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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록(경전연구회) 녹취28
관마가 서로 달린다. “둘 다 아주 비슷하다.” 이 말입니다. 여기 수좌하고 임제 스님하고의 법 거량이 “빈가주가(賓家主家)”주인과 객, 두 사람의 관계를 이야기 했는데 남전 스님이 그걸 평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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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한낱 나무토막이로다
師 因入軍營赴齋할새 門首에 見員僚하고 師指露柱問호대
사 인입군영부재 문수 견원요 사지노주문
是凡是聖가 員僚無語어늘 師打露柱云, 直饒道得이라도
시범시성 원요무어 사타노주운, 직요도득
也祇是箇木橛이라하고 便入去하니라
야지시개목궐 편입거
임제 스님이 군부대에 재가 있어서 초대를 받아 갔을 때다. 문 앞에서 군인을 만나자 천막 기둥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것이 범부인가? 성인인가?”군인이 아무런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기둥을 두드리며, “설사 잘 대답했더라도 다만 한낱 나무토막일 뿐이다.”하고는 곧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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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 因入軍營赴齋할새 門首에 見員僚하고 師指露柱問호대
사 인입군영부재 문수 견원요 사지노주문
군부대에 들어가서 재를 지내는 거라. 요즈음 우리도 군부대에 가서 법문도 하고 일이 많죠. 문 앞에 이르러서 원요를 보고는, 원요(員僚)는 보초를 서는 사람입니다. 앞에서 보초를 서는 사람을 딱 보고는 노주(露柱), 그러니까 천막을 이렇게 쳐놨으면 드러난 노주가 있을 것 아닙니까? 여기는 드러난 노주가 하나도 없네. 법당에 가면 왜, 드러난 기둥이 있죠? 밖에도 있고, 안에도 있고, 저 정도면 드러난 기둥이 아니야! 이 벽과 문이 없이 그냥 이렇게 서 있는 기둥 많잖아요. 그걸 노주라 그래요. 그냥 드러난 기둥! 노주를 가리키면서 묻기를
是凡是聖가 員僚無語어늘 師打露柱云, 直饒道得이라도
시범시성 원요무어 사타노주운, 직요도득
이것이 범부냐? 성인이냐? 참, 임제 스님도 대개 법 거량 하고 싶어서 몸살이 난 사람이라. 보초 선 무식한 군인이 뭘 안다고? 그 사람을 보고“야, 이게 지금 성인이냐? 범부냐?”아, 나무토막을 보고 이게 범부냐? 성인이냐? 이렇게 떠 보는 거야. 그러니까 원요(員僚)가 무슨 말을 할 수가 있겠어요? 보초 선 군인이! 아무 말이 없어.“저 사람이 무슨 소리하는 거야?”하고 그저 그럴 뿐이지. 그러니까 스님이 있다가 그 노주 기둥을 탁탁 치면서“직요도득(直饒道得)이라도” 설사 한마디 했다손 치더라도
也祇是箇木橛이라하고 便入去하니라
야지시개목궐 편입거
이것은 다만 나무토막일 뿐이다. 그리고는 썩~ 들어가 버렸어. 대개 멋쩍었던지. 이건 아마 보초선 군인한테 사실은 한 방망이 얻어맞은 걸로 봐야 돼. 여기는 통하지 않는 사람이니까! 너무 무식한 사람에게는 임제가 안 통하니까! 사실은 임제가 진 거지. 안 통하는 사람에게 머리 들이 박았다가 지 머리만 깨졌지 지금! 그런 것 아니야? 이게 뭐 통할 사람에게 해야지 뭐 이기든지 지든지 뭔가 법 거량이 있을 텐데, 전혀 통하지 않은 사람에게 머리를 들이대었다가 자기만 지고는 멋쩍어서는 설사 한마디 일렀다하더라도“하나의 나무토막일 뿐이다.”이렇게 하고는 그냥 들어가 버렸다. 옛날 도인들 보면 법 거량하고 싶어서 몸살 대개 한 사람들이야. 가만히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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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원주와 별좌를 점검하다
師 問院主 什麽處來오 主云, 州中糶黃米去來니다
사 문원주 십마처래 주운, 주중조황미거래
師云, 糶得盡麽아 主云, 糶得盡이니다 師以杖으로 面前에
사운, 조득진마 주운, 조득진 사이장 면전
畵一畵云, 還糶得這箇麽아 主便喝한대 師便打하다
획일획운, 환조득자개마 주편할 사편타
典座至어늘 師擧前話한대 典座云, 院主不會和尙意니다
전좌지 사거전화 전좌운, 원주불회화상의
師云, 儞作麽生고 典座便禮拜한대 師亦打하니라
사운, 이자마생 전좌편예배 사역타
임제 스님이 원주에게 물었다.
“어디 갔다 오느냐?”“시내에 쌀을 사러 갔다 옵니다.”
“그래 다 사왔느냐?”“예. 다 사왔습니다.”
임제 스님이 지팡이로 원주의 앞에다 한 획을 그으면서
“그래, 이것도 살 수 있느냐?”하였다.
원주가 곧“할!”을 하므로 임제 스님이 그대로 후려 갈겼다.
별좌가 오자 임제 스님이 앞의 이야기를 들려주니,
별좌가“원주가 큰스님의 뜻을 몰랐습니다.”하였다.
“그럼 네 생각은 어떠냐?”하시니 별좌가 절을 하였다.
임제 스님은 그에게도 역시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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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 問院主 什麽處來오 主云, 州中糶黃米去來니다
사 문원주 십마처래 주운, 주중조황미거래
어디 갔다 오느냐? 시내에 가서 벼를 좀 사가지고 옵니다.‘황미(黃米)’는 벼입니다.
師云, 糶得盡麽아 主云, 糶得盡이니다 師以杖으로 面前에
사운, 조득진마 주운, 조득진 사이장 면전
다 팔아 왔느냐? 팔 조(糶)자, 사 온다는 뜻입니다.“주운(主云), 조득진(糶得盡)이니다”다 샀습니다. 스님이 주장자로서 눈 앞에다
畵一畵云, 還糶得這箇麽아 主便喝한대 師便打하다
획일획운, 환조득자개마 주편할 사편타
일획을 그었어.“환조득자개마(還糶得這箇麽)아”그래놓고는 이것도 네가 살 수 있느냐? 그랬어요. 막대기를 가지고 땅에다가 금을 하나 쓱 그어놓고는, 네가 장에 가서 대중이 먹을 벼를 그렇게 많이 샀다니까. 사 가지고 찧는 거지. 절에 대중이 7~800명이 사니까! 절 방앗간에서 찧는 거죠. 다 그렇게 했으니까. 그날은 마침 벼를 사 왔던 모양이라. 그래 샀다고 하니까, 금을 그어놓고 네가 벼를 그렇게 샀으면 이 금도 살 수 있느냐? 그랬어요. 그러니까 원주도 보통내기가 아니니까“할!”을 한 번 했어. 그리고 스님은 때렸고.
典座至어늘 師擧前話한대 典座云, 院主不會和尙意니다
전좌지 사거전화 전좌운, 원주불회화상의
별좌가 또 떡~ 왔어. 오늘 원주하고 별좌 판이라. 이게 지금! “야, 내가 원주한테 이렇게, 이렇게 법 거량을 했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그러니까 별좌가 있다가는“원주가 그것 아무것도 모릅니다. 스님의 뜻을 몰라서 그렇게“할”을 했습니다.”하니까
師云, 儞作麽生고 典座便禮拜한대 師亦打하니라
사운, 이자마생 전좌편예배 사역타
그럼 너는 어떻게 대답할래? 그랬어. 그러니까 전좌가 있다가‘편예배(便禮拜)라’역시 임제 스님은 그 전좌를 한 방망이 후려쳤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게 원주도 점검하고, 별좌도 점검한 그런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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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강사를 점검하다
有座主하야 來相看次에 師問, 座主야 講何經論고
유좌주 내상간차 사문, 좌주 강하경론
主云, 某甲荒虛하야 粗習百法論이니다
주운, 모갑황허 조습백법론
師云, 有一人은 於三乘十二分敎에 明得하고
사운, 유일인 어삼승십이분교 명득
有一人은 於三乘十二分敎에 明不得하니 是同是別가
유일인 어삼승십이분교 명부득 시동시별
主云, 明得卽同이요 明不得卽別이니다
주운, 명득즉동 명불득즉별
어떤 강사스님이 있어서 서로 인사를 나눌 때 임제 스님이
“강사스님은 무슨 경론을 강의하는가?”라고 물으니,
“저는 아는 것이 모자랍니다. 그저 백법론을 조금 익혔을 뿐입니다.”하였다. 임제 스님이“한 사람은 삼승 십이분교에 통달하였고, 한 사람은 삼승 십이분교에 통달하지 못하였다면 같은가?다른가?”하시니, 강사스님이“통달했다면 같겠지만 통달하지 못했다면 다릅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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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座主하야 來相看次에 師問, 座主야 講何經論고
유좌주 내상간차 사문, 좌주 강하경론
“강사를 점검하다”옳다! 강사 잘 걸렸다 이거야! 좌주는 대개 강사를 두고 하는 소리죠.“내상간차(來相看次)에”서로 만나 볼 때 무슨 경론을 강의하는가? 옛날 총림에는 다 있었어요. 법사가 다 있고, 강사가 다 있고 그 소임이 좌주라. 좌주가 있어가지고 뭐 참선을 하든, 율을 하든, 뭘 하던 간에 늘 경을 한 쪽에서 공부하고, 어록도 공부하고 그리고 각자 또 자기 할 일하고 그렇게 하는 거죠.
主云, 某甲荒虛하야 粗習百法論이니다
주운, 모갑황허 조습백법론
강사스님은 배운 건 없지마는 백법론을 대강 익혔습니다.
師云, 有一人은 於三乘十二分敎에 明得하고
사운, 유일인 어삼승십이분교 명득
한 사람은 삼승 십이분교에 밝고,
有一人은 於三乘十二分敎에 明不得하니 是同是別가
유일인 어삼승십이분교 명부득 시동시별
한 사람은 삼승 십이분교에 밝지가 못해.“시동시별(是同是別)가”같은가? 다른가?
主云, 明得卽同이요 明不得卽別이니다
주운, 명득즉동 명불득즉별
밝으면 곧 같고, 밝지 못하면 다릅니다. 이것 근사한 대답이 예요. 밝은 입장에서는 똑같고, 밝은 입장에서는 안 밝은 사람이 똑같고, 밝지 않는 사람한테는 전부 다르다 이런 말이죠. 그렇습니다! 뭐 통하는 사람에게는 전부 부처로 보이고, 전부 공으로 보이는데 통하지 못한 사람한테는 전부 눈에 보이는 차별현상 대로 보이죠. 차별현상 대로 보이고, 전부 낱낱이 있는 것으로 보여서 곳곳에 다 걸리고 그렇죠. 이 대답은 한번 음미해 볼만 해요. 밝은즉슨 똑같고 밝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릅니다.“부처 눈에는 다 부처로 보이죠. 개 눈에는 똥만 보이죠. 그런 격입니다 이게! 부처 눈에는 어떤 것도, 똥도 부처로 보이는 거야. 그런데 개 입장이 되어 놓으면 사람도 먹을 것으로 보이고, 좋고 나쁜 것도 없이 다 그렇게 그냥 아무렇게나 보는 그런 입장입니다. 그리고는 끝났어요. 그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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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시자를 점검하다
樂普爲侍者하야 在師後立云, 座主야 這裏是什麽所在관대
낙보위시자 재사후립운, 좌주 자리시십마소재
說同說別고 師回首問侍者호대 汝又作麽生고 侍者便喝하다
설동설별 사회수문시자 여우자마생 시자편할
師送座主回來하야 遂問侍者호되 適來是汝喝老僧가
사송좌주회래 수문시자 적래시여할노승
侍者云, 是니다 師便打하니라
시자운, 시 사편타
낙보 스님이 시자로 있었는데 임제 스님의 뒤에 있다가
“강사스님께서는 여기가 어디라고 같다느니 다르다느니 하십니까?”하였다. 임제 스님이 시자를 돌아보시며“그래 너는 어떻다고 보느냐?”라고 물으니, 시자가 곧“할!”을 하였다. 임제 스님이 강사스님을 보내고 돌아와서 낙보 스님에게“조금 전에 나에게‘할’을 하였느냐?”라고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하니 그대로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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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普爲侍者하야 在師後立云, 座主야 這裏是什麽所在관대
낙보위시자 재사후립운, 좌주 자리시십마소재
낙보는 스님 이름이죠. 낙보가 시자가 되었을 때 스님의 뒤에 떡~서서 말하기를, 계속 이어지는 말이죠. 낙보 스님이 시자가 되어가지고서 스님 뒤에 있다가 한마디 거드는 거지.
說同說別고 師回首問侍者호대 汝又作麽生고 侍者便喝하다
설동설별 사회수문시자 여우자마생 시자편할
강사스님! 여기가 어딘데 같다, 다르다 그런 소리를 합니까? 하니까“사회수문시자(師回首問侍者)호대”임제 스님이 머리를 돌려서 시자에게 묻기를 그럼 너는 어떻게 대답할 거냐? 하니까 시자가 편할(便喝)이라! 임제 스님의 시자답죠?
師送座主回來하야 遂問侍者호되 適來是汝喝老僧가
사송좌주회래 수문시자 적래시여할노승
좌주를 보내고 돌아와서 시자에게 묻되,“아까 네가 노승에게‘할’을 했는가?”
侍者云, 是니다 師便打하니라
시자운, 시 사편타
시자가 말하기를“네. 그렇습니다.”그러니까“예끼 놈!”하고 임제 스님이 편타(便打)하니라. 시자를 점검한 그런 내용입니다. 덕산 스님을 점검한 내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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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덕산 스님을 점검하다
師聞, 第二代德山이 垂示云, 道得也三十棒이요
사문, 제이대덕산 수시운, 도득야삼십방
道不得也三十棒이니라 師令樂普去問호되 道得爲什麽하야
도불득야삼십방 사령낙보거문 도득위십마
也三十棒고 待伊打汝하야 接住棒送一送하야 看他作麽生하라
야삼십방 대이타여 접주방송일송 간타자마생
普到彼하야 如敎而問한대 德山便打어늘 普接住送一送하니
보도피 여교이문 덕산편타 보접주송일송
德山便歸方丈이라 普回擧似師한대
덕산편귀방장 보회거사사
師云, 我從來로 疑著這漢이로다
사운, 아종래 의착자한
雖然如是나 汝還見德山麽아 普擬議하니 師便打하다
수연여시 여환견덕산마 보의의 사편타
임제 스님은 제2대 덕산 스님이 대중에게 법문을 하면서“대답을 해도 30방, 대답을 못해도 30방이다.”라고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시자로 있던 낙보 스님을 보내면서, “대답을 했는데 어찌하여 몽둥이 30방입니까? 라고 물어보아라. 그가 만약 너를 때리면 그 몽둥이를 잡아 던져버려라. 그리고 그가 어찌하는가를 보아라.”라고 시켰다. 낙보 스님이 그 곳에 도착하여 시킨 대로 물으니, 덕산 스님이 곧 후려치므로 몽둥이를 붙잡고 던져버리니 덕산 스님이 곧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낙보 스님이 돌아와 임제 스님께 그대로 말씀드리니,“나는 이전부터 그 자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너는 덕산을 보았는가?”낙보 스님이 머뭇거리자 임제 스님이 곧 후려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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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聞, 第二代德山이 垂示云, 道得也三十棒이요
사문, 제이대덕산 수시운, 도득야삼십방
사(師)가 제2대 덕산이 말하는 것을 듣고는 일러도 30방이요.
道不得也三十棒이니라 師令樂普去問호되 道得爲什麽하야
도불득야삼십방 사령낙보거문 도득위십마
이르지 못하더라도 30방이다. 우리 불가에서 잘 흘러 다니는 말이죠. 사가 낙보로 하여금 낙보는 시자니까. 낙보한테 가서 묻되,
也三十棒고 待伊打汝하야 接住棒送一送하야 看他作麽生하라
야삼십방 대이타여 접주방송일송 간타자마생
대답을 했는데 왜 30방을 칩니까? 그 사람이 너를 때리기를 기다렸다가 그 방망이를 뺏어가지고 한번 날려 보내가지고서 덕산이 어떻게 하는가 보아라. 그랬어요.
普到彼하야 如敎而問한대 德山便打어늘 普接住送一送하니
보도피 여교이문 덕산편타 보접주송일송
낙보가 거기에 가서 가르쳐준 대로 물었는데 덕산이 곧 때려버렸어. 낙보가 예상했던 대로 때리는 주장자를 뺏어가지고 저 쪽으로 던져 버렸어.
德山便歸方丈이라 普回擧似師한대
덕산편귀방장 보회거사사
덕산이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낙보가 돌아가서는 임제 스님에게 그대로 일러바쳤어.
師云, 我從來로 疑著這漢이로다
사운, 아종래 의착자한
그러니까 임제 스님이 말하기를“내가 그전부터 이 사람을 의심했느니라.”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이 뜻입니다.“의착자한(疑著這漢)”이란 말은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2대 덕산을 말하는 거죠.
雖然如是나 汝還見德山麽아 普擬議하니 師便打하다
수연여시 여환견덕산마 보의의 사편타
그건 그렇다손 치고“너, 낙보 시자 이 놈아! 덕산을 보았느냐?" 그랬어. 그러니까 이야기 다 끝났는데 뜬금없이 이제사 덕산 스님한테 가가지고 이러구 저러구 이야기한 걸 다 일러바쳤거늘 이제 와서 네가 덕산을 보았느냐? 이렇게 물은 거야. 참 이게 선지식의 안목이라! 이게 선지식의 안목이라 구요. 허점을 찌른 거야. 허점을! 그러니까 낙보가 머뭇거리니까‘정신 차려!’하고 한 방망이 후려친 거지. 이 활발발한 무위진인은 항상 깨어있어야 되고 항상 살아 있어야 돼. 한 순간도 졸면 안 돼. 그런 것을 이런데서 우리가 읽을 수가 있지. 순리대로 쑤~욱 이렇게 문답이가고 오고하니까 그만 깜박하고 놓치고 있는 거지. 이건 의식적으로 정신 차려서 될 일이 아닌 거야. 우리가 운전할 때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정신을 차리지만 나중에는 뭐 잡담하고 라디오 듣고, 뭐 온갖 것을... 지나가면서 사람 다니는 것 보고, 남의 차 번호판까지 다 외우고, 그 번호판가지고 무슨 내기도 하고 이러면서 가잖아. 이렇게 돼야 되는 거야. 정신이 이렇게 차려져 있어야 그게 자연스럽게 차려진 것이지, 스승하고 제자하고 문답이 오고 갈 때만 정신 바짝 차려서는 무위진인이 활발발하고 나머지 잠깐 다른 소리 할 때는 그냥 놓쳐버리면 안 되는 거죠. 그러면 바로 사고 나는 거야. 그러니까 얻어터지지. 그런 것을 볼 수가 있고 느낄 수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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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왕상시를 점검하다
王常侍가 一日訪師하야 同師於僧堂前看할새 乃問這一堂僧이
왕상시 일일방사 동사어승당전간 내문자일당승
還看經麽아 師云, 不看經이니라 侍云, 還學禪麽아
환간경마 사운, 불간경 시운, 환학선마
師云, 不學禪이니라 侍云, 經又不看하며 禪又不學하고
사운, 불학선 시운, 경우불간 선우불학
畢竟作箇什麽오 師云, 總敎伊成佛作祖去니라
필경작개십 사운, 총교이성불작조거
侍云, 金屑雖貴나 落眼成翳하니 又作麽生고
시운, 금설수귀 낙안성예 우자마생
師云, 將爲儞是箇俗漢이로다
사운, 장위이시개속한
하루는 왕상시가 방문하여 승당 앞에서 임제 스님을 뵙고 여쭈었다.“이 승당에 계시는 스님들은 경을 보십니까?”
“경을 보지 않습니다.”“그렇다면 선을 배우십니까?”
“선도 배우지 않습니다.”“경도 보지 않고 선도 배우지 않는다면 결국 무얼 하십니까?”“모든 사람들이 다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게 합니다.” “금가루가 비록 귀하기는 하나 눈에 들어가면 병이 된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대를 일개 속인으로만 여겼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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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常侍가 一日訪師하야 同師於僧堂前看할새 乃問這一堂僧이
왕상시 일일방사 동사어승당전간 내문자일당승
왕상시! 이 사람이 임제 스님을 모시고 법석을 마련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한 분이죠. 왕상시가 일일(一日)에 스님을 방문해가지고 스님하고 승당전(僧堂前)에서 서로 이렇게 마주 보고 있는데 이에 묻기를
還看經麽아 師云, 不看經이니라 侍云, 還學禪麽아
환간경마 사운, 불간경 시운, 환학선마
여기 이렇게 큰 방에 스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저 스님들이 간경합니까? 하니까“사운(師云), 불간경(不看經)이니라”“아니, 간경 안 해.” 그랬어요. 왕상시가 또 묻기를 “그러면 참선합니까?”하니까
師云, 不學禪이니라 侍云, 經又不看하며 禪又不學하고
사운, 불학선 시운, 경우불간 선우불학
“아니, 선도 안 해.”이랬어. 왕상시가 또 묻기를 그러면 경도 안 보고, 참선도 안 하고
畢竟作箇什麽오 師云, 總敎伊成佛作祖去니라
필경작개십 사운, 총교이성불작조거
그러면 필경에 뭐 합니까? 하니까 그들 자신들로 하여금“성불작조(成佛作祖)”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대답을 했어요.
侍云, 金屑雖貴나 落眼成翳하니 又作麽生고
시운, 금설수귀 낙안성예 우자마생
왕상시가 말하기를 금가루가 비록 귀하기는 귀하죠. 값이 나가지. 그렇지만 눈에 들어가면 그것 눈병이 나지요. 그것은 또 어떻게 할 겁니까?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는 것 좋기는 좋지요. 스님이 경도 안 본다. 참선도 안 한다. 거기까지는 좋지마는‘성불작조(成佛作祖)’아주 고급스럽고 좋은 금싸라기 같은 좋은 소리 했지마는 그것도 결국 눈에 들어가면 병이 되는 거예요. 그걸 어떻게 할까요? 이렇게 물은 거야. 왕상시는 보통 사람이 아니거든요. 대단한 내기거든! 안목이 아주 출중한 분이라 구요.
師云, 將爲儞是箇俗漢이로다
사운, 장위이시개속한
내가 그대를 일개 속인으로만 생각했었다. 이것도 사실은 은근히 칭찬하는 말이죠. 크게 칭찬하는 말. 여기의“금설수귀(金屑雖貴)나 낙안성예(落眼成翳)”라고 하는 왕상시의 말. 이것이 보통 말이 아니죠. 그러니까 임제 스님이 있다가“왕상시를 내가 일개 속인으로 생각했더니 제법 괜찮네.” 이런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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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행산 스님을 점검하다
師問杏山, 如何是露地白牛오 山云, 吽吽한대 師云, 啞那아
사문행산, 여하시노지백우 산운, 우우 사운, 아나
山云, 長老作麽生고 師云, 這畜生아하니라
산운, 장노자마생 사운, 자축생
임제 스님이 행산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넓은 땅의 흰 소입니까?”
“음매에, 음매에!”하자,“벙어리냐?”하셨다.
“장로께서는 어떻게 하십니까?”하니“이놈의 축생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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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問杏山, 如何是露地白牛오 山云, 吽吽한대 師云, 啞那아
사문행산, 여하시노지백우 산운, 우우 사운, 아나
어떤 것이 길에 드러난 백우(白牛), 이게 “일불승(一佛乘)” 법화경 이야기죠. 그러니까 양거, 녹거, 우거도 아니고 최고의 어떤 가르침! 일불성, 그걸 ‘노지(露地) 백우(白牛)’라 그러죠. 행산이 말하기를, “우우(吽吽)한대” 소가 우는 소리를 내는 거야. 우우~ 하고. 소 소리를 내는 거야. 벙어리냐? 네가 왜 말을 못하고 소같이 우우~만 하느냐? 왜 벙어리냐? 이렇게 했어.
山云, 長老作麽生고 師云, 這畜生아하니라
산운, 장노자마생 사운, 자축생
스님은 그러면 어떻게 표현할 겁니까? 노지백우를! 야, 이 축생이! 노지백우면 노지백우, 축생이지. 뭘 거기다가 더 이상 다른 의미를 부여하느냐? 노지백우라 하면, 일불승이 어떻고 뭐 법화경이 어떻고 이걸 떠 올릴 텐데, 그렇게 복잡하게 살지 말라 이거야. 노지백우나 무슨 백우나 뭐 백우는 백우지. 축생이지 지가(자기) 뭐냐 이거야. 이렇게 온갖 잡다하고 복잡한 그런 내용을 딱 한마디로 축약을 해서 표현한 그런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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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낙보 스님을 점검하다
師問樂普云, 從上來로 一人行棒하고 一人行喝하니 阿那箇親고
사문낙보운, 종상래 일인행방 일인행할 아나개친
普云, 總不親이니다 師云, 親處作麽生고 普便喝하니 師乃打하다
보운, 총불친 사운, 친처자마생 보편할 사내타
임제 스님이 낙보 스님에게 물었다.
“예로부터 한 사람은 방을 쓰고 한 사람은 할을 썼는데 누가 친절한가?”“둘 다 친절하지 못합니다.”
“그럼 친절한 것은 어떤 것인가?”
낙보 스님이“할!”을 하자 임제 스님이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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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問樂普云, 從上來로 一人行棒하고 一人行喝하니 阿那箇親고
사문낙보운, 종상래 일인행방 일인행할 아나개친
낙보 스님을 점검하는 대목이죠. 어떤 사람은 방망이만 쓰고, 한 사람은“할!”만 하니 어떤 것이 더 가까우냐?
普云, 總不親이니다 師云, 親處作麽生고 普便喝하니 師乃打하다
보운, 총불친 사운, 친처자마생 보편할 사내타
낙보가 말하기를 모두 다 틀린 것입니다. 가깝지 않습니다. 그러면 법에 가까운 게 뭐냐? 낙보가‘할!’을 하니까, 임제 스님은 또 후려쳤다. 그러니까 일인은 행방(行棒)하고, 일인은 행할(行喝)한 것이 여기에 다 표현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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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어떤 스님을 점검하다
師見僧來하고 展開兩手한대 僧無語어늘 師云會麽아 云不會니다
사견승래 전개양수 승무어 사운회마 운불회
師云, 渾崙擘不開하니 與汝兩文錢하노라
사운, 혼윤벽불개 여여양문전
임제 스님이 어떤 스님이 오는 것을 보고 두 손을 펼쳐 보였다. 그 스님이 아무런 대꾸가 없으므로“알겠는가?”하시니,“모르겠습니다.” 하므로,“곤륜산을 쪼갤 수 없으니 그대에게 돈이나 두어 푼 주겠노라.”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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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見僧來하고 展開兩手한대 僧無語어늘 師云會麽아 云不會니다
사견승래 전개양수 승무어 사운회마 운불회
중이 오는 것을 보고는 두 손을 턱 이렇게 펼쳤어. 그러니까 이 승이 있다가 어리둥절해서 아무 말도 못했어. 그러니까 스님이 알겠는가? 그러니까, 스님이 있다가 운불회(云不會)니다.
師云, 渾崙擘不開하니 與汝兩文錢하노라
사운, 혼윤벽불개 여여양문전
혼윤(渾崙)이라는 것은 곤륜산을 말하는 것입니다. 곤륜산을 아주 어리석음에 비유한 거죠. 큰 산이니까! 곤륜산맥이 있잖아요. 그걸 어떻게 쪼갤 수가 있나요? 쪼개서 열지를 못해.“여여양문전(與汝兩文錢)하노라”너에게 돈이나 한두 푼, 쓸데없이 돌아다니니까 가서 신이나 사서신고 돌아다녀라는 뜻으로 돈 두 푼을 집어주겠노라. 주지도 않으면서 돈 두 푼 주겠노라.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혼윤벽불개(渾崙擘不開)하니”너무 캄캄해. 아는 게 없고, 어리석어서 법에 대해서는 도대체가 멍텅구리니까! 돌아다니느라고 신만 닳게 한다. 신 값이나 받아가라. 이런 식으로 점검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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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도반인 대각 스님이 방문하다
大覺到參에 師擧起拂字하니 大覺敷坐具라
대각도참 사거기불자 대각부좌구
師躑下拂子한대 大覺收坐具하고 入僧堂하다
사척하불자 대각수좌구 입승당
衆僧云, 這僧은 莫是和尙親故아 不禮拜하고 又不喫棒이로다
중승운, 자승 막시화상친고 불예배 우불긱방
師聞令喚覺하니 覺出이라 師云, 大衆道호되 汝未參長老라
사문영환각 각출 사운, 대중도 여미참장노
覺云, 不審고 便自歸衆하니라
각운, 불심 편자귀중
대각 스님이 와서 뵈었다. 임제 스님이 불자를 세우니 대각 스님이 좌구를 폈다. 임제 스님이 불자를 던져버리니 대각 스님이 좌구를 거두어 승당으로 들어가 버렸다.
대중들이“이 스님은 큰스님의 친구이신가. 절도 안 하고 또 얻어맞지도 않는구나.”하였다. 임제 스님이 이 말을 듣고 대각 스님을 불러오게 하였다. 대각 스님이 나오자,“대중들이 말하기를 그대는 나를 아직 참례하지 않았다고 하네.”하였다. 그러자 대각 스님이“안녕하십니까?”하고는 곧 대중 속으로 돌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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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覺到參에 師擧起拂字하니 大覺敷坐具라
대각도참 사거기불자 대각부좌구
도반인 대각 스님이 방문한 내용이죠. 대각이 도참에 와서 참배를 하는데 스님이 떡~ 이렇게 불자를 세웠어. 대각이 방석을 펴다가
師躑下拂子한대 大覺收坐具하고 入僧堂하다
사척하불자 대각수좌구 입승당
거기다가 불자를 턱~ 던졌어. 대각이 좌구(坐具)를 걷어버렸어. 그냥 방석을 깔고 앉으려다가 방석을 걷어가지고 승당에 들어가 버렸다.
衆僧云, 這僧은 莫是和尙親故아 不禮拜하고 又不喫棒이로다
중승운, 자승 막시화상친고 불예배 우불긱방
아, 이 스님은 임제 스님하고 친구가 아닌가? 친고(親故), 친구가 아닌가? 이렇게 이야기 하는 거죠. 예배도 안 하고 방망이도 안 맞고 그렇게 하는 것 보니까, 대개 친한 친구 사이인가 보다. 이렇게 대중들에게 말하는 거죠. 그런데 임제 스님이 그 말을 들었어.
師聞令喚覺하니 覺出이라 師云, 大衆道호되 汝未參長老라
사문영환각 각출 사운, 대중도 여미참장노
그리고는 대각을 불러. 야! 대각 일로 와!~ 하고.“각출(覺出)이라”그래 대각이 나가니까 임제 스님이 말하기를, 너는 어른한테 인사를 안 했다고 한다. 대중들이 그런 소리를 한다 이거야.
覺云, 不審고 便自歸衆하니라
각운, 불심 편자귀중
그러니까 대각이 말하기를,“안녕하십니까?”'불심(不審)' 하는 것은 그동안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인사예요. 그리고는 곧 들어가서 대중들에게 합류를 했다. 그런 표현입니다. 여기도 보면 아주 번쩍거리는 그런“무위진인”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아주 순조롭고 잔잔하고, 가는 개울물이 소리 없이 흐르는 것 같은 그런 이야기인데도 무위진인의 활발발한 모습이 아주 잘 드러나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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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조주 스님이 방문하다
趙州行脚時에 參師할새 遇師洗脚次하야
조주행각시 참사 우사세각차
州便問, 如何是祖師西來意오 師云, 恰値老僧洗脚이로다
주편문, 여하시조사서래의 사운, 흡치노승세각
州近前作聽勢어늘 師云, 更要弟二杓惡水潑在니라 州便下去하다
주근전작청세 사운, 갱요제이표악수발재 주편하거
조주 스님이 행각할 때 선사를 찾아뵈었다. 그 때 발을 씻고 있었는데 조주 스님이 물었다.“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엇입니까?”“마침 내가 발을 씻고 있는 중이오.”
조주 스님이 앞으로 다가가 귀를 기울여 듣는 시늉을 하자, “다시 또 두 번째 구정물 세례를 퍼부어야겠군요.”하였다. 그러자 조주 스님은 곧 내려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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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州行脚時에 參師할새 遇師洗脚次하야
조주행각시 참사 우사세각차
조주 스님이 방문을 했어요. 조주 행각시에 스님을 참배하는데
州便問, 如何是祖師西來意오 師云, 恰値老僧洗脚이로다
주편문, 여하시조사서래의 사운, 흡치노승세각
스님이 다리를 씻을 때 세각차! 조주가 묻기를“마침 노승이 다리를 씻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대답을 해. 다리를 씻고 있는데 “조사서래의가 무엇입니까?”하니까 내가 이렇게 다리를 씻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말이야. 노승이 다리 씻는 것과 같다.
州近前作聽勢어늘 師云, 更要弟二杓惡水潑在니라 州便下去하다
주근전작청세 사운, 갱요제이표악수발재 주편하거
조주가 가까이 와서는 말 하는 소리를 이렇게 듣는 모습을 취하는 거야. 듣는 척 하는 거지. 그러니까‘제이표악수발재(弟二杓惡水潑在)’두 번 째 오물을 한 바가지 뿌리는 것이다. 그랬어요. 그걸 한번 물었으면 되었는데 와서 내가 말하는 소리를 듣는 척 이렇게 하는 것은 두 번째 발 씻은 더러운 물을 한 번 더 뿌리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노승이 발을 씻는 것과 같다.” 이 말은 오수를 뿌린 거야 벌써! 악수를 뿌린 거지. 그런데 그걸 듣는 척하고 일부러 가까이 왔으니까, 두 번째 또 오수를 한바가지 뒤집어쓰는 거와 같다. 그 말이야.“주편하거(州便下去)하다”조주가 곧 내려갔다. 임제 스님 앞에는 조주 스님도 여기의 입장으로 보면 별 볼일 없는 사람같이 보여요. 수단이 좀 부족하지 않는가? 이럴 정도로 약간은 그렇게 비쳐집니다. 조주 스님이 한 동작과 그냥 순조롭게 가 버린 것하고. 이게 물론 깊은 뜻이 있겠고, 또 거기에 조주의 전체 작용이 표현이 안 되었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마는 그래도 어딘가 좀 약한 면이 보이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요. 그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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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정상좌가 크게 깨닫다
有定上座하야 到參問, 如何是佛法大意오
유정상좌 도참문, 여하시불법대의
師下繩床하야 擒住與一掌하고 便托開하니 定佇立이라
사하승상 금주여일장 편탁개 정저립
傍僧云, 定上座야 何不禮拜에 忽然大悟하니라
방승운, 정상좌 하불예배 홀연대오
정상좌(定上座)가 임제 스님을 뵙고“무엇이 불법의 대의입니까?”라고 물으니, 임제 스님이 자리에서 내려와 멱살을 움켜지고 한 대 후려갈기며 밀쳐버렸다. 정상좌가 멍하여 우두커니 서 있으니 곁에 있던 스님이 말하였다.“정상좌여! 왜 절을 올리지 않는가?” 정상좌가 절을 하려는 순간 홀연히 크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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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定上座하야 到參問, 如何是佛法大意오
유정상좌 도참문, 여하시불법대의
정상좌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와서 참문을 하는데“ 여하시불법대의(如何是佛法大意)오”그랬어요.
師下繩床하야 擒住與一掌하고 便托開하니 定佇立이라
사하승상 금주여일장 편탁개 정저립
그러니까 스님이 의자에 앉았다가 내려가서는 멱살을 딱 잡고 한번 손바닥으로 후려치고는 밀쳐버렸다. 그러니까 정상좌가 딱 섰어.
傍僧云, 定上座야 何不禮拜에 忽然大悟하니라
방승운, 정상좌 하불예배 홀연대오
그 옆의 중이 있다가 정상좌보고 왜 조실 스님한테 예배하지 않는가? 예배해라. 그러니까 정상좌가 바야흐로 예배를 하다가 홀연히 크게 깨달았다. 이 대목도 삽화처럼 아주 살짝 끼워서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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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어느 것이 바른 얼굴인가
麻谷到參하야 敷坐具問, 十二面觀音이 阿那面正고 師下繩牀하야
마곡도참 부좌구문, 십이면관음 아나면정 사하승상
一手收坐具하고 一手搊麻谷云, 十二面觀音이 向什麽處去也오
일수수좌구 일수추마곡운, 십이면관음 향십마처거야
麻谷轉身하야 擬坐繩牀이라 師拈拄杖打한대
마곡전신 의좌승상 사염주장타
麻谷接却하야 相捉入方丈하니라
마곡접각 상착입방장
마곡 스님이 임제 스님을 찾아뵙고 좌구를 펴며 물었다.
“12면 관세음보살은 어느 얼굴이 바른 얼굴입니까?”
그러자 임제 스님이 자리에서 내려와 한 손으로는 좌구를 거두고 한 손으로는 마곡 스님을 붙잡으며,
“12면 관세음보살이 어디로 갔는가?”하였다.
마곡 스님이 몸을 돌려 자리에 앉으려 하므로 임제 스님이 주장자를 들어 후려쳤는데 마곡 스님이 이를 받아 쥐니 서로 붙잡고 방장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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麻谷到參하야 敷坐具問, 十二面觀音이 阿那面正고 師下繩牀하야
마곡도참 부좌구문, 십이면관음 아나면정 사하승상
마곡 스님이 인사하러 왔어요. 그러니까 좌구(방석)를 이렇게 내놓게 되죠. 그러면서 묻기를, 십이면관음이 어느 얼굴이 진짜 얼굴인가? 의자에 앉았다가 떡 이렇게 내려와 가지고서
一手收坐具하고 一手搊麻谷云, 十二面觀音이 向什麽處去也오
일수수좌구 일수추마곡운, 십이면관음 향십마처거야
한 손으로는 좌구를 걷고, 한 손으로는 마곡을 움켜잡고“십이면관음(十二面觀音)이 향십마처거야(向什麽處去也)오”“어디를 향해서 갔느냐?” 관음이 아니라 우 관음 이야기를 하더라도 지금 말 하고 있는 그 당사자들 외에 달리 관음이 없다는 뜻이죠. 사실 그렇고요. 우리가 뭐 아무리 석가모니부처님, 아미타불을 이야기 하더라도 바로 말하는 그 사람을 떠나서는 따로 없습니다. 따로 없어요.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건 좀 하수들의 견해죠. 영~ 불교의 하수들의 견해입니다. 진짜 제대로 된 소견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바로 말하는 그 당사자! 사실 그걸 떠나서는 있지도 않구요. 석가모니 아니라 뭐 어떤 부처도 그 당사자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가 없는 이치니까! 그건 뭐 어지간히 불교이론과 이치에 밝은 사람들은 다 아는 거죠.
麻谷轉身하야 擬坐繩牀이라 師拈拄杖打한대
마곡전신 의좌승상 사염주장타
마곡이 몸을 돌려서 승상에 앉으려고 한다. 그러니까 임제 스님이 주장자를 가지고 한 방 쳤다 이거야.
麻谷接却하야 相捉入方丈하니라
마곡접각 상착입방장
주장자를 딱 잡았어. 한 쪽 귀퉁이 씩 주장자를 잡고 둘이 같이 방장실로 들어갔다. 요건 또 아주 재미있는 모습인데 마곡이라는 분이 아주 대단한 분이고, 그래서 그런 십이면관음상 이야기에 대한 표현과 둘이 같이 결국은 방장실로 들어간 것. 모양이 아주 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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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여러 가지 할
師問僧호대 有時一喝은 如金剛王寶劍이요
사문승 유시일할 여금강왕보검
有時一喝은 如踞地金毛獅子요 有時一喝은 如探竿影草요
유시일할 여거지금모사자 유시일할 여탐간영초
有時一喝은 不作一喝用이니 汝作麽生會오 僧擬議한대 師便喝하다
유시일할 부작일할용 여자마생회 승의의 사편할
임제 스님이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어떤‘할’은 금강왕의 보검과 같고, 어떤‘할’은 땅에 웅크리고 앉은 금빛 사자 같으며, 어떤‘할’은 어부가 고기를 찾는 장대 같고 도둑이 그림자를 드리워보는 풀 같고, 어떤‘할’은 할로서 작용을 하지 않는다. 그대는 어떻게 알고 있는가?”
그 스님이 머뭇거리자 임제 스님이‘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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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問僧호대 有時一喝은 如金剛王寶劍이요
사문승 유시일할 여금강왕보검
임제 스님이 어떤 스님에게 묻되, 어떤‘할’은 마치 금강왕보검, 아주 무서운 칼과 같고,
有時一喝은 如踞地金毛獅子요 有時一喝은 如探竿影草요
유시일할 여거지금모사자 유시일할 여탐간영초
어떤 때의 일할은 떡~ 버티고 앉아있는 금빛 사자와 같고, 또 어떨 때의 할은 새의 깃털로 엮어가지고 물속에 넣어서 고기를 이렇게 끌어내거나 또는 도둑이 도둑질 하려면 잠자는가? 안 자는가? 대나무 그림자를 가지고 이렇게 문으로 비쳐보고 안에서 그림자를 보고 인기척을 하면 훔치지 못하고 곤하게 떨어져 있으면 그걸 모르니까 그때 도둑질을 하는, 그런 식으로 사람을 떠보는‘할’ 그런 할도 있다.
有時一喝은 不作一喝用이니 汝作麽生會오 僧擬議한대 師便喝하다
유시일할 부작일할용 여자마생회 승의의 사편할
어떤 때는 소리 없는 할이야. 일할의 작용은 짓지도 않는 그런 격이다. 그러니 그대들은 어떻게 이해 할 것인가? 하니까 승이 머뭇거리는데 곧 임제 스님이 곧“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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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비구니를 점검하다
師問一尼호대 善來아 惡來아 尼便喝하니
사문일니 선래 악래 니편할
師拈棒云, 更道更道하라 尼又喝이어늘 師便打하다
사염방운, 갱도갱도 니우할 사편타
임제 스님이 어느 비구니에게 물었다. “잘 왔는가? 잘못 왔는가?” 비구니가‘할’을 하자 임제 스님이 주장자를 집어 들고 말씀하였다.“다시 일러보아라. 다시 일러보아라.”비구니가 또‘할’을 하자 임제 스님이 곧바로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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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問一尼호대 善來아 惡來아 尼便喝하니
사문일니 선래 악래 니편할
한 비구니 스님에게 묻기를, 잘 왔는가? 잘 못 왔는가? 하니까 비구니도 곧‘할’을 했다 이거야.
師拈棒云, 更道更道하라 尼又喝이어늘 師便打하다
사염방운, 갱도갱도 니우할 사편타
스님이 딱 주장자를 잡고는 다시 일러보아라. 다시 일러보아라. 하니까 역시 비구니 스님이 도‘할’을 했다. 그러니까 때리려고 벌써 주장자를 잡았는데 뭐 어차피 맞을 바에는‘할’이나 하고 맞아야지. 그래서‘할’을 했고, 또 임제 스님은 바로 때렸다. 이렇게 점검을 했는데 거기까지 예요. 정작 그 스님이나 임제 스님이나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지는 아무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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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아직 조사의 뜻은 없다
龍牙問, 如何是祖師西來意오 師云, 與我過禪版來하라
용아문, 여하시조사서래의 사운, 여아과선판래
牙便過禪版與師한대 師接得便打라
아편과선판여사 사접득편타
牙云, 打卽任打나 要且無祖師意로다
아운, 타즉임타 요차무조사의
牙後到翠微하야 問如何是祖師西來意오
아후도취미 문여하시조사서래의
微云, 與我過蒲團來하라 牙便過蒲團與翠微한대 翠微接得便打라
미운, 여아과포단래 아편과포단여취미 취미접득편타
牙云, 打卽任打니 要且無祖師意로다 牙住院後에
아운, 타즉임타 요차무조사의 아주원후
有僧이 入室請益云, 和尙行脚時에 參二尊宿因緣을 還肯他也無아
유승 입실청익운, 화상행각시 참이존숙인연 환긍타야무
牙云, 肯卽深肯이나 要且無祖師意로다
아운, 긍즉심긍 요차무조사의
용아 스님이 임제 스님께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나에게 선판을 건네주게.”하니 용아 스님이 바로 선판을 건네 드렸다. 임제 스님이 받아서 그대로 내리치시므로 용아 스님이 말하였다.“치기는 마음대로 치십시오. 그러나 아직은 조사의 뜻은 없습니다.” 용아 스님이 뒤에 취미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나에게 좌복을 건네주게.” 하니 바로 좌복을 건네주었다.
“치기는 마음대로 치십시오. 그러나 아직은 조사의 뜻은 없습니다.” 용아 스님이 임제원에 머무르고 있을 때 어떤 스님이 방에 들어와 법문을 청하였다.“스님께서 행각하실 때 두 큰스님을 찾아뵈었던 일에 대하여 그분들을 옳다고 인정하십니까?”
“인정한다면 깊이 인정하지만 아직 조사의 뜻은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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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牙問, 如何是祖師西來意오 師云, 與我過禪版來하라
용아문, 여하시조사서래의 사운, 여아과선판래
“아직 조사의 뜻은 없다”그랬어요. 용아 스님이 묻기를“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오” 나를 위해서 선판(禪版)을 가져오너라. 그랬어요. 용아 스님이 선판을 들고 와서 스님께 주는데 선판은, 좌선하는 사람이 깔고 앉는 겁니다. 그게 습기도 안 올라오고 또 더운 기운도 안 올라와요. 옛날에 내가 해인사 선방에 있을 때 보니까 중국에 가서 공부하다가 온 노 스님이 있었는데 꼭 그 선판을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더라 구요. 이건 달아놓고 치는 것도 선판이라 하고, 그런데 이건 깔고 앉는 것이라기보다는 시간을 알리는 나무판자를 걸어놓고 그걸 쳤어요. 목탁도 아니고! 그런 것도 선판이라고 하고, 앉는 좌구를 가지고 또 그런 것도 있어요. “죽의포단”할 때‘죽의' 대나무 의자라고도 표현하는데“죽의의자”라고 표현했으면 제대로 모양새를 갖춘 것을 의자라고 했을 텐데,“죽의포단’했을 때는 대나무를 만들어 놓고‘포단’방석을 얻어가지고 좌선을 하는 그런 예들도 있고 그래요. 어쨌든 이 선판은 깔고 앉는 것이기 보다는 시간을 알리기 위해 걸어놓은 판자를 생각하는 게 훨씬 더 좋을 것 같아요.
牙便過禪版與師한대 師接得便打라
아편과선판여사 사접득편타
선판을 스님께 주었는데 임제 스님이 그걸 받아가지고 곧 때렸다 그랬어요.
牙云, 打卽任打나 要且無祖師意로다
아운, 타즉임타 요차무조사의
“때리려면 때리십시오!”요컨대 내가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을 물었는데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은 없다”부정해 버렸지.
牙後到翠微하야 問如何是祖師西來意오
아후도취미 문여하시조사서래의
임제 스님은 그렇게 때리는 게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라고 대답을 했다. 그런 거죠. 취미 스님이 가서는“문여하시조사서래의(問如何是祖師西來意)오”하고 또 물었어.
微云, 與我過蒲團來하라 牙便過蒲團與翠微한대 翠微接得便打라
미운, 여아과포단래 아편과포단여취미 취미접득편타
취미가 말하기를 포단(蒲團),깔고 앉는 거죠.“나에게 포단을 가져오너라.”그랬어요. 그리고 보면 이 선판이 깔고 앉는 것인지 아니면 걸어놓고 치는 것인지 또 좀 햇갈리고 정확하지가 않습니다. 중국에 가서 한번 알아봐야 할 일이라 이게!“여아과포단래(與我過蒲團來)하라”포단을 가져오너라! 포단은 방석이니까! 용아가 포단을 가지고 가서 취미 스님에게 주었어. 그러니까 취미 스님이 그걸 받아가지고 또 때렸어. 경우가 똑 같애! 용아 스님하고 임제 스님의 관계나 또 용아 스님하고 취미 스님하고 관계나 판에 박은 듯이 똑 같아요.
牙云, 打卽任打니 要且無祖師意로다 牙住院後에
아운, 타즉임타 요차무조사의 아주원후
그러니까 용아가 때리려면 때리십시오. 그렇지마는 조사서래의는 거기 없습니다. 그랬어요. 용아가 사원에 살도록 원(院;절)에 주한 후에
有僧이 入室請益云, 和尙行脚時에 參二尊宿因緣을 還肯他也無아
유승 입실청익운, 화상행각시 참이존숙인연 환긍타야무
어떤 스님이 입실해가지고서 청익(請益), 법을 묻는 거예요. 그게 처음 일입니다. 이익을 청하다. 그렇게 표현하죠. 법문 청하는 것을 대개 이렇게 표현합니다. 화상이 행각시에 두 존숙, 임제 스님하고 취미스님하고 둘을 만났잖아요. 용아 스님이! 임제 스님하고 취미 스님하고 두 분을 만났는데“환긍타야무(還肯他也無)아”스님을 인정을 했습니까? 안 했습니까? 이걸 묻는 거야.
牙云, 肯卽深肯이나 要且無祖師意로다
아운, 긍즉심긍 요차무조사의
용아 스님이 말하기를 긍정했다면 깊이 긍정했으나 또 조사의(祖師意)는 없었다. 이게 그들을 긍정했다는 뜻도 되고 그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뜻도 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기‘차무조사의(且無祖師意)’라고 한 것으로 보면 그 사람들을 나는 인정 못한다. 두 존숙을 만났는데 그 사람들이 어떻더냐? 이렇게 물어야 순리죠. 그 사람들을 나는 인정 못하겠더라. 그 사람들이“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를 물었는데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를 도대체 대답할 줄 모르더라. 이렇게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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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경산 스님을 점검하다
徑山有五百衆호대 少人參請이어늘 黃蘗令師로 到徑山하고
경산유오백중 소인참청 황벽영사 도경산
乃謂師曰, 汝到彼作麽生고 師云, 某甲到彼하야 自由方便이니다
내위사왈, 여도피자마생 사운, 모갑도피 자유방편
師到徑山하야 裝腰上法堂하야 見徑山하니 徑山方擧頭라
사도경산 장요상법당 견경산 경산방거두
師便喝한대 徑山擬開口어늘 師拂袖便行하다 尋有僧問徑山호대
사편할 경산의개구 사불수편행 심유승문경산
這僧適來에 有什麽言句관대 便喝和尙이닛고
자승적래 유십마언구 편할화상
徑山云, 這僧從黃蘗會裡來하니 儞要知麽아 且問取他하라
경산운, 자승종황벽회리래 이요지마 차문취타
徑山五百衆이 太半分散하니라
경산오백중 태반분산
경산문하에 5백 대중이 있었으나 법을 묻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황벽 스님이 임제 스님을 경산에 가서 보게 하였다.
“그대는 거기에 가서 어떻게 하겠느냐?”
“제가 거기에 가면 저절로 방편이 있겠지요.”
임제 스님이 경산에 이르러 걸망도 풀지 않은 채 법당으로 올라가 경산 스님을 뵈었다. 경산 스님이 막 고개를 들려고 하는데 임제 스님이‘할’을 하였다. 경산 스님이 무어라고 말하려 하자. 임제 스님이 소매를 떨치고 그대로 가버렸다. 그 즉시 어떤 스님이 경산 스님에게,“저 스님이 왔을 때 무슨 말씀이 있었기에 스님에게 대뜸‘할’을 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그 스님은 황벽스님 회하에서 왔는데 그대가 알고 싶으면 그에게 직접 물어보아라.”라고 하였다. 그리고 난 후 경산의 5백 명 대중이 절반 이상 흩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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徑山有五百衆호대 少人參請이어늘 黃蘗令師로 到徑山하고
경산유오백중 소인참청 황벽영사 도경산
“경산 스님을 점검하다”그랬습니다. 5백 대중이 모인 아주 큰 총림이야. 이것 아주 재미있는 사건인데 조실 스님한테 와서 참정(參請)하는 사람이 없어. 그래서 황벽 스님이 임제 스님을 경산에 가서 조실 스님한테 한번 말해봐라.
乃謂師曰, 汝到彼作麽生고 師云, 某甲到彼하야 自由方便이니다
내위사왈, 여도피자마생 사운, 모갑도피 자유방편
사가 말하기를 경산 당신이 여기서 뭘 하느냐? 내 나름대로의 방편이 있습니다.
師到徑山하야 裝腰上法堂하야 見徑山하니 徑山方擧頭라
사도경산 장요상법당 견경산 경산방거두
사가 경산에 이르러서, 행장이죠. 장요(裝腰)라는 것은! 허리에 둘러 맨 행장, 걸망이죠. 걸망을 짊어진 채로 법당에 올라가서 경산을 보니 경산이 방거두(方擧頭)라! 바야흐로 이렇게 머리를 들어서 본다 이거야. 그러니까
師便喝한대 徑山擬開口어늘 師拂袖便行하다 尋有僧問徑山호대
사편할 경산의개구 사불수편행 심유승문경산
임제 스님이“할!”을 했어. 경산이 뭔가 입을 벌리려고 하니까 임제 스님이 있다가“사불수편행(師拂袖便行)하다” 막 그냥 손을 휘저어 버리고 가버렸어. 그때 즉시 어떤 중이 있다가 경산 스님에게 묻기를
這僧適來에 有什麽言句관대 便喝和尙이닛고
자승적래 유십마언구 편할화상
저 중이‘적래(適來)’라고 하는 것은 금방 왔는데 무슨 말을 했기에 화상에게‘할’을 했습니까? 그랬어요.
徑山云, 這僧從黃蘗會裡來하니 儞要知麽아 且問取他하라
경산운, 자승종황벽회리래 이요지마 차문취타
경산이 말하기를 저 중이 황벽 회상에서 왔다. 네가 혹시 저 중을 아느냐? 그랬어요. 만약에 안다면 또한 저 사람에게 물어봐라. 그러니까
徑山五百衆이 太半分散하니라
경산오백중 태반분산
그 길로 경산 스님에게 모였던 5백여 명의 대중이 반이나 흩어져 버렸다. 그래 황벽 스님은 그런 사정을 안거지. 눈이 어두운 선지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임제 스님을 보내가지고 이렇게 한마디 떠보고 그걸 마침 떠보는 것을 어떤 중이 지켜보고 있다가, 그 중은 또 자기 조실 스님한테 그런 사실을 한번 확인했는데“우리 조실 스님은 한마디도 제대로 이야기를 못했다.”거량을 못했다. 하는 사실이 금방 대중 방에 퍼져버리니까 “아이, 우리 경산 스님은 눈이 어두운가 보다.” 이렇게 소문이 나가지고 그만 5백 명 대중 중에 한 반이 그만 흩어지고 딴 데로 가버렸다. 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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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보화 스님의 열반
普化一日 於街市中에 就人乞直裰하니 人皆與之호대 普化俱不要라
보화일일 어가시중 취인걸직철 인개여지 보화구불요
師令院主로 買棺一具하고 普化歸來에
사령원주 매관일구 보화귀래
師云, 我與汝做得箇直裰了也로다 普化便自擔去하야
사운, 아여여주득개직철요야 보화편자담거
繞街市叫云, 臨濟與我做直裰了也니 我往東門遷化去하리라
요가시규운, 임제여아주직철요야 아왕동문천화거
市人競隨看之하니 普化云, 我今日未요 來日往南門遷化去하리라
시인경수간지 보화운, 아금일미 내일왕남문천화거
如是三日하니 人皆不信이라 至第四日하야 無人隨看이어늘
여시삼일 인개불신 지제사일 무인수간
獨出城外하야 自入棺內하야 倩路行人釘之하니라
독출성외 자입관내 청로행인정지
卽時傳布하야 市人이 競往開棺하니 乃見全身脫去하고
즉시전포 시인 경왕개관 내견전신탈거
祇聞空中鈴響이 隱隱而去하니라
지문공중영향 은은이거
보화 스님이 어느 날 거리에 나가 사람들에게 장삼[直裰]한 벌을 달라고 하였다. 사람들이 매번 장삼을 주었으나 보화 스님은 그 때마다 필요없다고 하였다. 임제 스님이 원주를 시켜 관을 하나 사오게 한 뒤 보화 스님이 들어오자 말씀하였다.
“내가 그대를 위해 장삼을 장만해 두었네.”
보화 스님이 관을 짊어지고 나가서 온 거리를 돌면서“임제 스님이 나에게 장삼을 만들어 주셨다. 나는 동문으로 가서 열반에 들겠다.”하고 외쳤다. 사람들이 너도 나도 따라가서 보니 보화 스님이, “오늘은 아니다. 내일 남문에서 열반에 들리라.”
이렇게 사흘을 하니 사람들이 아무도 믿지 않았다. 나흘째 되던 날은 따라와서 보려는 사람이 없었다. 혼자 성 밖으로 나가 스스로 관 속에 들어가서 길가는 행인에게 관 뚜껑에 못을 치게 하였다. 삽시간에 말이 퍼져서 시내 사람들이 쫓아가서 관을 열고 보았다. 그런데 몸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만 공중에서 요령소리만 은은히 울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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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化一日 於街市中에 就人乞直裰하니 人皆與之호대 普化俱不要라
보화일일 어가시중 취인걸직철 인개여지 보화구불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죠. 보화 스님이 일일에 시중에서 사람들에게 나아가서 직철을 구(俱)했어. 직철(直裰), 상하가 바로 붙은 장삼! 그게 직철이 예요. “나한테 누가 장삼 한 벌 해 줄 사람 없는가?”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뭐 도인 스님이니까, 미친 도인이라도 도인이니까! 전부 장삼을 한 벌씩 해가지고 보화 스님께 주니까 보화 스님이 안 받았어.
師令院主로 買棺一具하고 普化歸來에
사령원주 매관일구 보화귀래
그런데 그 말을 임제 스님이 알아듣고는 원주를 시켜가지고 “널(관)하나 구해라. 얼른!” 그랬어요. 널 하나를 딱 구했어. 그래서 보화가 돌아오길래
師云, 我與汝做得箇直裰了也로다 普化便自擔去하야
사운, 아여여주득개직철요야 보화편자담거
임제 스님이 있다가 “당신을 위해 장삼 한 벌 구해놨으니 갖다 입어라.” 그랬어요. 널을 보고 그랬으니까,
繞街市叫云, 臨濟與我做直裰了也니 我往東門遷化去하리라
요가시규운, 임제여아주직철요야 아왕동문천화거
보화 스님이 얼씨구나! 좋다하고서 널을 짊어지고 갔어. 그리고는 가시(街市: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임제가 나한테 장삼 한 벌 해줬다! 임제가 나한테 장삼 한 벌 해 줬다!”하면서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서 자랑 하는 거지.“나는 동문에서 천화(遷化)할 거야!
市人競隨看之하니 普化云, 我今日未요 來日往南門遷化去하리라
시인경수간지 보화운, 아금일미 내일왕남문천화거
그러니까 내일 동문에서 천화한다니까 동네 사람들이 그냥 전부 다 동문으로 모였어. 그러니까 보화 스님이 있다가 이제 “오늘은 아니다! 오늘은 재미없다. 내일 내가 남문에 가서 천화 할 거야!
如是三日하니 人皆不信이라 至第四日하야 無人隨看이어늘
여시삼일 인개불신 지제사일 무인수간
그 다음 서문가서 천화할거야. 사람들이 에이! 평소에도 미친 짓 하고 미친 소리하고 다닌다고 하나도 안 믿었어. 그래 4일 째 되던 날 누가 따라와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獨出城外하야 自入棺內하야 倩路行人釘之하니라
독출성외 자입관내 청로행인정지
홀로 성문에 나가서는 관속으로 스스로 들어가.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내가 여기 들어가거든 니가 못질 좀 해라.”이랬어. 그거야 해 줄 수 있지. 그러니까 마침 인연이 되었든지 길가는 사람에게 부탁을 해가지고 못질을 딱 했어.
卽時傳布하야 市人이 競往開棺하니 乃見全身脫去하고
즉시전포 시인 경왕개관 내견전신탈거
그리고는 즉시 시내에 소문이 퍼졌어. 시중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다 들어와서 아, 보화 스님이 여기 들어갔고, 지나가는 행인이 못질을 했고 스님이 돌아가셨는데 우리 한번 열어보자. 하고는 다투어서 관을 열어보니까 몸이 없어. 전신탈거(全身脫去)라는 말은 몸체가 없다 이 말입니다. 몸도 없더라 이거야.
祇聞空中鈴響이 隱隱而去하니라
지문공중영향 은은이거
먼 하늘 아득하게 요령 소리만 은은히 들려올 뿐이더라. 평소에 보화 스님이 흔들고 다니던 요령이니까! 그 요령 소리가 익숙하겠죠? “은은이거(隱隱而去)하니라~”요령 소리가 은은히 사라져 갈 뿐이더라. 참! 열반을 이쯤 해야 뒷사람들 귀찮게 안하고 여러 가지로 아주 편리하고, 뭐 불태우고 장례식하고 복잡하게 할 것 없어요. 오늘 임제록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는 행장하고 그 다음에 비문이 남아 있어요. 조금 양이 되지마는 다 내용은 아는 거니까 충분히 다음시간에 마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첫댓글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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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고맙습니다. 一輪月 님.._()()()_
一輪月 님! 고맙습니다. _()()()_
一輪月 님! 수고하셨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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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得卽同(명득즉동) 明不得卽別(명불득즉별)/ 금설수귀(金屑雖貴)낙안성예(落眼成翳) 감사합니다. 공부 잘하고 갑니다._()()()_
고맙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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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屑雖貴 落眼成翳 ...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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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