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경기를 하는 사람은 촛점(Focus)이 송곳처럼 항상 잡혀져 있어야 한다. 탁구선수가 (서비스)를 넣을 때에는 3구째 공격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어야 하고, 수비를 할 때에도 어떻든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공 하나를 바라보고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하는 바
고양이가 쥐잡듯이 목마른 사람 물 찾듯이 우는 아이 엄마 생각하듯, 드라이브 공격을 하든 커트를 하든 경기 시간 내내 오직 찬스를 만들어 공격한다는 한 가지 일념에 사지(四肢)와 백천 뼈마디와 모든 생각. 노력이 합심하여야 한다.
공격 찬스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기회를 만들 수 있으니 필사적으로 받아치기를 타오르는 불무더기에서 벗어나듯 사형수가 감옥에서 탈주하듯 산중에서 달려드는 호랑이를 피하듯 하되, 동빙한설의 찬 바위나 북극의 얼음산같이 냉철한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발바닥을 결코 놀리지 말 것이니 발바닥을 끊임없이 움직이지 못하면 순식간에 전세(戰勢)가 기울어지게 되나니 공격을 할 때에는 반드시 돌아서서 자세를 낮추되,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공격 기회를 마음대로 만들어내는 마술사가 되어야 한다.
불타는 의욕은 하늘을 통채로 태우고 삼킬 만하며, 내디딘다면 땅이 꺼질 듯 기세에 넘쳐 있어야 하는 바, 폭풍노도가 휘몰듯 벼락이 내려치듯 비호같이 전방으로 달려나가고, 때로는 찰라에 10리를 물러난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듯 몸을 던지고 백척 높이의 절벽에서 무작정 뛰어내리기도 하며, 동쪽을 치는 듯 서쪽을 날리며 상대의 위치를 항상 파악하여 허를 찌른다. 여의주를 지닌 용이 승천하여 조화를 부리니 바람을 일으키고 축지법을 쓰며 구름과 광명을 만들고 비를 뿌리기를 무수(無數)하게 하되, 저 허공 그 자체는 움직여도 움직인 바가 전혀 없도다.
첫댓글 정말 와 닿는 내용이고 표현이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
탁구는 모든 힘을 다 쏟아부은 박진감 있는 경기가 생명인데도, 수비에만 안주하려는 제 스스로를 경책하고 반성하기 위하여 쓴 글입니다. 다행히 요즘은 3구째 공격에 좀더 눈을 뜨니 경기 내내 흥미진진한 감동을 느끼고 탁구가 더욱 즐거워졌습니다.
또한 탁구는 평생 운동으로, 평생 동지요 친구요 애인이고, 적적할 때 위안이 되고 삶의 목표이자 철학이며, 힘의 원천이요, 기도요, 구원과 도움이기도 합니다. 탁구를 하면서 인생을 공부하고 수양을 하고 마음을 비우고 활력과 삶의 모든 원천을 부어넣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