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키는 땅에서부터 재면 가장 작으나, 하늘에서부터 재면 가장 크다 "
흔히 전유럽을 제패한 세기의 영웅 나폴레옹의 작은 키를 두고 회자되는 그의 명언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그대로 과연 프랑스의 황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단신이었을까 ?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 아니다.
1821년 5월 5일, 워털루전투에서 패한 후 6년간 유배되어있던 아프리카의 고도 세인트헬레나에서 사망한
나폴레옹의 사후 측정키는 약 167.6 cm 로 당시 프랑스 성인남성의 평균키 164.1 cm 를 3.5 cm 나 상회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가 사망한지 186년이 지난 오늘 날까지 사람들은 그를 단신의 마스코트로 여기고 있을까 ?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황제로 전유럽 최고권력자로 집권하고 있던 당시 그가 가장 아끼던 사람들은 바로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던 황실근위병들이었다.
황제의 신변을 책임지고 있던만큼 이들은 프랑스제국의 최정예부대였으며, 당연하게도 특별히 눈에 띌만큼 체격이 거대하고 체력이 특출난 사람들만 선발되었다.
당시 프랑스는 물론 전유럽 성인남성들의 평균체격을 크게 웃돌던 황실근위병들, 바로 이들을 이끌고 전유럽의 전장터를 휩쓸고 다닌 것이 황제 나폴레옹이었다.
언제나 체격이 매우 좋은 황실근위병들 사이에 파묻혀 사람들 앞에 등장하였던만큼 실제 나폴레옹의 체구가 평균을 웃돌았음에도 타인들의 눈에는 상대적으로 무척 왜소해보였던 것이다.
더구나 이런 나폴레옹의 키를 더욱 작아보이게 한데는 그가 즐겨쓴 모자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수 있다.
황실근위병들이 착용하던 삼각모는 세로로 쓰게되어있어 그렇지않아도 거구인 그들의 체격을 한층 돋보이게 하였던반면 나폴레옹은 검은 삼각모를 가로로 즐겨썼고 이것이 그를 더욱 작아보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앞서 언급한 그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
나폴레옹이 52세를 일기로 사망한 후 그를 검사한 의사의 소견서에는 키가 5.2 피에드 (Pied) 로 기록되었다.
이는 프랑스의 도량형으로 1피에드는 약 32.48 cm 이고 이를 환산하면 약 167.6 cm 의 신장이 나온다.
이것이 나폴레옹의 최대숙적이자 끝내 그의 야망을 좌절시킨 영국인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왜곡되었다.
프랑스의 도량형 피에드로 기록된 키를 영국의 도량형 피트와 비슷한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프랑스의 1피에드는 약 32.48 cm 인 반면 영국의 1피트는 30.48 cm 이다.
나폴레옹의 키 5.2 피에드를 5.2 피트로 계산하면 약 167.6 cm 가 아닌 약 157.5 cm 가 나온다.
무려 10.1 cm 의 오차가 생겨버린 것이다.
바로 이 착각과 잘못된 전달로 인해 한때 전유럽을 호령하며 적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프랑스황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키는 졸지에 10cm 이상 깍여버리게 되었고, 어느 사이 단신남성들의 영웅으로 새로이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것을 현대의 한국남성으로 환산해보면 약 177 cm 의 키를 가진 나폴레옹이 사후에 약 167 cm 의 키를 가진 것으로 오인받은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훗날 자신의 원래 키보다 무려 10cm 이상 작은 것으로 알려진다면 어떤 기분을 느낄까 ?
거대한 황실근위병들 사이에 파묻혀 발생한 착시현상과 그로 인해 대중들에게 단신으로 각인되었고,
사후 도량형의 오기로 인해 누구보다 키가 작은 ' 단신 나폴레옹 ' 의 신화가 만들어졌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