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교육'에 올릴 우리 들꽃연구회 소개글입니다.
자연과 인간 -그 싱그러운 만남을 꿈꾸는
화순들꽃연구회
백당나무 (만연산)
모후산 때죽나무가 후드득 꽃망울을 떨구면 옹성산의 병꽃나무꽃은 서서히 붉은빛으로 변해갑니다. 줄기 속이 국수가락 같은 국수나무꽃은 흐드러져 요새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말발도리도 백당나무도 함박꽃나무 쥐똥나무 가막살나무 고광나무의 흰꽃들도 언제랴 마음껏 제 순백의 순정을 뿜어댑니다. 흰꽃들이 많은 유월입니다.
하늘소, 풍뎅이, 노린재 무리가 함부로 꽃술에 뛰어내리고, 제 집에는 올해도 섬초롱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애썼다며 나는 쓰러진 종모양의 꽃을 닁큼 들추어도 주고 잎사귀는 달래어 낮으로 쌈싸먹었습니다.
립라인?을 살짝 지진 분홍찔레꽃(찔레꽃분홍)은 못 본 척 두었다가 저녁에 들창을 열어 찻잔에도 한 잎 띄웠습니다.
들꽃을 심고 살피며 섭양하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무엇보다 꼭 한번 만나고 싶었던 친구들, 가령 온몸이 옥빛으로 빛나는 수정난풀 같은 친구나 온몸에 뽀얀 거미줄을 뒤집어 쓴 솜다리(에델바이스)들을 보는 순간의 설렘은 과연 야생화공부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한가롭기로 풀이름들은 또 얼마나 어여쁜데요?
별꽃, 붓꽃, 꿩의다리, 족두리, 물봉선, 은난초, 천남성들을 부르면 고된 산행이 한결 가뿐해진답니다. 모두들 꽃이나 줄기, 뿌리, 씨의 생태와 모양과 색과 약성들에서 얻어진 이름들입지요.
세월을 두고 이것들을 찬찬히 바라보면 반드시 책을 통하지 않고서도 깨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 이야말로 종당에 가서 가장 의미 있는 소득이 아니될지요?
처음만 더디지 중간 이후는 가속이 붙고 후엔 역시 남을 것들은 남아 게으른 멱살을 틀어쥡니다. 딴은 관심의 내용과 깊이와 방향에도 변화가 오겠지요.
[화순들꽃연구회]는 궁극에 자연을 사랑하고 뭇 생명의 가치와 존엄을 스스로 일깨우는 교사들의 공부방이라 하겠습니다.
들꽃을 매개로 생태적 체험과 환경적 이해를 쌓아 훗날 교육적으로 폭넓게 활용하자는 목적이 강합니다. 주로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고 방과 후나 휴일을 통해 얻어지는 배움이니만큼 무리하지 않고 전체모임의 기회는 줄이는 대신 '인터넷 카페'를 열어 운영하고 있지요.
카페에 자료를 올리고, 내용을 달거나 질문을 하면서 조금씩 배워가는 방식의 일상적 활동인데, 어렵지도 부담스럽지도 번거롭지도 않아 여느 교과연구회완 조금 다르답니다.
[화순들꽃연구회]는 작년(2004. 7)에 모여 이제 겨우 20여 명의 회원(올해 17명: 사평, 북면, 동복, 동면, 화순)으로 구성되어 있는 연구회의 초입입니다. 따라서 전문적수준이기보다 취미와 특기 쪽에 더 가까워, 오가다 싱그러운 들꽃 한 송이에 멈춰서는 기분으로도 모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연구회는 애초에 김경흠 교육장님의 각별한 지도과 관심으로 시작된 모임입니다. 장기적이며 따라서 자생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을 기초로 발전할 수 있는 모임임을 상기할 수 있습니다.
작년엔 약 150종의 들꽃CD자료를 내었고, 올해는 '학교 주변의 사계'와 '화순의 산야초'를 테마로 조사하고 자료화할 계획입니다.
[화순들꽃연구회]는 종종 토요일 오후 시간을 이용하여 몇 분이 등산을 하였습니다.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운동 삼아 꾸준히 진행하면 좋을 것 같고, 또한 야생화 농원이나 회원 집의 화단을 찾기도 하였는데 가능하다면 화순에 하나 정도 공동학교화단을 조성해 보는 것도 괜찮다 싶어 보고 있습니다.
백아산엔 지금쯤 까치수염이 하나 둘 피어날 것입니다. 그러면 이 순간을 기다려 우화하는 표범나비가 골골이 사랑춤을 추겠고, 곧 참나리가 큼지막한 꽃봉지를 터뜨리면 어김없이 울금빛 창문을 어깨에 단 호랑나비와 검은 쇼올을 휘날리는 긴꼬리제비나비가 그 길에 앞다투겠지요.
주위에서 관심 있는 분들을 추천해주시고 자연을 닮아 자연을 가르치고 착한 벗들도 만날 수 있기를 권합니다.
함박꽃나무(백아산)
* 회원가입 하시려면 다음검색'에서 [화순 들꽃연구회]나 [cafe.daum.net/ya2004]로 들어가셔서 실명으로 회원가입하시고 전화연락 주십시오. (정회원으로 변경하겠음)
* 기타문의는 019-616-7691 (김진수: 화순중), 019-426-7949 (김문주: 동복중)로 연락하시고, 특히 회원이 없는 '초등'과 제일, 이양, 도암, 도곡, 능주중의 선생님들이 많이 참여하시길 기대합니다.
2005. 6. 14.
화순들꽃연구회 김 진 수
첫댓글 여러모로 애쓰고 계십니다. 특히 궁극에 자연을 사랑하고 뭇 생명의 가치와 존엄을 스스로 일깨우는 교사들의 공부방이라는 말이 참 가슴에 와 닿네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