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을 향해 친 공이 그린에는 올라가지 못하고 그린 바로 가까이 잘 깎이지 않은 풀이 있는 곳에 멈추었다. ‘공이 그린 ‘웨지’에 떨어졌어요!’라고 도우미가 소리친다. ‘에지’라고 발음하기보다 편해서 쓴 것이었는지 모르지만 그린에 미달한 곳에 공이 놓였다면 ‘웨지’도 ‘에지’도 아닌 ‘프린지’가 옳은 골프 용어다.
골프 용어로 쓰이는 웨지(wedge)란 짧은 샷(shot)을 하기 위해 사용되는 아이언(iron)을 말한다. 아이언이라는 용어를 쓰는 경우에도 영어를 어설프게 알고 있는 사람이 철자에 근거해서 iron을 ‘아이론’이라고 말하는 것을 가끔 들을 수 있는데 이것은 물론 잘못된 것이다.
대개 골퍼의 경우 열 네 개로 허용되는 골프 클럽 안에 비교적 짧은 길이의 클럽으로 피츠 샷(pitch shots)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피칭 웨지(pitching wedge)와 샌드 트랩(sand trap)에서 탈출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샌드 웨지를 각각 한개 씩 갖고 플레이 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프로들의 경우 여러 개 다른 각도의 웨지를 갖고 다니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필자가 벙커(bunker)라고 하지 않고 샌드 트랩(sand trap)이라고 말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벙커란 정확히 말해서 그린(green) 주위나 페어웨이(fairway)에 모래뿐만 아니라 흙이나 풀(grass)로 자연 또는 인공적으로 움푹 들어가 있는 모든 곳을 지칭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래 벙커를 생각하고 말을 한다면 샌드 트랩(sand trap)이 옳다. 물론 샌드 트랩도 벙커 중 하나니까 벙커라고 말했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골프장에서는 그린 주위가 평평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프로뿐만 아니라 일반 골퍼들도 그린 밖에서 어프로치 샷(approach shot)을 할 경우 피칭 웨지나 샌드 웨지 보다 퍼터를 곧잘 사용한다. 이런 경우 골퍼들은 퍼터(putter)를 텍사스 웨지(Texas wedge)라고 한다.
영어를 잘 아는 골퍼가 쓴 ‘에지(edge)’라는 표현도 그린을 벗어나지 않은 끝 또는 가장자리의 뜻으로나 쓸 수 있는 용어인 만큼 대부분의 경우 공이 그린 안쪽 끝이 아닌 그린 주변 가까이 그린과 다르게 손질된 곳으로 간 경우를 가리켜 말하고자 하는 의도라면 이 때 쓰는 정확한 골프 용어는 ‘프린지(fringe)’ 또는 ‘에이프론(apro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