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드라이라는 맥주가 있다.
이 영화가 그렇다.슈퍼드라이다.
돼지--이후 그는 두번째 만에 정상에 섰다.
그후 오수정에서 약간의 형식적인 장난을..섞어
물을 조금씩 탄다.조금씩 영화가 물기를 머금는다.
생활--은 오수정에 강원도의힘의 메타포가 끼어든다.
여행이라는 유목적 삶의 단편들이
서로간의 구속없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그중에 만나게 되는 욕망들,성욕들..
좀 코믹해졌다고나 할까.
그는 조금씩 조금씩 바꿔보고 재 배치해보고..
뭐 그러는거 같다.
앞으로의 그의 영화의 정점은 어떤영화가 될까 궁금해진다.
너무 높다.강원도의 힘..아마도 그걸 뛰어넘을 영화를 만든다는건.
홍상수도 힘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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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강원도의 힘. 오!수정..
그러고보니 홍상수 감독의 모든 영화를 보았군.
이 감독, 매우 거만하고 술취하면 아주 개같이 논다는 소문이 있던데.
어쨌거나 영화만 잘 만들면 되는 거 아냐. 지루하고 따분하며 식상한
영화만 안 만들면 되지 뭐.
어이없고 우스꽝스러운 인간들의 작태를 보여주며 배운 척 하고, 고상한 척하는
인간들을 조롱하는 어조는 이 영화에서도 여전하군.
그리고 그의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는 sex.
그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 가운데 가장 예쁜 추상미가 등장했으며,
TV에서도 오버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 예지원은 역시 그와 유사한 캐릭터로
오버에 오버를 하면서 어이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그런데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충동적이고 싸이코처럼 보이는 인간들이 종횡무진 스크린을 누비는데
글쎄. 내가 단지 그들을 관조하기 때문에 잰체하고 이성적인 체하며
그들을 비웃고 무시하면서 보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정말 술을 먹고 연기를 한 건지 얼굴과 목까지 붉은 추상미를 보니 정말 저렇게
취해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을 만큼
영화는 사실적이고 너무 천연덕스럽게 현실과 닮아있어 통쾌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놈의 귀는 어째 잘 들리지가 않아 몇 개의 대사를 놓쳤다. -_-;
누군가에게서 떠나고, 또 누군가로부터 버림받고.
연애질은 함께 하고 비겁하게 뒤에서 궁시렁대면서 별볼일 없는 삶을 사는 한 남자를
엿볼 수 있다.
뭘해도 되는 놈은 안된다는 결말처럼, 다른 이의 불행을 보고 관객들은 함께 웃는다.
다행히 나는 아니고 한심한 저녀석 얘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