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친구를 만난 시기는 새 학기 준비로
바쁜 2월이었다.
말끔하게 옷을 입고 머리 또한 귀공자처럼
잘 정리해서 넘긴 모습에서 부모님의
정성이 지극하다고 생각했다.
예전 글에서 기술한 바, 부모님은 자녀의
문제점을 이야기 안하고, 그냥 수업을
받는다.
초등학교 3학년으로 외동 이였다.
수업 준비는 부모님이 성실히 해주는 것 같아
큰 어려움 없이 수업을 이어 나갔다.
무엇보다 이 친구는 절대 결석을 하지 않고
기본적인 예습으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친구였다.
그런데 약 한 달 정도가 지나게 되자,
이 학생이 경계성 지적장애가 있는 것을
눈치 채게 되었다.
조금 마음이 안타까웠지만,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임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복병은 따로 있었다.
바로 그 친구의 ‘어머니’였다.
사실, 처음부터 이상하긴 했지만, 이렇게 까지
이기적으로 자신의 아이와 자신만을 생각하면서
강사에게 어떠한 통보도 없는 행동에
매우 놀랐다.
그 아동과 나의 사이는 매우 좋았다.
아이는 나만 보면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수업 내내 웃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첫 번째 상담 시에, 조금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 정도가 지나쳤다.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갈아 넣어
자녀를 지도한 강사에게 어떠한 허락도
없이 맘대로 행동한 것에 대해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았다.
참고로 부모와 자녀가 막가파 행동을 하는
극소수의 경우는 아예 포함하지 않는다.
부모의 지속적 이기적 행동들이 학생의 수업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내 인격으로는 말 할 수 없다.
대체로 별개로 생각했는데,
결국 수업을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실과 다른 말을
혼자서 조언처럼 퍼부어댔다.
추천받아서 자신의 지인들의 자녀가
지도하는 강사에게 이런 마인드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놀랐다.
그러나 더욱 놀란 것은, 그 어머니의 행동으로
내가 그 아동에게 짜증을 몇 차례 냈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부모가 잘못을 해도 그런 행동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한 내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내 인격과 성품의 한계가 여기까지구나.
비교적 잘 참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이런 일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고
서양에서 쌓았던 쿨한 성격은 모두 증발한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이 세돌 프로 9단의 말이 생각난다.
“똑바로 해”
외국어는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