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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백두대간 꼬리산행-1 [옥산~구영고개]
<구간별 시간대>
- 09:12 양구마을 도로 끝, 산행시작
- 09:19 임도 버리고 산길시작
- 09:30~35 옥산 샘
- 10:00~10 옥산정상
- 10:27 낙남분기점
- 10:40~45 활공장간판(602봉, 옥산천황봉)
- 11:00~05 백두꼬리분기점(547봉)
- 11:28 진고개안부(조각표지판)
- 11:40 497봉 삼각점
- 12:05~30 개활지 옆 묘지에서 점심식사
- 12:45 520봉 삼각점
- 13:05 임도안부
- 13:18~28 황토재 (서낭당터 돌탑)
- 14:03~10 황토재도로(2번국도, 황치산휴게소)
- 14:53 477봉 삼각점
- 15:05~28 계봉정상(이명산 시루봉, 달구봉)
- 15:55 중고개(시멘트도로)
- 16:30 봉곡재(임도고개)
- 16:55 구영고개(아스콘포장도로)
▶ 산행일자 : 2007년 04월 22일(넷째일요일) - 날씨 : 맑음
▶ 산 행 지 : 경남 하동군 옥종면, 청암면
▶ 산행코스 : 옥산~활공장~분기봉~520봉~황토재~계봉~중고개~구영고개
◎ 산행거리 : 약 18.4Km(도상거리)
◎ 산행시간 : 약 7시간 43분 (휴식/식사 포함)
▣ 참가인원 : 총 16명(일송 박영훈 명길 마루 80 갈매기 산조아 심교섭 김대호 원치구 전윤희 팔공짱이 김태분 김순옥 최인숙 이한성)
<산행일지>
신산경표가 생기면서 우리나라 산줄기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높아졌다. 1대간 9정맥 외에도 크고 작은 기맥/지맥 산줄기들이 새로 탄생하여 그 숫자가 무려 100개에 이르면서 언제부터인가 산줄기만을 쫓아다니는 ‘마루금매니아’들이 늘어나면서 작금의 산행풍속도는 많이 달라진다. 이번 백두꼬리산행도 이러한 측면에서보아 이와 무관하지 않는 산행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정맥과 기맥과는 약간 다른 의미의 산줄기로 취급되어지는 백두꼬리산행은 백두대간에 남겨진 숙제를 한다는 기분으로 이 산행을 하게 된다. 도상거리 약 34Km, 두 구간을 나누게 되며 오늘은 그 첫 구간을 하는 날이다.
- 09:12 양구마을 도로 끝, 산행시작
열성산꾼 15명을 실은 중형버스가 하동군 옥종면 양구마을로 찾아든다. 옥종주유소에서 마을 표석을 보고 우회전하여 마을로 들어서니 마을중간에서 더 이상 진행불가다. 버스에서 내려 출발준비를 하려하는데 마을주민이 산행들머리로 접근하는 다른 길을 가르쳐주신다. 다시 주유소로 돌아와 주유소로 바싹 끼고 가는 우회길로 가니 소로가 이어지고 간신히 들머리까지 버스가 들어간다. 즉 도로가 끝나면서 버스 회차가 가능한 이 지점이 옥산들머리가 되는 셈이다. 일손이 한창인 농부의 안내를 받아 산행로로 들어선다. 이방인을 대하는 마을사람들의 친절이 우호적이다. 덕분에 상쾌한 기분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양구마을 옥산 들머리
임도길을 따라서 산행시작
- 09:30~35 옥산 샘
입구에 큰 당산나무 한그루가 서있는 비포장임도길 따라 조금 가니 다시 시멘트포장이 나오고 약 7분 만에 임도를 버리고 왼쪽 산길로 들어가는 작은 안내가 있다.(10:19)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길이다. 완만한 비탈을 따라 고도를 높이는 산길, 후덥덥한 날씨에 벌써부터 이마에 땀이 맺힌다. 잠깐 볼일을 보는 사이 일행들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늦게 출발한 마루님과 박회장님과 일행이 되어 간다. 사면을 돌아 능선에 붙기 전 멋진 샘이 나오는데 바로 옥산샘이다. 물 한잔 했으면 할 때 짠하고 나타나는 절묘한 샘, 시원하게 물 한잔 들이키고 능선으로 붙는다.
- 10:00~10 옥산(614.2m)정상
능선에 오르자 산길의 분위기는 운치를 더 한다. 정겨운 오솔길과 아늑한 숲길이 마음 편하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숲길을 빠져나오고 잠시 후 잘생긴 봉우리에 새로 만든 커다란 정상석이 반기는 옥산정상이다. ‘지리정맥 옥산’이라 새겨져 있는데 ‘지리정맥’이란 말이 좀 생소하다. 옥산이 지리산 영신봉과 연결되긴 하지만 그것은 낙남정맥이기 때문에 ‘낙남정맥 옥산’이라 해야 맞을 것 같은데..., 아마 낙남정맥을 벗어나 있어 그렇게 했을까? 그 연유는 알 수 없다. 큰 정상석옆에는 과거의 작은 정상석이 함께하고 있었으며 공터에는 나무벤치까지 만들어 놓았다.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정상을 내려간다.
옥산 정상석 - 최근에 재로 세워진 정상적이다.
옥산 벤취에서 간식타임
- 10:27 낙남분기점
옥산 정상은 사실 백두꼬리와는 상관없는 봉우리다. 그러나 이곳을 들머리로 한 것은 백두꼬리가 분기하는 봉우리가 옥산의 영향권에 속해있는 봉우리라 그렇다면 아예 옥산부터 시작하자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정상에서 가파르게 내려오면 멀리서 보이던 헬기장에 내려서고 임도를 만난다. 산길은 임도 따라 좀 가다 왼쪽으로 붙고 빽빽한 관목지대를 비집고 오르막을 오르면 앞이 훤히 트이면서 고속도로 같은 낙남정맥산길을 만난다. 좌측으로 가면 베토재로 가고 우측방향이 돌고지재 방향이 된다.
- 10:40~45 활공장간판(602봉, 옥산천황봉)
우리도 우측으로 간다. 오랜만에 밟아보는 낙남길이 괜시리 기분 좋아진다. 한번 와봤던 길이라 향수 같은 느낌이 있어서인 것 같다. 낯설지 않는 산길을 기분 좋게 가면 602봉 오름길을 맞는다. 낙남분기점에서 13분정도 걸리며 오늘구간 최고봉이 되는 곳이다. 그 값을 하는 건지 약간의 바윗길도 나오고 산길의 맵시가 제법 규모가 있다. 정상에 오래된 입간판엔 ‘옥산천황봉’이란 이름이 표시되어있고 과거 활공장임을 안내하는 글귀가 쓰여 있지만, 지금은 잡풀들이 자라 그 흔적이 복원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조망이 한 몫 하는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 출발한다.
602봉 활공장 - 오늘의 최고봉-
- 11:00~05 백두꼬리분기점(547봉)
나뭇가지 결적거리는 관목지대를 내려오면 임도가 올라온 안부를 만나고 임도를 따라 잠시 가면 우측으로 산길진입로가 있다. 앞선 일행이 편안하게 임도를 진행 중이다. 낙남길을 가려면 반드시 봉우리를 올라야하나 백두꼬리길은 임도를 가도 틀린 길은 아니지만 그러나 그렇게 가면 안 된다. 그것은 위 봉우리가 낙남정맥과 백두꼬리가 분기되는 547봉이기 때문에 그걸 잘라먹으면 큰일 난다. 선두를 빽 시켜 봉우리로 오른다. 547정상은 삼각점도 없어 백두꼬리분기점이 아니라면 그냥 휙 지나가도 모를 평범한 정수리에 불과하다. 왼쪽, 길도 없는 숲 쪽에 부산의 산개미 리본 하나가 살짝 보이고 전방 낙남길은 고속도로다. 모두 전열을 가다듬고 이제부터 백두꼬리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이곳에 발을 들여놓는다.
백두꼬리 시작점이 되는 547봉 분기점
낙남정맥 돌고재 쪽 이어지는 능선
- 11:28 진고개안부(조각표지판)
예상대로 길은 없다. 짐승 길도 못되는 길을 8~9분 내려오니 아까 그 임도를 만난다. 임도는 얼마간 이어지다 흐지부지 풀밭공터로 변하고 마루금은 언덕을 올라 희미한 오솔길로 바뀌어 부담 없이 이어진다. 80이 앞장서 거침없이 나아가는데 소나무 숲 삼거리에서에서 나무에 박혀있는 하얀색 함석조각이정표를 만난다. 좌측 반듯한 길 쪽으로 ‘진고개(진개)’라 쓰여 있다. 걸음을 멈추고 잠시 지도를 살펴본다. “진고개라...?” 지도에는 아무리 봐도 없다. 지네들이 부르는 이름인 모양이다. 좋은 길을 버리고 낙엽 두텁게 쌓인 흐릿한 언덕길을 치고 올라간다.
임도에서 497봉 쪽 가는 길
- 12:05~30 개활지 옆 묘지에서 점심식사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름길을 따르자 제법 그럴듯한 봉우리에 오르는데 바로 삼각점이 있는 497봉이다. (11:40) 이후 길이 영 시원찮다. 간간히 달려있는 리본을 확인하며 아래로 내려서니 넓은 개활지가 보인다. 뭘 심으려고 했는지? 잔풀이 나있는 개활지가 많이도 널부러져 있다. 멀리서 보아 넓은 풀밭이겠거니 하고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지만 막상 가까이 와보니 땅이 거칠어 앉을만한 자리는 못된다. 마루님은 배가 고팠는지 아무데서나 먹자고 아우성이지만 아무도 멈추는 사람이 없다. 520봉 쪽으로 좀 더 가다가 마침 반반한 묘지공터가 나타나 이곳에서 점심보따리를 푼다. 산에서 먹는 점심은 언제나 즐거운 것, 도시락 까먹는 재미로 산행한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520봉 가는 길 중간에 만나는 개활지,
- 이곳에서 조금 더 가다 점심식사 한다.
- 12:45 520봉 삼각점
식사를 끝내고 불과 15분 만에 520봉 삼각점봉우리에 오른다. 널따란 방화선길이 진행을 도와준다. 정상에 있는 소나무에 여럿 리본들이 달려있는걸 보니 중요한 봉우리임에는 틀림없는데 아쉽게도 조망은 없다.
520봉 정상부
- 13:05 임도안부
520봉에서 내려오는 길 역시 확실치가 않다. 흐지부지 애매한 곳에는 서로 자신이 없어서인지 리본들이 잘 달려있지 않다. 그러나 사람의 감각은 대개 비슷한 것, 조금만 찾다보면 곧 길 흔적을 만난다. 내가 미처 달지 못한 곳에는 팔공이 달도록 권유하면서 시그널을 보강한다. 선답자 리본을 보물찾기 하듯 내려서니 약 20분 만에 임도안부에 닿는다. “두리번두리번...??” 너저분한 평지에 잡풀들이 무성하고 오르는 입구 두 군데에 리본들이 달려있다. 팔공과 난 대략 이곳이 황토재가 아닐까 예상을 하면서 임도따라 봉우리로 오른다.
520봉, 백두꼬리에서 만나는 리본들...
- 13:18~28 황토재 (서낭당 돌탑)
살짝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역시 길이 엉망이다. 좋은 길이 따로 있는지는 몰라도 내려서고 보니 다시 임도를 만난다. 이번에는 시멘트임도다. 그러고 보니 임도는 계속 산을 돌고 돌아 다 연결이 되는 듯 했다. 임도 우측에는 농토가 있고 왼쪽으로 금촌마을을 내려가는 길이 점잖게 나있다. 고갯마루에는 서낭당돌탑이 있고 치성을 드리는 제단도 하나 만들어져 있는 이곳이 바로 ‘황토재’이다. 그늘이 져서 시원한 이곳에서 약 10분간 달콤한 휴식을 즐긴다.
황토재
황토재 치성 제단
- 14:03~10 황토재도로(2번국도, 황치산휴게소)
황토재에서 한차례 봉우리를 올라 잘나있는 길을 따르니 자연스레 산봉우리하나를 돌아가는 꼴이 된다. 봉우리를 완전히 돌아 밤나무단지를 끼고 내려가는 길목에서 발길을 멈춘다. 방향도 약간 어긋나지만 왼쪽에 정상마루금이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무심코 따랐던 임도가 마루금을 벗어나게 한 것이다. 약간 고민을 하다 밤나무 밭 사면을 가로질러 능선으로 복귀한다. 약 10분후 다시 시그널을 확인하고 짧은 오름을 한번 오르면 362봉이 되고 이제부터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길이 딱히 있다기보다 그저 방향만 보고 내려오면 신세계통신탑이 보이고 곧이어 청솔휴게소(구 황치산휴게소)가 있는 2번국도 도로에 떨어진다.
경남 하동군 북천면과 양보면의 경계를 표시하는 간판이 서있는 곳, 어느 자료에서 ‘수구재’ 란 고개이름을 사용하였는데 고개비석이나 간판 등, 주변 어디에도 수구재란 이름을 뒷받침하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비파마을 입구에 있는 원두막간판에 ‘황토재’란 이름이 보일뿐이다. 고개이름은 없고 청솔주유소와 청솔휴게소 간판만 크게 있는데 과거 황치산휴게소는 어디로 갔는지? 황치산은 또 어느 산을 말하는 건지? 이곳 고개이름에 대한 정리가 좀 있어야할 것 같다. 고개에서 각자 어슬렁거리는 시간을 보내고 다시 출발채비를 한다. 박회장님께서는 시원한 맥주를 갈망하다가 급히 한잔 들이키고 따라붙는다.
2번국도 도로, - 구 황치산휴게소
- 14:53 477봉 삼각점
도로건너 산길은 산판 길로 이어지고 산불초소가 있는 339봉을 올라섰다 내려오면 좌우산길이 잘 나있는 사거리안부가 나온다. 계속해서 산길은 동네등산로 수준이다. 모처럼 좋은 길을 만나니 모두들 발걸음에 속력이 붙는다. 308봉을 밋밋하게 올라 완만하게 내려설 때 밤나무사이로 좌측 사평리와 우측 우복리가 잘 보인다. 좀 더 내려선 안부가 바로 경전선 철로가 지나는 이명터널이 되는데 보이지는 안지만 발아래 시골역사의 양보역이 가늠된다. 다시 완만한 오름이 되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이고 저 멀리 계봉의 모습이 완연히 드러난다. 477오름길이라 의식하며 한차례 치고 오르니 봉우리라기보다 약간의 공터에 삼각점이 박혀있는 그런 정상이다.
477봉 정상 삼각점
- 15:05~28 계봉정상(이명산 시루봉, 달구봉)
477봉을 뒤로하면 다시 오름이 시작되고 한 비탈 올라선 곳이 이정표가 있는 배암골삼거리다. 곧이어 건너편에 계봉이 잘 보이는 전위봉에 되고 저만치 김대호와 팔공이 계봉을 향해 개미처럼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산길은 살짝 꺼졌다가 5분가량 오르면 계봉정상이다. 정상석이 두 개있는데 ‘이명산시루봉’이라 되어있는 정상석이 있고 또 하나는 ‘달구봉(계봉)’이라 되어있다. 이곳에서 전개되는 조망은 사방팔방 거침이 없다. 하지만 오늘은 시계가 그리 좋지는 않은 편, 동쪽에 이명산과 봉명산이 지척에 보이고 멀리 가야할 금오산이 가물거리는가 하면 자굴산과 한우산, 황매산은 희뿌옇게 조망된다.
계봉 정상부.. '이명산 시루봉' 정상석, 우측 작은 정상석이 '계봉'정상석
이명산과 봉명산 쪽 조망
- 15:55 중고개(시멘트도로)
정상에서 마루금은 올라온 곳에서 우측 직각으로 꺾인다. 한동안 신나게 내려빠지던 산길이 추락을 멈추면서 왼쪽 큰길로 급히 꺾인다. 혹시나 미리 꺾는 것이 아닌가싶어 전방 봉우리 쪽에 길을 살펴보지만 길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좋은 길을 따라간다. 길이 좋아도 의심을 해봐야하는 하는 것이 이런 미답로의 산길이다. 일단은 별 힘들이지 않고 30분 채 못가 중고개에 당도한다. 중고개는 시멘트임도가 가로지르는 안부로 즉 좌측 우복리 세제마을과 우측 백토골을 넘는 고개다. 전방엔 능선까지 올라와 있는 농가가 보이고 푸른 초지 길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곳이다.
중고개 안부
- 16:30 봉곡재(임도고개)
농가가 있는 완만한 언덕을 오르자 하얀 개들이 이방인을 보고 짖어댄다. 제법 큰놈들도 있다. 다들 묶여있었지만 풀려있는 몇 놈이 잠시 따라오다가 사람들이 많이 오니 그냥 바라만 본다. 강아지들을 뒤로하고 10분여 오르자 구분이 애매한 봉우리가 나오고 살짝 내림길에 무덤하나를 만난다. 계속해서 희미한 족적을 따라 숲길로 들어선다. 조망이 없다보니 그저 방향만 보고 진행하는 상태다. 한동안 이런 길을 가다 다시 봉우리에 오르고 왼쪽으로 떨어지는 길을 따르면 곧이어 좌우로 묵은 임도가 가로지르는 봉곡재에 이른다. 봉곡재는 우측 아래 봉곡마을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봉곡재' 묵은 임도안부
- 16:55 구영고개(아스콘포장도로)
이럭저럭 이제 한 토막만 더 진행하면 산행종료 될 것 같다. 계봉이후 산길은 다소 오락가락하지만 마루금을 진행하기에는 그리 어려운 길은 아니다. 오히려 연녹색 잎사귀가 싱그런 청정산길에 조화를 이루어 매력이 있다. 봉곡재 지나 특징 없는 길이 이어지다가 마지막봉우리가 되는 송전탑에 이르러 반가운 표지기가 여럿 보인다. 이곳에서 산길은 우측으로 꺾어져 구영고개에 떨어지건만 막판에 기분을 좀 내다 가까운 길 곁에 두고 그만 알바의 길로 빠져든다. 80과 난 아직 마지막봉에 도달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하고(둘 다 똑같은 생각) 그 이전의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꺾는다는 것이 실은 마지막봉에서 왼쪽으로 꺾은 꼴이 된 것이다.
가다가보니 아닌 줄 알고 방향을 틀었지만 이미 동쪽으로 제법 치우친 상태라 구영고개에서 왼쪽 편 도로로 떨어진다. 조금 걸어서 고갯마루로 복귀하자 비로써 오늘산행이 완료된다. 구영고개는 바로 아래 구영마을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도로상태가 말끔한걸 보아 포장을 완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다. 시원한 도로바닥에 주저앉아 신발끈을 풀면서 오늘 한 구간 무사히 마쳤음에 뿌듯해 한다. 항상 마음속에 숙제로 남겨두었던 백두꼬리산행, 이로써 절반을 끝내고 나머지 노량포로 빠지는 다음구간이 벌써 기대가 된다. 같이한 대원들에게 감사하며 다 같이 멋진 산행감흥을 나누고자한다. [ -끝- ]
구영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