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02년 2월3일 서울여행후기(레일로드청평번개여행후기겸)
오늘 여행의 목적은 레일로드 2월3일 청평번개에 까메오(?)참석차입니다.
경춘선은 워낙 자주 타는 지라 여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진지 오래지만 늘 열차를 탄다는
사실은 저에겐 생활 속의 작은 기쁨이랍니다.^^
카페에 올라온 공지 사항에 따라 청평에서의 출발시각이 16시 53분이라면 청량리에서 19:00정각에
출발하는 1517통일호(청량리19:00->남춘천21:00)를 이용하고(그러니까 청평에서 일행과 합류하여
청량리까지 같이 간 다음 저 혼자 내려오는 것이죠.)그리고 차선인 18:29분에 청평에 도착하는
1516통일호를 이용하게 된다면 청평에서 회원님들 얼굴을 잠깐 뵌 다음 전 바로 춘천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일단 주말 경춘선 좌석예매 상태로 미루어 볼 때 예매는 약간 늦은듯(1월31일)..이런 저런
사정을 감안하여 최종적으로 다음의 열차편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통일호 제 1516열차(남춘천17:40->청평18:29->청량리19:38)
무궁화 제 575 열차(청량리19:50->청평20:52->남춘천21:35)
만약에 1516통일호가 예정도착시각보다 10분만 지연되어도 575무궁화는 닭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됩니다..(왜 매번 이런 열차승차스케줄이 잡히는 것인지..ㅡ..ㅡ)
참고로 무궁화 제 575열차는 지난해 11월3일 대전 여행때 무궁화 제 232열차(부산13:45->대전16:59
->서울18:59)를 이용하여 서울로 올라올 때 선행열차의 기관차고장으로 수원역에서의 무지막지한
지연으로 결국은 놓치게 되었던 뼈아픈 기억이 있는 열차랍니다..(무려 20여분이나 지연)
(지금 이곳은 남춘천역 대합실인데 옆에는 연인인 듯한 커플이 서로에게 기대어 정말 부럽다 못해
짜증나는 애정행각을 버리고 있군요...치잇..ㅜ.ㅜ)
열차를 이용하여 보는 것은 지난해 12월 28일에 친구녀석과 서울에 고시학원을 알아보러 가려고
이용했던 1506통일호와 1519통일호 이후로 1달만이로군요..
그나저나 저에게 있어 이번 2월달은 무척 바쁜 달입니다. 오늘은 경춘선 여행, 2월 7일은 사무실에
서 일하고 있는 애들과(부업대학생 근로사업)저녁을 먹기로 했고, 과일장사를 하는 우리집에선
대목인 설연휴 4일, 설연휴 주말에는 레일로드 운영자회의 참석차 대전으로 내려가야
하고 2월 28일과 3월 1일에는 군대간 녀석이 오랜만에 휴가를 나와서 친구들과 무박 2일 정동진
여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무궁화 제 529 열차와 제 526열차 이용)
특히 1월 29일 아침에 혹시나 해서 783무궁화를 예약하려고 컴퓨터와 씨름했던 일이 새롭군요..
어쨌든..
하루종일 뒹굴거리며 전공책을 조금 뒤적이다 오후 4시 30분쯤 집을 나서서 사무실에 가서는 자전
거를 타고 남춘천역으로 이동..
대합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4시간동안의 짧은 여행의 시작을 기다립니다.
17:40분 열차는 정시로 남춘천역으로 들어옵니다. 7305디젤기관차.99383발전차(통일호구형)편성의
청량리행 통일호 제 1516열차입니다...
아참..그전에..개찰구에서 검표를 누가 했을까요?...저와 이쪽 바닥(?)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준규형이 치를 떠는 안천영님..(준규형 여행기에는 안천용으로 표기되어 있는데..뭐..그리 나쁜
분 같아 보이지는 않군요..)
오늘은 자리운에 간만에 좋은 편..냐하하하*^.^*(동갑일까..아님..한두살 연상일까?..)
그나저나 남춘천에 꽤 오래 정차하네요..아까 여객전무님 방송이 좀 들린거 같았는데 헤드폰을
끼고 있어서 자세히는...
아마도 교행때문인듯 합니다..허거..이러다가 575무궁화를 놓치는 불상사가 생기는건 아닌지..
17:46분 1516통일호는 통일호 제 1513열차(청량리15:50->남춘천17:41)와 교행후 남춘천역을 빠져
나와 청량리로 달리기 시작..(여행중에 제일 들뜨는 순간이 아닐런지..)
옆에 있는 누나 이신듯한(?)분께서는 맛나는 김밥을 잡수시고 있군요..(냠냠..맛나게 잡수셔요^^)
17:52분 신남 통과. 경춘선에 눈내린 풍경을 보는건 정말 오랜만의 일입니다..특히 신남에서 강촌
을 거쳐 가평에 이르는 강변 구간은 거의 예술이죠..여러분들도 혼자만의 겨울 여행을 떠나고 싶으
시면 꼭 춘천으로 한번 와 보세요..김현철의 [춘천가는 기차]라도 들으면서 말이죠..
18:00 강촌역에 도착. 강촌은 일년 내내 관광객과 대학생들로 북적이는 수도권 최고의 유원지가 아
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날씨가 따뜻해서 자전거 타러 오거나 MT 온 사람들이
많겠군요..
열차는 좌석은 물론이고 입석손님들로 초만원 학교버스를 방불케...
그래도 다행인건 레일로드님들이 같은 5호차라 찾기 쉬운 것이..
삼악산 앞쪽으로 지는 저녁 노을을 바라보면서 노을은 자연이 만들어 내는 풍경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저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놓으면 멋지겠네요..)
물론 오로라가 제일 이쁘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구의 극이 바뀌거나 한반도가 대륙이동을
해서 북극방향으로 이동하지 않는 한 절대 못볼 기상현상..ㅡ..ㅡ
18:05 백양리 정차..주말이면 엄청난 여객량을 자랑하는 경춘선이라 평일에 비해 더 바쁜 승무원
분들입니다. 오죽하면 적자인 철도청이 경부선과 경춘선 덕에 먹고 산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생겨
났을까요..ㅋㅋㅋ
백양리역에서는 아마도 춘천행 무궁화 제 571열차(청량리16:35->남춘천18:17)를 기다리는 모양인지
또 무려 4분이나 정차..땅거미가 어둑어둑 내리는 북한강의 정경을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누군가와..또는 누군가들의 속에서 그들과 웃고 떠들며 즐거운 여행을 하고 있을 사람
들 속에서 외로이 화려한 고독을 즐기며 기차 여행을 떠나는 나..그들과 나, 둘중에 과연 누가 더
행복한 것인지..(18:16 경강통과, 18:21 가평 도착.18:32분 상천)
김민종의 [하얀그리움]을 들으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지난 1월, 2주간의, 짧은 고백과 사랑 속에서 그 사랑의 믿음이 한 순간에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처음으로..내가 사랑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던 지난 3년전부터 사랑안에서 살수 있었던 내가
처음으로 혼자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믿었고, 사랑으로 인해 행복했던 내가 이제는 사랑에 상처받고 사랑에 쓸쓸
하고 사랑에 눈물 흘리게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혼자 되어 보는 것도 좀더 내 마음의 키
를 키우기 위한 하나의 작은 과정이라고..내안의 나에게..그렇게 말하며 그렇게 어디론가 떠나는
열차안에서 김경호의 [사랑했지만]을 들으며 어느 겨울 늦은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제친구가 그러더군요..여자에 대한 아무 생각없이 4개월 정도 지내면 여자에 대한 모든 것에 담담
해진다고..그말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공부에만 전념하다 보면 나에게 있어
여자란 존재에 대한 기존의 사고방식이 하얗게 사라져버리고 좀더 여자를 바라보는..아니 사랑을
바라보는 생각들이 점더 현실적이고 나만의 사랑을 할수 있는 방법을 알수 있게 되지 않을까..
호호호..이제 5분뒤에 청평이라네요..레일로드님들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놀려면 일단 이 메모장
을 집어 넣어야 겠죠?...^^
1516통일호는 드디어 청평에 도착하여 많은 사람들을 내리고 태웁니다. 저는 고개를 내밀어 우리
레일로드 님들이 탔나 안탔나 확인..
열차안에 입석 승객이 너무 많아서 잘 안보이는 관계로 서울부기관사인 지영이(www.졍.com)에게
전화를...
[지영~~어디 있니?..안보이는데..]
[오빠 나 안보여? 우리 55번 좌석인데..뒤쪽이야..]
[어~알았어..내가 갈께..]
하고 둘러보니 저쪽에서 기현이(빠빠숑)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합니다..저는 제 5호차 20번 좌석을
내 앞에 있던 여자분께 내어주고 일행이 있는 곳으로 가서 회원분들께 인사를 합니다..
그러니까 오신분이..WWW.졍.COM(22)-서울부기관사,행복지기(21)-경기부기관사,푸른하늘(22)님,희야
(22)님,지니(21)님,황대장(22)-참고로 여자분임..그리고 저와는 막역한 빠빠숑(22+1)님이시군요..
열차는 청평에서 통일호 제 1515열차(청량리17:20->청평18:28->남춘천19:15)와 교행한뒤, 천천히
구내를 빠져나갑니다...저는 졍님,푸른하늘님,행복지기님,희야님이 계신 좌석과 빠빠숑님,지니님,
황대장님이 계신 자리를 오가며 즐거웠던 지난 청평 번개여행의 후기를 들었습니다..
(이제부턴 그냥 편의상 이름 부르겠습니다..참고로..기현이를 뺀 나머지는 전부 동생들..
WWW.졍.COM(22)-서울부기관사-손지영
행복지기(21)-경기부기관사-신근수
푸른하늘(22)님-이연자
희야(22)님-김지희(?)
지니(21)님-몰라서 죄송
황대장(22)-김용연
빠빠숑(22+1)-정기현
이상입니다..
역시 모두 재미있는 분들이라 어느 번개여행보다 즐거웠던 여행같군요..저두 개인적인 사정만 아니
었음 함께 참석하고 싶었답니다..특히 [업그레이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모 방송국의 스타서
바이벌 동거동락 수준이었군요..엄청나게 넓은 방에서 했던 놀이들이 오죽 재미났겟습니까?..(우리
레일로드님들 다음에는 많이많이 가셔요^^)
열차는 그동안 대성리,마석,금곡등에서 무궁화 제 573열차와 통일호 제 1517열차등과 교행한 후,
늦어진 시간을 만회하려는 듯 제법 빠르게 달립니다...(저한테는 시간에 맞출 수 있으니 좋긴
하지만, 님들과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니..)
특히 새로오신 분들에 대한 제 인상을 잠깐 적어보자면 지니는 철도에 대해 많이 아는 것 같으면서
도 약간 저와 비슷한 점이..(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역마살..)
지희는 다소곳한 전형적인 한국형 여인상..용연이는 조용하시는 듯 하나 친해지면 굉장히 재미있
으실 것 같으신 분..암튼 모두 좋으신 분들이십니다..저에게는 동시에 좋은 동생들이기도 하구요..
다들 서로 친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열차는 청량리에 정시보다 약 5분 늦은 19:43분에 도착..저쪽 경춘선 2번 플랫폼에는 무궁화 제575
열차가 떠날 채비를 하는군요..저는 동생들이 가지 말라고 하는 것에 마음이 흔들렸으나 역시 일찍
내려가 보는 것이 후일의 만남을 위해 좋을 것 같아서 지하통로를 빠져나와 동생들과 아쉬운 인사
를 나눕니다..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정말 어제부터 함께 했던 사람들처럼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제가 열차에 타고 개찰구쪽을 지날때 모두들 가지 않고 손을 흔들어 주는데 정말 고마웠습니
다..전 모두와 전화로 작별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차창 밖 풍경을 보며 오늘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
들을 정리합니다. 이렇게 좋은 분들을 이제 제가 복학하고 공부를 시작하면 자주 못보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창밖에 지나가는 가로등의 불빛이 왠지 슬프게 빛나는 듯 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 문득문득 마주치는 고독처럼, 즐거웠던 만남 뒤엔 아쉬운 이별이..
오늘따라 575무궁화는 유난히 썰렁하군요..객차도 좌석이 한 50%정도 찬듯..
원래 봄,여름,가을에는 주말 하행선은 통일호 제 1519열차(청량리20:40->춘천22:41)까지 좌석이
거의 매진되는데..역시 계절을 타는듯...
지금 천마산 리조트를 지나가는데 천마산 주변 46번 국도의 야경이 아름답군요(꼬리를 이은 자동차
헤드라이트,가로등,스키리프트 불빛,콘도의 객실불빛..)이렇게 무궁화호의 의자에 기대어 밤풍경을
보니 지난번에 전라남도 광주와 정동진을 갔던 기억이 새롭군요..그때 새마을 제 192열차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배영진 선임 여객전무님이 열차에서 내리셔서 일반직으로 서울역으로 가시게
되셨다는데..(금곡 20:18)
20:31분에 마석역 정차..정차역은 아닌데 아마도 교행때문인듯 합니다...역시 통일호 제 1518열차
(춘천19:10->청량리21:19)를 기다리느라 지체를 하는군요..
그나저나 경춘선의 시간지연문제는 복선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계속될 문제일듯..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고 있으려니 열차안의 난방온기에 스르르 잠이 오는 동안 열차는 대성리
20:44분 도착입니다...북한강을 따라 청평-대성리간 강변도로 강 건너로는 카페의 휘황찬란한 불빛
들이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군요..
지금 NOVASONIC의 [나쁜 여자]를 듣고 있는데 정말 좋습니다..NOVASONIC은 메인보컬 김진표, 일렉
기타 김세황, 드럼 이수호, 키보드 김형석으로 이루어진 그룹인데 정말 최고의 팀이 아닐까하는..
(이밤(20:53)에 청평에 오는 뭐하러 오는 사람들일까?..)
청평에서는 무궁화 제 576열차(춘천20:05->청평20:53->청량리21:50)과 교행...
예전에는 조용한 음악을 듣는게 좋았는데 요즘은 워낙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다보니 찢어지는
테크노 락 계열 곡들이 좋아지기 시작..특히 요즘 와서 자주 듣는 곡이 바로 NOVASONIC의 곡인
SLAM이나 나쁜 여자등등..특히 MBC 표준 FM(서울 91.9MHZ,춘천94.5MHZ)라디오의 [김진표의 라디오
천국]을 거의 매일 듣고 있는데 들을수록 재미나더군요..(원래 라디오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딱 한가지, 노래 녹음할려고 녹음 버튼 누를 때 곡소개 하는 것 빼고는..ㅡ..ㅡ
(상천 20:59) 상천-가평 간 저 경춘 휴게소와 유스호스텔의 외등이 밝히는 불빛은 언제봐도 아름답
군요...
가평역입니다...조규만의 [보고 싶어요]를 듣고 있습니다...인트로의 바이올린 선율이 또 감상적
으로 만들어 주는 군요..
"두 눈을 감아도 이제 그대를 그릴수는 없지만 정말 보고 싶어요.."
그리움..그리고 아픔..얼마나 사람을 애절하게 만드는 느낌들인지..
갑자기 누군가를 그리워 하고 싶고, 손을 잡아보고 싶고, 띠뜻하게 꼬옥 안아주고 싶다는 그런
하릴없는 생각들이..
사람들은 왜..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아껴주고 싶어 다가가면 날 장난감 취급하듯 쉽게 좋아한다 쉽
게 말해버리고 쉽게 떠나버리는지..그냥..이런 나를 따뜻한 사람으로 감싸줄 진실한 이를 만나기
위한 작은 과정쯤이었으면 좋겠습니다..(경강 21:13통과, 백양리21:19통과-통일호 제 1520열차와
교행..)
강촌에 21:21분에 도착합니다..강촌은 얼마전에 GOD 뮤직비디오 [길]에서 데니안이 무궁화호에
상자를 들고 있는 장면을 찍었던 곳이죠..그러고보면 경춘선에는 각종 뮤직비디오와 영화에 나왔던
곳이 많군요..
춘천역-조성모 뮤직비디오 [다음 사람에게는]
신남역-MBC 드라마 [간이역]
강촌역-GOD뮤직비디오 [길]
경강역-영화 [편지]
화랑대역-롯데리아인가?..양미라 나오는 CF 이밖에 등등..
남춘천역에 정시 도착하여 저는 저의 MTB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짧지만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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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여행(수도권)
-2002년 2월3일 서울여행후기(레일로드청평번개여행후기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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