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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6.16-6.18간 삼각등산동호회의 설악산 산행 이야기
2008.6.16일 아침 06시30분에 첫차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06시10분경에 동서울터미날에 도착해 이미 도착한 일행들과 함께 나는 속초행 금강고속 버스를 탔다.버스는 강변북로를 타고 양평-홍천-인제군에 들어섰다.44번 고속화 국도를 질주하는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소양강 상류는 강물이 거의 다 빠져버리고 강바닥은 온통 초록색 풀밭으로 변해있었다.강물이 넘실대던 강바닥이 무슨 사유로 저렇게 온통 초록색 풀밭으로 변해있는지 그 모습이 장관이었다.
(강물이 넘실대던 소양강 상류가 초록색 풀밭으로 변해 있는 강바닥 모습)
몇 년전 수해로 만신창이가 된 인제군 한계리와 양양을 잇는 44번 국도의 개선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제는 안도감이 들기도 했으며 해발 920미터의 한계령 휴게소에는 오전 09시15분에 도착했으니 동서울터미날에서 한계령 휴게소까지는 버스로 2시간45분이 걸린 셈이었다.
(한계령 정상에 설치되어 있는 한계령 표지판 모습)
7명의 일행은 한계령 휴게소 옆에서 곧바로 계단을 타고 산행을 시작했다.억겁의 신비를 간직한 숲속 등산로를 도란도란 하면서 걷는 상쾌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젖은 돌이나 나무 등걸이를 밟아서는 안 된다느니 등산하다가 쥐가 나서 쓰러진 일행이 여자라면 서로 돕겠다고 너도 나도 나서지만 남자가 쥐가 나면 골치가 아프다고 하자 또다른 일행이 여자 허벅지 주무른다고 무엇이 나오는가 라고 반문해서 일행을 웃기기도 했고 걷다가 힘이 들어 잠간 쉴 때 일행 g씨는 와이담의 대가인 h 씨로부터 들은 어떤 목수 이야기를 리바이벌했는데 그 내용은 어떤 목수가 모처럼만에 자기집 근처에서 목수일을 하게되자 자기 집사람에게 점심 좀 해서 내오라고 전화하자 그 목수 집사람이 점심을 해서 남편 작업장에 나갔다가 뾰쪽나온 못을 잘못 밟아 못에 찔리어 발에서 피가 나자 하는 말이 “아이고 내 팔자야 낮에는 못에 찔리고 밤에는 ㅈ 에 찔리고 어디 살겠는가”라고 불평하자 그 남편 하는 말이 “여보 나는 낮에는 못박고 밤에는 ㅈ 박고 하느라 정신 없네”라고 말했다고 해서 일행은 또 한바탕 크게 웃기도 했다.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타고 약 3시간 이상을 산행한 뒤 능선상의 숲속에서 일행이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으니 그 도시락 맛이 일품이었다.동서울터미날에서 첫버스를 타겠다고 오늘 아침 새벽 05시에 아침식사를 한 탓으로 시장끼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날씨가 청명하고 쾌청한 탓에 서북능선의 등산로상에서 시선을 좌측으로 돌리면 내설악의 기암괴석과 영봉들이 장관이고 시선을 우측으로 돌리면 남설악의 영봉과 계곡들이 또한 장관인데 특히 한계령에서 양양으로 이어지는 꾸불꾸불한 44번 국도 아스팔트 길이 볼만 했다.
(서북능선 등산로상에서 북쪽으로 펼쳐진 내설악의 기암괴석과 영봉들 모습)
서북능선은 대청봉-중청봉-끝청봉-귀떼기청봉으로 이어지는 동서간의 능선인데 이 능선을 기준으로 남쪽은 남설악이고 북쪽은 내설악과 외설악으로 구별해서 부르는데 내설악은 영서지방을 이루고 외설악은 영동지방이며 영서와 영동을 구별짓는 태백산맥 줄기는 희운각대피소를 기준으로 해서 서쪽으로 뻗어간 공룡능선을 구성하는 신선대 범봉 1275봉 나한봉 마등령 정상과 적항령 정상을 잇는 능선이다.그리고 화채봉 서북쪽의 현란한 기암괴석 능선과 공룡능선을 이루는 기암괴석 능선이 서로 맞바라보면서 대협곡을 이룬 것이 바로 천불동 계곡인 바 이 계곡을 타고 등산로는 설악동까지 이어지면서 주변 경관은 장관을 연출한다.
해발 1604미터의 끝청봉 자락에 서서 시선을 북쪽으로 돌리니 내설악의 핵심인 봉정암 주변의 회색빛 기암괴석들과 용아장성의 회색빛 기암괴석들이 푸른 나무숲들과 서로 조화를 이루어 경탄할 정도의 장관으로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입을 딱 벌린 채 한없는 희열을 느꼈다.내가 설악산을 여섯 번째 와서야 이 장관을 보는 셈이니 내설악의 절경인 용아장성 능선을 볼 수 있는 확률은 1/6(즉17%)인 셈이었다.
(서북능선 등산로상에서 내려다본 내설악의 핵심인 용아장성 능선 모습)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내설악의 절경 모습)
(또 다른 위치에서 내려다 본 내설악의 절경 모습)
서울에서 하루 먼저 출발해 한계령 근방 여관에 투숙했다가 익일날 택시로 한계령에 도착해 우리 일행보다 약 2시간 먼저 서북능선을 탔던 선발팀인 신창호 선배님 일행 3명을 중청봉 직전에 있는 등산로상에서 후발팀인 우리 일행 7명이 따라잡으니 역사적인 합류가 이뤄졌으며 이때부터 일행은 모두 10명이 함께 하는 산행이 되었다.
(끝청봉과 중청봉 사이의 등산로 상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행들 모습)
일행이 끝정봉을 지나 오후 15시경에 중청봉대피소에 이르니 내설악의 절경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대신에 영동지방인 외설악의 절경을 마음껏 조망할 수가 있었는데 중청봉대피소에서 시선을 북쪽으로 돌리니 희운각대피소 건너편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뻗어있는 공룡능선의 기암괴석 암벽 봉우리들이 화채봉 서북쪽의 현란한 기암괴석 암벽들과 서로 겹쳐 보이는 상태에서 계곡사이에 낀 흰구름이 또한 경탄할 정도로 장관이었다.그 계곡에 끼어 있는 흰구름 때문에 공룡능선의 윤곽이 명확해질 뿐만 아니라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가는 능선과 공룡능선 사이에 낀 흰구름을 보니 공룡능선과 마등령 능선 및 적항령 능선이 명확히 구분되면서 세겹으로 오버랲되어 펼쳐진 모습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장관인데다가 동해바다 연안의 해안선이 뚜렷해 보이니 그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속초시내 전경이 또한 장관이었다.
(중청봉에서 내려다 본 공룡능선의 시점이요 종점인 신선대 기암괴석 절경)
(공룡능선과 마등령 사이의 계곡을 덮고 있는 흰구름 모습)
(공룡능선의 시점이요 종점인 신선대 암봉과 화채능선의 서북쪽 끝자락 암봉들이
동해바다와 서로 오버랲되어 보이는 모습)
일행은 중청봉대피소에다 배낭을 내려놓고 희망자만 대청봉 정상까지 올라가서 청명하고 쾌청한 날씨속의 주변 경관을 마음껏 조망한 뒤 단체 및 개인별로 사진 한판씩 찍고 다시 중청대피소로 내려와 야외탁자에 앉아 버너 2개에 불지펴 삼겹살을 굽고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석양빛에 물들어가는 하루를 마음껏 즐겼다.
(대청봉 정상 표지석과 함께 포즈를 취한 일행들 모습)
(중청봉대피소 앞 마당에서 포즈를 취한 일행들 모습)
중청봉대피소 지하침상을 배정받은 일행은 1인당 모포 2장씩을 배정받은 뒤 이희섭 회장님이 지은 밥과 정형기 선배가 끓인 북어국으로 저녁식사를 취사장에서 맛있게 먹고 커피까지 끓여서 한잔씩 잘 마셨다.어둠이 짓게 깔린 저녁 20시30분경에 중청대피소 밖에서 속초시내 전기불 야경과 동해바다에서 밝은 불빛을 밝히고 오징어잡이하는 배들의 불빛이 또한 장관이었다.
이튿날 아침(08.6.17일) 05시30분경에 중청봉대피소 밖으로 나오니 해는 이미 동해바다 위로 상당히 높게 솟아 올랐고 이 햇빛을 받은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인 수평선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였는데 아쉬운 것은 해가 수평선 위로 올라 오기 전인 여명의 순간을 못 본 것이 마냥 아쉽기만 했다.내가 좀더 일찍 기상에서 40시30분경에만 밖으로 나왔더라도 중청봉에서 여명의 순간을 볼 수 있었을텐데 잠에 취해 기상을 못한 탓에 이 순간을 놓쳐버린 것이 몹시 애석하기만 했다.
(동해바다의 수평선 위로 올라선 해돋이 모습)
이희섭 회장님이 끓여준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마친 일행은 06시30분경에 소청봉쪽으로 향했다.중청봉대피소에서 약 200여미터를 서쪽으로 걸으면“끝청갈림길”이란 삼거리 표지판이 있는데 여기에서 우측으로 가면 소청봉 가는 길이고 좌측으로 가면 끝청봉 가는 길인데 이 표지판 이름을 “끝청갈림길”보다는 “중청갈림길”이라고 표시해야 맞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일행은 이 갈림길에서 소청봉 가는 길로 들어섰다.
(중청봉대피소에서 서쪽으로 약20미터 지점에 있는 끝청봉길과 소청봉길이 갈라지는
세갈래 갈림길 표지판 모습.)
소청봉에는 또 삼거리 갈림길 표지판이 서 있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희운각대피소이고 왼쪽으로 가면 소청봉대피소와 봉정암이라는 표지판인데 일행은 오른쪽 희운각대피소쪽으로 향했다.소청봉에서 보는 공룡능선의 주봉은 맨 좌측 서쪽으로부터 나한봉,1275봉,범봉,신선대 순으로 능선을 이루면서 동쪽으로 뻗었는데 이 공룡능선을 중청봉대피소에서 보는 것보다 거리가 더 가까워진 소청봉에서 바라보니 그 절경이 더욱 더 아름다웠다.
(소청봉 삼거리 갈림길에서 내려다본 공룡능선과 마등령 사이의 계곡을 덮고있는
흰구름 모습)
08.6.17일 아침 07시30분경에 해발 1050미터의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한 일행은 야외탁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다가 천불동계곡쪽으로 향했는데 이곳에는 다람쥐들이 유별나게 그 숫자가 많았다.야외탁자 주변에는 여기 저기 등산객들이 던져주는 건빵부스러기를 주워 먹느라 잔뜩 긴장한 채 뽈뽈거리면서 돌아다니는 다람쥐들이 여기 저기 눈에 띠었다.건빵봉지속에 있는 건빵을 먹겠다고 어떤 다람쥐 한 마리가 봉지속으로 들어가자 내가 건빵봉지 입구를 손으로 막아서 그 다람쥐를 생포했다가 다시 풀어주기도 했다.
희운각대피소에서 북쪽으로 약1킬로미터쯤 걸으면 다시 삼거리 갈림길 표시판이 나오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천불동계곡이고 좌측으로 가면 공룡능선 타는 길인데 일행은 천불동계곡쪽으로 향했다.천불동계곡의 최상류 맑은 물에서 일행은 이도 닦고 세수도 하고 발도 씻었다.물이 없어서 쩔쩔맨 중청봉대피소의 괴로움을 싹 씻어내면서 새삼 물의 고마움을 되새겨 보기도 했다.나는 이 계곡물에서 머리도 깜고 냉수마찰까지 해서 금방 날아갈 것 같은 상쾌함까지 맛 보았다.
(공룡능선길과 천불동계곡길이 갈라지는 무너미고개에 위치한 갈림길 표지판.)
(천불동계곡 상류의 맑은 계곡물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행들 모습)
천불동계곡으로 들어선 일행은 천당폭포-양폭폭포(음폭폭포와 이웃한 폭포라는 뜻으로 양폭폭포라 칭함)-양폭산장-오련폭포(다섯개의 폭포가 마치 수문장 같다는 뜻의 폭포)-귀면암(얼굴이 귀신 닯았다는 바위)-문수담(문수보살이 목욕을 했다는 계곡물)을 거쳐서 비선대에 도착하니 시간은 08.6.17일 오전 11시30분이었다.
오련폭포는 설명판의 설명에 의하면 다섯 개의 폭포가 마치 수문장같다고 해서 오련폭포라고 한다지만 다섯 개의 폭포를 볼 수가 없어서 아쉬었고 귀면암도 설명판의 설명에 의하면 그 바위가 귀신의 얼굴을 닮아서 귀면암이라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 바위가 귀신의 얼굴을 닮은 바위가 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아쉽기만 했다.
비선대는 맑은 물과 주변산세가 경이적인 것이 특징인데 금강굴이 있는 절벽 바위와 그 옆에 깍아지른 듯한 적갈색 바위 및 천불동계곡 남단의 좌우측에 깎아지른 듯한 기엄괴석들 사이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서로 어우러진 모습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장관인데 이런 자연경관을 바라보면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다시한번 돼새겨 보게하는 어떤 힘이 작용하는 것 같았다.
(비선대 북쪽으로 보이는 기암괴석 모습)
(비선대 북쪽 기암괴석의 암봉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모습)
(비선대를 흐르는 천불동 계곡물 모습)
비선대 휴게소에서 일행은 산채비빔밥과 해장국에 맥주와 동동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은 뒤 설악동으로 나왔는데 비선대에서 설악동까지의 편편한 평지 등산로 좌우측 주변에는 온통 산죽나무와 적송 군락지였다.지표면에는 산죽나무가 뒤덮고 그위로 적송들이 쭉쭉 뻗어 하늘로 솟았다. 산죽나무는 설악산 다른 곳에서는 전혀 볼 수가 없었지만 이곳 비선대와 설악동간의 등산로 주변에는 다시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마치 지리산이나 한라산 산죽나무 군락지와 비슷해 보였다.
일행이 설악동에 도착하니 시간은 08.6.17일 13시30분경이었으니 중청봉에서 06시30분에 출발했으니 설악동까지는 약 7시간이 소요된 셈이었다.택시 2대에 5명씩 분승한 일행은 곧바로 척산온천에 들려 약 1시간 반동안 등반중에 흘린 땀과 염분을 말끔히 씻어내고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기분은 상쾌하고 금방 날아갈 듯했다.다시 대포항으로 이동한 일행은 민박집을 잡고 대포항 바다마트와 이웃한 돼지엄마네 집에서 회를 떠서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매운탕 찌개로 저녁식사까지 맛있게 먹었다.
이튿날(08.6.18) 대포항 민박집 근처 식당에서 대게 해장국으로 아침식사까지 마치고 07시50분발 서울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상경길에 올랐는데 전국적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우중이라 일행은 한결같이 우리에게 천운이 있어서 산행을 마친 뒤의 상경길에 비가 오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평가였다.버스가 속초-강릉ic-영동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강남터미날에 도착하니 시간은 오전 11시50분경이라 터미널 근방 식당에서 일행은 우거지 해장국 등으로 점심을 때우고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눈 뒤 뿔뿔히 흩어짐으로써 2박3일간의 설악산 산행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마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