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 장 면 맛 기 행 - 2005년 11월 13일 홍동수 -
진주 중앙로타리 부근 우체국앞에는 신흥루라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짱께집이 있었는데 수시로 드나들며 학생증 시계 책 등을 맡끼고 외상 짜장면 먹던 곳이다. 아마 나는 구문론인가 삼위일체인가 영어 참고서 맡기고 먹고서는 찿도 않은것같은데 그것은 영어는 진작에 포기한 공부라 필요감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고 지금도 갖고있는 카메라는 여러번 그곳에서 인질로 잡혀 어떨땐 한달씩이나 감방살이 하다 풀려나곤 하던 집이다. 군에서 휴가나온 즈음에 없는 돈으로 친구 몇놈과 이집에서 짜장면 많이 먹는 내기가 붙어서 내가 열한그릇을 먹었는데 열세그릇 먹은 지금은 남의 이빨 뽑아주고 돈 많이 벌었다는 놈에게 지고 말았다. 그러고는 군대있는 2년 동안엔 아예 중국집을 안갔으나 제대후 기념 파티를 그집에서 할 만치 나는 짜장면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짜장면 먹으려 인천 차이나 타운에 자주 간다.
전국 방방곡곡을 떠도는 일이 내 일이라 곳곳의 짜장면을 맛보았는데 기억나는 몇곳을 되새기면 지금 이야기하려는 인천 차이나 타운 말고는 분당 시범단지안에 있던 짜장에 부속물을 잘게 썰어 볶아서 만든 짜장면이 아주 맛있었고 평택서 오산오다 외톨이로 서있는 주차장 너른 식당 것이 제맛이고 코스가 맞으면 들리는곳이 목포서 광주 오다가 나주 못미쳐 국도변 자그마한 중국집 맛이 제법이였고 의정부가다가 송추 작은 동네 수타면이 그럴듯하고 양평가다가 길옆 포장집에서 먹은 짜장면도 끼니때를 놓친 허기에서 그랬는지 괜찮았다.
우리의 바운다리 동대문에는 대학천 덕성빌딩 이층에 있는 감자가 큼직 큼직한 옛날 짜장이 좋았으나 주인이 바뀐뒤로는 안간다, 위생도 엉망이고 맛이 영 가버렸다. 그리고 좀 비싸긴해도 오가 전철역쪽 지금 땡삐 옆의 압강춘이 그럴듯하고 양이 적어 진팔이 같은 인간은 다섯그릇은 먹어야 먹은듯할 우리가 자주가는 둘둘에서 동대문 지하철쪽으로 꺽어서 있는 신신루가 그중 맛지다. 새참으로 한번씩 가는곳이 둘둘에서 우리회사 쪽으로 있는 일번지 기계면은 추운 겨울날 짜장면 한그릇에 정종 대포 한잔 곁들이면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아직 맛보지 못한 제주 마라도 해물 짜장면이 내 마음에는 가장 맛있는 짜장면이니 언젠가는 그 맛을 음미할 날이 있을 것을 고대하며 이집 저집 짜장면집 순례는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인천 차이나 타운 짜장면 이야기 하려다 넉두리가 길어지고 말았는데, 한달이면 한두번씩 출장을 가는곳이라 인천가면 연안부두 우럭 매운탕이나 짜장면을 먹는다.
오래전부터 차이나 타운이라는 동네 이름의 매혹에 끌려, 사실은 내 첮 사랑이랄 여인이 양난진이라는 화교의 딸이였던고로 더욱이나 그 동네 이름에 애잔이 남아 있으므로 인천가면 하등에 다른 연고가 없으면서도 슬그머니 그곳을 가곤했다.
그곳에 가면 반드시 짜장면 한그릇을 비우고 오곤했는데 최근 먹거리 이슈로 짜장면 100년이 부각 되면서 더 자주 간다.
이곳은 지형적으로 대륙과 가까운 이유로 구 한말 청나라 영사관이 설치 되고 교역과 문화와 정치의 교류가 빈번하여 지면서 번창하여진 작은 중국이라 할만치 특색을 갖추게된 곳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중국요리를 청요리라 불럿다.
일백여년의 세월 동안 갖가지 쇠락의 여정에 젖어 지내던 동네가 근자에 중국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이루어진 이후 특이한 특색을 살려 다시 옛 명성을 회복하자는 중흥의 시기를 맞은 곳으로 여러 가지 볼거리와 음미 할것이 많은 명소이다.
몇가지만 느낀걸 적는다면 중국 전통의 의상과 신발 악세사리와 갖가지 중국인들의 먹을거리와 차를 즐기는 중국인들의 취향을 알수있는 찿집 등이 있다. 찿집에 가면 나이는 들었지만 어눌한 우리말을 하면서 웃기 잘하는 한족 여인네가 예쁘고 쟈스민차나 보이차 기문홍차 또는 동정오룡 봉황단송의 그윽한 차 맛은 그 맛이 다 달라 맛의 표현을 못하겠다.
또 지형적으로는 인천앞바다 멀리를 쉬엄 쉬엄 바라보며 오를수있는 동네 가운데 있는 비탈진 언덕에 있는 공원오르는 계단은 오른쪽과 왼쪽에 일본인과 중국인이 나누어 살던 조계의 흔적으로 건물들의 건축 양식이 완연히 다르고 가운데 흰 대리석으로 치장하고 멀리 서해 바다를 응시하고 서 계시는분이 공자님이시다.
몇일전 진곤이와 이곳서 만나 짜장면 곱빼기로 배를 부풀려 놓고는 그걸 꺼추자고 전에는 만국공원이라 불리었고 지금은 자유공원이라 불리는 타운 뒷 동산격인 공원엘 올랐다.
때는 가을인지라 우수수지는 나뭇잎은 우수에 젖게하고 그보다 더 우수를 느끼게 하는 것은 한미 협력관계 100주년 기념탑 밑에 삼삼오오 둘러 앉아 10원짜리 고스돕치는 서너팀의 노인네들이 나도 저럴수있다는 자쾌감이다. 또 보이는 것은 고령인데도 떨림없는 손으로 화선지에 새우의 수염을 일획으로 긋는 무명화가를 보면서 나도 무언가 분명한 취미 하나는 옆에 두고 살아야겠다는 염려에 조금은 머리 아픈 일들에서 벗어나거든 “글쓰기”는 어떨까? 잠시 상념에 잠겨 본다.
천천히 걸으며 누군가 비상하던가 아니면 한쪽이 뭉게져 생각의 틀이 망가져 버린 두뇌를 가진이의 발상인지 모르나 없애야 한다고 떠들던 실체의 주인공 더글러스 맥아더라는 이국의 군인 동상앞으로 간다. 청동으로 조각된 인물상은 세척중이라는 알림판 때문인지 깔끔하지 못한 것 같고 그 인물상을 지키는 젊은이들의 표정은 참 무료하게도 보인다.
전망이 좋은 곳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는 날씨 탓으로 흐릿하니 시야가 길지 못하고 발밑에 누웠는 커다란 화물선은 좁은 포구 안에서 낮잠을 즐기는데 곡도 음도 모를 트럼펫을 연주하는 옆에 있던 늙은이는 소리를 멈춘다. 같이서서 전망을 보던 진곤이가 내가 무심코 뿜어낸 담배연기 때문이라며 송구스러 하는 모양새가 그 역시 선하고 순하게 살아갈 범부임을 다시 보게된 것에 흐믓해 하며 이어서 들리는 트럼펫 가락과 낮 닭 울음소리 등뒤로 들으며 플러터너스 높은 가지밑을 걷다가 유비 관우 장비 와룡 조조 손견를 만나고 언제나 보아도 듬직한 유비의 자식 품에 안은 자룡의 모습을 다시 새기며 차 기다리는 곳 왔다.
짜장면을 좋아하는 먹성으로 인해서 얻은 짫은 망중한이였으나 본게 많았고 더 볼 것도 있으나 다시 올것이라 다음으로 남겨두고 이제사 어지간히 편안해진 위를 생각하면 짜장면이라는 본래 중국인들이 먹는 고유 중국음식이 아닌 우리식의 변종 먹거리는 소화력이 순조롭지 못한 음식이니 진곤이나 나처럼 곱빼기 먹고 더먹으려 하지 말것이며 특히 위장에 장애가 많은 술태배기 막가인들 모두는 어쩌다 맛배기로 잊을만 하거든 한번씩 맛감상하길 바라지만 나는 정말 맛이있는 짜장면이 많고 집집이 맛이 다른, 또 최고의 짜장면 맛을 만들겠다고 포부가 대단할 주방장들이 밀집해서 나날이 그 진홍의 진미를 느끼고 차이나 타운 수십 중화요리집 전체 짜장면 맛을 다 볼때까지 짜장 뽁는 내음 향긋한 그 이색거리 꾸준히 거닐 것이며 뒷맛이 개운한 우롱차 마시고 이쁜 아줌마 보려 이층 그 찿집 가련다. -끝-
첫댓글 형 다음 달에는 형이 살 차레다 ㅋㅋㅋㅋ 작가로 전업 하시오
동수형 나두 짜장면은 무지 좋아 하는데 형에 비하면 나의 짜장기행은 미천 함을 느끼네... 다른 건 몰라도 짜장면은 일주일에 한번 안먹어주면 꼭 먹고픈 메뉴중의 하난데 난 자장면 보다는 짜장면이 훨 정감이 가고 입맛이 나더라
나도요..군대첫외출때 짜장면과 콜라한병 숨도 안쉬고 먹은같은데...70년도초반 어린이대공원 오픈할때 우리아버지와 처음외식할때 먹은 짜장면 정말 잊을수 없고요..
누구는 집에서 짜파케티만 먹는데...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