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전조(前兆)
윌리엄 블레이크
한 알의 모래 속에 세계를 보며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순간 속에 영원을 보라.
새장에 갇힌 한 마리 로빈새는
천국을 온통 분노케 하며,
주인집 문 앞에 굶주림으로 쓰러진 개는
한 나라의 멸망을 예고한다.
쫓기는 토끼의 울음소리는
우리의 머리를 찢는다.
종달새가 날개에 상처를 입으며
아기천사는 노래를 멈추고......
모든 늑대와 사자의 울부짖음은
인간의 영혼을 지옥에서 건져 올린다.
여기저시를 헤매는 들사슴은
근심으로부터 인간의 영혼을 해방사켜 준다.
학대받는 양(羊)은 전쟁을 낳지만
그러나 그는 백정의 칼을 용서한다.
그렇게 되는 것은 올바른 일이다.
인간은 기쁨과 비탄을 위해 태어났으며
우리가 이것을 올바르게 알 때.
우리는 세상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다.
기쁨과 비탄은 훌융하게 직조되어
신성한 영혼에는 안성맞춤의 옷.
모든 슬픔과 기쁨 밑으로는
비단으로 엮어진 기쁨이 흐른다.
아기는 강보 이상의 것.
이 모든 인간의 땅을 두루 통해서
도구는 만들어지고, 우리의 손은 태어나는 것임을
모든 농부는 잘 알고 있다......
자신이 보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그대가 무엇을 하건, 그것을 결코 믿지 않을 것이다.
해와 달이 의심을 한다면
그들은 곧 사라져버릴 것이다.
열정 속에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열정이 그대 속에 있는 것은 좋지 않다.
국가의 면허를 받은 매음부와 도박꾼은
바로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
이 거리 저 거리에서 들려오는 창부의 흐느낌은
늙은 영국의 수의를 짤 것이다......
장석주 시인의
마음을 흔드는 세계 명시 100선 중 029
북오션 출판
[작가소개]
윌리엄 블레이크 [ WILLIAM BLAKE ]
<요약> 영국 화가, 삽화가. 블레이크는 우아한 선의 사용과 선명한 색채, 기상천외한 형상과 엉뚱한 상상력으로 매혹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존 밀턴의 ‘실락원’의 삽화로도 유명했다.
출생-사망 : 1757년 11월 28일 ~ 1827년 8월 12일
출생지-사망지 : 영국 런던 - 영국 런던
예술양식 : 화가 · 판화가 · 조각가 · 삽화가, 성서적 · 신비주의적 · 문학적인 내용, 예언과 상상의 주제, 자신만의 신화
<작품>
신비주의자, 몽상가, 성자, 시인, 예언자, 화가, 삽화가, 심지어 미치광이. 윌리엄 블레이크는 이 모든 수식어로 불렸다. 블레이크는 마음속에 그리던 환상을 기초로 하여, 괴물 같고 거의 악마 같은 형상을 묘사한 <벼룩 유령>(1819~1820경)을 그렸다. 이와 같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거의 없었고, 이 같은 그림을 그리고도 건전한 정신을 가졌다고 여겨지기도 힘들었다. 블레이크는 우아한 선의 사용과 선명한 색채, 그리고 기상천외한 형상과 엉뚱한 상상력으로 매혹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대중으로 하여금 그가 창조한 상상의 세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블레이크는 미술가뿐만 아니라 작가로서도 유명했다. 그의 이 두 가지 직업은 서로 공생 관계를 이루었다. 그는 1808년에 존 밀턴의 『실락원』(1667)에 삽화 작업을 했고, 자신의 시집 『순수의 노래』(1790)에도 삽화를 그렸다. 그는 본문에 삽화를 곁들여, 본문의 의미가 강화되거나 때로는 달라지게 했다. 블레이크는 당대에 유행하던 아카데미 미술을 배척했다. 그는 알브레히트 뒤러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라파엘로와 같은 전성기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을 좋아했다. 이 대가들의 작품은 그가 선호했던 고딕적인 선의 사용법과 함께, 그의 미술적인 착상을 도와주는 좋은 예가 되었다.
또한 블레이크의 작품은 미국 독립 전쟁과 프랑스 혁명의 이념인 자유와 저항 의식으로부터도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영향은 <앨비언의 딸들이 본 환상>(1793) 같은 작품들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블레이크는 독실하고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었다. 그는 천사와 성서 속의 예언자들, 그리고 성령의 환상을 실제로 보았다고 주장했다. 블레이크는 영적인 헌신으로 『욥기』(1823~1826)의 삽화를 그렸는데, 그의 신앙적인 견해는 매우 개인적인 것이었고 교회의 관습과는 분명히 동떨어져 있었다. 블레이크가 쓴 소위 '예언서'인 『유리즌의 서』(1794)와 같은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그 자신만의 신화를 창조했다. 미치광이의 작품인지 아니면 천재의 작품인지 헷갈리지만, 블레이크의 작품은 변함없이 매력적이다.
"미술은 생명의 나무다. 과학은 죽음의 나무다. 미술은 생명의 나무다. 신은 예수다.“
[네이버 지식백과] 윌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 (501 위대한 화가, 2009. 8. 20., 스티븐 파딩, 위키미디어 커먼즈)
첫댓글 자신이 보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그대가 무엇을 하건, 그것을 결코 믿지 않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오늘도 건필, 건승, 건강과
함께 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