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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06
줄거리 :
성인이 되어서도 장금은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가끔 우물가에서 어린 생각시들과 설거지를 하는 벌을 받는다.
엿새동안 수라를 거부하고 있는 효혜공주에게
최상궁이 선대 최고상궁들로부터 전해 받은 비법을 활용한 음식을 해 올리지만
공주는 이것마저 거부하고 어지럼증으로 쓰러진다.
금영은 장독대에서 장금이 된장과 간장에 숯을 넣어 냄새를 없앤 것을 보고,
숯으로 밥을 지어 공주마마께 죽을 올린다. 공주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죽을 먹는다.
이 일로 정상궁은 금영을 크게 칭찬하고 특별히 중종임금의 생신 상 금계요리를 보조하도록 한다.
그러나 금영은 명나라에서 온 금계를 잃어버리게 된다.
금영은 금계를 은밀히 구하기 위해 몰래 궁을 빠져 나가려하고,
이를 지켜보던 장금도 같이 궁을 빠져나와 최판술의 집으로 간다.
다음 날 최상궁이 금계가 없어진 걸 알고 금영을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이상히 여기고 연생을 추궁하여 사건의 경위를 알게된 정상궁과 최상궁, 한상궁은 대책을 강구한다.
금영은 금계를 구해 최상궁과 무사히 궁으로 복귀하지만,
장금은 내금위 군관에게 붙들려 제조상궁 앞에 끌려온다.
#1 수랏간마당 전경.
20여명되는 나인과 생각시들이 일렬로 서있는 것이 보인다. 그위로..
최상궁 : (E) 머리를 흔들어보아라.
#2 수랏간마당
최상궁이 창이앞에 서있고.. 창이는 머리를 흔들어본다.
이때.. 최상궁이 창이 어깨위의 머리카락을 집어낸다. 죽었다싶은 창이의 얼굴.
최상궁뒤에 따라가는 조방이 오면 창이.. 손등을 내밀고.. 그러면 자로 세게 때린다. 아파하는 창.
최상궁은 다음으로 간다. 연생이다.
연생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조용히 보다가는 느닷없이 슬쩍.. 옷고름을 잡아당긴다.
옷고름이 풀어진다. 연생.. 죽을 상이고..
최상궁 : (째려보며) 들어온 지 몇 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제대로 못해?
음식을 하다 풀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묶어야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연생 : ..마마님.. 마마님..
하면.. 조방이 벌써 자를 들이대고..
연생.. 손등을 내미는데.. 창이와는 달리 겁이 많아 손을 바들바들 떨고..
조방이 내려치는데.. 살짝 피한다.
그리고는 ‘아이고 아이고’ 엄살은 더 떠는 연생..
조방은 째려보지만.. 이미 최상궁은 지나간 상태라.. 그냥 지나갈 수 밖에 없는 조방.
최상궁.. 다음 사람 앞이다. 성인 장금이다.
최상궁.. 장금의 머리모양을 본다. 아주 단정히 잘 빗어져 있다.
최상궁 : 손.
장금.. 손등을 내미는데 반듯하다.
최상궁.. 다시 장금의 옷고름을 살짝 잡아당기는데..
옷고름이 풀어지지 않고 있다.
최상궁.. 장금을 보고는 앞으로 간다.
그 사이에 연생과 눈이 마주치는 장금.
연생.. ‘니가 웬일이냐’ 하는 입모양이다. 장금.. 씩 웃는데.. 이때..
최상궁 : (E) 어젯밤 처소부엌을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자가 누구냐?
장금.. 표정이 굳고.. 어젯밤을 생각하는 표정.
최상궁 : 아궁이에 있는대로 불을 지펴 처소 곳곳을 그을려놓은 것이 누구냐는 데두!
장금 : (E) 저이옵니다.
모두 : (보면.. 장금이 한 발짝 앞서며 얘기하고 있다)
최상궁 : (장금 앞으로 가며) 무엇을 하느라 그랬느냐?
장금 : 음식땔감으로 무엇이 좋은지 알아보려고..
참나무 느티나무.. 오동나무 팽나무에 소나무 잣나무.. 대나무를 피워보느라...
최상궁 : 이런 어리석은 것을 보았나.. 연료로는 참나무.. 느티나무만 쓰는 것을 모르느냐?
장금 : 아옵니다만.. 다른 것을 쓰면 어찌되는지 한번 알아보려고..
최상궁 : (도대체 이 아이를 어찌해야하나 하다가는 또 다른 생각이 났는지)
허면.. 가마솥에 우리가 쓰는 물을 모두 졸아 붙여놓은 것도 너냐?
장금 : 예.. 약한 불에서 얼마 만에 다 졸아붙는지가 궁금하여..
최상궁 : 솔방울 화로를 만들어본다고 어린 생각시들을 시켜 나무 위에 올라가게 한 것도 너고?
장금 : ......예에..
늘 그랬다는 듯 최상궁이 자를 높이 치켜들면 장금 바로 손등을 내밀고 여유있게 한 대 맞는다.
최상궁 : 오늘부터 다시 열흘동안 어린 생각시들과 설겆이를 하여라.
장금 : ..하오나.. 오늘부터 재료 손질하는 것을 배우는..
최상궁 : (확 째려보면)
장금 : (시무룩)
모두 : (혀를 차고)
#3 우물
6-10세 정도 되는 아이들이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설거지통을 들고 오는 장금.
아이1 : 언니 또 예요?
장금 : (씩 웃고)
아이2 : 어쩔려고 그래요? 오늘부터 재료 고르기 배운다면서요..
장금 : 연생이가 있잖아. 적어다 줄거야.
아이1 : 언니는 참 속도 좋아요.. 금영언니는 벌써 5년 전부터 수라음식도 직접 하는데..
아이2 : 맞아요.. 오늘 공주마마 특별음식도 최상궁마마님이랑 금영언니가 한대요..
장금 : 공주마마 특별음식?
아이1 : 몰라요? 요즘 그거 때문에 수랏간이 난리잖아요.
장금 : 아.. 그거? 근데 그 음식을 금영이가 해?
아이1 : 예..
장금 : 그래? (하면서 수랏간 쪽을 보면)
#4 수랏간 마당
생각시와 나인들 웅성거리고 있고 설거지거리를 들고 오는 장금..
정상궁 한상궁은 물론이요.. 공주전 소주방의 상궁들까지 와서는 수랏간 내 조리간을 보고 있다.
아주 걱정스럽고 심각하다.
뒤에서 보고있는 연생에게로 간다.
연생 : (아주 작은 소리로) 공주마마께서 벌써 엿새째 진지를 아니드신대잖아.
장금 : ......
연생 : 공주전 소주방에서는 도저히 해결을 못해서 최상궁마마님께서 직접 하시는 거야.
장금 : ......
연생 : (더 작은 소리로) 최상궁마마님은 그동안 선대 최고상궁마마님들로부터 전해오는
비법을 알고 계신가봐.
조방 : (노려보면)
연생 : (더 작은 소리로) 명나라서.. 약재가 오늘 당도했대.
조방 : (또 노려보고)
장금, 그런 최상궁과 금영을 바라본다. 부러운 눈빛이다.
#5 수랏간 내 조리실
최상궁은 계란찜이나 장조림, 어선같은 음식을 하고 있는데..
보통 방법으로 하다가.. 마지막에 작은 양념통에서 향신료를 꺼내 섞어 넣는다.
#6 수랏간 마당
보는 사람들..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연생 : (작게) 저게.. 비법인가부다.. 뭐지?
장금 : ......
장금.. 역시 궁금하고.. 또한 금영의 그런 모습이 부럽다.
이때.. 다 된 음식을 들고 가는 공주전 상궁.
최상궁과 정상궁.. 한상궁.. 아직은 걱정스러운 듯 따라나가고..
상궁들이 가고나면.. 나인 조방과 금영, 장금, 연생이 남아있다.
조방 : 금영아.. 그 향신료 뭐야? 어떻게 만든거야?
금영 : 나도 몰라!
하고.. 금영.. 나가면..
조방 : 아무튼 잘난 척은..
#7 효혜공주 처소
효혜공주(12살 정도)가 초췌해진 모습으로 있고.. 그 앞에 놓여지는 밥상.
효혜공주의 표정.
바라보는 정상궁과 최상궁.. 그리고 중종 임금. 중전.. 대비.
효혜공주.. 음식상 앞에서 냄새를 맡는 듯 하더니..
숟가락을 들어.. 최상궁이 한 계란찜을 집어먹는다.
반가운 표정의 정상궁.. 최상궁..
허나.. 두어번을 먹고는 다시 무슨 냄새가 싫은 듯 숟가락을 놓고 만다.
실망하는 임금과 중전, 대비
죽을 죄를 지은 표정으로 고개 숙이는 정상궁 최상궁
#8 공주전 앞 일각
장번내시와 제조상궁 있고.. 정상궁, 최상궁, 한상궁이 나온다.
장번내 : (제조상궁과 정상궁에게) 이번엔 틀림없다 하지 않았소?
정상궁 : ..송구하옵니다.
제조상 : (최상궁에게) 기대를 크게 하였는데.. 어찌된 일이냐?
최상궁 : 제대로 된 것입니다.
제조상 : 제대로 되다니.. 드시다가 말았는데 제대로 된 것이야?
최상궁 : 음식을 거부하게 된 미각과 후각을 다시 돌려놓는데.. 시간이 걸리옵니다.
몇일만 기다려주십시오. 오늘은 두어 숟가락 드셨으나.. 점점 더 많이 드실것이고..
닷새쯤 후에는 원래로 돌아오실 것입니다.
장번내 : 닷새나 걸린단말이냐? 공주마마께서.. 진지를 아니드신 이후로..
상감마마의 심려가 이만저만이 아니신데.. 닷새나 걸린다면 상감마마의 옥체를 어찌 하려고!
제조상 : 상감마마뿐이 아니다.
상감마마께서 그러시니.. 중전마마나.. 대비마마께서는 어떠하시고?
하는데.. 안에서 다급하게 ‘마마’‘마마’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모두.. 놀라 보면.. 의녀 시연이가 급히 나온다.
장번내 : 왜그러느냐?
시연 : 공주마마께서 어지럼증으로 쓰러지셨습니다.
하고는 시연이.. 급히 가면
장번내 : 이런.. 이런..
제조상 : (수랏간상궁들에게) 닷새는 안된다. 당겨보거라.. 어찌하든.. 당겨봐.
최상궁 : 예.. 그리 해보겠습니다.
보는 정상궁과 한상궁도 걱정스럽고..
최상궁도 내심 걱정스럽다.
#9 수랏간 일각
최상궁, 들어오는데.. 금영 있다.
금영 : 어찌되었습니까?
최상궁 : 향신료를 더 강하게 써야겠다. 조금 드시다가 말았어.
금영 : 허나.. 향신료를 너무 강하게 쓰는 것은.. 일시적이라..
최상궁 : 일시적이긴 하나.. 그 안에는 식욕을 돋우는 약재도 같이 들었으니..
많이 드시면 분명 입맛도 도실게다.
금영 : (영 떨떠름)
최상궁 : 어쩌느냐? 워낙 성품이 숫기가 없으시어.. 떼도 안쓰시고 말이라고는 통 없으시니..
알 수도 없고..
금영 : .....
최상궁 : 어쨌든 넌 장고에 가서 가장 오래된 된장을 조금 떠오너라..
이번엔 그걸로 양념을 조금 해봐야겠다.
금영 : ..예..
금영 고민하는 모습으로 나간다.
#10 장독대
항아리가 엄청나게 많은데.. 카메라 팬하면 장금이 한쪽 구석에서
장독뚜껑을 열고는 뭔가를 본다.
그리고는 그 안의 간장을 찍어 먹어본다. 괜찮네.
또 다른 장독을 열어 식초를 찍어 먹어본다. 으악..
또 다른 장독을 열어 된장을 한 번 찍어먹어 보는데.. 그냥 뭐..
하다가는 된장 항아리에 손을 쑥 집어넣어 뭔가를 꺼내드는데..
금영 : 뭐해?
장금 : (너무 놀라 손에 든 뭔가를 뒤로 숨기며 보는데 금영이다) 어.. 금영이구나..
금영 : 된장에서 도대체 뭘 꺼낸거야?
장금 : 어어.. 이거..
금영 : ......
장금 : ..숯이야
금영 : (놀라) 숯?
장금 : 응.. 한상궁마마님께서 공부해 오라 하셔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혹시 간장이나 된장 식초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하고.. 한 번 넣어봤어.
금영 : 그러니 최상궁마마님께 매번 매를 맞지.
장금 : ..그렇지? (하다가는 금영에게) 너도 먹어볼래?
금영 : ......
하고는 금영.. 먹어본다.
먼저 식초.. 금영 찍어 먹어보더니..
금영 : 쏘는 식초 맛이 싹 없어져버렸잖아.
장금 : (어색한 웃음)
금영.. 다음 된장 먹어보는데.. 이건 뭐 별다른 변화가 없고
다음 간장을 먹어보는데.. ‘어 이건 괜찮다’
금영 : 간장은 아주 좋아졌구나.
장금 : 응.. 내가 숯을 깨봤더니 아주 작은 구멍으로 돼있더라구..
그래서 그런지 냄새를 잘 빨아들이는 것 같애. 간장은 잡맛이 싹 없어져서 훨씬 좋지..
금영 : 그래.. 좋다.. 이건 한상궁마마님께 얘기해서 다른 간장에도 넣자고 해도 되겠다.
장금 : (좋아서) 정말? 그래도 되겠어?
금영 : (고개 끄덕)
장금 : (좋아하고)
금영 : (그런 장금을 이해할 수는 없으나 미워할 수도 없는 감정으로 보는데)
금영.. 불현듯 뭔가 생각난 듯..
금영 : 나 가봐야겠다.
하고는 바삐 간다.
그런 금영을 의아하게 보는 장금.
#11 수랏간 마당
정상궁과 최상궁과 한상궁, 민상궁, 있는데..
정상궁 : 이제는 모든 방법을 다 써보는 수밖에 없다. 최상궁은 네 식대로 음식을 하거라.
최상궁 : ..예.
정상궁 : 혹.. 그도 안드실 수 있으니..
한상궁은 산약죽을 끓이되 식욕부진에 효과가 있는 진피와 사인, 백두구를 넣어보거라.
한상궁 : 맛있는 것도 아니드시는데.. 약재가 들어간 것을 드시겠습니까?
정상궁 : 허니 어찌하느냐.. 이제는 달리 더 쓸 방법도 없는 것을..
한상궁 : ......
금영.. 들어와 다급한 상황을 본다.
정상궁 : 내의원에서 병으로 인한 것은 아니라 하나 워낙 말이 없으시고.. 심약하신 분이라
남모를 심려로 인해 진지를 아니드시는 것일 수도 있다.
민상궁은 말린 대추를 구워 가루를 내고.. 차조기잎도 가루를 내 음식마다 넣거라.
민상궁 : 네.
정상궁 : (그러면서도 걱정이 되어) 허나.. 워낙 군것은 아니드시고 밥만 드시던 분이라..
밥에 무엇을 넣을 수도 없고..
금영 : .. (정상궁의 말에 더 확신이 드는) ...
이때.. 대전별감 윤막개가 들어온다.
정상궁 : 무슨 일이오?
윤막개 : 전하께서 오늘 저녁 수라는 아예 짓지도 말라는 분부이옵니다.
정상궁 : 뭐라구요?
윤막개 : 공주마마께서.. 쓰러지셨다는 소리를 들으시고는 대노하시어..
자식에게 밥 한끼를 제대로 못 먹이는 아비가 무슨 아비이냐 하시면서
공주마마께서 드실 때까지 수라를 드시지 아니할 것이니..
모든 상궁나인들은 공주마마의 진지에만 온 힘을 다하라 하셨습니다.
모두 : ......
윤막개 : 더구나.. 이 소식을 들으신 대비마마와 중전마마께서도 진지를 드실 수 없다하시어
지금.. 온 소주방이 벌집을 쓰셔놓은 듯합니다.
정상궁 : 이런.. 망극한 일이 있나..
모두 : (난감하고)
장금 : ......
금영 : ......
정상궁 : 알았소.. (하고는 상궁들에게) 따로 때를 기다릴 것도 없으니.. 빨리 빨리들 움직여..
되는대로 음식을 올려보는 수밖에 없다.
모두 : ..예.
하고는 각자의 수라조리실로 들어가는데..
#12 수랏간내 조리실
최상궁 들어오고.. 금영 따라들어오는데..
최상궁 : 된장은 가져왔느냐?
금영 : 마마님..
최상궁 : 왜?
금영 : 이번 진지는 제게 한 번 맡겨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최상궁 : ...왜? 무슨 묘안이라도 있느냐?
금영 : ......
#13 효혜공주 처소
수척해진 효혜공주가 앉아있고..
장번내시와 제조상궁, 공주전 지밀상궁과 보모상궁등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있는데..
이때.. 나인이 상을 들고 들어오고.. 최상궁과 정상궁 따라들어온다.
나인이 공주 앞에 밥상을 놓는데.. 죽 한 그릇에 입맛을 돋게끔 파내놓은 게장, 그리고 짠지가 다다.
장번내 : 아니.. 이게 무엇이냐!
제조상 : 입맛이 돋는 특별식도 아니드시는데.. 어찌 이리 무성의한 밥상을 들여온단 말이냐!
정상궁 : ..송구하옵니다. 하오나.. 죽을 한 수저만 뜨게 하여주시옵소서.
제조상 : 이런 발칙한 것들을 보았나.. 당장 상을 다시 차려오지 못할까!
공주 : (어른들의 큰소리와 상관없이 죽의 냄새를 맡는다)
정상궁 : 마마..
제조상 : 당장 물리거라.. 당장!
정상궁 : ......
하면.. 할 수없이 정상궁.. 나인에게 눈짓을 하고 나인.. 상을 다시 들려하는데..
효혜공주.. 상에서 숟가락을 집는다. 멈칫하는 나인
장번내시.. 제조상궁.. 지밀상궁. 숨을 멈춘 채 그 모습을 보고.. 정상궁도 보는데..
효혜공주.. 밥 한숟가락을 떠서는 입에 넣고 오물거린다.
보모상 : 드시옵니다.. 공주마마께서 드시옵니다.
장번내 : (보고)
보모상 : (자애로운 눈빛으로 보며) 이제는 드실 수가 있으시겠습니까?
공주 : (고개를 끄덕)
장번내 : (기뻐서는) 이리..드실 것을 어찌 윗분들의 심려를 끼치셨습니까?
상감마마께서 얼마나 심려가 크셨는데요.
공주 : (먹으며)..실은..
보모상 : 예.. 마마.. 무엇때문이었습니까?
공주 : ..이 죽은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제조상 : 냄새요?
공주 : (고개를 끄덕이는데)
보모상 : 냄새요.. (하고는 공주의 밥의 냄새를 맡아보는데 잘 모르겠다)
정상궁 : (밥의 냄새를 맡아보곤 한참을 음미해 보다가는 아차 하는 표정)
제조상 : (그런 정상궁을 보면) 왜 그러는가?
정상궁 : 지난 번 장마에 미곡창고가 물에 잠겨 쌀이 예년과는 다르긴 하옵니다.
제조상 : (냄새 맡아보는데 모르겠다는 듯)
정상궁 : 저희는 그러려니 하기에 잘 못맡아도.. 춘추 미령하시고.. 미감이 좋으신 공주마마께선
능히 비위에 거스를 수 있사옵니다.
공주 : (정상궁의 말이 맞는다는 듯 씩 웃으면)
장번내 : (공주에게) 그것이옵니까?
공주 : (고개를 끄덕이는데)
장번내 : 말씀을 하시지요 마마!
공주 : 아바마마도 불평없이 드시는 수라를 제가 어찌..
모두 : .......
#14 식선각
정상궁과 한상궁.. 최상궁등 모두 있고.. 나인.. 생각시 등이 모두 있다..
정상궁 : 이번 일은 어른들과 달리 유난히 비위 약하신 어린 공주마마께서
밥 자체에 거부감이 생겨 벌어진 일이다.
금영 : ......
장금 : ......
정상궁 : 허나.. 누구도 기별하지 못한 이 냄새를 최상궁이 깨끗이 해결하였다.
무엇으로 밥의 잡맛을 없앤 것이냐?
최상궁 : 아니옵니다. 마마님.. 이 생각을 해낸 것은 제가 아니고 금영이옵니다.
정상궁 : 오오.. 그래.. 어찌 한것이냐?
금영 : 숯이옵니다.
장금 : ......
정상궁 : 숯?
금영 : 예.. 숯을 넣었더니.. 밥의 잡내가 사라졌습니다.
정상궁 : 그걸 어찌 알았어?
금영 : ..장금이가 간장에 숯을 넣어 잡내를 없앤 것을 보고 생각이 미쳤습니다.
모두 : (장금을 보고)
정상궁 : 간장에 숯을 넣었다?
금영 : 예.. 마마님.. 간장의 군내를 없애 맛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한 번 맛 보아주십시오.
정상궁 : 그래.. 내 그리 하마.
금영 : (장금을 보고)
장금 : (금영을 본다)
정상궁 : 내 너희들의 모습을 보니 기쁘구나.. 다들 금영이를 본받아.. 항상 생각하고.. 연습하여
어찌하면 더 나은 것을 만들것인지를 늘 염두에 두도록 하여라.
모두 : 예.
하는데.. 이때 별감 하나가 들어온다.
모두 : (보면)
별감 : 정상궁 마마님! 동부승지영감이 급히 부르십니다.
정상궁 : 무슨 일인가?
별감 : 자세히는 모르나.. 아마도 명나라서 사신이 온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정상궁 : 그래? 사신이 왔어?
하고는 급히 나가는 정상궁.
#15 사옹원 집무실앞
정상궁이 오고있는데..
상선 상온 등의 내시 서너명과 각 전의 우두머리 상궁들도 속속 모여들고 있다.
#16 사옹원 집무실안
오겸호가 가운데 앉아있고..
옆엔 장번내시와 제조상궁이 좌우로 앉고
그 옆으로는 내시들과 상궁(의전상궁, 정상궁, 대전상궁등)들이 양쪽으로 앉아있다.
오겸호 : 이번 상감마마의 생신연회는 조촐하게 하라는 어명이 계셨으나..
명 황제폐하께서 보내신 사신이 오면서 상황이 바뀌었소.
모두 : (보고)
오겸호 : 사신의 말로는 전하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한 사절단이라 하고..
명 황실에서 직접 키우는 금계를 가져왔소이다.
제조상 : 금계요?
정상궁 : 금계라면.. 명에서는 무병장수케 해주는 신령한 동물이라하여
고관대작들이나 황제폐하께서도 생신 때 드신다는 그것 아니옵니까?
오겸호 : 그렇소. 더군다나.. 이번 금계는 황실에서 직접 키우던 것이라 하오.
모두 : ......
오겸호 : 허나.. 상감마마께서는 혹 지난번처럼 반정을 빌미로 막대한 은자를 요구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시고 계십니다. 이는 조정대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 ..(걱정스럽다)
오겸호 : 그래서 전하께서는 이번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 명나라 사신들에게 트집이 잡히지 않도록
모든 의전과 음식 대접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 하셨소! (내시 한명을 보며) 상온영감은
(의정상궁을 보며)상의와 함께 사신 접대 의전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상다(내시)도 수랏간상궁과 긴밀히 협조하여 한치의 틀림도 없게 하시오.
모두 : 예.
#17 식선각
정상궁과 최상궁 및 모든 상궁과 나인 생각시들 집합.
정상궁 : 생신상 의궤를 나누어주거라
조방이 의궤를 상궁들과 나인들에게 나누어준다.
상궁과 나인들 보고는 놀라고..
최상궁 : 금계가 이번 생신연회에 올려집니까?
한상궁 : (놀라) 금계라면..
최상궁 : 대국 사천성에서 나는 것인데.. 집안의 재앙을 막아줄뿐더러 불로장생의 영약이라 하여
진시황때 올렸다지 아마..
모두들 : ......
장금 : ......
금영 : .....
민상궁 : 최상궁마마님께서는 금계를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최상궁 : 오라버니가 대국과 교류하여.. 두어 번 본 적이 있고.. 직접 요리를 해본 적도 있다.
한상궁 : ......
정상궁 : (모두에게) 더구나.. 이번 금계는 황제폐하께서 직접 사신을 보내 하사하신 것이다.
모두 : (놀라고)
정상궁 : 또한 전하께서 지난번 같은 낭패가 있을까.. 심려가 크시니..
사신의 대접이나 생신 연회상에서 책잡힐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
모두 : ......
정상궁 : (일사천리로 지시한다) 그럼 이번 생신상의 주요리인 금계요리는 최상궁이 맡도록 하고
최상궁 : ......
정상궁 : 찜과 구이, 적은 한상궁이 하고 전과 채는 민상궁이 하도록 하여라.
민상궁 : (좋아서는) 네 마마님..
정상궁 : 나인들은 그동안 각각 맡았던 것을 상궁들의 지시 하에 잘 따르도록 하고 금영이는
금영 :
정상궁 : 이번 공주마마의 공이 인정되니 특별히 생신 상 금계요리를 보조하도록 하라.
금영 : (당연하다는 표정이면서도 뿌듯)
장금 : (부럽다)
#18 수랏간 마당
들어오는 생각시와 나인들.. (조방, 창, 영로, 연생, 금영, 장금)
조방 : 아주 승승장구구만.. 나인된 지 5년이 된 나도 이제 겨우 찜음식 중찬나인인데
금영이는 하찬상궁이나 하는 생신상음식 보조이니
영로 : 언니도 공을 세우셔요.
조방 : 공을 세울 기회를 줘야 세우지..
한상궁 : (들어서며) 기회가 있어야 공을 세우는 것이 아니고 실력이 있으면 기회가 따르는 것이다.
민상궁 : 하오나.. 이번 금계음식도.. 그렇고.. 해본 사람만 시키는데
우리는 언제 경험을 쌓고 언제 시험을 해봅니까?
한상궁 : 시험해보라고 있는 것이 상감마마의 음식이더냐!
모두 : ......
한상궁 : 어찌 노력을 하지않고 남을 깎아내리는데 시간을 허비해!
민상궁 : ..송구하옵니다..
하는데 정상궁이 들어온다. 모두.. 고개를 숙이면..
정상궁 : 한상궁과 조방이 영로는 지금 급히 태평관으로 가야겠다.
한상궁 : 무슨 일이옵니까?
정상궁 : 제조상궁마마님께서 태평관 상궁들이 못 미더우시다고
네가 가서 명나라 사신들의 음식을 하라고 하시는구나.
한상궁 : 예..
정상궁 : 가면.. 내일이나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니.. 미리 모두 준비를 해 가지고 가거라.
한상궁 : 예.. 마마님..
#19 사옹원 창고앞
짐을 싣고 내리는라 어수선한 사옹원앞.. 그 앞에 보무도 당당한 금계..
받는 최상궁과 금영..
사옹원 관리 박부겸이 이를 넘겨주며
박부겸 : 더할 나위없이 귀한 것이니.. 잘 간수해야합니다.
최상궁 : 예..
금영 : ......
하고 박부겸이 가면..
최상궁 : 나는 금계음식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러 출궁을 하니.. 너는 이를 사육장에 가두고..
생신날 아침까지.. 극진히 돌보아야한다. 알았느냐?
금영 : 예.. 마마님.. 걱정마시고 다녀오십시오.
#20 사육장
노루도 있고.. 삽살개도 있고.. 수입된 특이한 동물도 있고.. 그런 한켠에 금계가 있다.
그 앞에 있는 금영.. 금계에게 물과 먹이를 주고 있다.
그리고는 문을 잠그고 나오는 금영.
금영.. 가는데.. 그 뒤로.. 보이는 사육장 문..
문고리가 허술하여 금방이라도 빠질 듯이 보이는데..
#21 수랏간 부근 길
정상궁과 한상궁.. 장금이 같이 걷고 있는데..
정상궁 : 너.. 말은 그렇게 했어도 ‘나도 금계음식 할 수 있는데’ 하면서 서운하지?
한상궁 : (당황 단호) 마마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맘에는 딴 생각을 품고 입으로는 다른 말을 하는..
정상궁 : (농담이었다는 듯 OL) 알았다 알았어.. 너는 어찌 농 한 번을 순순히 받아주는 적이 없느냐?
(하고 웃으면)
장금 : (그런 둘을 보며 웃고)
#22 궁 전경(다음날)
무수히 많은 나인 궁녀들이 줄지어 처소 쪽에서 궁쪽으로 출근하는 광경..
금영이 그 대열에서 빠져 어딘가로 간다.
#23 사육장
금영이 모이를 들고 한쪽에서 오는데.. 오던 금영 멈칫 선다. 그리고는 급히 달려온다
금계장 문이 열려있다. 순간 얼어붙는 금영의 얼굴.
#24 몽따주(궁 전체)
완전히 굳어버린 표정의 금영이 대비전, 동궁전 및 각 전각들을 뒤지고 있다.
더구나 들어가서는 안되는 편전앞까지 기둥과 전각밑을 이용 몰래 들어가 뒤지기도 하고..
연못가도 뒤지고.. 후원도 뒤지고..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
점점 더 사색이 되는 금영의 얼굴.
#25 수랏간 부근 언덕(석양)
넋을 잃고 앉아있는 금영
잃어버린 금계로 하늘이 무너져 내린 상황이다
#26 최상궁 처소 안(밤, 불꺼진)
절망적인 금영의 표정. 궁녀복이 아닌 평상복이다
뭔가 결심을 한 듯 단호한 표정이 된다. 그위로..
금영 : (마음의 소리.. 다짐하듯)(E) 궁을 나가자! 궁 밖으로 나가서 금계를 구하는거야
나가서 큰아버님댁에 가면 금계를 구할 수 있을 거야.. (그러나 마음이 흔들린다)
궁녀가 허락 없이 궁을 나가면 무서운 처벌을 받는데..
나인들도 가차없이 출궁을 당하는데 하물며 생각시 신분이야!
(힘이 빠진다 그러다가 다시 마음이 급해지는듯) 아냐! 윗분들이 알기 전에 금계를 구해야 돼!
누구보다도 촉망받는 내가 그 귀중한 금계를 분실하다니 말도 안돼!
큰 아버님께 부탁하면 오늘 밤 안으로 구해주실꺼야! 나가자! 궁밖으로!
궁을 나간 죄로 처벌을 받고 내쳐지는 한이 있어도 금계는 구해야 해.
다시 심호흡을 하고는 나가는 금영..
#27 궁 일각(밤)
주위를 경계하며 어딘 가로 가는 금영.
#28 궁의 작은 누각(樓閣)문(밤)
문은 닫혀 있고 빗장은 채워져 있으나 군졸들은 서있지 않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곳을 바라보며 서있는 금영..
잠시 그곳을 보고는 그 옆 주위를 한 번 살펴보고는 인기척이 없는 것이 느껴지자..
금영.. 조용하고도 민첩하게 빗장을 열려는 찰나.. 누군가가 금영의 손을 막는다.
금영.. 놀라 보는데.. 장금이 조용히 하라며 손가락을 입에 댔으나..
금영 : (너무 놀라 벌써 말은 나와버렸고) 니가 웬일로..
그러자 순간 느닷없이 문위에 앉혀져있던 기와속에서 창이 불쑥 밑으로 내려지고..
군졸 : (E) 웬 놈들이냐?
이에 놀란 장금과 금영..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도망을 친다.
#29 궁내 냇가 일각(밤)
도망을 친 장금과 금영.. 휴.. 서로 숨을 고르고.. 장금이 역시 평상복차림이다
금영 : (헉헉대며) 그 위에서 경계를 서는구나. 안 그래도 왜 병사들이 없을까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장금 : 그럴 리가 없지.
금영 : ..(그러다가는 장금이 왜 나왔는지 이상하다) 헌데 너는?
장금 : 도와줄게.
금영 : ......
장금 : 낮부터 궁안 곳곳을 헤메고 돌아다니는 걸 봤어. 잃어버린 금계를 찾아서 헤메는 걸...
금영 : ......
장금 : 마침 한상궁마마님도 안 계시고 연생이한테 부탁도 해놓았어. 같이 가자.
금영 : ......
장금 : 혼자 나가는것 보다는 도움이 될거야.
금영 : ......
장금 : 금계는 덕구아저씨 한테도 알아볼 수 있어!
금영 : ......
장금 : 따라와봐! 어쩌면 들키지 않고 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봐둔 데가 있거든...
하고는 장금이 어딘가로 가자..
잠시 장금을 바라보던 금영 급히 따라간다.
#30 궁벽 일각(밤)
냇가로 죽 가다가 궁벽이 이르러서는 하수구형태로 돌로 네모나게 만들어져 있다.
궁 밖과 연결된 곳이다.
그곳을 보는 장금과 금영.. 아직은 도랑을 풀들이 가리고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장금 : 그저께 설거지 하다가 나무주걱이 떠내려가는 바람에 여기까지 왔었는데..
저기 하수구 철책 문이 뜯어져있어서 주걱이 그냥 떠내려가 버렸거든..
금영 : ......
하고는 장금이 안내하여 하수구 앞으로 가자 장금이 말한대로 철책문이 뜯어져있다.
금영 : 정말이네..
군졸 : (E) 누구냐?
놀라는 장금과 금영..
수풀 사이로 숨어 지켜보면..
횃불을 든채 경계를 하며 다가오는 군졸 둘.
군졸1 :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장금과 금영.. 바짝 긴장하여 몸을 최대한 숨기는데.. 점점 더 다가온다..
조금만 더 다가오면 들킬 것 같은데..
이때.. 누군가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군졸들 : (돌아보며) 땅개
멸화군 : 도토리
군졸1 : (멸화군 병사에게) 무슨 일입니까?
멸화군 : 영화당 근처에서 불이 났습니다.
군졸1 : 다른 군사의 기미는 없구요?
멸화군 : 예. 단순 화잽니다. 더 커지기전에 얼른 꺼야합니다.
하고는 멸화군 병사 급히 가면.. 군졸들도 달려간다.
보는 장금과 금영.. 가는 그들을 보며 휴하고 안도하고는 둘이 마주보는데..
순간 둘다 ‘때는 이때다’ 싶다.
장금과 금영.. 일어나.. 이제 철책을 제치기 시작한다.
장금과 금영.. 힘을 합해서는 철책을 제치고.. 둘이 하수구를 통하여 나간다.
#31 궁궐 밖 다리(밤)
그 밑의 하수구로 나오고 있는 장금과 금영.
장금과 금영.. 드디어 궁밖으로 나오고.. 드디어 나왔다는 생각에 기뻐하는데..이때..
포졸 : 누구냐? 누구야?
하고 풀샷으로 보면..
장금과 금영이 선 위쪽으로 다리가 있고.. 다리 위의 포졸이 인기척이 나는 쪽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다.
놀라는 장금과 금영. 뛴다
포졸 : 게섯거라
하고 포졸이 뛰어오고.. 장금과 금영은 무조건 뛴다. 한참을 뛰는데..
#32 청계천변 일각(밤)
한참을 뛴 장금과 금영..
이제는 쫓아오지 않는 듯 하자 걸음을 멈추며 따라오는지를 보고있는데..
확실히 따라오지 않자 이제는 가려고.. 뒤를 도는데.. 이게 웬일인가..
거칠고 더럽게 생긴 깍정이 한명이 서있다.. 놀라는 둘.
그러고보면.. 깍정이들이 한둘이 아니고.. 남자 여자 아이.. 노인들 등이 여기저기서 자다가 일어나
여기저기서 눈빛을 빛내고 있다.
공포스러운 장금과 금영..
깍정이 : 뭐야 니네?
장금 : ..잠을 깨웠다면 미안합니다.. 길을 잘 몰라 그랬습니다.
하고는 장금.. 공포에 떨고 있는 금영을 데리고 가려는데.. 깍정이놈이 가는 길을 막아선다.
깍정이 : 이렇게 깨워놓고.. 그냥은 못 가지. 허기를 진정시키고 겨우 잔 잠인데..
장금 : ......
금영 : ..그럼.. 어찌 하란말이요?
깍정이 : 돈을 주든가.. 그것도 없으면..
하고는 확 덮치려하는데..
장금과 금영을 따라온 병사가 소리를 지른다.
포졸 : 그 손 놓지 못하느냐?
깍정이 : (수그러진 말투로) 이것들이 먼저 허락없이 저희 집을 들어왔습니다요.
포졸 : 그래두!
깍정이 : (할 수 없이 손을 놓고)
포졸 : (장금과 금영에게) 다리에서 도망간 것들이 너희들이냐?
금영 : ..(당황하는 사이)....
장금 : 예.. 저희들.. 제발 집 좀 찾아주십시오.
금영 : (그런 장금을 보는데)
포졸 : 집이라니? 너희들 방금 궁에서 나온 게 아니냐?
장금 : 궁이라뇨? 저희들은 어제 경기도 양주에서 친척을 찾아 올라왔사온데..
친척집을 찾지 못하여 이리저리 헤매고 있습니다.
포졸 : (사실일까 거짓말일까 생각하다가는) 찾는 친척이 누구냐?
금영 : 최판술 어른이라합니다. 한양 육의전의 상인이시라고 들었습니다만..
포졸 : 뭐라구? 경상 선전 대방이 친척이란 말이냐?
금영 : 예.. 가까운 일가신데. 저를 부르신다기에...
포졸 : 그 집이라면.. 예서 그리 멀지 않다.. 저기 저 저자거리만 지나면 바로 나오는데..
금영 : 그렇습니까?
장금 : 고맙습니다 그럼...
하고는 장금과 금영.. 인사를 하고는 걸어나오는데..
포졸 : (E) 잠깐 멈추어라.
장금 : ......
금영 : ......
둘이 돌아보면..
포졸 : (깍정이에게) 이 처자들을 대방댁까지 데려다 줘!
금영 : (놀라고.).
장금 : (OL) 아 아닙니다! 그 사람은 우리를 해치려던 사람입니다.
포졸 : 그건 몰랐을 때 그런 거고.. 숭악한 놈은 아녀. (깍정이에게) 야 이눔아..곱게 데려다주고 와.
허튼 짓을 했다간 물고를 낼테니.. 알아들었어?
깍정이 : ......
하면 깍정이는 벌써 앞장 서고..
걱정스런 눈빛의 장금과 금영이 할 수 없이 따라가는데..
#33 거리 일각(밤)
장금과 금영이 너무도 오랜만에 나온 거리인지라 두려운데다.. 앞에 가는 깍정이도 무섭고..
겨우겨우 가고 있는데.. 갈림길이 나오자.. 깍정이가 한쪽 길을 택해서 가자..
금영 : (두려워 생각없이) 그쪽이 아니잖소.
깍정이 : (날카로운 눈빛으로 능글맞게 웃는다)
금영 : ..(아 실수했구나)..
장금 : ......
깍정이 : (다시 길을 바로잡아 걸으며) 아시는 구먼요
금영 : ......
장금 : ......
#34 최판술의 집이 보이는 거리(밤)
이미 셋은 모퉁이를 돌아 이제 최판술의 집이 보이는 거리를 걷고 있는데..
이제는 장금과 금영이 앞서서 걷고 깍정이가 뒤서서 걸으며 협박을 하는 형국이다.
깍정이 : 궁에서 나왔죠?
장금 : ......
금영 : .....
깍정이 : 지는 궁에서 나왔든.. 하늘에서 내려왔든 아무 상관없는 사람인게요..
알아서 우리 식구들 먹고 살 거리나 좀 챙겨주시죠.
장금 : ......
금영 : ......
깍정이 : 서운한 생각만 안들게 해주시면 아무 걱정 안해도 됩니다.
장금 : ......
금영 : ......
하는데.. 드디어 최판술 문앞에 당도했다.
금영.. 문을 두드린다. 기척이 없자 다시 두드린다.
하인 : (안에서 E) 누구쇼?
하고는 문이 열리는데..
하인.. 금영을 보자.. 놀라며..
하인 : 아니.. 금영아씨? 금영아씨가 이 시각에 여긴 웬일입니까?
금영 : (들어가며) 큰아버님.. 큰아버님 계셔?
하인 : 아뇨.. 그게.. (하다가는 깍정이도 들어오려하자) 넌 뭐야 이눔아!
금영 : 아냐.. 우릴 여기까지 데려다 준 사람이야.. 정중히 모셔.
하인이 떨떠름 하나 그냥 들여보내고..
#35 최판술의 집 마당(밤)
금영과 장금, 깍정이 한명이 들어와 있고.. 어느새 집사와 하인 몇몇이 나왔다.
집사 : 금영아씨! 대체 이밤에 어찌된겁니까?
금영 : 큰아버님 계십니까?
집사 : 아뇨.. 안계시는데요.
금영 : 예? 어딜요? 어디 가셨어요?
장금 : .....
집사 : 동래상인중의 한명이 거래를 청해와 만나러 가셨습니다.
금영 : 언제 오십니까?
집사 : 글쎄요.. 술자리까지 이어지실지도 모른다 하였습니다.
금영 : ..(크게 낙담하여)..
장금 : ......
집사 : 근데 어찌된 일입니까?
금영 : 우선은.. 저기 (깍정이를 가리키며) 저 사람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좀 싸주셔요.
저희를 여기까지 데리고 온 사람입니다.
하면.. 하인이 깍정이를 데리고 가고..
금영 : 집사어른! 저 사람이 우리가 궁에서 몰래 나온 걸 알아요. 섭섭치않게 줘 보내세요.
집사 : (놀라) 아니 그럼 최상궁마마님 심부름도 아니고 몰래 나오셨단 말입니까?
금영 : ..예..
집사 : 한 번 궁으로 들어간 궁녀는 시체가 되어서나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게 무슨 해괴한 일입니까?
뒷감당을 어찌하시려구요. 들통나면 끝장입니다! 출궁이예요! 출궁!
장금 : ......
금영 : ..그러니까 집사어른이 날 좀 도와주세요.
집사 : 도와주다니.. 뭘요?
금영 : 금계를 구해야합니다. 지금 당장 금계를 구해야해요.
금계를 구하지 못하면 저나 마마님 모두 큰일납니다.
집사 : ......
#36 방안(밤)
장금과 금영.. 집사 앉아있는데..
집사 : 그럼 우선 궁으로 들어가세요. 제가 구해 내일은 어떤 방법으로든 들여보내겠습니다.
금영 : ......
집사 : 궁녀가 궁을 허패도 없이 나온다는 건 보통 큰일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얼른 들어가세요.
금영 : ......
장금 : ......
금영 : 그래도 안되겠어요. 제가 구해서 들어갈래요.
어차피.. 출궁의 죄나.. 사신이 가져온 금계를 잃어버린 죄나 다를 게 없어요.
오히려.. 금계는 구하지 못하면 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수랏간과 더 나아가서 조정의 문제예요.
장금 : ......
집사 : ......
금영 : (굳은 결의를 보이며) 그러니.. 제손으로 반드시 구해서 갈거예요.
집사 : (생각하다가) 알았습니다. 아무튼 구해보겠습니다.
허나.. 이미 날이 저물어.. 이 밤에 구하기는 힘들거 같습니다.
금영 : 어떡하든 해보세요. 무조건 구해야합니다. 무조건.
집사 : ..예.. 알았습니다.
하고는 나가는 집사.
장금과 금영이 남는데..
장금 : 금영아..
금영 : .....
장금 : 어차피.. 오늘 밤은 구해서 들어가긴 어려우니.. 나는 덕구아저씨네 가서 구해보마.
금영 : 거기라고 무슨 뾰죽한 수가 있겠어?
장금 : 덕구아저씨가 가지고 있지는 않더라도.. 그런 특이한 식재료를 취급하는 상인이라도 아실게야.
금영 : .....
장금 : 갔다올게.
금영 : ..허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어 쌈지를 주며) 내일 유시에 보자.
장금 : 그래.
금영 : 늦어도 유시까지는 와야한다. 술시 이후에는 처소에 있어야 해.
장금 : 알아.
금영 : 들어가는 것은 내가 방편을 마련해놓아볼게.
장금 : (고개를 끄덕하는데) 알았어. 늦지 않고 올게.
하고는 장금.. 가는데..
금영 : 장금아.
장금 : (돌아보면)
금영 : 고맙다.
장금 : (빙긋 웃고는 간다)
#37 덕구네집 전경(밤)
덕구처 : (E) 아.. 얼른! 뭐해?
#38 덕구네집 방안(밤)
덕구가 한쪽 구석에 쳐박혀서는 자기 옷고름을 잡고는 배배 돌리고 있다.
덕구처는 그런 덕구를 노려보고 있다.
덕구 : 내가 오늘 허리가 좀 아픈데..
덕구처 : 어제는 다리가 아프고.. 그저께는 머리가 아프고.. 오늘은 허리가 아프고..
언제 안아퍼? 엉?
덕구 : 그러니까.. 그게..
덕구처 : 일 좀 하라 그러면 만날 내빼다니고 배달 한 돈은 만날 빼돌리고
이거 마저 맨날 빼먹으면 그게 지아비야?
덕구 : 그러니까.. 그게..
덕구처 : 몰라. 오늘은 허리가 부러지든 머리가 깨지든.. 난 몰라.
하고는 덕구의 옷을 벗어제끼는데.. 덕구.. 더욱 옷을 움츠리며..
덕구 : 사내에게도 지키고싶은 감정이 있는건데.. 그렇게 마구잡이로..
하는데 벌써.. 덕구처 옷을 확 잡아채는데.. 이때..
장금 : (E) 아저씨! 저.. 장금이예요..
덕구 : (놀라고 반가워 바로 튀어나가며) 장금아!
덕구처.. 열받은 표정..
#39 덕구네 집밖(밤)
장금 있고.. 덕구 나와있다..
덕구 : 장금아! 이밤에 대체 어쩐일이냐? 그리구 이게 얼마만이냐?
장금 : ..그저께 사옹원에서 뵀는데요..
덕구 : 아! 그런가?
하는데.. 옷을 챙겨입은 덕구처 나온다.
덕구처 : 넌 이 시각에 어떻게 된거야? 상궁마마님을 따라나왔다면 이 시각은 아닐테구..
무슨일이 생겼니? 쫓겨났어? 도망나왔어?
덕구 : 그래.. 맞다.. 어떻게 된거야?
#40 덕구네 방안
덕구처 덕구.. 장금 있는데..
덕구처 : 일났네.. 일 났어. 너 도대체 그게 얼마나 큰 죄인줄 몰라? 당장 들어가! 얼른.
장금 : ..어쩔 수가 없어요.. 내일까지 금계를 구해보고. 내일 금영이를 만나서 함께 들어가야해요.
덕구 : 그래.. 어차피 이렇게 된거.. 오늘은 자고 내일 치계전(자막: 꿩, 닭을 파는 점포)에 가서 찾아보자.
장금 : 고마워요.. 아저씨..
덕구처 : 애나 으른이나.. 나는 도대체 세상 인간들이 이해가 안되서 살 수가 없어. 살수가..
(하고는 덕구를 노려보면)
덕구 : (장금이 등뒤로 고개를 숨긴다)
#41 치계전(낮)
장금이 치계전에서 있는 닭과 꿩들을 죽 둘러보는데..
덕구가 누런 장닭을 들고 와서는 금계라며 보여준다.
장금.. 입모양으로 ‘금계는 꿩이예요’
덕구.. 꿩이야? 말을 하지.. 하면서 다시 가고..
다시 덕구가 특이하게 생긴 꿩을 가져와서는 보여주는데..
장금.. 다시 고개를 젓고..
#42 치계전 일각
주인과 덕구가 말다툼을 하고 있다.
주인 : 그럼 처음부터 금계를 달라고 해야지. 왜 금빛 닭을 달래?
장금 : 금계를 아세요?
주인 : 보기는 했어.
장금 : 그래요? 구할 수 없을까요?
주인 : 글세.. 그게 우리같은 치계전에 들어오는게 아니고 대국과 교류하는 만상이 두세마리 들여오면..
대가댁 양반님네 하인들이 사가는 거지. 나도.. 송파나루에 만상배 들어올 때.. 잠깐 본거야.
장금 : 그래요..(하고는 실망하는데)
덕구 : 장금아.. 그럼 됐다.. 오늘이 송파나루에 만상배 들어오는 날이야.
안그래도 오늘 마포나루 가서 백본을 사려고 했거든.. 아주 비싼 약잰데.. 만상배에 실려오거든.
그걸 넣은 술을 만들면 술값이 네배로도 뛰고.. 열배로도 뛰어.
장금 : (기뻐) 그래요?
덕구 : 그래.. 가보자..
장금 : (기대에 차고)
#43 송파나루
지나는 상인들과 행인들로 북적대는데..
그 사이에 있는 장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덕구가 온다.
장금 : 알아보셨어요?
덕구 : 신시나 돼서 들어온다는구나.
장금 : 신시면.. 시간이 촉박하기는 한데.. 유시까지는 최판술상단으로 가야해요.
덕구 : 신시에 들어오기만 하면.. 사고 뭐하고 해도 유시까지는 댈수 있을게다.
장금 : (걱정스러운데)
덕구 : 걱정마라.. 내가 미리 사람들을 만나서 오면 바로 우리한테 넘길 수 있도록 해놓을테니까..
너는 들고 가기만 하면 돼.
장금 : ......
덕구 : 해서 말인데.. 술이라도 한잔 대접하려면.. 그게..
장금 : ......
장금.. 생각하다가 소매안에서 금영이 준 쌈지를 꺼낸다.
덕구.. 보는데.. 눈빛이 빛나고..
장금.. 쌈지는 다시 집어넣고..
다시 소매안에 있는 자기의 돈 몇푼을 꺼내준다.
덕구.. 실망..
장금 : 제돈은 이거밖에 없어서..
덕구 : (실망하나) 그래.. 그거라도.. 나야.. 고맙지.
장금 : 죄송해요.
덕구 : 아니다..
하고는 받아서 가는데.. 보는 장금..
덕구 : (혼잣말처럼) 하마터면 장금이 돈을 들고 튈 뻔했네..
마누라 때문에 돈만 보면 튀는 버릇이 생겨서.. 원..
혼자 남은 장금은 딱히 할 일도 없고..
이리 저리 둘러보다가 천천히 장터 물건들을 보며 걸어가는데..
#44 장터 일각
장금이 물건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있다.
그러다가는 그림과 책 등을 파는 전포가 있자.. 발길이 멈추고.. 본다.
아무 생각없는 장금과는 달리.. 옆에 선 여인.. 웬지 무인(武人)의 느낌이 나는데..
그 여인도 서있다.
이때.. 웬 삿갓을 쓴 자가 오더니 슬쩍 뭔가를 그 여인에게 전해주고..
얼핏보면.. 장금에게 전해주는 것처럼도 보인다.
이 모습을 보고있는 장터 곳곳의 눈들.
이제.. 장금도 움직이고.. 삿갓과 그 여인도 움직이는데..
#45 장터 한적한 일각
장금이 그곳에 와 서서는 앉아 쉬려고 하는데..
이때.. 조용히 민첩하게 사내 둘이 와서는 입을 막고 팔을 껴서는 어딘가로 데리고 간다.
장금.. 놀랐으나.. 반항도 하지 못한 채 끌려간다.
#46 다른 일각
장금.. 끌려가보니.. 사내들 너덧이 더 있다.
사내들이 장금의 소매를 걷어서는 뭔가를 뒤지는데..
쌈지만 나올 뿐이다.
사내1 : 어디다 감추었느냐?
장금 : 대체 뭐하는 분들이기에 백주 대낮에 여인을 이리 한단 말이오?
사내1 : 삿갓에게 받은 것을 어디다 감추었느냐는 데도?
장금 : 무슨 소리요? 나는 받은 것도 감춘 것도 없소.
사내1 : 이년이..
하며 장금에게 칼을 들이대는데.. 이때..
민정호 : (E) 칼을 치워라
장금.. 보면.. 갓을 쓰고 선비옷을 입은 민정호다.
장금.. 구해주려고 하나 반가운 마음이 드는데..
사내들.. 모두 민정호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한다.
민정호 : 그 여인이 아니고.. 옆에 있던 남색치마의 여인이었어.
사내들 : (민망해하고)
사내1 : 송구하옵니다..
민정호 : 나루터에서 배를 타려할 것이니. 다들 다시 찾아보도록 하여라.
지도를 가진자를 찾아야 지도를 그려준 자와 다른 잔당들도 찾을 수 있다.
사내들 : 예.
민정호 : 삿갓을 쓴 자는 무공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으니 조심하고.
하면.. 사내들.. 다시 민첩하게 움직이고..
민정호 : (장금에게) 송구하게 되었습니다.
하고는 정중하게 인사하고는 간다. 장금.. 보는데서..
#47 나루터 일각
장금이 오는데.. 덕구가 반색을 하며..
덕구 : 어딜 갔다 이제 오는게야..
장금 : 왜요? 배가 도착했습니까?
덕구 : 그래! 조금 전에 와서 알아봤는데 계가 들어왔다지 뭐냐?
장금 : 정말이요?
덕구 : 그래..그래서 내가 다른 곳에 못 팔도록 그 상인을 주막에 모셔놓고 왔으니.. 어서 가자. 어서 가.
장금 : 예..
장금과 덕구 가는데..
#48 대궐전경(낮)
#49 최상궁 처소
최상궁, 들어오며
최상궁 : 홍아.. 홍아..
홍이 : 예.. 마마님..
최상궁 : 금영이를 보지 못하였느냐?
홍이 : 예.. 제가 왔을 때 이미 없었습니다.
최상궁 : 오늘은 번도 아닌데 이상하다.. 사육장에 금계도 없고..
홍이 : 찾아볼까요?
최상궁 : 아니다.. 내가 수랏간으로 가볼것이니..너는 하던 일 하거라.
홍이 : 예.
#50 수랏간 마당
바짝 긴장하여 어찌할줄을 모르고 있는 연생.
한상궁 : 장고에 있다면서..
연생 : 예.. 마마님.
한상궁 : 그러니 가서 장금이를 불러오라는데 왜 그러고 있어?
연생 : (속으로 침착침착을 외우며) 아까 제가 갔을 때 장고에 장고에.. 있었는데..
거기서 다시 공부를 더 한다며 어딘가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이만하면 잘했다는 표정)
한상궁 : 그래? (하며 연생의 태도가 좀 이상하다싶은데)
그래도 지금 다들 바빠 처소에서 쉬던 아이들까지 모두 나와 일을 하니.. 찾아보도록 하여라.
연생 : 예.. 마마님..
하고는 휴.. 안도를 하고는 나가려는데.. 최상궁이 들어오더니 느닷없이..
최상궁 : 금영이 못보았느냐?
연생 : (또 다시 생각지 않은 질문에) 모..못보았습니다. 금영이는 금영이는 못 보았습니다.
최상궁 : 이상하다.. 처소에도 없고 사육장엔 금계도 없고..
한상궁 : (그 말에 순간 불안한 생각이 들어 연생을 보는데)
최상궁 : 언제부터 못보았느냐?
연생 : ..어제.. 아니..오늘 아침에 처소에서 처소에서 보고.. 못 보았습니다.
한상궁 : (느닷없이 끼어들어) 둘이 같이 있느냐?
연생 : (또 다시 정신이 없어지며) 예.. 마마님..
한상궁 : 바른대로 고하지 못할까?
연생 : 예? 마마님?
한상궁 : 둘이 같이 있는데.. 왜 장금이는 조금 전에 보고.. 금영이는 아침에 보고 못봐?
연생 : 아니.. 그것이 아니오라.. 저는, 저는 안된다고 하였는데..
한상궁 : ......?
최상궁 : ......?
#51 주자헌
정상궁, 한상궁, 최상궁있고.. 연생은 한쪽에서 바들바들 떨며 앉아있다.
정상궁 : 이런 철딱서니 없는 것들을 보았나? 그런 큰 일이 벌어졌으면 고해야 할 것을..
최상궁 한상궁 : .....
정상궁 : 만일 이 사실을 승정원이나 제조상궁마마님께서 아시면....
최상궁 : 제 불찰이옵니다. 어린것에게 그런 막중한 일을 맡겨놓고 떠났으니.. 송구하옵니다.
한상궁 : (연생에게 소리지른다) 그래 어디로 간다고 하였느냐?
연생 : 최..최상궁마마님 오..오라버니댁으로 가면 분명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상궁 : ......
최상궁 : ......
한상궁 : 마마님.. 지금 아이들 문제가 아닌 듯 싶습니다.
당장 내일 아침이면 금계음식을 하여야하는데.. 어찌하겠습니까?
정상궁 : ......
한상궁 : 지금 당장 금계도 구하고 아이들도 데려와야 할 듯 합니다.
정상궁 : 그렇구나.. .
최상궁 : ......
정상궁 : 알았다! 사실대로 고할 수는 없구나! 내가 제조상궁마마님을 뵙고 금계재료가 미비하여
급히 최상궁을 다시 내보내겠다 말씀드릴 것이니 최상궁은 허패를 받아 바로 집으로 가거라.
최상궁 : 예.
정상궁 : 금계도 반드시 구하고 아이들도 반드시 데리고 들어와야한다.
최상궁 : 예 마마님..
정상궁 : 허패를 받아도 술시안에는 들어와야하니.. 이거 참 큰일이구나.. 빨리들 움직이자. 시간이 없다.
최상궁 : 예.. 마마님..
하고는 모두 일어나 분주히 움직인다.
#52 송파나루
배를 타는 장금.
보자기에 싼 금계를 껴안고는 배를 타는 장금..
마음은 급하지만.. 그래도 금계가 있어 마음은 가볍다.
#53 최판술의 방
최상궁이 뛰어들어오며
최상궁 : 그런 일이 있었으면 정상궁마마님께 고했어야지.
이렇게 어이없는 짓을 저지르면 어쩌자는 것이냐?
금영 : ......
최상궁 : 금계를 잃은 것도 중죄이거늘.. 출궁까지.. 이 일을 어찌 할 것이냐!
금영 : 이미.. 출궁의 죄는 각오하고 있사옵니다.
최상궁 : 각오를 하고 있다니! 너나 나는 혼자의 몸이 아니고..
그동안 집안의 명예를 드높여오신 선대 상궁마마님들과
또한 이 집안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함부로 생각해서는 아니된다고 그렇게 일렀거늘..
어찌 그리 경솔하단 말이냐
금영 : 하오나.. 저의 실수로 금계를 잃었고.. 만약 다시 구하지 못한다면
크나 큰 일이 벌어질 것 아니옵니까?
최상궁 : 그건 나나 한상궁, 정상궁마마님께 말을 하여 풀었어야지..
무작정 나와버렸다가 잘못되면 일은 수랏간의 일로 그치지를 않고
제조상궁마마님이나.. 더 나아가 내금위로 까지 번질 수 있음을 왜 몰라!
금영 : ......
최판술 : ..그만하거라.. 나도 알아듣게 호통을 쳤다.
어린것이 사신의 금계를 잃어버리고 나서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최상궁 : ......
금영 : ......
집사 : (밖에서 E) 대방어른.. 강집사이옵니다.
최판술 : 들게.
집사 : (들어오면)
최판술 : 그래 구하였는가?
집사 : 예.. 다행히 한 마리를 구하였습니다.
최상궁 : 오.. 다행입니다.
금영 : (안도하는)
최상궁 : ..이제 궁으로 들어가자.
금영 : 조금만 지체하여 주십시오. 장금이가 유시까지 오기로 하였습니다. 같이 들어가야합니다.
최상궁 : ..(불안한데)..
#54 산길
금계를 쥐고는 바삐 걷고 있는 장금.
장금이 그렇게 한참을 걷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E) 멈춰라! 멈추지 못하느냐!
(E) 칼을 뽑는 금속성의 날카로운 소리들
장금.. 무슨 소린가 하고 몸을 숨기는데..
#55 산 일각
삿갓과 사내 몇이 44씬의 남자 민정호가 싸우고 있다.
민정호 : 네가 왜구의 밀정인 것을 알고 있다. 순순히 오라를 받거라
삿갓 : ......
하는데.. 일제히 달려드는 사내들.
그러나 맥없이 정호 앞에 쓰러지는 사내 두 명.
삿갓, 등 뒤 칼집에 천천히 손이 옮겨가고... 정호의 손도 천천히 칼집으로 옮겨가고 있다.
몸을 숨기고 어둠속에서 바라보고 있는 장금.
잠시의 적막감이 휩싸이는 가운데 삿갓이 칼을 뽑아 달려든다.
맞부딪치는 정호와 삿갓의 칼. 잠시 정적이 오가고..
장금.. 놀란 눈으로 보는데.. 으윽.. 쓰러지는 삿갓..
그러자 사내들은 도망가고..
정호는 천천히 삿갓에게 다가가서는 삿갓이 가지고 있는 지도를 꺼내려는데..
순간 놀란 장금의 눈.
민정호의 뒷쪽에서 단도를 던지는 여인.
이미.. 민정호의 허리에 단도는 꽂혔다.
으윽.. 신음하는 민정호..
연달아 또 하나의 단도가 어깨에 꽃히자 쓸어지는 민정호
재빨리 다가선 여인, 민정호의 손에서 지도를 뺏어 들고는 바람같이 사라진다.
쓰러져있는 두 남자.. 정적이 흐르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잠시 넋을 잃고 보고만 있던 장금.
겁이 나지만 일단 일어나 두 남자에게로 가본다.
가서 보니 두 남자 모두 이미 죽어있다.
무섭고 놀라워 몸을 떠는 장금. 얼른 가던 길로 달려가는데
정호 : (E) 이보시오.. 이보시오..
달려가던 장금 뒤를 돌아보면 몸을 반쯤 일으킨 민정호가 손을 내저으며 구원을 청한다
멈칫하던 장금 가던 걸음을 돌려 다가온다
장금 : 여보세요! 여보세요! 정신차리세요!
그러나 정호는 사람의 소리를 듣자 정신을 잃는다.
장금.. 이 일을 어찌해야하나 당황하는데..
보니 단도가 꽂힌 허리와 등에서 피가 많이 나고 있다.
장금.. 잠시.. 어찌 할바를 모르고 있다가는 결심을 한 듯 정호의 등에 꽂힌 단도를 잡는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결심을 한 듯 눈을 감고.. 힘을 주어 칼을 뽑는다.
움찔하는 정호.. 다시 허리에서 단도를 뽑는다
양쪽에서 피가 더 많이 흐르고 있다.
장금.. 이를 어찌하나.. 고민하다가 우선 속치마를 쭉 찢어 자상부위를 일단 묶는다.
일단 묶어는 놓았으나 천위로 계속 배나오는 피. 멈춰지질 않는다.
장금.. 벌떡 일어나 어딘가로 달려간다.
#56 최판술의 집 마당
금영이 초조하게 마당을 왔다갔다 하고있고.. 최상궁이 나오는데..
최상궁 : 이제는 그만 들어가야한다.
금영 : 이제 겨우 유십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최상궁 : 어차피.. 허패는 하나다. 내가 너 하나를 데리고 들어가는 것도 지금 버거운 일이야.
장금이까지 둘을 데리고 들어가면 모두 다 위험해 질지도 몰라.
금영 : 그래도 기다려야합니다. 장금인 저 때문에 나온 겁니다.
절 도와주러 나온 동무예요. 이대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최상궁 : ......
#57 산 일각
산속 여기저기를 미친 듯이 다니며 약초를 찾고 있다.
금영 : (E) 유시까지는 돌아와야한다. (E)유시까지는 돌아와야한다.
연생 : (E) 몰래 궁밖을 나가면 내쫓기는거 몰라?
장금도 입으로는 계속 유시유시를 웅얼거리며 찾는데.
여기를 찾아도 안보이고.. 저기를 찾아도 안보이고..
그러다가는 뭔가를 발견한 장금.. 몇몇 약초들을 찾아 캔다.
#58 최판술의 집 마당(밤)
최상궁과 금영 있다. 금영이 초조하게 보는데..
최상궁 :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 먼저 들어가자.
금영 : 안됩니다. 저 때문에 나온 동무를 두고 혼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최상궁 : 너도 출궁되고 싶은게냐? 어서 들어가자는데두.
금영 : 분명 올겁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초조한 금영의 표정.
#59 산길(56씬과 동일씬. 밤)
이미 어두워졌다. 장금 약초를 빻는데.. 마음이 급해서인지 자기 손을 찧는다.
‘아’ 순간.. 장금.. 이러면 안되지 생각하고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다시 정성스레 빻기 시작하고..
컷. 잠시후..
장금이 빻은 약초를 상처부위에 정성스레 올린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속치마를 벗어.. 굵게 쭉쭉 찢는데..
이때.. 장금이 저고리속에 가지고 있던 삼작노리개가 빠지나 장금은 이를 알아채지 못한다.
여러겹으로 하여 아까보다 아주 단단하게 정호의 어깨를 묶어준다.
이제 장금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맺힌다.
장금.. 이제 다 묶고는 맥을 한 번 집어보는데.. 살거는 같다.
이제는 어쩔수 없다 생각하고 금계를 다시 가슴에 안고는 민정호를 한 번 다시 보고..
잠시 갈등을 하다가는.. 돌아 뛰기 시작하는 장금.
#60 판술의 집밖(밤)
금영과 최상궁.. 초조하게 기다리며
최상궁 : 들어가야 한데두..
금영 : 잠시만요.. 잠시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61 마을(밤)
급히 마을로 달려 내려오는 장금.
#62 최판술의 집밖(밤)
아무도 없는데.. 장금이 온다. 그리고는 문을 두드린다.
장금 : 이보세요.. 이보세요..
하인이 문을 급히 열더니..
하인 : 아니.. 왜 이제 오셨어요? 최상궁마마님과 금영아씨가 얼마나 기다리셨는데요.
장금 : 최상궁마마님께서 나오셨습니까?
하인 : 예.. 두분을 데리고 들어간다고 오셨죠. 아무튼 기다리다가 조금 전에 가셨으니..
얼른 가보셔요.. 급히 가면 따를 수 있을 겁니다.
장금 : ..예.. 알았습니다.
하고는 급히 가는 장금.
#63 궁궐 문밖(몽따주 밤)
햇불이 있고 경계를 서는 군졸들은 더 늘어 6명씩 서있는데..
최상궁과 금영이 문앞에 서 있고..
최상궁이 허패를 보이자 군졸들이 보고.. 금영은 계속 두리번거리며 장금이 오는지 보고있는데..
최상궁은 금영을 데리고 들어가고.. 허탈하고.. 초조한 금영
#64 궁궐 부근(밤)
달려오는 장금 땀이 비오듯 한다
#65 궁궐문밖이 보이는 곳(밤)
조금전에 최상궁과 금영이 들어간 문이다
조심스럽게 달려온 장금 궁궐문을 바라본다
대궐을 지키는 군졸들의 경계가 삼엄하다. 포기하고 몸을 돌리는 장금
#66 궁궐하수도 바깥쪽
나타난 장금이 주위를 경계하며 살금살금.. 어제 나온 곳으로 가본다.
다 와보니.. 이런!
뜯어져있던 철책문이 보수가 되어 새 것으로 갈아 끼워져있다.
난감한 장금의 표정에서..
#67 궁 전경(새벽)
#68 수랏간 마당
마당에 나인과 생각시등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 사람들을 파고 들어가.. 보면.. 가운데서 최상궁이 화려한 칼솜씨로 회를 뜨고..
그 회로 육회를 하고있고.. 금영은 전골준비를 하고있으나.. 표정은 심란하다.
그 뒤로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정상궁과 제조상궁
그리고 말 없이 묵묵하게 한 쪽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상궁의 모습.. 이때.. 뒤에서..
군관 : (E) 이 자가 수랏간 생각시 맞소?
하고 모두 보면..
내금위 군관에 의해 끌려온 장금.
놀라는 제조상궁과 정상궁.. 한상궁.. 등등..
장금은 금영과 눈이 마주친다.
둘다.. 눈시울이 붉어져있다.
군관 : 오늘 새벽 궁궐로 잠입하려다 잡혔소. 수랏간 생각시 맞습니까?
제조상 : (정상궁을 보면)
정상궁 : ..맞습니다.
제조상 : 이게 어찌된 일이야? 궁안에 있어야 할 생각시가 어찌 들어오려다 잡혀?
모두 : ......
군관 : 생각시인 것을 확인했으니. 내금위로 끌고 가겠소.
하고는 군관과 군졸들은 장금을 데리고 간다.
끌려가는 장금. 장금을 보는 금영.
모두.. 어찌하지 못한 채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데..
제조상궁.. 그런 수랏간의 반응을 보며 모두 알고 있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으며..
제조상 : (낮고 단호한 소리로) 지금은 상감마마의 생신연회가 중하니.. 우선은 모두 할 일들을 하여라.
이 일은 내.. 뒤에 추궁할 것이니..
모두 : .....
#69 영화당
중종의 생신상이 잘 차려져있고.. 앞으로는 사신들과 대신들이 한상씩을 받아서는 즐겁게 먹는 모습..
오겸호의 모습도 보이고 일각에서 보는 정상궁.. 최상궁과 한상궁의 표정은 우울하기 그지없다.
#70 제조상궁 집무실(밤)
제조상궁이 노발대발하고 있고.. 수발상궁도 있다.
최상궁, 금영, 정상궁, 한상궁등 수랏간 상궁들이 모두 죄인처럼 앉아있다.
제조상 : 예로부터 국법의 지엄함보다 더 칼날같은 것이 궁녀들의 법도다.
모두 : ......
제조상 : 헌데 생각시 따위가 궐을 제집 드나들 듯 한단말이냐?
정상궁 : ..송구하옵니다.
제조상 : (정상궁 바라보며) 대체 아이들을 어찌 가르치기에 이런 일이 벌어져!
그냥 오냐오냐하면서 인심좋은 상궁마마님행세나 하고 다니는 것이 최고상궁의 일이야!
정상궁 : ......
제조상 : 고얀 것들.. (하고는 노려보며)정상궁은.. 6개월간 녹봉을 삭감하고..
정상궁 : ......
제조상 : 장금이와 같이 지내고있는 한상궁과 수랏간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최상궁은
직급을 상찬상궁에서 중찬상궁으로 강등하고..
한상궁 : ......
최상궁 : ......
제조상 : 생각시 장금이는 내금위의 처결과는 상관없이 생각시 직을 파하고.. 내일 날이 밝거든
#71 내금위 마당
무릎 꿇려있는 장금.
내금위장 : 장 스무대를 쳐 궁밖으로 내치거라!
놀라는 장금의 얼굴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