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여름방학이 거의 끝이 나는데 여름 내내 무엇을 했는지 박물관이나 미술관 나들이 한번도
못한 죄로 서울 나들이를 단행했다. 늦잠을 자서 갈까말까 망설였지만 그냥 가자고 나섰다.
지하철로 1시간 이상 아이들이 버텨줄까 고민했는데, 다행이 생각보다는 얌전하게 갔다.
물론 나는 새로 구입한 책 <신영복 함께 읽기>라는 책을 읽느라 아이들이 뭘 하는지 상관도 않고
정신없이 책만 읽다가 안국역에 도착했지만 말이다.
아름다운 가게에 들러 책 몇 권 구입하고, 정독도서관 방향으로 길을 잡았는데, 멋진 카페, 레스토랑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침도 먹지 않은 나는 일단 북촌 미술관을 발견해 놓고, 건너편 가회동 맛집이라는
음식점에 가서 열무냉면과 곰탕을 시켜서 아이들에게 많이 먹지 않으면 하루 종일 걸어다닐 수 없다고 협박하여 무진장 밥을 먹였다.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처음 간 곳이 북촌 미술관이다.
반쪽이 최정현의 고물이 작품으로 근사하게 변한 재활용 예술품 전시회에 갔다.
작년 가을 과천 제비울 미술관에서 한번 보았지만, 이번엔 반쪽이만의 전시회여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입장료가 비쌌다. 가족권으로 3명에 15000 원이었다.
키보드와 마우스로 만든 뱀
폐 타이어로 만든 길거리에 납작하게 깔려 죽은 고양이
단추와 마우스를 활용한 부엉이
티라노사우루스 앞에서 아이들
낡은 의자의 등받이로 만든 코끼리
지난 번 도토리 교실에 가서 만든 표본이 된 각종 나무로 만든 곤충들
이건 우리 가족도 산에 가면 가끔 만든다.
소화기를 이용한 펭귄 가족앞에서 아이들
정은이
구멍난 목욕바구니와 뻥뚫어를 이용한 국회의사당 (나는 이게 재미있었다.)
국회의 위엄이 한순간 무너지는 작품이다.
북촌미술관을 나와 가회동 방면으로 더 걸어가니 한옥 마을이 있었다.
물론 모두 거주하고 있는 집들이어서 들어가 수는 없었지만, 고즈넉하고, 멋진 한옥들이 즐비했다.
그 가운데 한 곳에 매듭박물관이었고, 가회박물관이었다.
이 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빗방울이 흩날렸다.
가회 박물관-민화 전시중이었다.
가회 박물관 앞에서
가회박물관 골목길-지금은 사라진 이 골목길들이 그리워서 찍어 봤다.
박물관에서 나오니 급기야 엄청나게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다.
비를 비해 들어간 곳에 가회동 성당이었다. 거기서 30여분 비를 피했다.
성당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도 좋았다.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아이들은 비오는 모습과 소리를 듣고.
그리고 다시 삼청동 방향으로 꺽어 티벳박물관에 들렀다.
세연이는 이 불상을 보고 우리나라 불상과 다르다고 했다.
티벳불교의 승려 모습
티벳박물관 안에서 아이들
어느 재즈 카페의 벽화 앞에서
삼청동의 거리들은 오밀조밀한 가게들이 많다.
수제품을 직접 만들어 파는 개인 이름을 걸고 있는 가게들 말이다.
그 멋진 물건들이 갖고 싶어 가격을 보니 도저히 나같은 서민들은 사기 힘든 것들이었다.
하지만 만든 정성을 보면 그 가격이 많은 것은 아니겠지 싶었지만, 그림에 떡일 뿐이었다.
여러 곳에 소개된 <서울에서 두번째로 잘 하는 집>에서 단팥죽 한그릇씩 먹고,
부엉이 박물관에 갔으나 입장료도 비싸고, 시간도 이미 6시가 다 되어 가고 그냥 사진만 몇 컷
찍었다.
부엉이 박물관- 카페 겸 박물관이다. 어른 입장료가 5000 원, 아이들은 3000 원이다.
돌아오는 길은 전철 안에서 완전히 떨어져 잤다.
1시간 넘는 거리니 맘놓고 자다가 안산에 돌아왔다.
첫댓글 반쪽이전은 꼭 보고 싶었는데 못 갔네요 하루에 이렇게 많은 곳을 두 아이 델꼬 다니다니 정말 강적이다!?
인사동 간다더니.. 튕긴게 후회되누만요. 이코스 한번 밟아봐야지
정말이지! 같이 가자 했을때 갈껄... 도영땜시 아!!!!슬프다 담엔 나서볼랍니다 찬바람이 불었으니 ... 샘은 근디 그 열정이 어디서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