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반, 서울의 집중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천, 안양, 성남.
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곳이 성남으로서, 50만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인구를 보유한데다,
부천-인천, 안양-수원처럼 주변에 근접한 대도시가 없어 어느 정도 자립적 성장이 가능했다.
자립적인 성장의 대표적인 예가 모란시장 부근에 있던 성남터미널인데,
동서울, 강남, 남서울 등 주요터미널이 있음에도 확고히 자리를 굳히며 인지도를 쌓았던 터미널이다.
하지만 모란역, 고속화도로가 지어져 혼잡도가 심화되고 분당신도시까지 건설됨에 따라,
분당의 야탑이란 곳으로 새로이 터미널을 옮기게 되었다.
사업자와의 마찰 등으로 수많은 문제가 불거져 이전이 굉장히 늦어지기도 했던 성남 야탑터미널.
야탑으로 확장이전을 한데다 주변의 용인, 광주의 난개발로 인해 더욱 주목을 받았지만,
의외로 배후인구에 비해 수요는 절대적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이며 확고하게 자리매김하지는 못했다.
야탑터미널의 홍보부족, 모란터미널의 불완전한 이전, 강남과의 가까운 거리 등이 발목을 잡으며
아직까지 백화점에 딸린 노상터미널 수준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에 비해 제 몫을 확실히 잡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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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터미널이 모란에서 야탑으로 옮겨감에 따라,
이 일대는 새로운 버스교통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판교IC의 관문 서현과 노상정류장의 형태로 남아있는 모란시장에 비하면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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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탑역 4번출구로 나오면 정면에 테마폴리스라는 굉장히 큰 건물이 보이는데,
그 곳에 홈에버와 야탑터미널이 입점을 하고 있다.
하지만 터미널에 대한 안내는 거의 되어있지 않아 정말로 터미널 입구로 들어가는 게 맞는지,
이 곳에서 버스를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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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로 들어가도 정면에 상점들만 주루룩 늘어서 있을 뿐 터미널의 안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하1층 디지털몰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조그맣게 '버스터미널'이라는 간판만 있을 뿐이다.
기껏 화려하게 만들어놓고도 너무나 소홀하기만 한 안내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이래가지고 수많은 수요를 끌어들일 수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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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다 보면 이렇게 원형으로 뻥 뚫린 구조물이 나타난다.
보는 사람에 따라 어지러울 수도 있겠지만,
조명을 많이 쓰지 않고도 밝기조절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은 가히 칭찬해 줄 만 하다.
빠르게 치솟기만 하는 유가를 어느 정도 절약할 수 있는데다,
불필요한 공간까지 줄일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율적인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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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1층으로 내려오면 이렇게 정면에 터미널이 보인다.
공간은 굉장히 큰데 오히려 그 큰 공간 덕에 썰렁해 보일 뿐더러,
홍보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특유의 터미널 상점들도 타 지역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형편이다.
터미널 뒷편으로는 각종 전자기기들을 살 수 있는 디지털 몰이 위치해 있다.
오히려 터미널 수요보다는 디지털 몰에서 핸드폰, mp3, 디카 등을 사는 사람이 더 많아보이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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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보이는 복도를 따라 한참을 걷다 보면, 끄트머리 한 켠에 매표소가 있다.
이 곳에서 야탑터미널로 들어오는 모든 버스들의 표를 살 수 있는데,
공간이 큰 만큼 지역별, 인가별(시외/고속)로 매표업무가 제각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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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표지판은 경기도 내로 이동하는 단거리 시외버스이다.
아무래도 거리상 가까운 경기도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많기에,
버스를 별로 기다리지 않아도 금세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배차도 좋은 편이다.
군포, 상록수, 동탄, 한양대, 안산시청, 중앙동, 안산역, 만수동, 인천시청, 주안, 부평, 부천역 등등...
터미널이 전혀 없는 동네까지 곳곳으로 버스가 들어간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 참고로 장암, 의정부, 동두천, 한탄강, 전곡, 연천이 쓰여있는 오른쪽 끝의 시간표는 3300번 버스 시간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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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경기 서북부(고양/파주/김포)와 동부(포천/가평/양평)와의 연계가 거의 안 된다는 점이다.
동부야 인구가 적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서북부권은 충분히 배후인구도 많은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노란색은 충청도 버스를 안내하는 것으로서, 지리적으로 경기도 다음으로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역시 버스가 많은 편이다.
대전, 청주, 천안행은 모두 배차가 30~40분 이내로서 무리없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09:37, 14:48 버스가 아산/예산/홍성/광천/보령/서천 등을 모두 거쳐 장항까지 연계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 외에도 06:50, 09:24, 15:15 버스도 천안/공주/부여/논산을 거쳐 장항으로 연결된다.
충청도의 각 도시들로 연계되지 않는 버스가 없을만큼 고루고루 노선망이 잘 발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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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상 가까운 경기도/충청도에 비해 장거리라고 할 수 있는 전라도/경상도 지역의 버스 연계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오히려 원주/춘천/강릉/속초와의 연계가 활발한 강원도의 시간표가 더 두드러져 보인다.
비단 야탑터미널 뿐만이 아니라 경기도에 속한 대부분의 중규모 버스터미널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광주, 전주, 대구, 부산, 마산-창원과 같은 주요도시들은 고속버스에 의존하기 때문에,
중소규모의 도시들이 시외버스 시간표의 자리를 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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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시각표에는 예상대로 광주행 버스가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성남같은 경우는 일반철도의 연계가 무척 연약한 편이기 때문에 전주>부산이라는 것에 상당히 의아하다.
대체적으로 경남권 도시들이 시외가 아닌 고속 인가로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인구가 채 12만밖에 되지 않는 통영에 우등버스만 2회가 투입된다는 사실에 굉장히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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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1,700원, 오산 2,300원, 안산 2,900~3,300원, 송탄 3,000원, 부천-인천 3,500원, 이천 3,600원, 의정부 3,700원, 평택 3,800원.
안성 3,900원, 부평 4,100원, 고양 4,300원, 여주 5,500원, 동두천 5,600원, 전곡 6,800원.
청주 7,000원, 천안 4,700원, 온양 6,300원, 충주 9,200원, 공주 9,000원, 홍성 10,500원, 제천 11,100원, 논산 12,300원, 대천 14,100원.
익산 11,600원, 군산 12,500원, 정읍 14,000원, 부안 14,300원, 목포 20,900원, 순천 23,000원, 해남 23,100원.
점촌 12,100원, 영주 13,300원, 안동 17,400원, 경주 19,800원, 포항 22,500원, 울산 22,400원, 구미-상주 13,400원.
원주 7,500원, 춘천 8,300원, 홍천 9,400원, 강릉 13,000원, 양양-낙산-속초 19,700원, 태백 23,600원.
모두 시외버스의 요금이지만, 요금이 거리에 비례하지 않는 곳이 상당히 많다.
이 곳에선 강남고속터미널(센트럴시티), 동서울터미널, 남부터미널 모두 30분 정도의 거리로 인접해 있는데,
그 곳들에 비하면 편 수도 적고 요금도 비교적 비싼 편이라 서울까지 가서 이용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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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탑터미널의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다.
서울과 인접해 있다는 점 말고도 터미널의 환기가 전혀 되지 않는다.
사업자가 돈을 극도로 아끼기 위해 전기료와 가스료를 내지 않아 전기와 가스 공급이 모두 끊겼고,
그 때문에 디젤로 가동기를 돌려 전기와 가스를 자체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버스도 디젤로 운행하고 전기.가스 공급도 디젤로 하는데다 지하터미널이라는 점 때문에,
환기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금세 매연에 둘러싸여 호흡이 곤란해지는 상황이 오게 된다.
그런데 사업주가 무슨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환기구를 돌리지 않는단다.
그 때문에 야탑터미널의 공기는 상당히 쾌쾌하고, 심지어 일부 상점에서는 마스크까지 착용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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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연으로 뒤덮인 터미널에선 숨쉬기조차 곤란하다.
버스 기사들도, 터미널 이용객들도 모두 얼굴을 찡그리고 머리를 감싼 채로 터미널을 떠난다.
실제로 이 곳에서 하루종일 일하시는 경비원의 경우는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닌다는 알 수 없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면,
야탑터미널의 매연 문제는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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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가 아닌 지상1층에도 터미널이 있기는 한데,
승차장이 아닌 하차장 전용으로 운영되는 정류장이다.
그래도 이 곳은 지상이기에 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이긴 하지만,
여기 역시도 백화점 주차장처럼 사방이 갇혀있기 때문에 공기 오염 문제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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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와 가스 공급마저 중단되고, 매연 환기도 되지 않는 쾌쾌한 터미널...
과연 이런 곳에서 버스를 타고 싶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큼직하게 만들어 놓았으면서도 서비스는 신경쓰지도 않은 채 기본적인 세금조차 내지 않을 정도로 돈벌기에 급급한 사업주...
성남터미널의 문제는 너무나도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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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이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다수의 사람들을 각종 위험과 고통에 몰아넣고 있다.
홍보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배후수요 150만을 보유한 조그만 터미널.
앞으로도 갈 길은 너무나 험난해 보인다.
성남터미널은 현재 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1992년 첫 계획이 나온 이래, 주민들의 반대에 의해 지상 건설이 무산되고 지하로 건설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지하화 문제에 사업자 마찰까지 겹치면서 2000년에서야 완공했지만 터미널 개장은 이보다 훨씬 늦어졌고,
터미널이 개장한 이후에도 모란시장의 터미널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집중발전이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디젤을 쓰는 버스 덕에 환기 문제가 주요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는데,
버스터미널의 가스 사용료 2억 1000만원을 내지 못해 도시가스공급이 중단되었고,
올해 5월에는 전기료마저 연체되어 전기공급마저 중단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 때문에 현재 성남터미널은 디젤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그 때문에 성남터미널은 화제 위험이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환기를 전혀 하지 않아 매연 문제로 터미널의 상점들과 버스 기사의 불만이 극에 치닳고 있다.
시민들을 위한, 또는 기사들을 위한 기본적인 서비스마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성남 야탑터미널.
터미널을 둘러싸고 있는 어둠의 짙은 그림자는 날이 갈수록 커져간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터미널이 지하라는 점은 정말로 눈길이 가죠. 하지만 그만큼 관리를 잘 해주어야 되는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상당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응근히 사고 많이 나는 터미널;;한번 가봐야 겠군요...
가실 때 마스크 챙겨가세요~ ㅎㅎ
제가 2년전에 성남야탑터미널이라는 곳을 딱 한번 가봤습니다. 그런데 지하라 그런지 매연이 좀 심하더군요 글구 환기도 잘 안되구요;; 참고로 강원여객님 말씀처럼 사고 특히 접촉사고 가벼운것도 아닌 좀 심하지만요 아 그리고 출발한후 차가 후진한후 가면 터널로 일명 굴다리로 들어가면 우회전인지 암튼 회전할때 버스가 벽에 부딪칠때도 있더군요 기사님의 운전 미숙으로요;;
지하주차장의 문제점이 또 하나 있군요. 벽과의 충돌이 잦다는 점...;
모란에는 지금도 일부 노선이 정차하고 있으니 모란터미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 할 수 있죠. 의정부행 노선의 경우 가는 길목에 있으니 모란에 정차해도 크게 손해볼 것은 없지만 인천, 부천, 안산 방면 노선은 가던 길을 돌아서 모란을 경유하여 가니 시간은 10~20분 더 걸리고 요금도 모란에서 타는 것보다 100원 정도 더 나오니 야탑터미널 이용률을 떨어뜨리게 되는 한 요인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야탑터미널에서 타는 승객보다 모란터미널에서 타는 승객이 훨씬 많더군요. 중원구, 수정구쪽 이용주민들을 위한 것이라지만 이럴바에야 터미널은 왜 옮겼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군요. 때문에 심지어 분당구에서도 야탑
에서 안타고 모란에서 타는 것이 더 좋을 경우도 있습니다.
3300번 시외버스야 어차피 경유하는 곳이니 별 손해볼 게 없지만, 모란터미널을 야탑으로 옮겨가면서 완전히 일원화를 시켰어야 되는데 아직까지 일부 노선들이 조정이 되지 않다니... 이럴거면 정말로 왜 옮겼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네요.
또 시외버스 요금이 서울과 연결되는 것보다 더 비싼 것도 고질적인 문제인데 개선의 기미는 안보이죠. 이것은 서울 남쪽 다른 도시 터미널도 마찬가지지만.... 노선은 그럭저럭 구색을 갖추고 있지만 비효율적인 운행경로, 서울보다 비싼 요금문제가 겹쳐 이용률을 더 떨어뜨리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터미널 자체가 지하에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잘만 운영된다면 원래의 목적인 혼잡과 소음 방지에는 좋을 수 있으니까요. 미국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급의 터미널은 지하에 있는데도 별 문제 없이 오랫동안 잘 쓰고 있다죠. 그보다 50년이나 늦게 지어진 이 야탑터미널은 부실한 운영으로 벌써부터 말썽이고요.
지하터미널이 잘만 운영된다면 정말 다양한 용도로 훨씬 효율적으로 운행할 수 있겠지만, 야탑터미널은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지요. 시외버스 요금이 서울보다 비싼 경우도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심지어 서울과 한참 떨어진 이천, 오산에서조차 그런 현상이 나타나더군요. 어느 정도 조율이 되어야 승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데, 서울보다 요금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니 왠만해선 잘 이용을 안 하려고 하겠죠.
이렇게 비판하는 글도 처음 봅니다. 야탑 터미널은 두번밖에 이용을 안해봐서 아직 잘은 모르지만. 운임하나 만큼은 정말 동감갑니다~
성남을 비롯한 이천, 여주까지... 어쩌다 보니 비판적인 내용으로 가게 되었네요.
저도 여기 성남에서 1년동안 근무를 했습니다.요즘 여름은 그나마 다행이지만...겨울은 작살입니다.겨울에 차량에서 나오는 프리히터 장치의 화학물질과 매연이 뒤엉켜 아침 첫차시간때면 거의 죽을 맛이었습니다.그리고 은근히 기둥이 많아서 사고의 위험이 높고...바닥도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실제로 모 직행회사의 사고를 목격을 했는데...터미널....문제가 제대로 입니다.매연환풍도 잘 안되고...터미널 바닥 역시 원래 터미널 용도가 아닌 지하 쇼핑몰 주차장용도라서 그런지 물기가 있으면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버스도 미끄러집니다.
그리고 요즘엔 해결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툭하면 정전으로 인해 사무나 업무보는데 지장이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지하에 터미널이라는 발상은 좋지만....개선과 함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개편을 해야 하는 터미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