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임신 및 수유에 관하여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승운 교수님의 최근 기고문을 요약하였습니다.
30대 후반의 여성인 A씨, 수직감염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자기 자신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식에게 B형 간염을 전염시킬지 모른다는 걱정으로 오랫동안 임신을 미루고 치료하다가 늦은 나이에 임신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A씨는 아직도 자신이 가진 B형 간염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또 가능하면 자기 자식에게 간염을 전파시키지 않는 방법이 없는지 아직도 걱정이 많은 상태이다.
현재 B형 간염 치료제는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하였지만 임산부와 수유부에 있어서는 이런 새로운 약제가 태아 또는 신생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으로 인하여 아직 적극적 치료는 권장할 수 없는 상태이며 이러한 특수 상황이 임산부와 수유부에서의 B형 간염 치료 및 관리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임산부에 대하여 출산 전 검사로써 B형 간염 항원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B형 간염 표면항원 양성인 경우 예방조치 없이 출산하게 되면 약 90%에서 출산 시에 신생아에 감염되어 감염된 신생아의 대부분이 만성으로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 산모에서부터 신생아로의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된다.
면역예방법
현재 권장되는 치료는 신생아 출생 직후 또는 적어도 12시간 이내에 B형 간염 백신과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HBIG)을 동시 주사하는 면역예방법이며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하여 95% 이상의 예방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태아에 대한 영향
B형 간염 산모의 경우 또 하나의 걱정거리는 B형 간염이 임신의 지속과 신생아의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 자체는 기형유발을 일으키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임신 중에 급성 B형 간염을 앓은 산모로부터는 태어나는 신생아에서는 출생시 저체중아나 미숙아의 빈도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임신 중의 B형 간염의 치료
임신중의 급성 B형 간염에 대해서는 따로 치료약이 있는 것은 아니며 영양보조 등의 치료로도 충분하다. 문제는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인데, 임신중의 인터페론 치료가 태아에 대해서 나쁜 영향을 준다는 보고는 없으나 지금까지의 치료 경험 예가 너무 적어서 현실적으로 인터페론을 임산부에 대해 사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라미부딘(제픽스)도 기형유발을 일으키는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으나 임산부에 대한 사용시 카테고리 C에 속해 있으므로 임신초반에 사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몇몇 논문에서는 임신 후반기 또는 임신 마지막 달에 사용하여 수직감염의 빈도를 줄였다는 보고도 있으나 일반적 권장사항은 아니다. 2009년 4월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 간학회에서는 의미있는 보고가 있었는데 에이즈양성 산모에서의 자발적 신고를 근거로 하여 선천기형의 빈도차이를 비교한 발표가 있었다. 에이즈양성 산모는 임신 중이라도 약을 중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10000예 이상의 산모에게 현재 B형 간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라미부딘(제픽스)과 테노포비어(비리아드)를 투여했더니 일반 인구에서의 기형아 출생률과 비교하여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현재 임산부에서의 사용에 대해서 텔비부딘(세비보)은 카테고리 B로 분류되어 있고 나머지 약제는 모두 카테고리 C로 되어 있으나 위와 같은 결과를 고려하면 임신 중 사용이 그렇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임신 중의 일반적 권장사항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 임산부가 출산 전에 지켜야 하는 권장사항은 다음과 같다. 만약 A형 간염에 대한 면역이 없다면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임부는 금주를 하여야 하며 타이레놀과 같이 간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의 복용을 피하여야 한다. 자신의 혈액이나 장기를 기증하면 안되며 다른 사람과 칫솔을 같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자신의 아기가 출생 시, 출생 1개월 후, 출생 6개월 후에 모두 3회의 예방백신을 맞았는지 그리고 출생 시에 HBIG을 맞았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출산방법에 따른 수직감염률의 차이
과거에 제왕절개가 자연분만에 비하여 수직감염의 빈도를 줄여준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현재와 같이 면역예방법이 확립된 이후에는 제왕절개가 추가적으로 수직감염률을 더 낮추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되어 더 이상 권장되지는 않고 있다.
모유수유
만약 적절한 면역예방법이 시행되었다면 모유수유가 B형 간염바이러스 전파의 위험도를 더 높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부 의사는 상처를 통한 감염기회를 줄이기 위해서 모유수유를 피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보이고 있으나, 미국 소아과 학회와 영국,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역학적 증거에 근거하여 모유수유를 찬성하고 권하고 있다.
요약
1.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FDA에서 임산부에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분류한 B에 속하는 세비보(텔비부딘)외에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다고 지금까지 주장하여 왔지만 사실상 임산부에 쓰면 안되는 C분류에 속하는 인터페론이나 제픽스, 헵세라, 바라클루드 모두 임신 중 사용이 그렇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됨.
이 사실은 임신한 것을 모르고 이 약제들을 계속 투여한 임산부의 경우라도 굳이 유산을 할 필요성이 없는 아주 희소식입니다.
2.
지금까지 모유수유에 대한 많은 찬반이 있었지만 최근 모유수유의 중요성이 B형 간염바이러스 전파의 위험성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되어 모유수유를 피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일축하고 미국 소아과학회와 영국,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역학적 증거에 근거하여 모유수유를 찬성하고 권장하는 실정입니다.
대치동 우리들 내과 안 수열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도움 많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네. 제픽스와 헵세라는 특허 만료가 임박했고 다른 약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에 제약회사가 임신 중 안전성을 증명할 만한 동기가 없습니다. 백승운 교수님 말씀대로 임신 중 쓸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이들 약과 관련없는 태아기형이 있을 때 의사의 책임 문제 때문에 잘 못 권하시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