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대학에 가려면.... <세계 영화 걸작 99선>

[형진유]

조선일보 2005년 2월 21일자 신문.

대학에 가려면... <세게 영화 걸작 99선>

'스크린에 빠지면 저도 모르게 박식해진다!!!'

영화사 110년, 인간의 발자취

역사,과학, 철학 등 녹아있어

대학 강의서도 자주 인용돼

영화의 아버지 뤼미에르 형제가 1895년 대중 앞에서 처음 상영한 영화는 '공장 노동자의 퇴근','역으로 들어오는 기차'였다. 단 한 쇼트에 상영시간은 1분도 되지 않았지만, 대중은 움직이는 영상에 기겁했다.

형인 오귀스트가 영사기 발명가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기술'을 보이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의 아버지는 기술, 어머니는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으로 출발한 것이다.

영화 역사 110년. 뤼미에르 형제 이후 영화는 이야기로, 이미지로, 이데올로기로, 또 정치적 언설과 담론으로 복합 텍스트의 자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왔다. 문학, 철학, 역사학, 과학을 영화를 통해 이해하고 영화를 통해 확산하는 것은 이제 전 세계적인 일이다.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물론 대학에서도 전공 강의에까지 영화를 인용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과연 어떤 영화를 봐야 할까. 조선일보 문화부는 국내 대표적인 영화교육기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과 한국영상자료원에 '필견(必見)의 영화' 목록 추천을 의뢰했다. '미국영화학회(AFI)가 뽑은 100편의 영화 중 30편의 목록도 별도로 정리했다. 이들 중 많은 수가 비디오나 DVD 등으로 출시됐고, 시네마테크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영상원이 뽑은 영화 목록은 철저히 '영화적' 기준이 적용됐다. 영상의 충돌을 통해 영화가 전혀 새로운 충격과 각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으며, 영화를 대중적 교화의 수단으로 사용한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의 '파업'으로 시작해, 초기 유럽 영화의 거장인 지가 베르토프, 프리츠 랑의 영화가 목록에 올랐다. 일반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 대신, 미조구치 겐지, 마쓰무라 아스조처럼 평론가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감독의 영화가 올랐다. 물론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앨프리드 히치콕의 '사이코',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 왕자웨이의 '중경삼림'처럼 널리 알려졌으며, 대중적인 흥미를 주는 영화들도 다수 포진됐다. 이 리스트는 '필견'리스트라기보다, 110년간 각 대륙에서 주목받을 만한 영화작업을 한 감독의 이름을 익히는 데 유용하다.

영상자료원의 목록은 한국 영화의 수확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90년 이후 한국영화의 상업적 폭발을 이룬 '공동경비구역JSA','친구','살인의 추억','실미도',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취화선','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빈 집'등은 빠져 있으나, 한국영화의 '사료적'가치 중심으로 일별된 목록을 확인하는 맛이 있다.

교양을 위한 목록으로는 '미국영화학회'의 추천 영화가 가장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 상업적으로 전 세계 영화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의 영화 목록 중 영화사적으로 의미 있으며, 완성도 높은 영화를 선별해 담고 있다.

*은 18세 이상 관람가

미국영화학회(AFI) 추천 30선

제목	감독	발표	선정 이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탠리 큐브릭	1968	SF 영화가 모험이 아닌 철학이 될 수 있음을 증명
닥터 지바고	데이비드 린	1965	서사문학의 영화적 변용의 성공적 사례
대부	프랜시스 코폴라	1972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신화를 깬 신화.
모던 타임즈	찰리 채플린	1936	대량 생산, 자본주의에 관한 유쾌한 비판.
미드나잇 카우보이 *	존 슐레진저	1969	카우보이가 살 수 없는 도시의 척박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빅터 플레밍	1939	낡았지만, 고전적인 할리우드산 서사극.
벤허	윌리엄 와일러	1959	할리우드의 서사극 전통 중의 보배.
분노의 주먹	마틴 스콜세지	1980	영화사의 가장 빛나는 오프닝 중 하나.
선셋 대로	빌리 와일더	1950	할리우드를 다룬 할리우드산 영화 중 최고.
쉰들러 리스트	스티븐 스필버그	1994	홀로코스트에 관한 새로운 영화적 문법.
스타워즈	조지 루카스	1977	할리우드 테크놀로지의 신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데이비드 린	1962	전기 영화의 성공적인 표본.
아마데우스	말로스 포만	1984	모차르트를 소재로 한 '팩션'의 원조.
애니 홀	우디 앨런	1977	뉴욕과 재즈를 사랑한 감독의 재기발랄.
양들의 침묵 *	조너선 드미	1991	컬트 소설의 성공적인 영화화.
오즈의 마법사	빅터 플레밍	1939	흑백과 컬러 화면이 교차하는 가족 뮤지컬 고전.
용서받지 못한 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1992	서부영화 배우의 서부영화 다시 보기.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아서 펜	1967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대표적 성공작.
워터 프론트	엘리야 카잔	1954	미국적 '정의'에 대한 정의.
이지 라이더 *	데이스 호퍼	1969	60년대 히피 문화의 결정판.
자이언트	조지 스티븐스	1956	미국의 부의 원천에 대한 할리우드적 분석.
좋은 친구들 *	마틴 스콜세지	1990	스피디한 마피아 영화의 새로운 전형.
지옥의 묵시록 *	프랜시스 코폴라	1979	칸 그랑프리를 수상한 전쟁 영화의 전범.
차이나타운 *	로만 폴란스키	1974	가장 뛰어난 시나리오 중의 하나로 꼽히는.
카사블랑카	마이클 커티스	1941	할리우드 연출, 스타 시스템의 모범 사례.
킹콩	어니스트 쇼드샤크	1933	할리우드가 재난 영화를 사랑하게 된 계기.
택시 드라이버 *	마틴 스콜세지	1976	베트남전의 후유증을 앓는 미국의 자화상.
파고 *	조엘 코엔	1996	범죄 영화를 비트는 기발한 상상력.
포레스트 검프	로버트 제멕키스	1994	미국식 보수주의의 가장 성공적 변신.
E.T.	스티븐 스필버그	1982	스필버그의 환상적 세계관의 시발.

영상자료원 추천 한국영화 30선

제목	감독	발표	선정 이유
강원도의 힘 *	홍상수	1998	한국 작가주의 발화 지점.
검은 머리	이만희	1964	60년대 최고의 누아르.
귀로	이만희	1967	감독의 천재성을 증명.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배창호	1984	박완서 원작을 모던하게.
그들도 우리처럼	박광수	1990	운동권 출신 청년의 생활.
길소뜸 *	임권택	1985	임권택 미학의 정수.
김약국의 딸들	유현목	1963	관기로 파멸되는 가족사.
꽃잎 *	장선우	1996	상업 영화 최초로 광주를 다루다.
맨발의 청춘	김기덕	1964	한국 청춘영화의 원형.
미워도 다시한번	정소영	1968	한국 신파멜로드라마의 대표작.
바람불어 좋은날	이장호	1980	시골 청년의 고달픈 상경기.
바보들의 행진 *	하길종	1975	70년대 젊은이들의 우울한 자화상.
박하사탕 *	이창동	1999	80년대 이후 한국 현대사의 회고.
별들의 고향 *	이장호	1974	70년대의 젊음의 퇴행.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신상옥	1961	최은희의 어머니 연기가 인상적.
삼등과장	이봉래	1961	60년대 가족멜로드라마의 대표작.
선택	홍기선	2003	사회 속 발언자로서 영화.
송환	김동원	2004	한국적 다큐의 대표작.
안개	김수용	1967	김수용의 세련된 연출.
영자의 전성시대 *	김호선	1975	70년대 한국식 근대화의 비극.
오발탄	유현목	1961	한국영화사 부동의 대표작.
올드보이 *	박찬욱	2003	미스터리 스릴러의 진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	임순례	2001	암담한 현실 속 삶의 진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명세	1999	액션과 섬세한 비주얼의 정수.
자유만세	최인규	1946	해방 후 최고 영화인들의 작업.
자유부인 *	한형모	1956	당대 최고의 센세이션.
장군의 수염	이성구	1968	실사 애니를 삽입한 파격.
초우	정진우	1966	감각적인 영상이 돋보이는.
하녀	김기영	1960	김기영의 검은 마성의 미학.
하얀전쟁 *	정지영	1992	월남전을 처음으로 비판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추천 외화 39선

제목	감독	발표	선정 이유
5시에서 7시까지의 클레오	아네스 바르다	1962. 프랑스	파리에서 만들어진 가장 아름다운 영화.
겨울 빛	잉그마르 베르히만	1963. 스웨덴	북구 영화철학자의 인간성 탐구.
교사형	오시마 나기사	1968. 일본	조선인 피의자를 다룬 형식미의 절정.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압바스 키아로 스타미	1996. 이란	이 영화를 기점으로 이란영화에 주목하다.
내가 여자가 된 날	마르지예 메쉬키니	2000. 이란	이란 영화의 페미니즘적 시각.
네 멋대로 해라	장 뤽 고다르	1959. 프랑스	현대 유럽 영화의 출발점.
달콤한 인생	페데리코 펠리니	1960. 이탈리아와 프랑스	네오리얼리스트의 신의 부재 선언.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1979. 독일	여성이란 렌즈로 본 독일 역사.
무비카메라를 든 남자	지가 베르토프	1929. 러시아	영화 매커니즘에 관한 영화.
무세트	로베르 브레송	1967. 프랑스	브레송 영화의 신비주의적 화법 집대성.
미치광의 삐에로	장 뤽 고다르	1965. 프랑스	소통에 관한 고다르의 후기작.
베로니카 포스의 갈망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1982. 프랑스	파스빈더 말년 삼부작 중의 하나.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루이스 브뉘엘	1972. 프랑스 등	은유와 풍자로 가득한 계급 풍자.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1974. 독일	15일 만에 만든 거장의 대표작.
붉은 시편	미클로시 얀초	1971. 헝가리	노동운동에 대한 일종의 잠언서.
블레이드 러너 *	리들리 스콧	1972. 미국	묵시록적인 SF의 고전.
블루 벨벳 *	데이비드 린치	1992. 미국	광기에 관한 컬트 영화의 고전.
비정성시	후샤오시엔	1989. 대만	대만 영화, 내부의 이야기로 시선을 돌리다.
사랑은 비를 타고	스탠리 도넌	1952. 미국	상업 뮤지컬 영화의 영원한 전범.
서학 일대녀	미조구치 겐지	1952. 일본	감독의 이름을 서구에 알린 첫 작품.
세이슈 하나코의 아내	마쓰무라 야스조	1967. 일본	미지의 일본 누벨바그 거장.
시민 케인	오손 웰즈	1941. 미국	현대 미국 영화의 교과서.
십계	크쥐시도프 키에슬로프스키	1988. 폴란드	십계명으로 본 폴란드 사회.
사이코 *	알프리드 히치콕	1960. 미국	수없이 인용된 공포 영화의 전범.
아푸 삼부작	샤트야지트 레이	1955. 인도	인도적 영상미학의 집결판.
애정만세 *	차이밍량	1994. 대만	잊을 수 없는 엔딩 장면.
영웅본색	오우삼	1986. 홍콩	홍콩 누아르의 세계적 신호탄.
이유없는 반항	니콜러스 레이	1955. 미국	중산층적 삶을 비판한 청춘 영화의 고전.
인디아 송	마그리트 뒤라스	1975. 프랑스	누보 로망 작가다운 영상문법의 파괴.
잠입자	안들레이 타르코프스키	1979. 러시아	영혼과 신에 대한 묵직한 질문.
저수지의 개들 *	쿠엔틴 타란티노	1992. 미국	고다르 이후 최고의 데뷔작이라는 평.
정사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1960. 이탈리아와 프랑스	현대인의 불안에 관한 장르적 고찰.
중경삼림	왕자웨이	1994. 홍콩	홍콩의 오늘을 말하는 왕자웨이의 최고작.
지난해 여름 마리앙바드에서	알렝 르네	1961. 프랑스와 이탈리아	실험적 영상 미학의 표본.
파업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1925. 러시아	전함 포템킨과 더불어 몽타주 이론의 집대성.
현기증 *	앨프리드 히치콕	1958. 미국	최고의 촬영기법. 그리고 반전.
화양연화	왕자웨이	2000. 홍콩 등	멜로 영화에 대한 홍콩식 변주.
희생	타르코프스키	1986. 스웨덴 등	신화가 된 영상거장의 마지막 작품.
M *	프리츠 랑	1931. 독일	독일 표현주의의 걸작.

[형진유]

ㅇ.ㅇ 혼자보기 아까워서 퍼왔어요*-_-* 심심할땐 영화가 최고긔*-_-*

[고도]

좋은 자료, 나도 골라 봐야지--- 일단, 와이키키 브라더스부터.....

[루비♥]

18세 빼고 거의 다 봤어요 ㅋㅋ 워낙 왕따라서 영화만 봐서 ; -

[형진유]

우와우와! 너 멋쟁이당ㅋㅋㅋ하지만 이제부터 18세를 보기 시작해야지?*-_-*그게 중요한 거라규!

[루비♥]

*-_-* 언니 전 아직 미성년자라서요 ..........18세 보면 안대염 ㅋㅋㅋ

[유샘]

80% 정도는 본 거다. 나 대학 다시 갈까 봐 ㅋㅋㅋ

[형진유]

유샘 80%나 보셧다니 훗학훗학 내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도 보셧서여?ㅋㅋㅋ정원이가 강력추천했어용 ㅋㅋㅋㅋㅋ

[루비♥]

유샘 쵝오세염 > <

[고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는 나도 대학로 예술전용상영관에서 아주 오래전에 봤는데.... 첨 본 아랍 영화, 인상적이었지...

[유샘]

위에 있는 영화들 막상 보려면 구하기 힘들지. 올드뮤비 전용 DVD방 같은 거 안 생기나? (ㅋㅋ 망하란 이야길까? 그래도 처음 하는 사람은 돈 벌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