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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구간 산행기
일시 : 6.19
구간 : 성삼재-5.2-만복대-2.2-정령치-0.9-고리봉-3.4-고기리-2.15-주촌리-6.75-여원재 총 20.60킬로
일행 : 다올대장 등 총 20명
1조 : 제이시(조장), 지마, 높은하늘, 솔내음
2조 : 들꽃(조장), 푸른바우, 진주, 천산, 풀빛
3조 : 광풍(조장), 돌쇠, 나비, 보솔, 운봉산
4조 : 산조아(조장), 캐빈, 이철민, 설정, 소래산
날씨 : 쾌청
1. 2구간을 준비하면서 가진 번개미팅
1구간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백두대간을 드디어 시작했다는 가슴 뿌듯함에 젖어 있는데, 나비님이 6월 13일 월요일 밤에 주선한 번개미팅에 나가보니 13명이나 참석하여, 참석한 사람 모두가 백두대간을 계속 함께 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미팅자리에서 진주총무님이 백두대간 대원의 유니폼을 구입하기 위해 동대문 등산구점 수 곳을 발품을 팔아 상당 수준의 좋은 품질의 상의를 적정한 가격대로 협상을 하였고, 일부 비용은 오륙도회장님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언질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백두대간 대원들이 아름산방의 다른 산행에 시간나는대로 참가하여 전체 아름산방의 다양한 산행을 위해 기여하고, 백두대간 진행상황을 2,000여명의 아름산방회원들에게 널리 알려 구간종주를 희망하는 회원은 언제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하였다.(다만, 종주에 걸맞는 체력과 인내심은 가지고 오셔야겠지요)
2. 집결지 사당역에서 출발(6월 18일 22:40)
1구간 종주는 산장에서 1박을 하여 산행장비, 부식 등 때문에 배낭무게가 버거워 고전하였으나, 이번에는 무박이라 장비 등이 적어져 사당역에 모이는 대원들의 배낭이 1구간 종주 때보다 한결 가벼워졌다.
다올대장님은 이동차량 때문에 좀 혼선이 있는지 안절부절 못하나, 차량경비 절약을 위해 애쓰는 것이기에 참가대원 그 누구도 이를 이해해 준다.
늦은 밤인데도 오륙도 회장님, 상운님, 이행운님께서 나오셔서, 대간팀을 격려해주고, 버스이동시 사용하라고 목베게를 선물하고, 산행 행동식으로 쓰라고 밤과자, 양갱등을 주시니 고맙기 이를데 없다,
사당역을 출발한 후, 다올대장이 간단히 산행을 안내하고 나서 소등을 해서 취침하여야 하나, 청소년축구팀의 대 브라질전이 궁금하여 아내와 문자메시지로 연락하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보람도 없이 2:0으로 지고 말았다.
3. 성삼재에서 산행시작(3:00정각)
잠이 좀 들려하니 성삼재란다. 새벽 2시30분이다. 별은 보이지 않으나, 구례읍내의 야경이 잘 보이는 쾌청한 날씨다.
설정님은 개인사정상 무주에서 출발하여 성삼재에서 합류하였다.
4. 작은 고리봉까지 완만한 오름길
무박산행이고 오늘 걸어야 할 거리가 20.6Km나 되어서인지 긴장한 대원들은 대원간격 1m정도를 그대로 유지하며 작은 고리봉까지 숨소리도 고르게 잘 오른다.
누군가는 힘들어 하며 쉴 법도 한데 맨 후미에서 가는 내가 오히려 힘들어 뒤따르기가 힘들 지경이다. 백두대간에 임하는 대원들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다부진지 과연 내가 2구간은 물론 앞으로 남은 대장정의 길을 무사히 해낼지 두려워지기까지 한다.
5, 작은 고리봉에서 잠시 길을 헤매다(4시30분경)
작은 고리봉에서 아름산방의 플랭카드를 펼쳐들고, 다올대장이 야간 조준사격자세로 단체사진을 찍고 나서 산행출발.
우리 팀을 뒤따르던 10여명의 다른 산행팀들이 우리 팀을 추월하여 간 곳으로 출발하였는데, 어찌 된 일인지 계속 내리막경사가 심해지고, 길이 희미해져 아차 싶은데, 선두는 계속 내려가고 .......... 결국 다시 원위치하여 작은 고리봉에 올라보니 대간길은 우측으로 나 있다.
사방이 보이지 않는 야간산행에서 자칫 일어나기 쉬운 일을 범했으나, 산행시작시간이 계획보다 1시간이나 빨랐고, 작은 고리봉까지 오르면서도 산행시간을 단축하였기에 한숨을 돌리고 앞에서부터 번호 후 20명의 대원 숫자가 맞아, 대간길로 다시 들어서다.
6. 만복대 오름길에서 6월 초여름날의 싱그러움속에 여명을 맞다.(만복대 도착 5;50)
어둠속에서 출발하였으나 만복대가 가까워 올 무렵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하여 주변 경계가 보이기 시작한다. 우측에 있는 노고단부터 반야봉의 능선은 뚜렷하나, 그 뒤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은 어슴푸레하게 雲海속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초여름이라서 등산로 주변의 산죽과 잡목이 뒤엉클어져 등산로까지 침범해 들어 와 적절히 어깨쭉지와 다리를 스쳐주는데 상쾌하다.
일년 사시사철중 이때가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씨여건이 아닌가 한다. 며칠 후면 장마가 시작되고, 장마가 끝나고 나면 무더위가 시작될 터일데 이런 좋은 날씨여건에서 다소 긴 거리를 소화해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기나, 욕심이 지나치면 몸을 상하는 법, 차근차근 해 나아가야 하겠지.
만복대 전방 1Km지점에서 휴식다운 휴식을 처음 갖다. 어둠속에 제대로 보지 못하다가 날이 밝아서 처음 참가한 천산님과 풀꽃님을 보니, 상당히 나이가 들었음에도 의연한 산꾼의 내음이 풍겨난다. 백두대간은 아무나 신청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만복대에서 구름에 가린 日出을 보다.
7. 정령치까지 내리막길(정령치 도착 6;40)
만복대에서 산동온천쪽으로 하산하는 길을 찾으려고 해 보니 “탐방로아님”이라고 표기된 곳이 있어 이 곳이 다름재를 거쳐 가는 길이려니 하면서, 계속 후미에서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불현듯 아들 생각이 난다.
지금은 군대간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때 지리산 종주를 시키기 위해 달래고 달래서 정령치에서부터 천왕봉까지 종주계획으로 왔었는데, 태풍이 불어 정령치-성삼재-뱀사골(1박)-벽소령까지는 산행을 했으나 부득이 벽소령에서 삼정마을로 하산하고 말았었다.
그 때, 오늘의 코스와 반대로 정령치에서부터 시작한 산행 내내 1분도 쉬지 않고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이 무지하게 부는데도 산행을 강행하였는데, 혹독한 산행이후 아들은 앞으로 절대 산에 안가겠다고 맹세한 바 있는데, 두고 볼 일이다.
8. 정령치에서 아침식사
조별로 식탁을 차지하고 이침을 준비하다. 1구간을 같이 한 산조아1은 케빈으로 개명하고, 산조아5는 이철민으로 개명하여 특별회원임에도 무사히(?) 가입절차를 완료하고 정식 아름산방의 정회원이 되었다. 같은 조원인 설정님과 소래산님과 같이 각자 준비해 온 타파용기의 밥에 이철민님이 보온병에 준비해 온 시금치된장국으로 식사를 하다.
1조에서 맛잇는 낙지무침을 먹으라 하고, 다른 조에서도 별식을 먹어 보라 하는데 우리 조의 음식을 먹는 것이 우선이라 도와드리질 못했다.
각 조별로 하고 있는 부식준비가 대간길을 계속 할 수록 점차 알뜰해지겠지.
9. 큰 고리봉에서 아름산방의 띠지를 발견하다.
아침식사후 정령치휴게소에 있는 6명의 諧謔이 넘치는 장승 앞에서 개인사진을 찍고 나서 큰 고리봉을 향해 출발하다.
큰 고리봉을 넘으면 지리산 주능선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앞서 연신 지리산 주능선만 보고 가다보니 큰 고리봉이다.
큰 고리봉에서 3일전에 다녀간 지리산 서부능선 종주팀 산가네대장님 등 5명 일행이 매달아 놓은 산행띠지를 찾으려는데, 눈매도 매운 진주총무님이 금방 찾아낸다.
아름산방 회원간의 돈독한 友誼를 확인한 순간이다.
10. 고기리까지 줄곧 내리막길 후 포장도로를 한참 걷다.(고기리 도착 8:00)
무릎이 성하지 않은 나는 내리막길이 조심스럽다. 무릎보호대를 하고 있으나 무사히 대간을 마치려면 무엇보다 무릎이 뒷받침해 주어야 할 것인데 하면서 후미에서 계속 뒤따르다.
고기리에 내려서니 주촌면 간판이 반긴다. 도로변에 있는 계곡물에서 세수라도 하고 싶은데, 갈 길이 멀다고 바로 출발이다.
고기리에서 주촌리까지는 아스팔트 포장길로 지방도 **번을 따라가다가 좌측으로 주촌리 마을로 들어선다.
11. 주촌리 주막집(?), 노치샘에서 휴식(노치샘 도착 9;40)
주촌리 마을을 지나 맨 끝 부근에 옛날의 주막집을 연상케하는 새마을가게가 있고, 맑은 샘들이 그득한 노치샘이 있다. 노치샘에서 물을 먹고, 고양이 세수를 하고 나니 한결 힘이 돋는다.
주막이 있는데 나그네가 그냥 지나가려는가 싶는데 몇 명의 대원은 아닌 게 아니라 탁배기 한 사발씩 들이킨다.
앞에 버티고 있는 수정봉오름길이 버거워 탁배기는 사양하고 땅바닥에 앉아 푹 쉬었다.
12. 수정봉 오름길은 싸우나길(수정봉 도착 10:40)
표고차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 오름길이 버겁다. 산행시작한지도 7시간이 넘었고, 날씨도 무더워 온 몸이 땀으로 뒤범벅된다.
이 오름길에서 처음으로 선두그룹에 서 보았다. 탁배기를 한 대원들이 버거워 하겠지 하는 고소한(아니 고약한) 마음으로 쉬지 않고 가서 최선두인 줄 알았는데, 수정봉엘 올라보니 천산님과 푸른바우님이 반긴다.
푸른바우님은 1구간 종주에서 유일하게 반야봉을 오른 강철체력의 소유자라 그리 이해하겠는데, 대간에 처음 오신 천산님이 놀랍다.
천산님에게 연세를 물어보니 특별회원이라고 알라고 하시고, 백두대간 종주의 의지를 굳건히 하여 참가했고 계속 하실 거라는 말씀에 든든하고 의지할 수 있는 노익장을 만나는 반가움이 컸다.
13. 수정봉에서 여원재까지 지구력만으로 간 꽃신길
수정봉 휴식 후 어찌하다보니 출발부터 또 맨 후미.
산행시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등산객이 교차할 때는 내리막길의 등산객이 양보해 주어야 한다는 에티켓으로 여원재에서 올라오는 많은 등산객들에게 길을 양보해 주다보니, 계속 후미이고, 우리 팀의 사람들은 전혀 보이질 않는 외로운 산행이 진행된다.
이쯤이면 폭탄이라도 한명 발생할 법 하여, 대간에 참여한 대원들의 얼굴을 떠올려보니 그럴 대원은 없는 것 같고 정신 바짝 차려 뒤따르다.
예전에는 폭탄이었다는 나비님은 훨훨 날아 가버리고, 여성대원인 진주, 솔내음, 소래산님은 선두에만 가서 휴식때나 얼굴을 보여주고, 처음 온 풀빛님 또한 마찬가지이고....
마지막 무명봉에서 휴식하면서 다올대장이 산행대원의 호흡이 너무 맞아 이상할 지경이고 계획했던 시간보다 2시간을 단축하였으므로, 2구간의 마지막 지점인 여원재에 12시30분까지만 도착하여 점심을 먹자고 한다. 남원의 추어탕, 보신탕 의견이 있었으나, 준비해 온 음식물로 점심이 충분하므로 그리 하자고 한다.
14. 여원재에 맨 후미로 도착(12:30)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하면서 걱정거리가 하나 없어져서 좋다. 격주로 산행을 하기 때문에 한달 4주중 2주는 어떤 산행을 할까 고민이 없어져서이다.
산행계획중 백두대간을 최우선순위 1번으로 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오랫동안 산행을 같이 해 오던 사람들에게서도 인정을 받으니 마음이 편하다. 한달에 두 번의 백두대간 종주산행은 나를 自由人으로 만들어 주었다.
여원재에 맨 마지막으로 도착하니 12시 30분.
1구간에서는 12분 늦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을 맞추었다,(왕폭탄만 아니면 저 같은 사람 있으니 대간에 어서 오십시오, 그래야만 제가 늦더라도 핑계거리가 생기지요)
이러다가 자연스레 후미대장이 되는 건 아닌지????????
15. 하산식을 즐겁게 해 준 고마운 광풍, 돌쇠님(서울로 출발 14;30)
여원재에서 점심을 할 만한 마땅한 공간이 없어 차량으로 이동하여, 다소 께끗한 계곡에서 발만 담그고 새 옷으로 갈아 입다.
현충탑 앞 잔디에서 조별로 깔판을 깔고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광풍님과 돌쇠님이 몸도 씻지 않고 차를 타고 가서 삼겹살과 소주를 구해왔다.
두루치기인지, 삼겹살 구이인지 분간은 안 되었지만, 오가는 소주잔속에서 남은 구간 종주를 무사, 협동, 합심, 배려할 것을 다짐하며 산행을 마쳤다.
16. 황당했던 관악산 등정계획(서울 도착 18:00)
시원한 에어컨속에서 부족한 잠을 자고나니 어느 덧 안성휴게소.
서울에 6시면 너끈하게 도착한다는 생각에 대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한다.
너무 빨리 집에 가면 이상하고, 체력이 남아 돌므로 관악산이라도 한 번 하고 나서 헤어지잔다. 누굴 죽일 일 있나 ㅎㅎㅎ
사당역 도착 후 관악산은 오르지 않아 다행이었고, 헤어지기 아쉬워 시골보쌈집에서 식사하고 환담하고 헤어지다.
* 사진을 넣고, 글을 쓰는 "태그"인가를 알면 여러분들이 피곤하게 읽는 수고를 덜어 드릴텐데 그걸 모릅니다.
저에게 "태그"를 개인교습해주실 분 도움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