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돔낚시에서는 해가 뜨는 시간과 지기 전을 피크타임으로 친다. 하지만 그 시간대에 낚시해 보면 해가 뜨고 지기 전의 반사광이 항상 눈에 거슬린다. 눈에 거슬리는 정도가 아니라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해 찌의 위치조차 파악 못하고 미끼를 도둑질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민장대나 원투 전문꾼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구멍찌를 사용하는 릴찌낚시꾼이라면 언제나 겪을 수 있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해뜰녘과 해질녘의 골칫거리 반사광을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막대찌의 사용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막대찌다. 수면 위에 반사광이 어른거리면 구멍찌는 거의 식별이 불가능하다. 이때 수면 위로 찌톱이 올라오는 막대찌로 바꾸면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캐스팅이 다소 불편하고 채비운용이 구멍찌에 비해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 외에는 특별히 구멍찌보다 못할 이유가 없는 게 막대찌다. 같은 호수의 구멍찌와 비교했을 때 예민성도 뛰어나고 항상 찌톱이 수면 위에 드러나 있어 눈에 잘 띈다는 명확한 장점 또한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일출 일몰시 태양 빛의 반사를 극복하기에 적합하다.
▲ 막대찌는 뛰어난 시인성으로 반사광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 낚시가 수월해진다.
막대찌는 자립막대찌와 비자립막대찌로 구분된다. 자립막대찌는 채비의 하강과 관계없이 스스로 수면 위에 찌를 세울 수 있는 막대찌를 말한다. 원투할 경우 주로 쓰이는데 스스로 자립하므로 채비 엉킴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비자립막대찌는 채비가 정렬되고 난 뒤 찌가 선다. 따라서 채비의 정렬 상태를 알 수 있는 반면 원투 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캐스팅할 때 바람의 영향을 많아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자립막대찌에 비해 예민하고 밑채비를 가볍게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포인트에 내려서 해 뜨는 쪽을 바라보고 있다면 막대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구멍찌는 잘 보이지 않으므로 잡어의 약한 입질은 물론 순간적인 대상어의 입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약간의 너울이 일어 구멍찌가 수면 위로 떴다 잠겼다를 반복한다면 밑채비가 안정되지 못할뿐더러 입질 파악이 힘드니 막대찌를 사용하도록 한다.
▲ 편광선글라스는 한방향의 일정한 빛만을 투과시켜주므로 확실한 시야를 제공한다.
편광선글라스의 활용
태양을 바라보고 하는 스포츠의 거의 대부분은 편광선글라스를 착용한다. 야구, 스키, 골프는 물론 야외에서 즐기는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사용되는 게 편광선글라스다. 편광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은 물론 빛의 난반사를 막아 주므로 반사광이나 역광 속에서도 사물을 또렷하게 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하지만 유독 우리 낚시꾼들만은 널리 보급된 편광선글라스를 잘 착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겉멋이라는 편견이 자리 잡고 있는듯한데 이런 오해는 없어야겠다. 편광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수면 위의 난반사를 직접적으로 차단하므로 찌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수면에서 빛이 굴절되는 것을 어느 정도 차단해주므로 높은 곳에서 보면 물밑 지형까지 들여다보인다. 쉽게 말해 약간의 투시(?)효과도 겸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바람이 부는 날에는 눈에 먼지가 날아드는 것도 방지하며 직적접인 자외선 노출 또한 피할 수 있다. 단지 색깔이 들어있는 안경이기 때문에 색의 왜곡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흠이다.
높은 지형의 선택
일출·일몰시 햇빛의 난반사는 태양의 고도가 낮은 데서 발생한다. 가을철은 여름철에 비해 태양의 고도가 더욱 낮아져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진다. 때문에 발판이 낮은 곳에 위치하면 햇빛의 반사를 그대로 받게 돼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막대찌와 편광선글라스를 준비하지 못한 경우에는 임시적인 방편으로 높은 지형에서 낚시할 만한 곳을 찾는 게 좋다. 흔히 높은 지형의 방파제와 직벽 포인트에서는 햇빛 난반사가 조금 덜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햇빛반사에 눈이 부신 정도만을 피하는 방법이다. 수면 자체가 반짝거리는 것은 막을 수 없으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가까운 거리의 공략
이도 저도 안 되는 경우 초보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으로는 발판 아래를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 햇빛의 반사광은 원투할수록 점점 심해지는데 반대로 발판 앞쪽은 햇빛의 반사각이 줄어들어 해 뜨는 경우에도 구멍찌를 식별할 수 있다. 발판 앞이 어느 정도 수심이 확보되는 경우에는 발판 앞에 밑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공략한다. 포인트가 넓게 퍼진 여밭이라든가 가운데 물곬이 흐르는 전형적인 대물 포인트라면 특별한 조과를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지형이 단조롭거나 발판 아래가 직벽으로 깎여진 포인트라면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방법이다. 조류가 갯바위를 타고 일정하게 흐르며 조류가 밀려드는 포인트라면 발판 아래를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라 해도 무방한데 이런 곳은 정확한 수심을 체크해서 밑걸림을 방지하고 꾸준한 밑밥 품질로 대상어를 공략한다. 감성돔은 갯바위 주변의 여와 발판 아래에서 가장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므로 해뜰녘과 해질녘 도저히 구멍찌의 구분이 어려울 경우 시도해보면 좋다. 하지만 겨울철 감성돔처럼 활성도가 떨어져 이동이 극히 제한된 경우에는 발판 아래에 아무리 밑밥을 뿌려도 감성돔이 모여들 확률이 적다. 때문에 한겨울철처럼 깊은 수심을 공략해야 할 때는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지만 가을철 감성돔의 활성도가 높은 시기에는 시도해 볼만하다. 이외에도 전유동과 잠길찌를 쓰는 방법 등으로 원줄의 어신을 감지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 정도 테크닉을 구사할 정도면 초보꾼이 아니므로 생략하도록 한다. 초보가 모르는 포인트에 처음 내렸을 때 제일 난감한 것이 그곳의 지형적 특색에 대한 파악이 힘들다는 것이다. 새벽에 하선한 이후로 해가 떠야 비로소 주변 지형을 파악할 수 있는데 만약 포인트가 해 뜨는 자리여서 낚시하기까지 불편하다면 그날의 조과는 ‘황’임에 틀림없다. 어떤 포인트에 내리게 될지 모르므로 상황에 따라 채비를 바꿔 쓸 수 있도록 기본적인 소품은 출조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게 옳다.
일출과 일몰 때 시야를 방해하는 반사광을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