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 제21회차 산행
■ 산행구간 : 질고개~피나무재
■ 산행일자 : 09. 4. 26(흐림)
■ 산행거리 : 8.7Km(누적거리 282.5Km)
■ 참여인원 : 11명
(문석기,한건희,황정환,오충렬,최광춘,이상희,이선혜, 장원석, 박운석, 하다현,김원숙)
■ 산행후기
ㅇ 아침 8시가 지나자 그동안 산행에서는 모습을 잘 보이지 않으시던 시내 형수님을 비롯하여 박희섭, 황정환 대원이 하늘채 앞 광장에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그러나, 백승호 등반대장은 왠일인지 보이지 않는다. 그러자 도화숙 대원이 나와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아침에 집에 들어와 오늘 산행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등반대장없이 오늘 산행을 해야만 했다. 이 와중에 박희섭 대원도 회사에서 금방연락이 왔다며 차량 공사현장에 주차해 놓았는데 사고가 나는 바람에 오늘 산행을 불참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문석기 고문님을 비롯하여 11명이 오늘 산행에 임했다.
ㅇ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는 어제 내린 비로 한없이 맑은 공기를 내품어 주었고 주변의 산들은 연녹색으로 치장하여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기지개 펴는 듯 한 것 싱싱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와촌 휴게소에 잠시 들러 차량의 이상유무를 확인한 후 이산맥을 태운 이스타나 승합차는 잠시의 휴식도 없이 지난 번 산행기점인 통점재를 지나 질고개에 도착했다. 원래 이동 계획은 죽장면 상옥리 68번 지방도에서 69번 지방도로를 이용하여 옥계계곡으로 이동할려고 하였으나 박운석 대원이 69번 도로는 하옥리 부근에서 일부 비포장 도로가 있다는 정보가 있어 통점재를 넘어 청송군 부남면 방향으로 이동하여 산행 기점인 통점재에 도착했다.
ㅇ 10시 20분을 갓 넘긴 통점재는 차량 통행이 드물 정도로 인적이 없었고 양지 바른 언덕 사면에는 방금 피어난 듯한 두릅 새순이 앙살 진 가시를 숨기며 살며시 미소를 보내며 우릴 반갑게 맞아 준다. 박운석 대원과 최광춘 총무는 차량 회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차를 산행 도착지에 주차한 후 역 산행을 하기로 하고 일행들의 산행을 재촉한다.
ㅇ 피나무재에 도착하니 주왕산 국립공원 입산금지를 알리는 안내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입산금지를 사전에 알기는 했지만 막상 입산금지 안내판을 보니 실감이 난다. 우리는 주왕산 방향이 아닌 남쪽 방향으로 역산행을 하기 위해 철조망 밑으로 난 구멍을 이용하여 일단은 입산에 성공. 정맥의 마루금에 올라서니 양지바른 곳에서는 온 갖 산야초들이 앞다투어 꽃을 피우고 있다. 양지꽃, 민들레, 붓꽃, 제비꽃... 산나물류와 나무의 새순들도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민다. 뿌리나 나뭇가지가 상하지 않도록 일정량의 나물류를 채취해 보기도 한다. 재미가 절로 난다. 어차피 역 산행을 하기로 했으니까 마음까지 푸근하게 먹고...
ㅇ 약 4키로 미터 정도를 역 산행하니 일행과 마주친다. 시간은 12시 30분이다. 예측한 시간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적당한 자리를 골라 점심을 먹기로 하고 배낭을 풀어본다. 하지만 버너와 콕헬이 없는지라 채취한 나물은 배낭에 그냥 모셔 놓을 수 밖에 없다. 갓 채취한 나물류를 데쳐 먹으면 산나물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인데... 오늘 하필이면 백승호 등반대장이 산행에 빠져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 두릅 등 산나물을 나중에 산행을 마치고 나면 시내 형수님과 박운석 대원에게 조금씩 나눠 줘야겠다.
ㅇ 점심을 먹으면서 간단한 회의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안건은 다음 산행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인데. 주왕산 국립공원구역이기 때문에 입산금지가 되어 있어 산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준법을 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잘 된 결정이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약간 씁쓸한 생각이 든다. 이 좋은 구간을 남겨 놓고 다음 구간을 시작하려니 국립공원이라는 행정적 용어가 싫어진다. 물론 자연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만 일정한 기간도 정해두지 않고 막연하게 금지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강제적인 방법으로 자연을 보존하려고 하니... 언젠가는 입산이 허용되는 그날이 오기를 갈망해 본다. 다음 두 번째는 차량관리 문제이다. 지금까지는 등반대장이 관리해 왔지만 오충렬 전 회장이 관리하되 보험, 제세, 오일교환. 빵구 등 경미한 수선은 오 전회장이 부담하기로 하고 타이어 교환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수선은 회에서 부담하기로 하였다. 물론, 전제 조건은 명의이전도 포함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그동안 차량관리 등으로 회비 부담이 많이 되던 부분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ㅇ 15시 30분 쯤 산행은 종료되었고 피나무재에서 입산금지 안내판을 배경으로 하여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데 국립공원 관리직원이 나타나 어디서 왔는지 묻는다. 그러지 않아도 국립공원지역이 입산금지되어 기분이 좋지 않던 차에 잔소리를 잔뜩하니 신경이 조금 예민해 지는 것은 물론이다. 산불예방과 자연보존이라는 명분아래 불필요한 강조사항을 많이 한 탓이기도 했다. 그리고 공원관리 직원이 이 곳 피나무재도 공원구역이라 금지지역에 들어왔으니 주의하라는 어투도 우리들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이 곳 피나무재가 국립공원지역으로 언제 새롭게 지정되었는지...? 쩝~~~
ㅇ 산행을 마치고 이산맥은 칠보산 자연휴양림의 현소장이 며칠 전 방가로에서 내려오다 넘어져 가슴을 다쳤다는 소식이 있어 칠보산에 들러 위문함으로써 이산맥의 끈끈한 정을 다시금 확인시키고 동해안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강구에 소재한 51번 순옥집에 들러 대자 회 2접시와 소폭으로 낙동정맥 피나무재 구간 무사 종주의 끝마무리를 장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