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억대 여수산단 진입로 대형토목사업 국제 입찰
총 공사비 8천억원대의 여수산단 진입도로 공사가 국제입찰로 부쳐질 가능성이 높아져 지역기업이 배제된 채 대기업 수주 잔치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전남도, 대한건설협회 전남도지회, 지역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여수∼묘도∼광양제철을 잇는 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 개설공사가 다음달 중 전남도의 발주로 국제입찰이 부쳐질 예정이다.
총 연장 8.5㎞에 이르는 이 진입도로 공사는 기본계획용역 결과, 8천153억원의 공사비가 드는 등 단일공사로는 전남도 발주공사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지고 있어 지역 건설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공사는 산업단지 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전남도지사가 발주하고, 250억원 이상의 공사는 국제입찰에 붙인다는 국가를 상대로 한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2월 중순 국제입찰공고를 앞두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는 이럴 경우 현대·대림·삼성·한진·GS·동부·쌍용 등 국내 대형건설사만이 입찰 참여기준을 충족, 지역건설사의 참여가 제한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대형사들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지역건설사의 참여가 원천 봉쇄될 뿐 아니라 ‘지역사 참여 가산제’를 감안하더라도 불과 공사비의 10∼15%만이 지역건설사에 할애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대지개발진흥·호반건설산업·동광건설·대주건설·보성건설·남해종합개발·우미건설·금광기업 등 전남도 건설협회 소속 49개 회원사는 지난 11일 “최저가낙찰제와 BTL(Build Transfer Lease·민간시공후 임대) 공사 확대 시행 등으로 수주물량이 크게 줄어 지역건설사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여수산단 진입도로 공사에 도내 건설업체들이 최소 49% 이상 공동도급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전남도에 건의했다.(업체순은 건의서 서명순)
특히 이들 건설사는 지난해 충남도가 4천억원대의 ‘천안∼아산 간 국가산단진입도로’ 공사 발주를 천안시에 위임, 지역사들의 참여를 확대했다고 주장하며 전남도 측의 대승적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남도측은 “최근 지역 건설사들의 민원을 접수받은 만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 등 광역자치단체가 25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를 발주할 경우 반드시 국제입찰을 하도록 돼 있지만 도지사가 공사발주를 여수시 등 기초자치단체에 위임할 경우에는 일반입찰이 가능해져 공사금액에 상관없이 지역의무도급비율을 49%로 강제할 수 있다.
/박지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