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전기가 시행하고 있는 지식경영은 연구개발과정부터 시작한다. 도면설계부터 모형제작까지 과정을 컴퓨터에서 실현하는 설계전산화가 그 일환이다.
연구개발이나 다른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식경영시스템에 게재한도면과 문서 분량이 엄청나다는 것도 특징이다. 시스템에 등록돼 관리되는 도면은 2만매가 넘는다.
관리대상 문서에는 업무절차도, 품질규격서, 작업표준서 등을 담은 회사규정 문서가 대거 들어있다. 또한 프로젝트(제품개발)문서, 품질문서,시험.해석 문서, 기술 문서, 특허문서, 연구소 관리 문서, 경쟁사 정보,시장정보 등도 등록돼 있다. 8500여건이 저장돼 있으며 현재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도면을 관리하기 위해 기존 도면을 모두 스캐닝하여 디지털 도면으로 바꿨다. 인터넷을 통해 접속하면 모든 도면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도면 출력이 필요하면 결재를 통해 신속히 꺼내볼 수 있다.
협력업체도 부품제작을 위해 도면 검색이 필요한 경우 인터넷에 접속해도면을 구해볼 수 있다.
특히 화면에 뜬 도면이 훼손되지 않았고 항상 최신이라는 점에서 직원들의 이용율이 높아지고 있다.
문서도 대부분 과거자료를 모두 스캐닝해 PDF화일로 변환시켰다. 분류체계에 따라 완전히 정리했다.
제품구조도 설계하는 순간에 알아볼 수 있다. 작업중에 입력하는 기본적인 정보가 자동 저장되기 때문이다.
부품도 화면을 통해 분해된 상태로 보여주기 때문에 어떤 부품이 사용되는 지를 구매팀이나 생산팀도 미리 알수 있다.
이 시스템의 장점(?)중 하나는 직원들 일정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 제품개발이 컴퓨터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경영진에게는 더 없이 좋은 근무관리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반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있다고느낀 직원들은 이 시스템 도입초기 불만을 많이 제기했다. 그러나 회사내 의사소통이 원활해지는 등 시스템 도입에 따른 편리함이 갈수록 크게인식되면서 지금은 직원들도 긍정적인 자세로 바뀌었다.
오동훈 팀장은 "이런 형식의 지식경영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은 국내 일부몇몇 대기업에 한정돼 있다"며 "중소기업으로서는 이 시스템을 도입한기업으로는 계양전기가 선두격"이라고 말했다.
2002년 1월 20일 일요일 오후 6:06
◈[지식경영현장] 계양전기 매일경제
<김명수> 계양전기 연구소 박경덕 과장은 요즘 설계도면을 종이에 그리지 않는다. 컴퓨터를 이용해 전동공구 신제품을 설계한다. 3차원 입체시제품도 컴퓨터를 통해 미리 볼 수 있다. 필요한 문서나 기술자문도 컴퓨터를 통해 구하고 있다.
구매팀 이경철 과장도 전동공구 신제품에 사용될 부품구매를 컴퓨터로해결한다. 이 과장은 설계도와 해당 부품을 단 2분만에 찾은 뒤 컴퓨터로 해당 부품과 도면을 협력사에 보낸다. 발주시간은 10분도 채 안걸린다.
생산팀은 협력사에서 곧바로 부품을 공급받아 신제품 생산에 들어간다.
계양전기는 지난해부터 도입한 지식경영시스템(K-KIMS)덕택에 복잡하던개발과정은 물론 부품발주 등 구매 업무에 소요되는 기간을 대폭 줄였다.
K-KIMS는 계양전기가 외부 전문업체에 의뢰해 만든 인터넷기반 지식경영시스템. 계양전기가 추진중인 연구개발부터 구매 생산 영업 등 업무까지처리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이상익 계양전기 사장은 "지난 98년 매경카이스트 CKO(지식최고경영자)과정을 수강한후 지식경영 도입 필요성을 절감하고 지식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며 "개발부서뿐만 아니라 생산이나 품질관리 부서도 이 시스템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사장은 개발기간과 개발비용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보다 절반이하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설계도면 제작->모형제작->금형제작-> 부품발주->생산 등절차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설계도면을 개발팀은 물론 구매 생산 품질팀에 사본을 돌려 봐야 한다. 도면 하나를 찾는 데 드는 시간은 20분,부서간 돌려봤던 도면사본은 월평균 1200여건에 달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사본을 일일이 구해다가 복사를 하거나 결재를 받지 않아도 된다. K-KIMS으로 해결하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도면을검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물론 복사할필요도 없고 복사하면서 도면이 손상될 염려도 없다. 도면사본도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직접 복사해서 구할 필요가 없어졌다.
특히 과거 모형제작 과정을 줄일 수 있어 개발기간을 절반으로 줄였다.설계를 마치면 클릭 몇번으로 3차원 입체 개발제품이 컴퓨터 화면에 뜨기 때문이다. 개발팀은 이 화면을 보고 제품 개발과정에서 문제점을 검토한다. 생산이나 구매부서도 이 화면을 통해 미리 생산준비에 나선다.
오동훈 제품정보관리(PDM)팀장은 "협력사를 통한 구매도 이 시스템으로해결하고 있다"며 "시간 절약은 물론 제품 개발이나 생산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협력회사와도 인터넷을 이용해 이 시스템을 공유하고 있어 발주나 구매외에 설계변경 등 다른 전달사항도 이 시스템을 통해 쉽게 제공하고 있다.
계양전기는 안산과 천안에 2곳의 공장을 두고 있지만 공장간 필요한 부품도 공동으로 사용한다. 물론 이 시스템 덕택이다. 생산제품이 안산은전동공구, 천안은 모터로 지역별로 서로 다르지만 공동으로 사용하는 부품을 공유하고 있다.
고진하 계양전기 상무 겸 연구소장은 "과거에는 공장별 또는 제품별로부품을 구입해 중복으로 사두는 경우가 많아 창고에 쓸모없는 부품이 수북히 쌓여있었다"며 "요즘에는 그런 잘못된 관행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계양전기는 도면관리는 물론 사내 지식공유도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기존에 수행한 각종 사업과 연구개발프로젝트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이 창고에 저장한다. 대부분 자료를 개인들이 관리하던 종전 방식에 일대 변화를 준 셈이다. 그동안 사장됐던 지식이 생생하게 숨쉬는 지식으로 다시 살아났다.
계양전기가 지식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기까지 과정은 사실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도입초반에 설계환경이 달라지자 설계부서 연구원들의 반발이심했다. 직원들 각자 업무 일정이 컴퓨터에서 투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실무자들의 불만도 많았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바로 전자결재. 고 소장은 "컴퓨터 안에서 도면승인이나 각종 결재를 하기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빠르게 이용율이 높아졌다"며 "지금은 모든 부서 직원들이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양전기는 사내 지식공유는 물론 협력사와도 지식을 공유할 예정이다.협력사와 긴밀한 협조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중국 소주(蘇州)에있는 계양전기의 중국 공장까지 이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국내에서 지난해 도입한 이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있다"며 "앞으로는 해외 지사도 이 시스템을 이용토록 구축하는 한편 이시스템으로 전자상거래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