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상상한다
진주 목걸이와
보석
팔찌로 치장한
파리의 연인들을.....
그런 상상일랑 그만두시오 !
삶은 -
박정한 것-
나의 파리 여인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정말 모르겠다
누렇게 될 정도로
천박하게
멋을 낸
그녀가 젊었는지
그녀는
그랜드 샤메르라는
조그만 레스토랑
화장실에서
일한다
브르거뉴산 적포주를
마신 사람은
소변을
보러 갈 수 있다.
아가씨의 일은
수건을 공급하는 것 ,
그녀는
이 일에서
솔직히 말해 예술가다.
사람들이 거울 앞에서
주의 깊게 여드름을 살피는 동안 ,
그녀가 부르튼 입에
살짝 미소를 짓고
분을 바르면
냄새가 진동한다 ,
화장지를 내놓고
고인 물을 닦아낸다 .
식도락가인 여자 종은
빈대가 되어
주야로
수세식 화장실에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
오십 상팀을 위해 !
환율로 따지면
남자에게
약
사 코페이카를 받는 셈이다.
세면기 아래서
손을 씻고
진한 향의 독주에
놀란듯
숨을 몰아 쉬면서 ,
나는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이 아가씨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 아가씨 ,
미안하지만
당신의 모습이
당신은 화장실에서 젊음을
망치는 것이 슬프지 않습니까 ?
아니면
나에게
파리의 여인에 대해 거짓말을했거나
혹은
아가씨 , 당신이
파리의 여인이 아니던가 ,
당신은 결핵에 걸려
파리해 보입니다 .
모직 양말 .....
왜 견직물이
아닌가요 ?
어째서
두툼한 돈지갑을 가진
고상한 신사 양반들이
파르마 제비꽃을
당신에게 보내지 않나요 ? -
아가씨는 잠자코 있었다 ,
소음이 쌓여갔다
선술집 위로 ,
천장 위로 ,
그때 사육제의 즐거움이
이곳을 둘러쌓고 ,
파리의 여인들 속에서
몽마르트 전체가
울려 퍼졌다.
용서하십시오 ,
이를 갈며 쓴 시를
그리고
그 시 속에 묘사된 악취 풍기는
이 웅덩이를 ,
그러나
만일
여자가
몸을 파는 대신
노동을 한다면 ,
파리는
여자에게
너무도 힘든 곳이다 .(1929년)
#1930.4.14.오전 10시가 조금넘은 시각의 모스크바. 월초에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제는 날씨가 한결 따뜻해져 사람들의 옷차림도 화사해졌다. " 탕 ! " 그런데 어디선가 화사한 옷차림을 어지럽게 만들어버리는 한 발의 총소리가 울렸다. 정부 출판국 사무실 근처의 작은 방에서 난 소리였다. 그 방문을 나와 걷던 여자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 곧 그 작은 방에서 일어난 비극이 사방에 알려졌다. 당시 러시아를 대표하는 혁명시인 블라드미르 마야코프스키가 자신의 심장을 향해 권총을 쏜 것이었다. 그의 책상에는 이틀 전에 쓴 유서가 놓여 있었다.
<유명한 혁명시인이자 전위주의 예술가였던 한 시인의 죽음>
여러분 모두에게
나의 죽음에 대해서 그 누구도 탓하지 마오.그리고 이야깃거리도 만들지 말아주오.죽은 자는 가십을 싫어하오.
어머니, 누이, 동지들이여, 나를 용서하오. 이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러분에게는 이 방법을 권하고 싶지 않소) 나로서는 다른 출구가 없었소.
릴리 , 나를 사랑해주오 .
정부 동지들 , 릴리 브릭과 어머니, 누이들, 그리고 베로니카 비톨도프아 폴로스카야가 나의 가족이오.
이들에게 윤택한 생활을 보장한다면 고맙겠소.
완성하지 못한 시는 브릭 부부에게 주시오.그들이 알아서 할 것이오.
그들 말대로 " 사건은 끝났소. "
사랑의 배가
나날에 부딪쳐 부서졌다.
삶과 나는 이해도 득실도 없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준
상처와,
아픔과,
멸시를 일일이 헤아려도
승부의 득점은 없구나.
그대들 모두에게 최고의 행운이 깃들기를 !
블라드미르 마야코프스키 4/12/30
(작가 소개)블라드미르 마야코프스키 러시아 혁명시인 겸 극작가. 1893-
1930(향년36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