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구에 약탈된 금동관세음보살상이 647년 만에
원 소장처인 부석사로 귀향해 100일 간 머무르게 된다.
왜구에 강탈돼 모진 풍파를 겪다 국내로 반입된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일본 반환에 앞서 원 소장처인 서산 부석사에 647년 만에 귀향했다.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왜구의 약탈에 의해 대마도 관음사에 봉안되어 있었던 것을
절도범들이 2012년에 국내로 반입했지만 매매하려다 검거되면서 몰수됐다.
이에 2013년 부석사가 법원에 ‘이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대전에 위치한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오랜 재판 끝에 대법원은 2023년 10월 부석사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동산
인도 청구 소송에서 ‘취득 시효가 완성됐다’며 불상을 일본에 돌려주라고 최종 판결했다.
부석사는 일본 관음사에 반환에 앞서 관세음보살상을 모시고
법회를 봉행하고 싶다고 의견을 전했고,
관음사에서 이를 받아들이면서 부석사로 이운을 하게 됐다.
관세음보살상은 설법전에 모셔졌으며
1월25일부터 5월5일 부처님오신날까지 100일 동안 친견이 가능하다.
고불식
이날 고불식에는 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
서산불교연합회장 혜산스님, 간월암 주지 정경스님을 비롯한 말사 스님들과
이완섭 서산시장, 조동식 서산시의회 의장, 성일종 국회의원,
이상근 부석사 불상봉안위원장, 김용주 부석사신도회장 등이 함께했다.
부석사 주지 원우스님 고불문
부석사 주지 원우스님은 고불문을 통해 “고려 충렬왕 때 32명이 발원하여
금동관세음보살상을 조성하여 이곳 부석사에 모셨지만
40년이 지난 어느날 왜구들에 의해 약탈 되었다”며
“100일 봉안 후 일본으로 돌아가지만 금동관세음보살상의 환지본처를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을 발원한다”고 밝혔다.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 치사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은 치사에서 “부처님오신날에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 가서
공양물을 올리고 친견하면서 하루라도 부석사에 모셔서
공양 올리고 기도하는 것이 간절한 바람이었다”며
“부처님을 제자리에 모시기를 발원한 부석사 신도님들의 지극한 정성이 모아져
100일이라는 한정된 시간이지만 관세음보살님을 다시 모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 법어
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지금 국론이 분열되어 혼란 속에 있는데
이렇게 되면 과거에 수많은 외침으로 국민이 탄압을 당하고
문화재가 침탈을 당했던 그런 시기를 다시 맞게 된다”며
“관세음보살님을 다시 부석사에 모시고 기도하는 마당에
우리 뜻을 합쳐서 이 국난을 극복할 수 있고, 국민들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설했다.
수덕사 주지 도신스님 치사
수덕사 주지 도신스님은 이운에 앞서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 봉행된 이운식에서
“고려시대 부석사 불자들에 의해서 조성되었던 부처님을 647년 만에
다시 부석사에서 뵐 수 있게 되어서 감격스럽다”며 “아쉬움도 많지만 100일 동안 모시고
기도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기쁘고 감사한 일이고, 오늘을 계기로
한일 양측의 팽팽했던 긴장 관계가 우호 관계로 전환되길 바란다”말했다.
한편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부석사에서 부처님오신날까지
100일 동안 친견을 마치면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을 통해 일본 관음사로 돌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