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3일(화) 외, 세곡근린공원 주변
날마다 보는 풀꽃이지만 볼 때마다 새롭다.
풀꽃들이 내가 보러 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벌노랑이는 너른 산책로의 절반을 점거하다시피 무성했었지만 이제는 끝물이다.
보행에 불편하지만 일부러 그 꽃들이 다 진 다음에 예초(풀베기)를 하였다.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인 『축복』(2006)에서 몇 수 골랐다.
1. 벌노랑이
네가 따르는 한 가닥 실이 있단다. 변화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는 실.
하지만 그 실은 변치 않는다.
사람들은 네가 무엇을 따라가는지 궁금해 한다.
너는 그 실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만 다른 이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잡고 있는 동안 너는 절대 길을 잃지 않는다.
비극은 일어나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다치거나 죽는다.
그리고 너도 고통 받고 늙어간다.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다.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지 말아라.
―― 윌리엄 스태퍼드(William Stafford, 1914~1993, 미국 시인), 「삶이란 어떤 거냐 하면(The Way It Is)」
2. 배풍등
금이라 해서 다 반짝이는 것은 아니며
헤매는 자 다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오래되었어도 강한 것은 시들지 않고
깊은 뿌리에는 서리가 닿지 못한다.
타버린 재에서 새로이 불길이 일고,
어두운 그림자에서 빛이 솟구칠 것이다.
부러진 칼날은 온전해질 것이며,
왕관을 잃은 자 다시 왕이 되리.
―― J.R.R. 톨킨(J.R.R. Tolkien, 1892~1973, 영국의 학자이자 소설가), 「금이라 해서 다 반짝이는 것은 아니다
(All That Is Gold Does Not Glitter)」
* 영화 ‘반지의 제왕’ 1부에 나오는 시다.
3-4. 배풍등
4-1. 파리풀
4-2. 무릇
슬픈 가락으로 내게 말하지 말라.
인생은 단지 허망한 꿈일 뿐이라고!
삶은 환상이 아니다! 삶은 진지한 것이다!
무덤이 삶의 목적지는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행복해 보인들 ‘미래’를 믿지 말라.
죽은 ‘과거’는 죽은 이들에게나 파묻게 하라!
행동하라. 살아 있는 현재 속에서 행동하라!
그러니 이제 우리 일어나 무엇이든 하자.
그 어떤 운명과도 맞설 용기를 가지고
언제나 성취하고 언제나 추구하며
일하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자.
―― 헨리 왜즈워스 롱펠로(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1882, 미국의 시인),
「인생찬가(A Psalm of Life)」
5. 닭의장풀
6. 도깨비가지
7-1. 박주가리
8. 쥐손이풀
주여, 제 아들을 이렇게 만들어주소서.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꿋꿋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하게 하소서.
비오니 그를 평탄하고 안이한 길이 아니라
고난과 도전의 긴장과 자극 속으로 인도해주옵소서.
그래서 폭풍우 속에서 분연히 일어설 줄 알고
넘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배우게 하소서.
마음이 맑으며 높은 목표를 갖고
남을 다스리려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리고,
소리 내어 웃을 줄 알되 울 줄도 알고
미래로 나아가되 결코 과거를 잊지 않는 아들로 만들어주소서.
――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1880~1964, 미국의 군인), 「자녀를 위한 기도(Build Me a Son)」
9. 쥐손이풀
13-1. 까마중
그대로 순순히 저 휴식의 밤으로 들지 마십시오.
하루가 저물 때 노년은 불타며 아우성쳐야 합니다.
희미해져 가는 빛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십시오.
죽음을 맞아 침침한 눈으로 바라보는 근엄한 이여,
시력 없는 눈도 운석처럼 타오르고 기쁠 수 있는 법,
희미해져 가는 빛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십시오.
―― 딜런 M. 토머스(Dylan M. Thomas, 1914~1953, 영국의 시인), 「순순히 저 휴식의 밤으로 들지 마십시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13-2. 대상화(추명국)
13-3. 돌콩
13-4. 낭아초
14. 세곡 인공폭포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 속에서 천국을 본다.
손바닥 안에 무한을 거머쥐고
순간 속에서 영원을 붙잡는다.
――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9~1827, 영국의 시인 ․ 화가), 「순수를 꿈꾸며(Auguries of
Innocence)」
* 이 시는 132행에 달하는 장시의 시작 부분이다.
16. 세곡 인공폭포
첫댓글 폭포가 엄청 시원해보입니다.
형님 덕분에 사진으로나마 쥐손이풀과 이질풀 실컷 구경하네요.
꽃들이 작지만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