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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지술사(繼志述事)
선인의 뜻을 잘 계승하고 선대의 사업을 잘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繼 : 이을 계(糹/14)
志 : 뜻 지(心/3)
述 : 지을 술(辶/5)
事 : 일 사(亅/7)
출전 : 중용(中庸)
선인의 뜻을 잘 계승하고 선대의 사업을 잘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는 뜻으로, 효의 기본으로 가정의 윤리를 넘어 지나간 세대의 뜻을 계승하여 그 뜻을 잘 펼쳐 다음 세대로 전해주는 세대 계승의 윤리라는 의미이다.
중용(中庸) 19장에 “효자는 부모의 뜻과 사업을 잘 계승 발전시키는 자이다.” 하였다.
子曰; 武王周公, 其達孝矣乎. 夫孝者,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者也.
공자 가라사대, “무왕과 주공은 천하의 누구나 공히 칭찬하는 효(孝)이시다. 무릇 효라는 것은 선인의 뜻을 잘 계승하여 선인의 사업을 잘 발전시키는 것이다.”
계지술사라 하여 부모의 뜻을 잘 계승하여 부모가 하고자 했던 업을 잘 펼치는 것이 효도이고, 부모의 뜻을 부정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은 불효라 한다.
자식이 부모의 정신을 이어받는 것은 당연하면서 좋은 일이다. 하지만, 자식의 가치관과 부모의 가치관이 서로 다르다면, 무작정 부모의 뜻이 싫다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은 무조건 자신이 세워놓은 공장을 자식들이 물려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자식은 과학공부를 하는 것이 재밌고, 특히 생명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나중에 생명을 구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다.
이럴 경우 자식은 부모의 말을 듣지 않으면 불효자가 되는 것일까?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부모가 너무 자신의 뜻만 매몰차게 자식에게 주장하고 내세우는 것은, 자식을 불효자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 계지술사(繼志述事)의 효(孝)
子曰 : 父在, 觀其志, 父沒, 觀其行, 三年, 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
(논어/학이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께서 살아계실때는 그 뜻을 살피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면 살아계셨을 때의 행적을 살펴서, 삼년동안 아버지의 뜻과 방법을 고침이 없다면 효(孝)라 이를만하니라.”
오경의 하나인 ‘예기’에서는 효의 도리 즉 자식으로서 부모님 섬김의 도리를 제시하였다. 즉 ‘부모님 생존 시에는 정성으로 봉양해 드리고,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 애통하게 장례를 치르고, 돌아가신 후에는 경건하게 때맞추어 제사를 지내드리라.’ 하였다.
신종추원(愼終追遠)이라 하였다. 즉, 부모의 장례를 정중히 모시고 조상의 제사에 정성을 다하라는 것이다.
이상에서 말한 부모님 섬김의 도리는 일반적인 효의 도리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다른 뜻에서 풀어 보겠다.
효(孝)란 계지술사(繼志述事) 즉, 아버지나 선조의 뜻과 이상을 계승하고 아울러 선조나 아버지의 사업이나 공적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라 하였다.
효도 효(孝)의 뜻은 본 받을 효(效)와 통한다. 그래서 효란 크게는 하늘의 도리를 본받고 따르고 행하는 것이며, 작게는 아버지나 선조의 뜻이나 이상이나 사업을 본 받고 따르는 것이다.
또한 가정적 차원의 효는 가문과 선조의 전통을 계승발전 시키는 것이고, 국가적 차원의 효는 나라를 발전시킨 선인(先人)들의 숭고한 뜻과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주나라의 무왕과 주공단은 아버지인 문왕의 뜻을 계승발전 시켜 포악무도한 은나라 주왕을 토벌하고 주나라를 세워 예치와 덕치를 펼쳐나갔다. 이것은 가정적 차원이나 국가적 차원에서 계지술사(繼志述事)한 효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2500여 년 전의 공자는 위의 말씀처럼 아버지가 살아 계시면 그 뜻을 받들고, 돌아가셨으면 살아계셨을 때의 뜻과 사업을 삼년동안 고치지 말아야 계지술사(繼志述事)하는 효자라 하였다.
여기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뜻이나 사업을 삼년동안 고치지 말라고, 굳이 삼년이라는 시한을 둔 것은, 아마도 그 옛날에는 부모가 돌아가시면 삼년상을 모시기 때문에, 그 삼년동안은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오로지 부모님에 대한 추모의 마음과 정만 기리라는 뜻에서가 아닌가 한다.
북한의 김일성이 죽고 그의 아들 김정일은 삼년동안 이른바 유훈통치(遺訓統治) 즉 자기 아버지인 김일성이 생전에 남긴 통치이념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답습하는 정치를 하였다.
이것이 바로 공자가 말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삼년동안 그 뜻이나 사업을 고치지 않아야 한다는 계지술사(繼志述事)의 취지에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에피소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자의 말씀은 25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 있어서는 현실에 맞지 않을 수 있고 모순된 말이 될 수 있다.
위의 공자의 말씀 즉 계지술사(繼志述事)의 뜻을 현실에 맞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오늘 날과 같은 급속한 변화와 다양화의 시대에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가치관이나 세상사는 방법 등의 차이나 갈등이 점점 커져간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식은 과연 어떤 방법과 지혜로써 부모의 뜻을 따르고 펼쳐나가는 계지술사(繼志述事)의 효를 할 수 있으며 또한 부모는 어떤 방법과 지혜로써 자식과의 차이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답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이다. 다시 말해 어떤 문제에 대한 서로간의 차이와 갈등이 있을 때 부모는 자식의 입장에서 자식은 부모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여 헤아려 보고 이해하면 차이와 갈등을 줄이는 공통분모 즉 해결점이 나올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식의 직업선택에 대하여 부모와 자식 간의 의견 차이가 있다고 하자, 이때 부모는 자식의 입장에서, 역지사지 하여 ‘왜 자식이 그 직업을 선택하려 하는가’를 깊이 살펴보아야 하고 자식은 부모의 입장에서 역지사지 하여 부모님께서는 ‘왜 그 직업을 반대 하시는가’를 헤아려 보면 그 속에서 직업 선택에 대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식이 선택해야 할 직업에 대한 부모와 자식 간의 의견의 합치점을 이루게 한다. 자식은 이렇게 하여 선택한 직업을 열심히 노력하여 펼쳐 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부모의 뜻을 받드는 것이 되고 나아가 계지술사(繼志述事)의 효가 아니겠는가.
계지술사(繼志述事)의 또 하나의 뜻이 있다. 부모의 생각이나 행함, 생활 모습이나 태도 등이 항상 올 바라서 자식이 그대로 본받고 이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부모가 바르지 못한데 어떻게 그 자식이 계지술사(繼志述事)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자식이 계지술사(繼志述事) 할 수 있는 바른 부모가 되도록 하자.
⏹ 계지술사(繼志述事)의 정신
만약 아무 것도 모르고 날만 보내다가 나라가 망하게 된다면 계책이 장차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현종 9년 (1608년) 10월 30일 우암 송시열 선생이 조정에서 말씀한, 계지술사(효자는 부모의 뜻과 사업을 잘 계승 발전시키는 자이다)의 정신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도 유념하여야 할 말씀으로 생각되어 이에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모세의 십계명에도 하나님에 관한 3계명을 제외하고는 그 으뜸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이니, 이는 인륜의 근본이라 할 것인데, 계지술사의 정신은 올바른 삶을 영위하여 감에 길잡이 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모쪼록 조상님들의 좋은 뜻을 살피고 저버리지 말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위정자들은 모쪼록 세종대왕 등 훌륭하신 분들의 하신 일과 그 정신들을 깊이 배우고 익혀 실천하기를 바랍니다.
잠언 22:28 : 네 선조가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
송시열이 아뢰기를, “지난날 상께서 신을 인접하셨을 때에는 신이 경황이 없어서 저의 생각을 남김없이 모두 아뢰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또 신을 아침 저녁으로 만나고자 하신다는 분부를 받들고 보니 감동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신이 청컨대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공자가 무왕(武王)과 주공(周公)의 효를 칭찬한 것은 계지술사(繼志述事)를 잘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선왕께서는 대성인(大聖人)으로서 때를 잘못 만나셨으나, 천하에 대의를 밝히고자 하신 것이 푸른 하늘의 밝은 해와 같았습니다. 고 정승 이경여(李敬輿)가 ‘국력이 미약한데도 상의 존심(存心)이 너무 지나치니, 일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도리어 화를 자초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니, 선왕께서 ‘마음이 매우 통분스러운데,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어 탄식만 난다’고 답하셨습니다. 대개 선왕의 뜻은 비록 화를 부르더라도 그만둘 수가 없다고 여기신 것입니다.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고 하는 것은 나의 일은 큰데 나이가 이미 늙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당시에 선왕의 춘추가 바야흐로 강성하셨는데,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탄식을 무엇 때문에 하셨겠습니까. 신은 매양 이 분부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매우 비통스럽습니다. 지금 전하께서 반드시 선왕의 뜻을 잘 이어야 효도를 한다고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하께서는 나랏 일을 생각할 때 어떠한 때라고 여기십니까? 삼강(三綱)과 오상(五常)은 나라의 큰 근본인데 강상이 이미 무너졌고, 천하의 일이 또 걱정을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한 가지 일도 믿을 만한 것이 없이 그저 게으름만 피우니, 성상께서는 계획을 정한 바가 있습니까? 만약에 변란이라도 일어나면 장차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이것이 신이 이해가 안 가는 것입니다. 임금과 신하, 위 아래가 계획이 먼저 정해진 뒤에야 일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선조(先朝)의 뜻을 언어로 형용할 수는 없다. 내가 비록 보잘 것이 없지만 선왕의 뜻을 잘 이으려는 생각이 없지 않은데 뿌리 깊은 병을 얻은 뒤로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다만 그때그때에 따라 처리하여 변란이 없게 할 따름이다.” 하니,
송시열이 아뢰기를, “백성들의 아픔을 돌보고 나라 안에 난리가 없도록 하는 것은 오직 성상께서 하시기에 달려 있습니다만, 천하의 일이란 나로 말미암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만약 아무 것도 모르고 날만 보내다가 나라가 망하게 된다면 계책이 장차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모르겠습니다만 전하께서는 이것을 유념하고 계십니까?” 하였는데, 상이 또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송시열이 아뢰기를, “지위가 낮은 자는 나라를 도모할 수가 없으니, 그 형세가 참으로 뜻대로 되지 않아서 입니다. 그러나 임금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분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말씀입니다. 임금이 되어서 만약 뜻대로 하지 못한다면 나라가 나라꼴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신이 생각이 있는데도 아뢰지 않으면 도리에 있어서 온당치 않을 것이고, 또 마음이 매우 답답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진달하는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때와 역량을 헤아리시어 이 시대에 쓸 만하지 못한 사람은 버리시고 이 시대에 쓸 만한 사람을 등용하시면 또한 한 시대의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하였는데, 상이 답하지 않았다. 이규령과 김징이 또 송시열을 성안에 들어오게 해야만 한다는 말을 거듭하였다.
송시열이 아뢰기를, “우리 나라 사람은 큰 일은 소홀히 하면서 작은 일은 잘 살핍니다. 신을 쓸 수가 없다면 성상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게 하더라도 참으로 유익함이 없을 것입니다. 바로 성상 앞에서 이와 같이 힘써 다툴 일은 아닙니다.” 하였다.
시강관 김만중이 나아가 아뢰기를, “조정의 계책은 매우 비밀스러운 것이라서 사람마다 감히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만, 백성을 기르고 군대를 훈련시키는 등의 몇 가지 건 이외에는 다른 일이 없으니 송시열이 아뢸 바도 필시 이 일을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반드시 성상의 뜻이 먼저 정해진 뒤에야 조치하시는 여러 일들이 차례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송시열의 거취는 성상의 뜻이 정해지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을 따름이니, 비록 으리으리한 큰 집에 거처하게 하더라도 끝내 반드시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성안이냐 성밖이냐 하는 것은 논할 일이 아닙니다.” 하였다.
(조선왕조실록 영인본 36책 597면)
▶️ 繼(이을 계)는 ❶형성문자로 継(계)는 통자(通字), 继(계)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잇는다는 뜻을 가진 글자 (계)로 이루어졌다. 실을 잇는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繼자는 '잇다'나 '이어나가다', '계속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繼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㡭(이을 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㡭자는 여러 개의 실타래가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잇다'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본래 '잇다'라는 뜻은 㡭자가 먼저 쓰였었다. 금문에 나온 㡭자를 보면 여러 개의 실타래 속에 잘린 것이 하나 있었다. 이것은 잘린 실타래를 잇는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糸자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繼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참고로 소전에서는 㡭자에 斤(도끼 근)자가 더해진 斷(끊을 단)자가 '끊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糸자가 더해진 繼자는 '잇는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繼(계)는 ①잇다 ②이어 나가다 ③계속하다 ④지속하다 ⑤이어받다 ⑥매다 ⑦그 다음에 ⑧그 후에 ⑨이어서 ⑩뒤이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을 사(嗣), 이을 접(接), 이을 승(承), 이을 소(紹), 이을 락(絡), 이을 속(續), 이을 찬(纘), 잇닿을 연(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끊을 단(斷), 끊을 절(絶)이다. 용례로는 끊어지지 않고 뒤를 이어 나감을 계속(繼續), 조상이나 전임자의 뒤를 이어받음을 계승(繼承), 어머니의 후부로서 자기를 길러 준 사람 또는 아버지의 뒤를 이음을 계부(繼父), 아버지의 후처를 계모(繼母), 양아들을 계자(繼子), 이어 달리기를 계주(繼走), 릴레이식의 수영 경기를 계영(繼泳), 대가 끊어지지 않게 함을 계대(繼代), 야구에서 앞 투수의 뒤를 이어 던짐을 계투(繼投), 계속하여 일어남을 계기(繼起), 조상의 뒤를 이음을 계체(繼體), 차례를 이음을 계서(繼序), 전해 받음이나 물려받음을 계수(繼受), 이어 전함을 계전(繼傳), 계부 또는 계모를 계친(繼親), 계속하여 감 또는 계속해서 실행함을 계행(繼行), 계통을 이음 또는 그 사람을 계후(繼後), 중간에서 이어줌을 중계(中繼), 뒤를 이어서 받음을 승계(承繼), 호주로써 법적 권리와 의무를 상속함을 가계(家繼), 뒤를 이음을 후계(後繼), 버티어서 이어 나감을 지계(支繼),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하고 이어 감을 개계(開繼), 대대로 이어받아 내려옴이나 자손 대대로 이어감을 일컫는 말을 계계승승(繼繼承承), 조상의 뒤를 잇는 임금이라는 뜻으로 황태자를 일컫는 말을 계체지군(繼體之君), 남의 집의 양자가 되어 성을 이어받은 자손을 일컫는 말을 계성자손(繼姓子孫), 대가 끊이게 된 집안에 양자를 들이어 대를 이음을 일컫는 말을 계절존망(繼絶存亡), 밤에 시작하여 낮까지 계속함의 뜻으로 어떤 일을 밤낮으로 쉬지 않고 함을 이르는 말을 야이계주(夜以繼晝), 낮이나 밤이나 쉬지 않고 일을 함을 주이계야(晝而繼夜), 업무 따위를 넘겨받고 물려줌을 일컫는 말을 인수인계(引受引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발 뒤꿈치를 잇는다는 뜻으로 계속해서 끊이지 않고 잇달아 속출함을 말함 또는 여러 사람을 줄지어 세우는 것을 의미하여 일컫는 말을 비견계종(比肩繼踵), 궁핍한 사람은 도와주고 부자는 보태 주지 않는다는 말을 주급불계부(周急不繼富) 등에 쓰인다.
▶️ 志(뜻 지, 기치 치)는 ❶형성문자로 恉(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땅에서 초목(草木)이 싹터 자라는 모양을 나타내는 之(지), 止(지)와 결부되어 간다는 뜻을 나타낸다. 마음이 가다, 뜻하다의 뜻이다. 또 음(音)이 비슷한 識(식)과 결부되어 표하다, 표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志자는 '뜻'이나 '마음', '감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志자는 士(선비 사)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에 나온 志자를 보면 본래는 之(갈 지)자와 心자가 결합한 것이었다. 이것은 '가고자(之)하는 마음(心)'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志자는 자기 뜻을 실천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之자가 士자로 잘못 옮겨지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志(지, 치)는 기전체(紀傳體)의 역사에서 본기(本紀), 열전(列傳) 외에 천문(天文), 지리(地理), 예악(禮樂), 정형(政刑) 등을 기술한 것, 기록(記錄)의 뜻으로 ①뜻 ②마음 ③본심(本心) ④사사로운 생각 ④⑤감정(感情) ⑥기록(記錄) ⑦표지(標識: 표시나 특징으로 다른 것과 구분함), 표기(標旗: 목표로 세운 기) ⑧문체(文體)의 이름 ⑨살촉 ⑩뜻하다, 뜻을 두다 ⑪알다 ⑫기억하다 ⑬의로움을 지키다, 절개가 있다 ⑭적다, 기록하다, 그리고 ⓐ기치(旗幟: 군대에서 사용하던 기)(=幟)(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뜻 정(情), 뜻 의(意), 뜻 취(趣)이다. 용례로는 곧은 뜻과 절조를 지조(志操), 뜻이 있어 지망함을 지원(志願), 뜻이 쏠리는 방향을 지향(志向), 절의가 있는 선비를 지사(志士), 뜻이 있어 소망함을 지망(志望), 고상한 마음과 뜻을 지상(志尙), 고상한 뜻과 품격을 지격(志格), 어떤 일을 해내거나 이루어 내려고 하는 마음의 상태나 작용을 의지(意志), 뜻과 주장과 목적이 서로 같음 또는 그런 사람을 동지(同志), 뜻을 세움을 입지(立志), 역사의 사실을 기록한 책을 승지(乘志), 죽은 사람이 생전에 이루지 못하고 남긴 뜻을 유지(遺志), 싸우고자 하는 의지를 투지(鬪志), 본래부터 품은 뜻을 소지(素志), 높은 뜻이나 고상한 뜻 또는 남의 뜻을 높여 일컫는 말을 고지(高志), 큰 뜻이나 원대한 희망을 대지(大志), 찬성하는 뜻을 긍지(肯志), 굽히지 않는 굳센 의지를 강지(剛志), 뜻이 돈독함 또는 인정이 두터운 마음씨를 독지(篤志), 어린 마음과 뜻 또는 속으로 품은 자그마한 뜻을 박지(薄志), 바라던 것이 뜻대로 됨 또는 뜻을 이룸을 득지(得志), 마을이나 지역에서 명망 있고 영향력을 가진 사람 또는 어떤 일에 뜻이 있거나 관심이 있음을 유지(有志), 뜻을 정하여 굳게 마음을 먹음을 결지(決志), 뜻이 천리에 있다는 뜻으로 뜻이 웅대함을 이르는 말을 지재천리(志在千里), 바라는 바를 남김 없이 만족시켜서는 아니 됨을 이르는 말을 지불가만(志不可滿), 두 사람 사이의 의지와 기개가 서로 잘 맞음을 이루는 말을 지기상합(志氣相合), 학문에 뜻을 둘 나이라는 뜻으로 열 다섯 살의 나이를 이르는 말을 지학지세(志學之歲), 처음에 세운 뜻을 이루려고 끝까지 밀고 나감을 이르는 말을 초지일관(初志一貫), 높은 베개를 베고 마음대로 한다는 뜻으로 하는 일 없이 편안하고 한가하게 지냄을 이르는 말을 고침사지(高枕肆志), 청운의 뜻이라는 말로 남보다 훌륭하게 출세할 뜻을 갖고 있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청운지지(靑雲之志), 기산의 지조란 뜻으로 은퇴하여 자기 지조를 굳게 지킨다는 말을 기산지지(箕山之志),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여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힘쓴다는 말을 명명지지(冥冥之志), 큰 기러기와 고니의 뜻이라는 뜻으로 영웅 호걸의 뜻이나 원대한 포부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홍곡지지(鴻鵠之志),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으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유지경성(有志竟成) 등에 쓰인다.
▶️ 述(펼 술)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朮(출, 술)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朮(출)은 차조, 짝 달라붙는 일, 발음이 관계가 깊은 循(순), 順(순)과 결부되어 뒤따라 간다는 뜻을 나타낸다. 述(술)은 예로부터의 습관에 따르는 일을 말한다. 그래서 述(술)은 ①펴다, (글을)짓다 ②서술(敍述)하다 ③말하다 ④따르다, 잇다, 계승(繼承)하다 ⑤닦다, 전술(傳述)하다 ⑥밝히다 ⑦기록(記錄) ⑧언설(言舌), 변설(辯舌) ⑨저술(著述) ⑩도(道), 정도(正道) ⑪관(冠)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재주 기(技), 지을 찬(撰)이다. 용례로는 글을 지어 책을 만듦을 술작(述作), 마음에 품은 생각을 말함을 술회(述懷), 구두로 자세히 말함을 진술(陳述), 어떤 내용을 차례로 좇아 말하거나 적음을 서술(敍述), 사물의 특질을 객관적 조직적 학문적으로 적음을 기술(記述), 어떤 사물을 논하여 말하거나 적음을 논술(論述), 논문이나 책 등 글을 써서 책을 만듦을 저술(著述), 말로써 베풀어 아룀을 구술(口述), 학문이나 문예 등에 관한 책이나 글을 씀을 찬술(撰述), 자세하게 진술함을 상술(詳述), 간략하게 논술함을 약술(略述), 시문이나 글을 지음을 제술(製述), 생각하는 바를 글로 나타냄을 필술(筆述), 대강의 진술이나 논술을 개술(槪述), 자세히 자기 의견을 말함을 누술(樓述), 성인의 말을 전하고 자기의 설을 지어내지 않는다는 말을 술이부작(述而不作), 문장의 잘되고 못 됨은 그 문장을 지은 사람의 능력에 딸렸다는 말로 일의 잘되고 못 되는 것은 그 사람의 수단이 좋고 나쁜 데에 달렸다는 말을 술자지능(述者之能), 선인의 뜻을 잘 계승하고 선대의 사업을 잘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계지술사(繼志述事) 등에 쓰인다.
▶️ 事(일 사)는 ❶상형문자로 亊(사), 叓(사)는 고자(古字)이다. 事(사)는 깃발을 단 깃대를 손으로 세우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역사의 기록을 일삼아 간다는 데서 일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事자는 ‘일’이나 ‘직업’, ‘사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이 등장했던 시기 使(부릴 사)자와 史(역사 사)자, 事(일 사)자, 吏(관리 리)자는 모두 같은 글자였다. 事자는 그중에서도 정부 관료인 ‘사관’을 뜻했다. 사관은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주관했기 때문에 事자는 제를 지내고 점을 치는 주술 도구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졌다. 후에 글자가 분화되면서 事자는 ‘일’이나 ‘직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정의하기로는 史자는 ‘일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吏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 事자는 ‘직책’으로 분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事(사)는 일이나 볼일 따위를 이르는 말(~를, ~을 다음에 쓰이어)이나 또는 일의 뜻을 나타냄의 뜻으로 ①일 ②직업(職業) ③재능(才能) ④공업(工業), 사업(事業) ⑤관직(官職), 벼슬 ⑥국가(國家) 대사(大事) ⑦경치(景致), 흥치(興致) ⑧변고(變故), 사고(事故) ⑨벌(옷을 세는 단위) ⑩섬기다 ⑪부리다, 일을 시키다 ⑫일삼다, 종사하다 ⑬글을 배우다 ⑭힘쓰다, 노력하다 ⑮다스리다 ⑯시집가다, 출가하다 ⑰꽂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사실(事實), 뜻밖에 일어난 사고를 사건(事件),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을 사태(事態)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을 사고(事故), 일의 형편이나 까닭을 사정(事情), 모든 일과 물건의 총칭을 사물(事物), 일의 전례나 일의 실례를 사례(事例), 일정한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지속적인 활동이나 일을 사업(事業), 일의 항목 또는 사물을 나눈 조항을 사항(事項),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어 있는 일의 안건을 사안(事案),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 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 또는 온갖 사건을 사사건건(事事件件), 사실에 근거가 없다는 사실무근(事實無根), 사태가 급하면 좋은 계책이 생김을 사급계생(事急計生), 일정한 주견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 사람을 붙좇아 섬기면서 의지하려는 사상을 사대사상(事大思想), 자주성이 없어 세력이 강대한 자에게 붙어서 자기의 존립을 유지하는 경향을 사대주의(事大主義)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