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 메일로 '한국교회개혁포럼(숭사리)'에서 회원들에게 보낸 편지내용중 깊이 생각케 하는 좋은 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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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교회, 그리운 교회|………… 교회개혁광장
재미없는 교회가 존립이 가능할까?
오색현란한 싸구려 옷 시장판에서
오히려 수수해 보이는 명품이 이름표 떼고 팔릴 수 있을까?
교회 아니라도 소그룹 친교 모임은 잘만 운영하면
개인에게 도움도 되고 집단의 친교도 강화한다.
그거 빼고,
교회 아니라도 행사나 목표를 만들어 놓고 공동의 작업을 하면
보람도 느끼고 동지애도 생기면서
그 일 자체가 중요한 일이라는 인식도 절로 생긴다.
그거 빼고,
교회 아니라도 말 잘하는 사람이 온갖 유익한 이야기를 모아서 해 주면
가서 듣는데 부담이 없고 강사에 대한 칭찬과 애착도 생긴다.
그거 빼고,
다같이 모여서 한시간씩 스테이지 공연 보고 듣고 함께 노래도 부르고 하면
교회 아니라도 열기가 돋고 흥도 나고 하나가 된다.
그거도 빼고.
그리고서 오늘의 교회가 존립할까?
복음에 의존하지 않고도 알콩 달콩 그런대로 살아갈 수 있는
온갖 수단을 장착하여 안전을 도모하는 교회말고
그런 꼼수를 다 무장해제 해 놓고
오직 복음에 존망을 거는
위험하게 사는 그런 교회가 생존할 수 있을까?
사도들의 교회에는 그런 것이 없었으리라.
그런 것으로라도 모임을 알차게 해야 할 만큼
'알빠진' 일이 처음부터 없었을 테니.
사도나 어떤 원로 제자가 방문하면
사람들은 어느 새 소식 듣고 전하고 하여서 모여들어 자리깔고
예수님 생전에 어떠하셨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그 말의 뜻이 대체 무엇인지,
침을 삼키며 묻고 또 물었을 것이고,
작년에 다 들은 이야기를 또 다시 다 들으려 했을 것이다.
듣는 말 끝마다 한숨을 내 쉬어가며.
동네에 말씀 많이 깨닫고 뜻을 잘 풀어 가르치는 노인이 있어
그 분의 얼굴과 언행만 보아도 예수님을 조금은 닮았겠다 싶은 분이 있으면
시간 정하고 모여서 등잔불 돋우고 조르고 졸라
말씀에 대한 강의를 듣고, 삶의 근본 문제를 물었을 것이다.
안타까운 얼굴과 기쁜 얼굴이 교차해 가며.
함께 이 길을 가는 제자들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면
누가 그룹을 만들어 주지 않아도 그리워하며 자주 자주 만나
시간 가는 것을 아까워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삶을 나누었을 것이다.
아니, 그냥 같이 밥먹고 놀며 함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삶이 서로 행복해졌으리라.
3명이 모여서 이야기하다 보면 그 자리에 4명이 있다고 느꼈으리라.
교회가 말씀과 믿음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말씀과 믿음이 교회를 만들었으리라.
아니, 늘 매 순간 교회를 만들어내고 있었으리라.
재미있게 만들어진 오늘의 교회에 정신줄을 놓고 파묻히는 것은
꿈에라도 그리운 그 교회를 잊는 배반인 듯 하여
사람들과 어울려 뭔가 신나게 하다가도
번뜩 번뜩 자꾸 마음이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