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마실길 2구간(체험길)
2-1 코스(궁항너머 솔섬가는 길)
격포항 ~ 전라좌수영 세트장 ~ 궁항 ~ 상록 해수욕장 ~ 학생 해양 수련원 ~ 솔섬
(실거리 6.5km, 2시간 소요)
지난 2010년 1월 변산 마실길 1구간(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08)을 걷고 나서
지난주 새롭게 2, 3, 4 구간이 생겼다고 해서 1구간의 종점인 격포항을 다시 찾습니다.
2구간은 격포항 왼편의 해넘이 공원 입구에서 시작합니다.
변산 마실길 안내도도 1구간부터 4구간까지 전체 구간이 새롭게 단장이 되었네요.
격포항 건너편 해변을 휘돌아가면 채석강이 있습니다.
1구간을 걸었을 때 채석강에 물이 들어와서 저 산을 넘어 왔었지요.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한 흐린 날이지만
왠지 바다라 그런지 회색빛 운치가 더욱 낭만적이네요.
마실길 입구에 있는 격포함상공원은 아직도 공사중입니다.
그래도 부상교는 오픈이 되어 걸어 다닐 수가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변산 마실길 걷기를 시작합니다.
어느 길을 걷든 길의 시작은 늘 설레임입니다.
한적하고 참 좋은 기분으로 시작하는 발걸음이고요.
멀리 아득하게 바다 소리가 들리고
가까이에서는 청량한 새소리가 반갑다고 반겨주는 것 같습니다.
조금 올라서니 벌써 갈림길이 나옵니다.
산 방향으로 직진하면 격포 봉수대를 거치게 되고 오른편 임도로 가면 편하게 궁항을 휘돌아 가는 길입니다.
저는 물론 벚꽃이 반겨주는 편안한 길을 택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악착같은 시간이었기에 이제는 조금 쉬엄쉬엄 가려합니다.
하여 봉수대를 보지 못하는 아쉬움보다는 이 멋진 봄꽃들이 더 저에겐 소중한가 봅니다.
약간의 안개가 끼여 더욱 한적하고 아름다운 길이 됩니다.
쉼터에서 다시 두 길이 하나로 합쳐집니다.
이제 겨우 1.7km 정도를 걸었지만 마실길 안내 시설이 참 잘되었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궁항 방향으로 가다보니 과거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 촬영소였던 전라 좌수영 세트장을 만납니다.
이제는 촬영 장소가 아니라 근사한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향후에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알리는 장소로 잘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바로 앞 개섬을 배경으로 주변 해안 풍경이 참 멋진 곳이네요.
저 멋진 소나무가 마치 작은 바위에 앉아 있는 이순신 장군의 뒷모습처럼 보이네요.
촬영지를 넘어서니 작은 해안가가 줄지어 이어집니다.
왠지 하루 종일 바다만 바라봐도 좋을 그런 곳입니다.
바로 앞 개도는 궁항 앞바다에 떠있는 작은 섬으로 이곳에서 무술을 연마하던 장수가 죽어 개가 되었다는 구전으로
개섬이 되었다고 합니다.
변산 마실길의 특징 중 하나는 밀물과 썰물 시 걸어가야할 길이 다르다는 겁니다.
이 시간은 물이 빠져서 해안 길을 넉넉하게 걸어보네요.
과거 변산에는 펜션 시설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해안가 군데 군데에 많은 펜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궁항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주변에 횟집이 많은데 저도 과거에 이곳에서 회를 먹은 기억이 있어 더욱 반갑더군요.
그때만 해도 내가 이곳을 길 걷기로 다시 올줄은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요. ㅎㅎ
하여 세상의 인연이란 참 묘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안 모습이 활의 모습과 비슷하다해서 궁항이라고 합니다.
궁항 마을을 빠져나와 잠시 차도를 걷는데
ㅎㅎ 작은 화분들을 이어서 만든 멋진 하트 조형물이 있네요.
차가 다니는 길이지만 다니는 차도 많지 않고 노변이 넓어서 그리 걷기에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제 상록 해수욕장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상록 해수욕장은 길게 이어진 해변이 육지와 분리되어 또 다른 섬처럼 보이는 곳이지요.
비록 날은 흐리지만 갈매기도 가까이서 보고 바다 소리도 마음속으로 깊어지는 시간입니다.
이곳 상록해수욕장은 바닷가 송림이 특색이 있는 곳입니다.
다만 여름 성수기가 아니어서인지 공원이 조금 방치된 느낌이 들더군요.
이곳도 불멸의 이순신 촬영장입니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방영했다고 하니 벌써 많은 시간이 흘러갔네요.
그당시 참 재미나게 봤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언덕에 올라 지나온 길을 바라보니 참 멀리도 와있는 기분이 듭니다.
상록 해수욕장을 지나고 작은 언덕을 넘으니 언포마을에 도착합니다.
다만 주변이 쓰레기와 시끄러운 공사 등으로 인해 빨리 지나고픈 마음뿐이더군요.
참 멋진 우리나라 자연인데 꼭 여름 성수기가 아니더라도 깨끗하게 청소하고 관리한다면
4계절 내내 더욱 좋은 관광지가 될텐데 1% 부족함이랄까요.
이곳 마실길은 해안길을 걷다 작은 동산을 넘으면 다시 해안이 나오는 그런 즐거움이 있네요.
멀리 솔섬이 보입니다.
벚꽃도 지고 진달래도 고이 지는 시간인가 봅니다.
올 봄은 급하게 왔다가 급하게 가는 느낌이네요.
이 길도 물이 차면 걸어갈 수 없는 그런 길이겠네요.
전북 학생 수련원이 가까이 다가오니 2-1코스도 거의 마무리가 되나봅니다.
솔섬을 바라보며 해안 길을 휘도는 느낌이 참 행복한 시간입니다.
솔섬이 바로 앞에 펼쳐지는 조망처에 도착합니다.
솔섬은 일몰 풍경으로 사진 작가들이 많이 찾는 그런 곳인데
오늘은 흐린 날 대신에 꽃들이 노을의 느낌을 대신하는 것 같습니다.
이곳 솔섬은 주변 수락마을을 지키고 있는 용두산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으로 송도라고도 한다네요.
솔섬은 아주 작은 섬이지만 그 이름처럼 섬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의 모습이 아주 멋집니다.
저 소나무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은 아주 멋진 그림을 만들어 줍니다.
저도 과거에 이곳에 와서 솔섬의 노을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적이 있지요.
(http://blog.daum.net/sannasdas/11597483)
솔섬을 전부 구경하고 나니 2구간 종점 안내도가 나오네요.
격포항에서 이곳 솔섬까지 변산 마실길 2-1코스를 마무리합니다.
당초 변산 마실길 안내 책자에는 5km에 1.5시간이 걸린다고 했는데
제가 이리저리 돌아서 왔는지 GPS를 통한 실측거리는 6.5km에 2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변산 마실길 2-1구간은 소박한 해안길과 숲길이 번갈아가며 이어지는 편안한 길입니다.
아기자기한 볼거리, 먹거리도 다양하고요.
특히 시간을 맞춰서 종점인 솔섬에서 노을을 본다면 더욱 아름다운 길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