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과 진해지역 분양아파트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진해의 경우 현재 시내 10곳에서 짓고 있는 아파트가 5000가구에 이른다. 이중에 미분양 물량은 1000가구.
시공중인 단지가운데 J아파트는 분양률이 9%에 불과해 사실상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어려운 상태고 S아파트는 18%, W아파트는 33%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입주율도 크게 떨어져 완공된 아파트들이 빈집으로 남아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900가구 규모의 K아파트의 입주율은 9%, I아파트는 22%, S아파트는 41% 등 평균 입주율이 35%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진해에서는 18일부터 옛동방유량 자리에 우림필유 아파트 1000여 가구가 더 들어설 예정이어서 분양전쟁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마산지역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분양중인 8개 아파트 1230가구 가운데 미분양가구수가 30%를 웃돌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분양한 K아파트는 전체 65가구 중 55가구가 현재 미분양상태다.
지난해 10월부터 분양에 들어갔던 해운동 S아파트는 전체 160가구 중에 54가구, 월포동 B아파트는 전체 216가구 중 60가구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규아파트의 입주율도 크게 떨어져 새로지은 아파트가 단지공동화현상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새로짓는 아파트의 분양률이 50%만 넘어도 성공했다고 할 정도로 지역 아파트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향후 분양을 준비중인 곳이 많아 앞으로 분양시장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마산지역에는 앞으로 한일합섬터에 4000여가구, 한국철강터에 3000여가구, 신항배후부지에 3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더 들어설 계획이고, 시내 13곳에서 총 5000여 가구 규모의 재건축·재개발을 추진중이어서 분양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
|
|
▲ 경남도민일보 자료사진 |
| △마산 단지규모 작고 인근에 베드타운 형성
지난해 분양한 마산 월포동의 B재건축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690만원, 2002년 분양한 양덕동의 한일4차 분양가가 400만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50% 가까이 올랐다.
이후 마산에서는 대규모 신규분양이 없어 가격추이를 분석하기 어렵지만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인 마산내서의 경우 신규아파트도 평당 400만원대 전후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마산 시내에서 평당 600만원을 넘어가는 아파트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시내의 24평형대 아파트와 내서의 40평형대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이 비슷하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내서 호계리 코오롱하늘채 2차의 경우 39평형의 일반층 매매가는 1억 7000여 만원 선, 입주 3년된 삼계리 주공아파트의 32평형대는 1억 2000만원 선이다.
월포동 재건축 아파트의 25평형이 분양가만 1억6000만원 가까이 하는 것과 비교가 된다.
최소가격에 최대효용을 꾀하는 경제 법칙에 따라 내서로 이사하지 않더라도 신규아파트 분양을 꺼리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산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비교적 소규모 단지라는 점도 분양실패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수년동안 대규모 택지개발이 없었던 마산은 일부 재건축단지를 제외하고 1·2개동의 소규모 아파트가 속속 들어섰는데 대단지를 선호하는 요즘의 추세에 따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일선업계관계자는 “요즘 청약자들은 500가구 이상의 대단지를 선호하면서 2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는 꺼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소규모단지의 경우 프리미엄이 붙는데도 한계가 있고 입주후 관리비 부담문제 등이 있어 분양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해- 공급과잉에 분양가도 폭등
진해지역의 경우 상황이 좀 더 복잡하다.
진해시의 인구는 10월말 기준으로 15만 여명,
인구 15만명의 도시에 3·4년 사이 6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들어선다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건설업체들은 신항만 개장이후 인구가 급격히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이 역시 장밋빛 공상이 될 가능성도 높다.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곳은 석동을 중심으로 한 신시가지인데 이곳은 신항만과의 접근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반면 오히려 안민터널을 이용해 창원과의 접근성이 더 좋은 곳이다.
이미 신항만 인근 부산시 녹산지역에 영조주택이 1만가구 아파트를 짓기로 해 신항만으로 유입되는 새 인구를 흡수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민터널 바로 앞인 석동지역은 창원과의 접근성이 좋아 창원시의 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곳이지만 창원에서 최근 2년간 대규모 분양이 없는 사이 이곳의 분양가가 창원과 큰차이를 보이지 않을 만큼 올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
진해의 분양가는 2003년 자은동 포스코가 평당 540만원, 2004년 석동 GS자이가 평당 670만원, 지난달 분양을 시작한 이동 신성미소지움이 평당 600만원으로 브랜드에 따라 600만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18일 분양하는 우림필유는 평당 7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분양승인과정에서 700만원 미만으로 조정됐다.
지난 7월 분양한 노블파크의 일반분양분 21평형이 평당 495만원, 25평형이 640만원, 27평형이 650만원, 31평형이 710만원, 34평형이 730만원, 39평형이 780만원, 49·57평형이 790만원으로 800만원을 넘기지 않았다.
게다가 진해의 기존아파트 매매가격이 평당 300만원대에 불과한 점도 신규아파트 입주를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입주율 떨어져 단지공동화 현상
평수를 늘리지 않고 수평이동하더라도 기존아파트를 처분한 가격만큼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신규아파트 입주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충무동 구시가지 상가주택에 살고 있는 석모(55)씨는 “대지 150평에 건평 120평인 3층짜리 상가주택을 처분해 45평형 아파트 한 채를 겨우 분양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아파트값이 너무 비싸 이사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철(창신대 부동산학과)교수는 “마산과 진해는 수요를 감안하지 않고 비슷한 시기에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분양을 진행한 결과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면서 “단지차별화를 통한 분양전략을 새로 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지역은 아파트의 공급과잉현상으로 당분간 기존아파트의 가격을 끌어올리는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아파트단지가 소형위주의 기존단지와 중대형 위주의 신흥단지로 양극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