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뉴욕포스트, 딸 마리암과 인터뷰 시도
"보헤미안 삶…아프간 여성들과 대조"
"가니 대통령 행적 알고 있는지 불분명"
딸, 아프간 주민 지원 활동…美에 지원 호소·봉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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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딸 마리암 가니. (사진=마리암 가니 페이스북 캡처) 2021.0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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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입성 직전 해외로 도주해 행적이 묘연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딸이
미국 뉴욕에서 예술가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뉴욕포스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의 딸 마리암 가니(42)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시각 예술가이자 영화 제작자로 활동하면서
보헤미안의 삶을 즐기고 있다.
이슬람 율법을 가장 보수적으로 해석(샤리아법)하는 탈레반의 재집권을 앞두고 아프간 여성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뉴욕포스트는 마리암의 거주지 밖에서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그는 대답을 거부했다고 한다.
아버지인 가니 대통령의 행적에 관한 답변도 얻지 못했다.
가니 대통령은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포위하자 대통령궁을 빠져 나와 해외로 도피한 뒤 정확한 행적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카불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그가 차량 4대와 현금으로 가득 채운 헬리콥터를 타고 도주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외신은 그가 우즈베키스탄 또는 타지키스탄으로 갔다고 했으나 현지 당국들은 이를 부인했고,
그가 오만에 머물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미국으로 갈 것 같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를 두고 그의 갑작스런 도피로 탈레반과의 원활한 정권 이양 협상이 지연됐고 국민들은 곤경에 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뉴욕포스트는 마리암 역시 아버지의 소식을 들었는지, 현재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마리암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메릴랜드 교외에서 자랐다.
가니 대통령은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유엔(UN)과 세계은행(WB)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존스홉킨스대 강단에 서던 시절 레바논 출신 부인 룰라 가니와 함께 메릴랜드에서 마리암과 타렉 두 자녀를 키웠다.
그는 2001년 고국으로 돌아갔고 2014년과 2019년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마리암은 뉴욕대를 졸업했고 가니 대통령이 아프간 정부에서 일하기 시작한 2014년 미국에서 미술 및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2018년 버몬트 베닝턴대 교수진으로 합류했다.
마리암의 작품은 뉴욕 구겜하임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전시된 바 있다. 또 그의 5번째 영화이자 첫 장편 다큐멘터리인 '우리가 못다한 것'(What We left Unfinished)은
탈레반 집권 시절 상영이 금지됐지만 현재 일부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고 한다.
마리암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완전 장악한 이후인 지난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프간에 남겨진 가족과 친구,
동료들에 대해 분노하고 비통하며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며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 며칠 동안 연대해 연락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그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며 "나는 지금 상당히 지쳐 있지만 언젠간 여러분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글에서 아프간 여성들이 겪게 될 고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탈레반은 1996년~2001년 집권 당시 여성의 교육과 사회 활동을 제한·금지하고 전신은 물론 눈까지 망사로 가리는
'부르카'를 입도록 하는 등 여성 인권을 크게 침해한 바 있다.
또 탈레반 전사들과 강제 결혼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프간 장악 후 "이슬람 율법 안에서" 이를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아 여전히 우려를 낳고 있다.
다만 마리암은 아프간 주민을 돕기 위해 미국 선출직 공무원들에게 편지를 쓰고 난민을 돕는 단체에서 자원 봉사를
하거나 기부를 하고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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