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가 일일 1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야구팬들이 스탠드를 꽉 메운 서울 잠실, 부산 사직, 인천 문학, 대전구장(왼쪽부터)의 모습. <잠실=전준엽 noodle@, 부산=김경민 kyungmin@, 인천=송정헌 songs@, 대전=김재현 기자 basser@>
송곳 하나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초여름같은 봄날, 봄기운과 함께 구름 관중이 몰아쳤다. 5일 프로야구 경기가 벌어진 전국 4개 구장(잠실, 부산사직, 인천문학, 대전구장)은 모두 만원사례를 이뤘고 1일 최다 관중인 총 10만1400명을 기록했다. 전구장 매진과 1일 관중 10만명 돌파는 지난 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24년만에 처음이다. 종전의 1일 최다 관중 기록은 지난 91년 8월18일 8만5241명(잠실 OB-해태전 3만1100명, 사직 롯데-태평양전 3만154명, 대구 삼성-LG전 1만2851명, 청주 빙그레-쌍방울전 1만1136명). 신바람 열풍이다. 삼성-LG전이 벌어진 잠실구장은 3만500명의 관중이 내지르는 함성속에 파묻혔다. SK-기아전이 벌어진 인천 문학구장은 지난 2003년 개장 이후 최다인 3만400명이 입장해 박진감 넘치는 야구의 묘미를 만끽했다. 한반도 남쪽에서도 화사한 봄소식이 날아들었다. 롯데-현대가 불꽃튀는 승부를 펼친 사직구장에는 3만 관중이 '부산갈매기'를 목이 터져라 불러제쳤다. 한화-두산이 맞붙은 대전구장에도 1만500명이 관중석을 빼곡 채웠다. 기적같은 일이 이날 동시에 벌어졌다. 사직구장 만원은 지난 97년 4월20일 롯데-LG전(3만549명) 이후 7년 11개월 16일만이고, 대전구장에서 입장권이 매진된 것은 지난 92년 7월23일 빙그레-해태전(1만2809명) 이후 무려 12년 8개월 13일만이다. 깊은 터널을 지나 이제 희망이 보인다. 지난 2일 개막전 이후 12게임에서 총 17만7088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최근 몇년간 주춤했던 프로야구 인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올시즌 관중동원 목표인 300만명 시대 복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연간 최다 관중기록은 프로야구 황금기였던 지난 95년의 540만6374명이다. < 이창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