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제목조차 모를지도 모를 생소하기 짝이 없는 이 영화
게다가 표지만 본다면 분명 의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거 혹시 그냥 멜로물 아냐?"라고...
하지만, 그것은 엄청난 오해일지도 모른다.
나란 인간도 마찬가지지만, 솔직히 심야영화 끄트머리에 남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이 영화를 보기전에 미리 마음속에 그런 생각이 잠시나마 담겨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것은 착각으로 끝났다
주연 앤디 가르시아, 미아 마에스트로
실화를 그린 작품으로, 조연으로 유명한 디바중에 하나인 '글로리아 에스테판'이 등장한다(쿠바출신 여가수로, 처음에 쿠바밴드에서 부른 노래가 히트를 쳐서 유명해졌다. 결국 에스테판은 솔로로 전향해 성공하게 된다)
이 영화는,
쿠바의 음악인 '아투로 산도발'이 자기 가족들과 함께 쿠바에서 미국으로 망명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영화이다.
아투로 산도발은 트럼펫 연주가로 쿠바에서 유명세를 타, 전 세계적으로 그 인기를 폭넓게 얻은 음악인이다.
처음에 쿠바의 정부 지원 아래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한 그는 곧 카스트로 정권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된다.
정부에서는 어떠한 미국음악도 듣지 못하게 한것
아투로는 재즈를 좋아하여 그 음악을 듣기위해 군대에서 라디오 채널을 바꾸다가 4개월이나 더 복무해야했다
그는 자유로운 음악을 원했으나, 정부에서는 그의 음악을 '미국음악(적군의 음악)'이라 단정짓고 그의 활동을 방해했다.
그러나 그는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 북을 이용해서 쿠바 민속리듬을 만들어 내어 콩가라는 이름아래 자유로운 재즈를 연주할 수 있게 된다
그는 그렇게 해서 유명해졌으나, 쿠바정부의 이름아래 하는 공연이라 역시 자유로울 순 없었다. 해외순회공연중에도 그는 지정된 곡만을 연주해야했다.
그러다가 그는 '마리아넬라'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정부의 회사에서 일하는 성실한 직업여성으로, 체 게바라의 사상을 사랑하는 여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의 이념에 상관없이 사랑에 빠지게 되고, 마침내 결혼에도 골인한다
마리아넬라는 자신의 사상에 대해 어릴때부터 확고한 믿음을 가져온 사람이었다. 그는 체 게바라의 행진을 보고 혁명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며, 그의 사상에 반하여 지금까지 헌신적으로 정부에 봉사해왔다. 그러나 남편인 아투로를 만나 그녀는 새로운 눈을 뜨게 된다
그녀의 아버지의 카센타를 강제로 압수하고, 아투로의 자유로운 음악에도 가해져오는 제제를 참을 수 없게 된 마리아넬라...
마침내 남편과 함께 망명을 결심하게 된다
용기를 건 탈출은 성공하게 되고, 결국에 가족 전원모두 무사히 미국으로의 망명을 끝마치게 된다.
이 영화 보는 내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쿠바의 전통음악인 콩가와 트럼펫이 주는 아름다운 선율...
같이 영화를 보던 사람들은 트럼펫이 항상 밝고 경쾌한 음악이라고만 생각했던 자신들의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
트럼펫은 때에 따라 애절하기도 하고 절규하기도 하며 부드럽기도 하다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가장 적절하게 묘사해주는 트럼펫 연주가 멋지다
인상적인 장면은, 아투로가 마리아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야구장에서 자신이 만든 음악을 마리아넬라에게 들려주는 장면과,
아투로가 정부의 사상과 마리아의 고지식함에 화를 내면서 트럼펫으로 그의 절규하는 심정을 소리내어 표현하는 장면
(정말 멋졌다. 트럼펫에서 이런 다양한 소리가 나는구나라고 꽤나 놀라워했다)
그리고 마리아넬라가 정부의 모순된 모습을 보고, 자신이 믿었던 사상이 절대로 맞는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을때이다.
그녀는 울부짖으며 "나는 그가 행진하는 것을 보았어요. 그가 웃을때 나는 우리가 해낼 수 있을거라 믿었어요"라고 말한다.
이 영화내내 쿠바의 음악과 아투로 산도발의 트럼펫 연주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온다.
나중에 자막을 보고 안 일이지만은, 이 영화음악은 실제로 아투로 산도발이 담당했다.
그는 쿠바에서 미국으로 망명후, 미국내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아 그래미상을(그래미였던가?) 3회나 수상하게 된다.
음악도 놀랍지만은, 나를 더 놀라게 했던건 주연이 앤디 가르시아라는 점이었다.
솔직히 처음에 피부가 까맣고 배나온 콧수염 아저씨를 보고 절.대.로. 앤디 가르시아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알겠지만, 앤디 가르시아라면 말끔하고 핸섬한 정장을 입은 깔끔한 남자를 떠올리게 된다('남자가 여자를 사랑할때'에서의 남자주인공이 정말 맞단 말인가!)
근데, 여기서 정말 쿠바인으로 대변신해서(내 눈에는 그것은 정말 대변신이었다) 연기한다.
트럼펫 연주를 어찌나 진짜같이 하던지, 나는 그가 진짜로 트럼펫 연주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손가락놀림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손가락이 움직인다)
하지만,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그건 그냥 "척"이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조연으로 등장한 '글로리아 에스테판'의 음악을 들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녀가 조금이라도 노래부르는 장면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했는데, 그녀는 정말 철저히 연기만 한다(많이 등장하진 않지만)
심야영화 맨 마지막에 하는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졸지 못했던 영화였다(뷰티풀 마인드는 대놓고 자면서 봤지만)
꽤 괜찮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