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 그리고 암남공원
우리 부산에서도 한 번 쯤은 가 볼 만한 곳이 여럿 있습니다.
저희 산악회에서 5뤈 산행은 서구의 천마산과 주상절리의 절경을 안고 있는 안남공원 일대를 둘러보기로 했기 때문에 산행대장으로서 사전 답사차 간략히 행장을 차리고 홀로 지하철에 올랐습니다.
1호선 토성동역에서 길을 묻다가 목적지가 같은 광안동 성산교회 산꾼들을 만나 의기투합하여 지기처럼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대학병원 응급실 옆에서 2번 마을버스를 타고 아미고개 감정초교에서 들머리를 찾아 산보를 시작하여 아미 배수지방향으로 올랐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 모자 를 날립니다. 교회 산행대장도, 나도 초행이라 행여 길을 놓칠까 우려를 했지만 놓쳐도 거기가 거깁니다. 처음 가시드라도 마음 놓으세요.
우측 건물이 감정초교이고 좌측에 아미배수지가 있습니다. 아미고개가 해발 175m. 여기까지는 마을 버스가 등산을 합 겁니다. 10:40 AM
시멘트길로 조금 오르니 조각공원 이정표가 나와요. 아랫길은 차들이 다니는 도롭니다.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북풍인지 서풍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돕니다.
서구에서는 천마산 산책로를 잘 정비하고 공원같이 꾸미려 애 쓴 흔적이 보입디다.
한 고개를 넘어니 천마산 정상이 보이고 우측 차도와 합류합니다. 도로변 철쭉이 예쁘죠?
들 꽃은 별로 만나지 못했죠. 이 친구는 호제비꽃입니다. 들오랑케꽃이라고도 하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천마산에서 본 북쪽의 승학산, 구덕산 방면입니다. 날씨가 흐려서 별로지요?
동쪽 방면 영도, 장산이 아련히 보입니다. 카메라 기술이 별론가? 왜 이랴?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교역국 15위 라는 것을 육안으로 실감케 합니다.
가슴이 저절로 펴 집니다만 바람이 워낙 거세어서....
바람소리 들리지요? (아닌가?)
남으로 고개를 돌립시다. 3시 방향 대교는 영도에서 넘어 온 놈인데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아마도 곧 개통할 모양입니다.
이 길이 신항으로 연결 된다죠. 정말 사진 빨 별로네!!! *_*
남서쪽입니다. 구평동 냉동창고들이 줄줄이죠? 11시 방향 장림이 조금 보이네요. 덧글로 소개를 하면서도 내가 헛갈립니다. 사진이 모호해서요.
정상 돌탑에서... 첫 만남이지만 10년 지기같은 분들과 박았습니다.
좌측 모자가 날리는 분이 교수님. 그 앞 줄옆에 분이 부인으로 거제여중 교장. 그 옆에 부부가 고교 교사로 있다가 퇴직하여 다른 사업을 하시는 분이고.
빨간 모자를 쓴 잘생긴 놈이 접니다. 저 뒤에 남자분이 지점장. 그 옆에 분은 몰라! 들어도 잊었어요. 11:32AM
정상석을 콘크리트 돌탑을 쌓아 그 위에 올린 특이한 구조.
조금 더 걸으니 구평동 냉동 창고들이 더 자세하게 보입니다.
11시 방향 신항 그림자가 아련하지요?
천마산 내리막은 경사가 심합디다. 저 멀리 장군산(152), 진정산(154) 암남공원이 보입니다.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서 '바람쪽으로 날개짓하는' 그림도 나왔습니다.
"지점장님! 그랑께 재밌소?" 사진 박아주는 분의 카메라 케이스가 날립니다.
경사 심한 내리막을 걷습니다. 신발끝이 와 보이노? (급경사 그림을 잡으려고)
줄이라도 달아 놓았으면.....
먼저 내려 간 분은 "혹시 신랑이....."걱정어린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문헌을 찾아 보니 여기 있는 돌들이 석성의 흔적이 맞습니다.
그리고 석성 봉수대가 세종 7년 이전부터 정상에 있다가 구봉산으로 조선 말에 이전을 했고 이 돌 들은 외구의 침략에 맞서 싸우던 석성입니다.
"왜? 선조들은 노상 침략만 당했을꼬" 라는 명제만 나오면 열 받습니다. 저는.
천마산을 내려와서 마리아 수녀원과 대로를 건너 도로를 따라 가다가 우림맨션에서 예비군 훈련장 방면으로 듭니다.
조금 걸으니 감천배수지가 나오고 그 철책을 따라 산으로 듭니다.
왼쪽 큰 길은 조각공원 가는 길.
도로변에 핀 양귀비과의 '염주괴불주머니' 들에 많이 피고 꽃이 작아서 산꾼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는 불쌍한 청춘(?)입니다.
장군산 헬기장,
헬기장 아래 예비군 교육장.
바람이 너무 거세고 적당한 공간이 없어서 예비군 훈련장을 '레스토랑'으로 잡았고 각 가정에서 가져 온 성찬을 폅니다. 교수님은 장춘족발까지 챙겨 왔습니다. 교수님은 "옛날에는 정말 못먹고 못 살았다.
아마도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식들이 슬하를 떠나는 첫세대가 바로 우리 세대 일 것" 이라고 토로합니다.
12:54 PM
그리고 교수님은 7남매로 자라 부모들이 챙겨 주리라고 기대도, 부모님의 여력도 없어 자력으로 공부를 한 세대라고 합니다.
그러자 홍알이 한 농담합니다.
7남매중 여섯번째가 저녁무렵 사립문을 열고 들어와 뒷짐 지고 있는 부친에게 인사를 합니다.
"아버지 다녀 왔습니다" "오! 그래. 어데 갔다 왔노?" "아버지 군대 제대하고 오는 길입니다"
"아! 그래 욕 봤다. 발 씻고 좀 쉬어라"
그 여섯번째가 접니다. 라고 했더니 모두 박장대소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진정산으로 향합니다. 들머리는 양궁선수훈련장옆 길입니다.
산림욕장을 걷는 기분입니다. 오리나무와 참나무 그리고 삼나무, 잡목이 줄지어 도열하여 나그네를 반깁니다
이 지구촌 식구(?)는 석죽과의 '참개별꽃'으로 여러해살이 풀인데 산꾼들이 자기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니 더 초라해지고 보잘것 없으니 관심을 못 끄는 악순환입니다. 길 옆에 몇몇이 보입디다.
'논냉이' 보다는 꽃잎이 적고 '봄 맞이 꽃'과는 수술이 달라서 무슨 꽃인지 모르겠어요.
진정산 끝에서 보는 냉동창고와 바다입니다.
진정산을 내려오면 암남공원입구이고 입구에 국립동물 검역소가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성산교회 산꾼들과 악수를 나누고 공원으로 듭니다. 2: 24 PM
산꾼들은 바로 71번 버스를 타고 '인터넷 메일'을 기약하고 '고향 앞으롯!'.
공원 산책로에서 보는 주상절리의 해안절벽은 너무 좋았습니다.
지중해의 에메랄드빛 바다니. 나폴리의 멋진 해안이니 해도 400만원 들여서 보는 것보다 4000원 들여서 보는 이곳이 좋습디다.(돈 때문인가?)
급경사 바위 절벽 곳곳에 '추락주의' 공갈경보가 이어집니다.
공원 반도(?)를 따라 돌면 공원출구가 나오는데 거의 한 바퀴를 도는 겁니다. 끝머리 등대섬이 보입니다.
바람이 거세니 파도가 포효하며 포말을 비산시킵니다.
(사진 꼬라지를 보니 포효하는 그림이 아닌데! 그랴!)
등대섬의 등대를 잡으려고 끝까지 갈래길을 갔다가 돌아 오곤 다시 갓다가 오곤 했지만 그림이.. ?쯔쯔!!! 나뭇잎 위에 작은 놈이 등대랍니다.
이 놈도 명색이 '구름다리'랍디다. 길이가 길지도 않고 높이도 별로 높지도 않은데 40대 아주머니와 그 딸은 겁 난다고 돌아 갑디다 그려.
하기사! 걸을 때 흔들려 배 타는 기분이 들긴했지요.
또 신발끝을 넣었습니다. 까마득한 절벽 아래 바위에 부셔지는 파도가......
별 볼일 없는 이 그림을 잡으려고 절벽에 난 노송에 가랑이를 벌리고....
목숨을 거는 모험을......젠장!
해안 그림은 거제 동부면 해안과 비슷합니다.
바람이 실어주는 향이 좋아 찾아보니 '쇠물푸레' 나무가 꽃을 열었습니다.
쇠물푸레꽃은 솜털같아 가까이 접사 촬영하려해도 바람이 도무지 용서를 안합니다.
수국과의 '말발도리'입니다. 접사촬영하니 꼭 매화를 닮았지요?
그러나 '매화말발도리' 나무는 따로 있어요.
공원 후문을 나서려는데 어찌나 맑고 고운 소리로 나를 환송하는 노래를 열창하는 새가 계셔서(?) 그 주인공을 보려고 목을 빼고 찾았습니다.
아! 파랗게 단장한 예쁜 새 내요. 3: 26 PM
(제가 직박구리나 오목눈이 박새 등등은 좀 압니다만 이 친구의 존함을 모르는 것을 용서하시옵소서)
후문을 나서니 국제 수산물시장 건물이 나오고 바로 71번 버스 종점에서 버스가 나를 기다립디다. 자갈치 시장에서 광어회 두접시를 사서 집에서 샤워 후 더덕주 곡차 한잔으로 피로를 날렸지요.
이 번 산보 코스는 도합 4시간으로 식수를 곡 챙겨가야하고 세번은 갈 곳이 못되고 두 번 정도는....
부산의 항구들을 한눈에 조망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첫댓글 참 자상하시네요. 사진과 세세한 설명까지... 시간내서 한번 가보고싶습니다. 야생화 이름은 보고 들을땐 아! 그런가 하다가도 돌아서면 걍-잊어버립니다. 이러다 치매보장되는 보험이라도 하나 들어놔야 하는건 아닌지. (나..심각..) 어제 거제다녀왔는데 동부면 해안사진이 정말 마니 비슷하네요. 좋은 날씨에 더 마니 다니시고 좋은 사진 또 올려주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