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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가 함께 새벽기도를 올리는 정민선 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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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불로 기도하는 조대영 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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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짓지말자'를 서원하는 이양전 교도. |
| 수계교당은 정산종사가 <예전>을 편찬한 '예전편수도량'이다. 교당에 들어서니 일원상기가 바람에 휘날리며 먼저 반긴다. 예전편수도량임을 알리는 비석에는 '예의 근본은 공경과 겸양과 계교하지 않음'을 인지시킨다. 교당 한켠에는 자그만한 연꽃 방죽을 만들었다. 진흙속에 연꽃이 핀다는 진리의 소식을 알려주려는 듯 분홍빛 연꽃 한 송이가 아침 햇살에 빛나 보였다.
기도는 심은대로 거두는 인과의 이치
21일 법당에 들어가니 법인절 기념식이 한창이다. 불단에는 9인제자를 상징하듯 다양한 색깔의 초로 장식했다. 교도들로 하여금 먼저 백지혈인의 불을 밝히도록 유도했다. 각자의 서원을 담아 촛불을 켜고 4배를 올리는 교도들. 간절하고 정성스럽다. 수계교당은 기도하는 교당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교도들은 '심은대로 거둔다'는 인과의 이치를 기도로 체험하고 있다. 기도의 정성도 마음농사와 상통하기 때문이다.
이양전 교도는 새벽4시에 기상하여 5시면 어김없이 일원상 앞에 앉아 기도를 한다. 이 교도는 "저는 하루를 기도로 시작합니다"며 서두를 꺼낸다. "기도는 업을 녹일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지난 날 알게 모르게 지은 모든 죄업을 알기에 다시 짓지 않는다는 심경으로 기도를 올립니다."
그의 기도문 첫 부분은 '불제자 이양전에게 중생의 마음을 버리고 부처의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힘을 주소서'이다. 이 교도가 이렇게 기도정성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3년 전,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치매로 집을 나간 것이다. 백방으로 어머니를 찾으려해도 찾을 길이 없었다. 그는"어디다 매달릴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법신불사은님께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저에게 기도생활을 열심히 하라고 이런 기회를 주셨음을 깨달았어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픔이 그를 더 간절함으로 이끌었다.
그는 "기도는 법신불사은님과 대화입니다. 예전에 풀리지 않은 일이 있으면 술과 수다로 풀었는데 이제는 법신불사은님 앞에서 고백을 합니다. 일원상 앞에만 서면 스스로 정화가 되니까요" 이렇게 되다보니 나에게 피해를 준 사람도 그 사람을 위해서 기도가 되는 경지가 됐다. 그것은 이 교도의 마음에 새로운 변화로 작용했다. 그가 끊임없이 되뇌이는 말이 있다. '다시는 짓지 말자'이다. 인과를 몰라서 죄를 많이 지은 지난 날을 참회하며 새벽기도에 참회문을 빠뜨리지 않는다. 기도는 절실하게 믿을 때 위력도 있음을 체험을 통해 쏟아낸다.
정성을 들인만큼 감응
염불로 기도생활을 하는 수계교당 원로인 조대영 교도. 다리가 아파 좌선은 힘들기 때문이다. "제가 남은 여생이 얼마나 있겠어요. 잘하지는 못해도 조석으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합니다"라고 겸손해 했다.
조 교도는 "처음 염불을 할 때는 마음이 이리 가고 저리 가고 해서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매일 빼먹지 않고 하다보니 이제는 TV를 켜놓고 염불을 해도 마음이 끌려가지 않습니다"고 자신감 있게 말한다. 그는 잘 하나 못 하나 염불을 빼먹지 않는게 중요함을 강조했다. 밭일을 하고 고추를 딸 때도 염불 일성을 놓치지 않는다. 일속에서 염불과 기도가 하나로 맞물려 돌어가고 있었다.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현옥 교도도 입교한 이후로 새벽기도를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다. 예전집례집에 나와 있는 식순대로 기도를 올린다. 처음에는 이 부회장 혼자 기도생활을 시작했다.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새벽마다 목욕재계를 하며 정성을 들였다. 정성을 들인 만큼 감응이 따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다 남편인 정민선 교도는 부인의 기도정성에 감동되어 교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 교도가 함께 기도한지도 16년째다.
이 부회장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상수행의 요법을 따라서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며 "특히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도 돌리자가 삶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나쁜 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고 말했다. 이런 꾸준한 기도생활 덕분에 기도의 위력을 체험했다.
8~9년전에 큰 아들과 둘째 아들이 한날에 망년회를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차만 손상이 되고 두 아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기적이었다. 이 모든 것을 기도의 공덕으로 돌렸다. 아들을 둘 건졌다는 안도감에 아침 저녁으로 더 정성을 들인다. 모든 즐거운 일과 괴로운 일을 법신불사은에 돌리는 신앙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배추씨를 뿌리다 왔다는 김수형 교도는 허리가 반쯤 굽었다. 평생 농사를 지은 삶이 역력했다. 그런데 얼굴만은 편안했다. 김 교도는 "대종사님께서 법을 깬 것이 좋아가지고 대종사님 법대로만 살면 이 세상은 나쁜게 없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며 "교당 다니는 재미로 삽니다"고 짧게 말했다. 기도를 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언급한다. "기도를 할 때는 안정된 마음으로 아무 사심이 없이 해야됩니다. 그러면 대종사님을 제 가슴에 모시게 됩니다. 모시니까 든든합니다."
기도의 위력은 편안함
수계교당 교도들이 기도를 할 수 밖에 없는 힘은 무엇일까. 정 교도는 "기도를 하기전에는 내외간이라도 서먹서먹한게 있었는데 더 가까워졌습니다. 아이들도 서로 화목하고 원하는 대로 잘 되고 있습니다"며 흐뭇해 했다. 이 교도는 "기도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며 "예전에 경계에 부딪히면 끊임없이 시비이해로 해결을 봐야 직성이 풀렸는데 이제는 좋은 일이고 나쁜 일이고 모든 것을 내려놓습니다. 다시 짓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침묵을 일관합니다. 침묵은 곧 일원상과 같은 마음이기 때문입니다"고 답한다. 옆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부인 복명주 교도가 "남편이 급한 성격이었는데 느긋하고 편안해졌습니다"고 거들었다. 그는 "우리 교무님이 설교시간에 일원상과 같은 마음을 먹으라고 한 말을 자꾸 듣다보니까 스며든 것 같습니다. 마음공부는 고정된 것이 아니기에 내 생활에 보탬이 되어야 합니다. 마음은 형상이 없어서 내보일수가 없지만 내면의 변화가 일어나고 내 마음이 향상됨을 스스로가 느낍니다." 조 교도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마음이 편안합니다. 고통이 있어도 내 업이라고 받아들입니다. 모르면 그 업에 빠져들지만 이제는 초월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염불에 더 정성을 들입니다." 교도들은 기도의 깊은 맛을 느끼고 있었다.
기념식 마무리에 교도들은 다함께 4종의무를 다짐하는 '사종서원'을 올렸다. '하나, 일원상 진리는 아침·저녁 한결같기에 영겁토록 조석심고 서원합니다. 둘, 일원상 진리는 불법인연이 구족하기에 영겁토록 법회출석 서원합니다. 셋, 일원상 진리는 일체중생을 사랑하기에 영겁토록 입교연원 서원합니다. 넷, 일원상 진리는 복덕이 구족하기에 영겁토록 보은헌공 서원합니다' 일원상 진리를 영겁토록 서원하는 교도들의 목소리는 간절하기만 하다. 그 간절함이 쉬임없는 기도로 이어지게 한다.
그들은 허공법계에 마음농사 짓는 법을 이미 알고 실행할 뿐이다. 진흙속에 연꽃을 피우듯 재가교도들은 녹록치 않은 삶을 오직 법신불사은의 뜻으로 받아들이며 기도일념을 모으고 있었다. 교당을 나서니 푸른 들판이 넘실거린다. 기도의 결실인냥, 벼 이삭도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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