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강진군에는 외지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마량'이라는 지명을 가진 곳이 있다. 남도 관광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강진의 끝자락에 자리한 마량을 찾는 사람들도 늘기 시작했다. 강진군청에서 남쪽으로 26km쯤 내려가면 남해를 만날 수 있다. 마량에서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면 완도군 북부 강진만(康津灣) 안에 있는 섬인 고금도가 나온다. 군자가 많이 살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강진만은 제주난류가 북상해 류성 어종이 풍부한 곳이다. 강진만 일대에서는 농어·낙지·장어 등이 많이 잡히며, 넙치·광어를 비롯한 각종 어류와 미역·김 양식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강진군은 마량 놀토수산시장의 핵심 가치를 '감성·추억·실속을 겸비한 수산시장'으로 설정하고 '신선도, 품질, 저렴'이라는 '3최'와 '수입산, 비브리오, 바가지요금'이 없는 '3무'를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맛 보는 시장'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마량 놀토시장은 마량면을 견인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구심점이기도 하다.
강진이라는 이름은 고강의 '강'과 탐진의 '진'자를 합하여 만들어졌다. 마량항은 지역 활성화등의 일환으로 3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에 토요음악회를 연다. 마량면의 대표 여행지는 마량항을 중심으로 되어 있는데, 완도 다도해 및 제주도를 연결하는 청정해역인 이곳에서 바다낚시로 돔, 농어, 우럭 등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강진 마량 놀토시장은 올해로 운영 3년차를 맞이하였으며 제철 수산물과 해산물 등 먹거리와 할인행사, 음악회, 어촌체험의 즐길 거리가 있다. 현재 이곳 시장은 횟집 등 음식점 5곳, 수산물 좌판 7곳, 건어물 판매장 5곳, 할머니 장터 10곳, 길거리 음식 코너 5곳, 농특산물 판매장 2곳이 운영되고 있다.
복, 낙지, 바지락, 꼬막, 김, 미역, 다시마 등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먹거리가 함께할 수 있는 곳이 마량 놀토시장이다.
강진은 전라병영성이 자리할 정도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충지 역할을 했다. 마량항이 있는 곳에는 1417년 조선 태종 때 마두진이 설치되어 만호 절제도 위가 관장하였고 왜란 때에는 거북선 1척이 상시 대기한 곳이기도 하다. 1917년에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마량항에는 방파제를 중심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건너편에는 천연기념물 제172호로 지정된 까막섬의 상록수림이 있다.
마량항에서는 1만 원~2만 원 정도면 싱싱한 해산물을 직접 구입해서 먹을 수 있는데 따로 상차림비가 없어서 부담이 없다. 멍게, 해삼, 문어 외에도 임금님 바지락, 갯벌 낙지, 참꼬막, 원조 매생이, 반건조 생선 선물세트도 구입할 수 있다. 마량항이 오늘날 이런 모습을 하게 된 것은 지난 2005년부터 진행된 어촌어항 복합공간 조성 시범사업으로 선정되어 문화와 사회, 관광을 어우르는 곳으로 재탄생하였다.
남해에서 강을 따라 올라가는 뱃길은 마량항에서 시작되었다. 청자로 유명한 강진의 특산품을 강진만 일대에서 개성까지 실어 나르는 500km 뱃길의 시작점이었다. 특히 제주도의 각종 자원들이 이곳에서 출발했는데, 그중 말이 잠시 머물렀다고 해서 마량이라고 불린다. 뱃길은 해상무역을 하기 위해 상선들이 따라가는 길로, 지금은 강으로 가는 항해에 대한 정보가 많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매우 중요한 정보로 다루어졌다. 현대 뱃길(항해로)에 관한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는 19세기에 미국 해군 대위였던 매슈 폰테인 모리에 의해 시작되었다.
마량항의 안쪽에 자리한 강진군수협 수산물 위판장은 강진을 비롯하여 남해의 수산물을 경매하는 곳으로 현재 위판장은 지난 2012년 새로 신축하였다.
수협 수산물 위판장에서는 상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에게 가끔 행사를 통해 판매를 하기도 하는데 갑오징어, 전복, 해조류 등 수산물을 시중보다 10~30%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특별 할인 판매 이벤트도 하며, 마량 놀토수산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수산물은 당일 강진군수협 위판장에서 위판한 싱싱한 수산물이다.
싱싱한 해삼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오후에도 경매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강진군의 남해에서 잡히는 해산물들은 오전에 경매가 진행이 된다. 중간 유통단계가 줄어들어서 가격이 시중보다 쌀 수밖에 없는데, 제철을 맞은 갑오징어 뿐만이 아니라 싱싱한 해산물과 해조류 등 다양한 남도의 맛을 느껴볼 수 있다.
이날 오후에는 서대에 대한 경매가 있었는데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 속에서 전남 강진군 마량항 수협 위판장 내부에서는 시간대별로 전자계산기에 가격을 표시하는 호가(呼價) 방법으로 낙지, 감성돔, 농어 등 싱싱한 수산물 경매가 진행됐다. 질 좋은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기 위한 경매인들의 눈치싸움 이뤄졌다.
강진의 마량항과 먹거리를 둘러보고 나니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청정바다도 좋고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도 구경해보았다. 시원하게 탁 트인 남해를 보고 나니 제철 해산물이 들어간 쌀밥이 먹고 싶어졌다. 강진의 마량항에는 먹으면 봄이 오듯 젊어진다는 뜻을 지닌 회춘탕(回春湯)과 광어와 전복, 해삼 등의 재료로 넣은 된장 물회가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회덮밥을 먹어보기로 했다.
회덮밥은 지역에 따라 재료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굴이 많이 생산되는 곳에서는 굴회 덮밥, 가자미가 많이 잡히는 곳에서는 가자미 회덮밥이 특미로 나온다. 수산물 시장에서 공수해온 싱싱한 회가 들어간 마량항의 회덮밥은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의 고소한 맛으로 미각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특유의 향으로 비린내와 느끼함을 없애주는 각종 채소가 잘게 썰려 한 주먹만큼 들어 있었다. 제대로 비벼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먹었는데, 광어와의 음식 궁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라 할 만했다. 간단하게 먹어볼 수 있는 강진의 맛이다.
강진의 주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남 강진군 마량항은 어항부지 확보를 위한 정비사업이 2021년까지 총 5년간 235억여 원을 들여 추진돼 새롭게 정비된 모습으로 바뀔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