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다리를 건너 베트남 출입국사무소 건물로 들어섰다.
일찍 서두른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없이 여유있게 입국수속을 했다.
독일에서 온 '애니카'는 중국에서 15일 베트남 비자를 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무비자 15일이다. '애니카'가 의문을 갖는다. 왜, 너희만 무비자...ㅡㅡ;;
입국수속을 마치고, 건물을 빠져나가려는데... 한편에 있는 작은 사무실에서 우리를 불러세운다.
무슨일인가 했더니, 환전하라는 이야기이다. 미국 달러나 중국위안화를 환전해주는 곳이다.
그런데 환률이 너무 안좋은것 같다. 작년에 베트남여행때 1$에 15000동에 환전을 했는데...
이놈은 12000동이란다. 우리는 무시하고 건물밖으로 나섰다.
건물밖으로 나서자, 택시며 오토바이, 그리고 툭툭이 호객을 한다.
이곳에서 '라오카이(Lao cai)'역까지 가야한다. 그런데 그곳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
요금은 담합을 통해서 정해져있는것 같다. '라오카이'역까지 무조건 중국위안화로 30위안...
이곳 '라오카이'사람들은 중국이 가까워서 그런지 위안화를 더 선호한다.
흥정이 불가능함을 깨달고, 우리는 택시를 타고, '라오카이'역으로 갔다.
베트남 국경사무소에서 '라오카이'역까지는 택시로 10분이 채 안걸린다. 빠르지 않은 속도로...
'라오카이'역에 도착하자, 또 다른 호객꾼들이 달라붙기 시작한다.
이 곳에서는 '싸파'나 '박하' 고산족 투어를 종용하는 호객꾼들이거나, 환전을 종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혹시나, 이곳에서 시간이나 거리의 합리성때문에 '싸파'나 '박하'의 고산족투어를 신청하는 것 보다는...
다소,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유혹을 뿌리치고, '하노이'로 가서, '하노이'에 있는 여행사를 통하는게 믿을만하다.
투어를 하지않고, 혼자서 자유여행으로 고산족을 돌아볼 생각이 아니라면, 일단은 하노이로 가는게 좋은 선택이다.
'라오카이'역 안으로 들어가서 열차시간표를 확인했다.
'하노이'행 열차는 오전10시30분에 출발하는 열차가 있다고 한다. 하노이까지는 10시간정도 소요..
하루에 오직 이 한편의 열차만이 운행을 한다. 가격은 65000동...
우선은 환전이 급선무였다. 역 앞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아도, 은행이 보이지를 않는다.
호객꾼들은 계속해서 환전을 종용한다. 이놈들은 더한다. 1$에 10000동을 제시한다.
우리는 은행을 찾기로 했다. 그러자 환전을 종요하던 녀석이 자기네 봉고택시를 이용하란다.
60위안을 부른다. 은행까지 가서, 환전을 기다렸다, 다시 역까지 돌아오는데...
나와 공금녀는 그냥 타려고 하는데... '애니카'가 비싸다고 짼다.
그러더니 한참을 흥정하더니, 40위안으로 깍았다. 대단한 독일인이다...나이도 어린친구가...
1인당 15위안이 10위안으로 줄어들다니...
봉고에 오르려고 하는데... 공금관리녀가 나를 부른다.
그러고 하는 말, '오빠, 환전하는데 네사람 다 갈 필요 없잖아요... '
'우리는 여기서 배낭지키고 있을테니, 오빠가 우리것까지 환전해다주면 안되요'
난...살짝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럴거 같으면, 애초에 말을 해야지, 흥정을 다 끝내놓고나니까, 이제와서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하냐...'
'여기 이 독일애한테 뭐라고 설명을 할래? 얘가 뭣때문에 힘들게 가격 흥정을 했겠냐?'
그렇게 말을 했는데도 이해를 잘 못한다.
결국, 난 퉁명스럽게 쏘아 붙히고 말았다. '니네들이 가든 안가든, 환전을 하려면, 20위안 내라 !!!'
그렇게 안하면, 내가 30위안의 차비를 부담하고, 환전 심부름까지 해야하는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저 독일여자애가 무엇때문에 저애들을 포함해서 10위안에 흥정을 해놓고, 안간다고, 나머지를 부담할리 만무하다.
결국 이상한사람들 취급을 받거나, 매너 더러운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다.
결국, 가든 안가든 흥정된 차비는 분담하라는 소리에 마지못해 차에 오른다.
오늘 새벽에 느꼈던 반가움이 갑자기 사라지는 순간이였다.
여행을 하는 여행자라면, 당연히 절약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게 당연하지만...
때때로 이렇게 잔머리를 굴려가면서, 절약하려는 여행자들은 환영받지 못한다.
자신이야 순간의 잔머리로 몇푼을 절약하겠지만, 그 피해는 결국 다른 여행자들이 짊어진다.
금액이야 얼마되지 않으니 문제가 아니지만, 그런 행동으로 인해, 동료여행자들에게 기피대상이 될 수 있다.
은행은 '라오카이'역에서 차로 10분정도 거리에 있었다.
나는 중국위안화가 500위안 정도가 남아있어서, 위안화만 환전을 하기로 했다.
520위안을 환전하고 받은 돈은 106만동 정도가 되어서, 하노이 도착해서까지도 충분히 사용할 정도이다.
'라오카이'역으로 돌아와서, '하노이'행 티켓을 구매하고, 10시간의 열차여행을 위하여 간식을 구하러 나섰다.
생수와 먹을거리를 사려고, 가게에 들어서는데... '베트남'은 생수종류도 무척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그 가격이라는게 제품에 따라서 다르기도 하지만, 가게마다 다르기도 하고,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다.
한마디로 바가지의 천국이라는 얘기...
가게 몇군데와 노점상 몇군데를 거쳐서, 생수와 '베트남'빵을 조금 사서 열차에 올랐다.
좌석번호를 찾아 열차에 오른 순간...
아~!!!! 정말 놀랐다... 이런 열차는 TV화면을 통해서만 봐왔던 풍경이다.
정말 확실한 'hard seat'였다.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라니...
저 의자에 앉아서 10시간을 가야한다...
우리가 들어선 칸에는 거의 모두가 외국인이다.
몇년전만 해도, 열차에서 외국인이 있는 칸에는 베트남인들의 출입을 금지했었다.
반대로 외국인들도 베트남인들이 있는 칸으로는 이동을 막았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정도는 아닌것 같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외국인들의 티켓은 한칸으로 몰아서 발매하는것 같다.
'라오카이'역을 출발할때 우리칸에는 전부 여행객들만 있었는데...
몇군데 역을 지나면서 베트남인들이 자리를 찾아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혹시나 중국'쿤밍'을 거쳐 베트남'라오카이'에서 '하노이'로 이동을 하실 분들에게
한가지 Tip을 알려드린다면, 열차를 타기전에 '라오카이'에서 간식거리는 부족함이 없도록 충분히 구입하시길...
열차에서 장사하는 넘들의 바가지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부르고 보자는 식...ㅡㅡ;;
심지어 캔맥주 하나에 5만동을 부르는 넘까지...ㅡㅡ;; 5만동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3800원 정도...
'쏭강(Song, Red river)'을 따라 달리는 열차밖의 풍경은...
이제 중국을 벗어나 열국으로 들어섰음을 확실하게 애기해준다.
'쏭'강은 '라오카이'에서 시작해서 '하노이'까지 이어져 바다로 흐르는 북베트남의 젓줄이다.
남쪽에 '메콩'이 있다면, 북쪽에는 '쏭'이 있는 것이다.
열차는 정말 보기드믄 협쾌열차인데다 단선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의 수원에서 소래를 거쳐 인천 송도까지 가는 열차가 협쾌 열차였는데...
지금은 철거된 걸로 알고있다.
이 열차안에 있는 외국인은 거의 전부가 '중국'을 거쳐 베트남으로 입국한 여행자들이다.
맞은편에 앉았던 할머니는 '라싸'와 '상그릴라'를 여행하고, 베트남으로 넘어오셨다고 한다.
나이가 55세인데 혼자서 여행중이시다. 네델란드에서 온 분이신데... 정말 제대로 현지화되셨다.
그러고보니 네델란드에서 온 여행객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유럽인들이 여행에는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넓은 땅덩어리에 여러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으니...
그렇게 보면, 중국이라는 나라도 한개의 국가라기 보다는 수십개의 나라가 모여있는 것이나 다르지 않은것 같다.
열차는 어둠이 짙게 깔리고서야, '하노이' 외곽 모습이 보이는 곳에 다다랐다...
하노이... 이번으로 세번째 오는 곳이다.
도시 곳곳에 호수도 많고, 예전 식민지 시절에 지어졌던 건물들도 많이 남아있어서 기억에 남아있는 곳이다.
그때 열차에서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한다.
열차가 '하노이'역까지 가지 않는다고 한다. 열차선로에 무슨 문제가 생겨서 운행이 중단되었다나...
우리는 열차를 빠져나왔다. 이곳도 '하노이'시내이긴하다.
우선은 시내로 이동해서 숙소부터 정해야 하기에 택시를 타고, 호아낀호수의 '성요셉'교회로 갔다.
'Saint Josep'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베트남사람들에게는 'Big church'라고 하는게 빨리 알아듣는다.
'성요셉'교회에서 택시를 내린 나와 일행은 근처에 있는 유스호스텔로 갔다.
도미토리룸이 아침포함해서 6$이란다.
좀 비싼편이긴 하지만, 밤도 늦었고, 몸도 피곤해서 난 그냥 이곳에 묵기로 했다.
공금녀와 사내녀석은 다른 곳을 알아본다고 하여, 그러라고 하고 헤어졌다.
방은 10 베드 도미토리룸에 샤워실이 딸려있다. 에어컨이 얼마나 세게 나오는지...한기가 느껴진다.
세상에 베트남 여행중에 에어컨이 이렇게 빵빵한 경우는 처음이다.
(여행기간 : 2006년10월17일 ~ 12월09일)

'허코우'와 '라오카이'의 국경다리 베트남 쪽

'베트남'출입국 관리소 건물

'베트남'에서 바라본 중국국경...

'Lao Cai'역 전경...

'라오카이'역 앞의 노점상 풍경...

'라오카이'역전 풍경...

'라오카이'--->'하노이' 열차안 풍경

독일처자 '애니카'와 베트남 열차승무원

베트남 농가 모습...

열차길 주변 풍경... 열차가 너무 빨리 달려서...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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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불과 1주일전 사파다녀 왔는데요.... 아무리 거리에서지만 환율이 10000동이라니 황당하군요.^^. 전 주로 은행에서 16068동으로 환전했습니다. 환율 좋을땐 환전해서 호텔비등을 달러로 주지 말고, 동으로 환산해 주면 조금 이익 입니다. 보통 동으로 내겠다하면 1달러에 16000동 혹은 15900동(호이안)으로 환산하더군요. ^^.
1$에 16068동으로 환전하셨다면, 불과 1개월사이에 달러가 더 떨어졌군요... 제가 여행할때는 16300동에 환전했었습니다. '라오카이'에서는 오전에 중국에서 넘어와 아직 베트남에 적응안된 여행객들한테 사기치는거지요... 조금 고생해서 은행가서 환전하면, 정상적인 환율로 환전 가능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보기에는 저래도... 막상 앉아보면, 나름 버틸만 하답니다...^^
태국 3등 기차도 나무 좌석이 많습니다. 생각보다 시원합니다. 손님이 적을 경우 옆으로 누워서 낮잠자며 가기에 안성마춤입니다.
그렇지요... 그런데 저 베트남 열차는 협쾌 열차에서 도저히 옆으로 누울 자세가 안나오더군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