하니 내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
' 그때에도 지금에도 난 그아이 기억속에서 특별한 존재인걸까?.. "
오랜만에 느껴본 기분좋은 떨림에
난 웃으면서 집으로 향했다.
첫댓글 소설 잘읽었어요^^ 공감이가네요
ㅎㅎ감사합니다~
잉!!이게끝???번외없나요???ㅠㅠ
너무짧나요ㅠ_ㅠ번외쓰는쪽으로생각해보겠습니다!감사합니다!
그 남자애는 여자애 아직 조아하는 거 아닌가..
ㅎㅎ남자도여자모르고여자도남자모른다잖아요ㅎㅎ
끝인가요?? 아쉽네요....ㅠ
ㅎㅎㅎㅎ봐주셔서감사합니다
번외 번외!!! 정말 좋은 소설이네요.. 여주는 아직 남주를 좋아하고 있는건가요?
감사합니다~~여주도남주도잊엇다고생각하지만무의식적인떨림아닐까요?ㅎㅎ
완전공감공감 정말 여운이 남는 굳뜨한 소설이에요!
정말감사합니다~ㅎㅎ
번외가 읽고 싶어여..번외 번외...
ㅎㅎ번외쓸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