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래산에 막혀버린 도로 ]
바하리아에서 시와까지 가는 데는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우린 이미 15일 전에 모든 서류수속을 마쳤었다.
시와까지는 420km, 1987-88년 아스팔트를 보수했다는데 구간 구간이 끊어지고 모래바람에 소실된 구간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Ahmed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jeep차 한대를 더 준비해서 모두 3대가 출발했다.
추가된 한 대에는 계급이 소위인 관광 경찰이 동반했다. 아침 8시에 출발. 출발은 순조로웠다. 길이 소실된 구간이 있다 기에 걱정은 되지만 또 어떤 모습의 사막이 우리를 반기고 있을 지 기대가 컸다.
앞에도 뒤에도 그리고 옆에도 달리는 차라고는 우리일행을 태운 지프차 3대가 전부였다.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 도로에 모래가 흩날리며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갔다. 도로 곳곳에 모래가 쌓여 있었고 어떤 구간은 아예 모래가 점령하고 있었다. 이런 모래를 이 사람들 말로는 ’키르드’ 라고 한다.
달려도 달려도 모래뿐이다. 모래의 색깔도 어떤 곳은 흰색, 어떤 곳은 노랑색, 또 어떤 곳은 붉은 색 등 다양하다. 시내 산 같은 사막, 바하리아 사막 하고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월트 디즈니’ 의 “사막은 살아있다” 처럼 앞의 두 곳은 살아 있는 사막이었지만 이 곳은 죽어 있는 사막 같았다.
바람에 의해 생긴 모래 산은 마치 칼날 같은 모양을 하고 푸르디 푸른 하늘은 갈라놓을 것처럼 날을 세우고 있었다. 시와에서 와서 우리일행과 합류한 운전자 ‘요셉’은 사막 마다 각기 마을 이름이 있다 하면서 그 이름들을 다 외우고 있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인데도 도로를 따라서 마을 이름을 부쳐 부르는 이 곳 사람들이 참으로 재미있다.
우리는 시와에 도착할 때까지 대 여섯 군데의 초소(Check point)를 지나야 했다.
그리고 초소마다 지킴이로 개들을 기르고 있었고, 개의 종류도 다양 했지만 똥개도 제 구역에서는 한 몫 하고 들어간다던가, 우리를 보더니 괜히 한 번 ‘컹컹’ 하고 짖어본다. 뭐! 우리가 어쨌다고? !
바하리아를 떠난 지 두 시간 정도 지났을까? ‘시트라’라는 지역을 들어서서 “시트라 라믈라”<주, 라믈라: 아랍어로 모래>라는 ‘시트라’ 최대의 모래언덕을 넘었다. 도로는 아예 볼 수 없는 곳이었고 모래언덕을 넘을 때는 70도의 경사를 구르듯이 내려갔다. 차를 타고 있었지만 차창을 열어둔 채 달려서 계속 모래가 들어왔다. 건축용 모래채취에 힘들어 하는 우리나라를 생각할 때 모래 하나는 기막히게 많은 나라다.
모래 산에도 차가 가는 길이 따로 있는지 용케도 구불구불, 때로는 옆으로, 또 어떤 곳에서는 다시 한번 돌아서, 그렇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한 대가 먼저 가면 다른 두 대는 쭉 뒤를 따라가면서 서로를 봐주었다.
우리는 모래를 피하기 위해 긴 바지에, 소대가 긴 상의를, 그리고 얼굴 전체를 수건으로 가리고 선글라스에 장갑까지 중무장을 하였다. ‘아리비아의 로렌스’가 따로 없다. 모래가 들어 올 곳이 한 군데도 없는 것 같은데 입맛을 다시면 밀가루 같은 모래가 사가 사각 씹힌다. 그렇게 ‘시트라 라믈라’를 15km나 지나니 오아시스가 나타났다.
낙동강에서 보던 도깨비 방망이 갈대가 있는 것을 보니 민물임에 틀림없다.
‘요셉;’이 놀란다. “어떻게 민물인 줄 알았느냐?” 고 묻는다. “갈대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저렇게 생긴 갈대는 민물에서만 자란다.” 고 얘기해 줬다.
그 오아시스에서 사진 한 장 찍고, 40km들 달려오니 ‘시트라’ 의 큰 오아시스가 나타났다. 바다 같은 거대한 오아시스 인데 이 곳은 물이 너무 짜서 물고기도 살지 못한다고 한다.
주변에는 야자대추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었다. 짠물이 수증기가 되어 주변에 떨어져 대추나무가 자라나 보다.
흔히 영화 속에서 사막을 헤매다가 오아시스를 만나면 허겁지겁 물을 마시고 고통스러워 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바로 이 오아시스의 물이 그렇다.
아무리 큰 오아시스라 한들 그 곳에 생명을 품을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시트라 큰 오아시스를 떠나 30km 정도 더 가니 지도에 나와있던 ‘나유미사’ 오아시스는 물이 말라 아예 소금 밭으로 변해 있었다. 엄청나게 큰 오아시스가 말라가는 모습을 보니 경외심을 떠나 태양의 위력이 무섭기까지 하다.
아프리카 사막이 확대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는 뉴스를 실감했다.
‘시트라’부터는 시와에 속하고 바하리아 지역에 있는 ‘샤피나<큰 배라는 뜻>’ 바위 밑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에이쉬(빵). 오이. 토마토, 튜나 통조림, 이집트 산 하얀 치즈, 등으로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샤피나’ 바위는 모래와 조개 껍질이 서로 뒤 엉켜서 돌로 변한 바위를 바람이 끊임 없이 깎아 이런 모양을 만든 것이다. 점심식사가 끝난 후 ‘하마이마트’를 지날 때 제일 큰 모래 언덕을 만났다.
‘키르드<모래바람>’에 의해 쌓이고 쌓여 모래 산이 돼 버렸다.
‘그 옛날 ‘캠비제스’ 대왕이 시와 아몬신의 신탁 소를 파괴하기 위해 5만의 군사를 파견했었는데 단 한 사람도 살아 남지 못하고 몰살 당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아마 ‘키르드’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들 한다.
그러나 지금은 군데, 군데 도로가 보여서 방향을 잃지 않고 가니 안심은 된다. 우리를 태운 Jeep차도 힘이 드나 보다. 모래 위로만 달리니 속력을 제대로 낼 수가 없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아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 온 이집트를 다 다녀 봐도 모래로만 된 사하라다운 사하라<사막이라는 뜻>는 이 곳에서 나도 처음 본다.
바하리아는 곳 곳에 그래도 바위산들이 있곤 했는데, 여기는 동서남북이 모래로만 펼쳐져 있어서 지구가 둥글다는 걸 새삼 실감했다.
인생은 유한한 시간이고 매사에 속도가 생명 자체라지 않는가. 우리는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도 그 곳이 그 곳 같기만 하다.
드리어 ‘ 짓두나’라는 곳에 도착, 바하리아를 떠난 후 첫 베드윈 마을을 만났다.
그 곳에서 좀더 들어가 ‘아부 샤루푸’라는 시원한 지하수가 솟아 나는 자연 풀장에 도착했다. 지하수를 모아 풀장처럼 만들어 놓은 곳이다. 누구랄 것도 없이 양말을 벗고 시원한 지하수에 발을 담갔다.
그런데 그 곳에는 물고기가 사람과 함께 헤엄을 치고 있었다. 물은 적당히 짰다.
깊이는 아마 4-5m는 되는 듯싶다. 우리는 시와 시가지로 가기 위해 서둘러 그 곳을 떠났다. 시와의 오아시스는 물들이 대부분 짜나 뜨거운 온천수만은 민물이었다.
시와 주민들은 이 온천수를 받아 식혀서 식수로 사용하고 있었다. 위생관념이 없는 이곳에서는 정말 좋은 자연의 선물이다.
‘아유삿’ 이라는 곳을 지나는데 이 곳은 그야말로 태양이 만들어 가는 거대한 소금 공장 같았다. 위에는 호숫물이 찰랑대고 있었으니 물밑에는 하얀 소금이 형성되고 있었다. 시와는 사막 속에 있는 오아시스 이고 이렇게 세월이 지나면 이 곳이 어떻게 변할지 밑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몇 시간을 달려 오면서 그 과정을 보지 않았던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그 어떤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다크롤 마운틴’ 에서 진흙 집들을 보면서 ‘클레오파트라 하맘<온천 목욕탕>에 도착했다. 물이끼가 끼어서 지저분했고 마치 큰 목욕탕처럼 생겼다.
보글보글 거리면서 온천수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그 물을 따로 모아 자그만 욕조를 만들어 놓고 ‘클레오파트라 온천’ 이라는 팻말을 써 놓았다.
그 곳에서는 영국에서 왔다는 노신사 한 분이 두 팔을 팔랑거리면서 온천 욕을 즐기고 있었다.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시와의 모든 온천들이 대부분 이런 식이라니 …… 우리 일행들도 실망했나 보다. 서둘러 그 곳을 떠나 ‘도코로시’ 라는 곳을 지나 인구 2만 5천이 산다는 시와 중심지에 들어 섰다.
-시와 II로 계속-

[ 바람이 만들어 놓은 샌드튠 ]

[ 소금호수 ]

[ 온천목욕탕 (클레오파트라 하맘) ]

[ 클레오파트라 하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