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피죤" 희망퇴직은 꼼수, 오늘부터 지점 강제로 폐쇄 노조 측 "노조탄압 및 직원해고 위해 일방적 조치"
생활용품 전문 업체인 피죤의 이윤재 회장이 지난달 23일 경영일선에 복귀해 직원들에 대한 권고사직과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3일 본사 직원들이 6곳의 지점들을 강제 폐쇄 하면서 현실로 나타났다. 13일 중앙뉴스는 피죤의 강제퇴직에관한 사실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다방면의 채널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 결과 본사 본부장의 녹취록을 확보했다. 녹취록에는 지점을 폐쇄하겠다는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녹취록을 요약하면 사측 간부는 10일 대구 지점을 방문해서 대구지점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회장님이 어제(9일)부로 당장 지방 지점에 폐쇄지시가 있어서 전달하러 왔으며 희망퇴직을 하지 않으면 전부 서울로 올라와서 특별한 포지션(업무, 직책)이 주어지지 않으며 일체의 영업활동비 지원도 없다는 내용이다. 화학섬유노조 피죤지회 김 지회장은 [중앙뉴스와의 인터뷰]에서“사측의 일방적인 지점 폐쇄 조치는 이윤재 회장이 노조를 탄압하고 지방에 근무하는 노조원 18명을 해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원·대전·광주·전주·대구·부산 등 전국 지방지점 6곳을 13일자로 폐쇄조치에 들어갔다고 했다. 화학섬유노조 피죤지회 김 회장은 또 본사 인사, 전산직원들이 13일 각 지점을 방문 지점의 직원들의 노트북을 반납받고 지점을 강제 폐쇄 시키고 있다며 지점들이 폐쇄에 응하지 않을 경우 지시불이행에 따른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적용 한다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지점 폐쇄에 나선 사측의 직원들은 경영지원실 이사들은 대전에, 전산실 직원들은 전주와 광주에 각각 오전부터 투입돼 폐쇄작업 중에 있다고 중앙뉴스에 전했다. 따라서 화학섬유노조 피죤지회 김현승 회장은 다음 주부터 서울 강남에 있는 피죤 본사 앞에서 지방지점 폐쇄 반대 및 노조 탄압 중지를 요구하는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한때 피죤은 1978년 설립한 이후 섬유유연제업계 1위를 유지하다 이윤재 회장의 전 사장을 대상으로 한 청부폭행 사건 이후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업계 3위까지 떨어졌다. 이에 피죤지회는 이 회장의 경영 은퇴와 더불어 전문 경영인을 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회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9월 피죤 본사 강당에서 임직원들에게 “비록 병든 몸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피죤의 재도약을 위해 제가 먼저 앞장서겠다”며 “우리 모두 일치단결해 더 좋은 피죤을 만들어가자”고 말해 경영복귀를 공식화했다는 것, 노조가 이 회장의 경영복귀와 부당 인사발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은 이 회장의 복귀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주장과는 다르게 피죤은 이 회장 복귀 자체를 부정하며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피죤의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대행사 관계자는 “이 회장은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출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경영에 복귀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피죤지회는 경영복귀가 맞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 근무 연차가 높은 정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직원들의 내부 반발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강제 구조조정은 이 회장의 ‘인간 경시’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며 사실상 퇴직 종용의 마침표를 찍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측은 지난 3일 본사와 영업점 전 직원 120여명을 대상으로 공식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으며 4일 오전 피죤의 일부 영업대리점에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죤은 지난 10월 영업·회계·구매팀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하기도 해 지회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양측 주장이 판이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노조와 사측은 12월5일 고용안정, 임금인상, 복지개선과 관련해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특별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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