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마을의 예쁜감판을 최태영 마을가꾸기 사업을 홍보하시는 사무국장님의 친절하신 설명으로
둘러보았습니다.
사실 백운마을의 예쁜 간판은 아마도 수십 차례는 방송에서 다루어졌을 정도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렇지만 다시 보아도 그 정감어린 모습은 참 감동적이기 까지 하더군요.
음악은 이생강선생의 퉁소 연주이고, 제가 아주 좋아하는 기타리스트 김광석의 기타 화음 곡 입니다.
가수 김광석과는 동명이인으로 다른 사람입니다.
공동디자인의 나비효과가 시작되는가?
행정자치부(지금의 국토해양부)의 낙후도 평가에서 전국 234개 시군구 중 231위라고 조사되었을 정도로 가난한 곳,
진안군 백운면이 예쁜 간판으로 유명해 졌다. 간판이면 대개는 네온사인으로 현란한 대도시가 연상될텐데, 인구
2000명(진안군 귀농귀촌 활성화센터 최태영 사무국장님의 설명임,)도 채 안되는 가난한 시골마을이 예쁜간판으로
유명세를 탄다는 것이 어색할 만도 하다.
▲ 일종의 C.I로 보셔도 될 듯, 白雲을 한글로 풀면 당연히 '흰구름'이다. 마을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정류소
건물에 흰구름을 배경으로 정리를 했다. 이 정도면 대기업의 C.I 작업 보다 더 탁월한 작업이다.
글씨체는 효봉 여태명씨의 민체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간판 정비가 아니라 이제 막 태동하는 에코 뮤지엄의 실천의 모범으로 받아들여지는 듯 하다,
(에코뮤지엄이란, 생태학의 ecology와 박물관의 museum의 합성어로 일정한 공간이 아닌 개방된 형태의 전시공간의
의미라고 한다.)
진안군은 전국 귀농 1번지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귀농의 중심지로
조명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구자인 박사'가 있다. 서울대 출신으
로 일본에서 마을만들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마을공동체를 살리겠
다는 염원 하나로 아무런 연고가 없는 진안군청에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한 지 벌써 3년째다. 물론 그가 처음은 아니다. 이제는 지역재단 사
무국장으로 있는 유정규 박사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일용잡급 박사’인 유정규 박사가 진안군에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면,
구자인 박사가 이제 꽃을 피우고 있다. 아울러 그와 의기투합, 진급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5년째 마을만들기 사업에만 매달리고 있는
곽동원씨. 그리고 마을만들기를 통해 진정 공직생활의 보람을 느낀다는
이호율씨가 이루어낸 소중한 성과들이다.
▲ 이런 심플함.....도시에서도 이런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너무 큰 소리로 불러대지 않고 나즈막히 속삭이듯,
얼마전 나이키사에서 납품받는 축구공이 아동의 노동력 착취로 만들어 진다고 해서 비판을 받자, 나이키 간판을
NIKE에서 소문자체로 nike로 바꾸고 몸을 낯춘적이 있다, 글씨체가 지나치게 크면 자칫 교만하게 보일 수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
시골마을의 간판을 둘러보며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간판을 바꾸는 것이 무슨 변화가 있을까? 과연 간판바꾸기가
시급한 일인가? 간판 디자인은 어떻게 할것인가? 그리고 마을주민의 협조를 쉽게 얻어낼 수 있었을까?
물론 처음에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간판교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마을이 좋아진다면 응할 용의가
있다는 분위기가 생겨나게 되었고, 간판의 느낌은 '따뜻한 느낌'을 원하는 게 주류였다고 한다.
▲ 전화번호가 6번 이어서 그게 상호로 굳어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미 40년은 넘은 소중한 공간이다.
'육번집'이라는 간판에서 보이듯이 40년 이상을 운영해온 소중한 삶의 역사를 담아내기를 고심하였고, 자칫 새로
개선된 간판에 짓눌려 보이지 않고, 너무 큰소리로 떠들어 대지 않는 간판 그리고 구조적으로도 오래된 건물에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 작은 간판, 이렇게 해서 그 유명한 백운마을의 간판이 탄생하게 되었다.
▲ 약국의 '약'자 간판조차도 굵은 고딕이 아닌 편안한 글씨체로 바꾸었다.
▲ 영어로 어느 상표를 크게 적었을 신발가게도 그냥 신발가게일 뿐이다.
▲ 한 곳는 세 집을 묶어 한 가족의 간판을 걸었다. 매사냥 무형문화재인 아버지와 식당을 하는 어머니 그리고 중장비
를 하는 아들의 공동 간판...이 마을에서는 문어발식 기업 인가 보다 ^^;;
▲ 간판만 보면 이 속에 무엇이 있을지 다 알수 있다.
▲ 아직도 성업중인 떡 방앗간
▲ 큐브를쌓아 조형미를 한층 살린 간판탑, 그러나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지붕에 간판을 얹을 수 없어 부득히
마당에 세웠을 뿐이라고 한다.
▲ 우체국 담이겠죠?
▲ 마치 우리 현우 그림책이 연상되는 간판이다.
▲ 건강원 간판으로 흑염소와 무엇일까요? 호박입니다. 아무래도 호박즙을 많이 짜나 봅니다.
이 건강원은 귀농자들 중심으로 활성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백운 개소주' '백운 호박즙' 등,
정직하게 만든 건강식품을 볼 수 있겠다.
▼ 마을 농협 광장에 보면 B-Mart라는 노란색 컨테이너 박스가 있다.
이곳에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마을을 돌아볼 수 있는 자전거를 200원에 대여해 주기도 하고, 자전거 프린트는
3,000원에 판매도 한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찍은 엽서를 판매한다. 그 안에 빨간 우체통에 넣어주면 기념
스템플를 찍어 발송을 한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보낸 엽서를 집에 도착해서 받는 그 재미를 즈껴보면 좋을 듯,
▼▼ 안내를 해주셨던 진안군 귀농귀촌 활성화센터 최태영 사무국장님 말씀 중 자꾸 생각나는 말씀이 있어서
소개 올립니다. "귀농을 농사지어 돈을 벌겠다고 오시는 분은 말립니다. 농촌 사람들에게 자기가 가장
잘 할수 있는 일로 도움을 줄수 있는 사람들이 귀농귀촌을 해야 합니다"
농촌을 단순히 식량생산 기지로만 버지 말고 사회과학적으로 농촌민의 복지적 측면으로도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농촌을 농촌사람을 바라보는 그의 애정이 참 고마웠다.
▼▼▼ 나는 농사를 지으면 나의 풍부한 인맥을 통해 직거래로 팔아 큰돈을 벌수 있다고 말하는 분이 많음에
놀랍니다. 그러나 그말은 내가 아는 사람이 많으니, 내가 보험영업을 하면 다들 보험 하나씩은 들어주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 유명 스타도 경치 좋은 관광지 사진도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들과 지루할 정도로 천천히 돌아가는 일상의
사진들 뿐이다. 그렇지만 자꾸 내 옷깃을 잡아끌었다.
蛇足으로,
개인적으로 이번 방문은 그 동안 잊고 살아왔던 제가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켜주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농촌주민들의 삶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어느 대선
후보의 말 처럼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기우겠지만요......,
이생강-퉁소, 김광석-기타 화음
첫댓글 앨범에 사진이 하도 안올라와 지역방에 있는 글을 옮겨 적습니다. ^^;;
사무국장님의 미적 안목이 대단하십니다. 요즘 시골 공무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시더라구요. 마치 홍대 앞에 와 있는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