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마음껏 미워하세요, 단 열흘만요.
내가 무엇을 잘못 했을까. 난 어디가 잘못된 걸까. 난 왜 사랑한 사람 하나 편하게 해주지 못했을까. 누구나 헤어지고 나면 이런 자책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자책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갉아 먹는 일입니다.
이별의 원인은 자기 자신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한 쪽에 있지도 않습니다. 그저 길이가 맞지 않는 의자였다고 생각하세요. 그 사람을 미워하면 안되겠지.
내가 잘못한 거지. 그것도 아닙니다. 미워하세요. 오죽 나빴으면 헤어지게 됐겠습니까? 직접적인 원인같은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연인이 헤어지는 데는 직접적인 원인같은 것은 없습니다. 떠났거나 보냈거나 간에 미운 것은 미운 겁니다.
그래도 그래서는 안되겠지 같은 생각은 버리고 마음껏 미워하십시오. 그 사람의 싫었던 점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점 그런 것들을 마구 생각하세요. 그렇게 마구 미워한 뒤에는 마음의 정리가 됩니다. 새로운 사람을 찾을 준비가 됩니다.
슬플 땐 마구 슬퍼하십시오.
제 친구는 실연을 당하고도 억지로 기운을 내서 더 명랑한 척 더 활발한 척합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불러 더 웃고 떠들며 놉니다. 하지만 결국 한 밤중이 되어서는 눈물을 터뜨리고 맙니다. 억지로 명랑한 척, 억지로 바쁜 척. 그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니, 사랑을 잃었는데, 바쁘게 일한다고 일이 됩니까? 차라리 마음껏 슬픔에 빠져 드세요. 슬픈 음악을 듣고, 슬픈 영화를 보고, 종일 펑펑 울어 보십시오. 아무도 비난하지 않습니다. 실연 한번 당했다고 청승이라고 말할 사람 없습니다.
누구 한번 실연 당해보지 않았겠습니까? 쌓아두고 혼자 남았을 때 슬퍼하며 그 슬픔이 오래 가는 것보다 마음껏 슬퍼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유행가 가사가 다 내 노래 같다고 피하지 마세요. 그 유행가를 들으면서 한번 크게 울어 보십시오.
마음을 다 털어놓으세요.
자신을 평가하거나 이리저리 토를 달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에게 모든 이야기를 다 털어 놓아 보세요. 혼자 가슴 앓이를 하는 것보다 그렇게 심중을 다 털어놓고 나면 한결 가슴이 가벼워집니다. 친구에게 그렇게 하기가 싫다면, 일기장에 적어 보십시오. 지금의 심정을 마음 가는대로 그냥 솔직하게 다 적으면 됩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사이 혹은 글로 적는 사이, 자신의 모습이 객관화되면서 가슴의 응어리가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 한 번에 다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며칠에 걸쳐 혹은 몇 주에 걸쳐 계속 적어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조금씩 평온해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섣불리 다른 사람을 찾지 마세요.
이성때문에 생긴 상처는 이성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헤어졌다고 슬퍼하고 있으면, 친구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 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마음의 준비가 되기 전에 섣불리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상대에게 갑작스레 빠져들 수도 있으며, 혹은 결국 새로운 상대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되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예전의 상처 하나로도 아직 벅찬데 새로운 관계로 인해 마음의 부담을 안는다면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됩니다. 정말 가벼운 기분으로 이성과도 농담을 나눌 수 있게 되었을 때 이 때 새로운 상대를 찾아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