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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정35 원문보기 글쓴이: 김금조
주부기자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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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부산대학교 점필재연구소(소장 정출헌 교수)와 인문한국(HK) [고전번역+비교문화학연구단]이 주최하고 교육부, 한국 연구재단, 밀양시립도서관, 밀양문화원의 후원으로 밀양시립도서관 3층 문학교실에서 제13회 밀양인문아카데미가 열렸다. 여주 이씨의 가훈 천금물전(千金勿傳 : 천금을 물려주지 말라)을 주제로 한 밀양문화원 안병훈 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점필재연구소 이성우 선생의 진행에 따라 강의가 시작되었다. 제1·2강좌는 김언(1973년 부산 생, 41세, 본명 김영식, 부산대 산업공학과. 현 명지대학 박사과정, 1998년 《시와 사상》을 통해 등단. 2007년 제19회 「봉생청년문학상」, 2009년 제9회 「미당문학상」수상, 2009년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 시인이 맡았다. 문학의 주제는 사랑과 죽음 이 두 가지이며 또는 죽음과 사랑의 변주라고 말한다. 제 목소리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 시인으로서의 정상적인 출발이므로 시인은 제 목소리를 찾아야 하고 고유한 자기 정서를 지녀야 한다. 또한 시의 출발은 필생의 이미지 발견에 있고 시는 이성을 유혹하는 거와 같다. 2005년~2008년은 ‘미래파’의 기준에 소외됨으로써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체념과 소외의 시기에 그는 시를 가장 많이 썼다고 한다. 시를 쓰기 시작할 때, 영감을 느끼고 영감을 느끼는 그 순간 마치 채록하듯이 메모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고는 시 쓰기 몇 배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를 쓸 때는 백치상태여야 하고, 시의 역할, 시와 시인과의 괴리가 가져오는 배신감에 대해서, 시를 쓰고 있다는 것, 시 창작실에 앉아 있다는 것이 최소한의 재능이다.
제3·4강좌는 김경주 시인의 ‘문학은 생에 대한 작은 예의다.’란 주제로 진행됐다. 시는 행간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 인간은 시차를 느끼고 살아갈 수밖에 없으므로 시차를 느끼고 시에 담아야만 제대로 된 시가 될 수 있다. 일상은 문학의 소재일 뿐이고 문학은 교조주의의 복음이나 깨달음도 아닌 갈등의 산물이다. 시는 시로서 줄 수 있는 매혹과 위압이 있으며 작가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조명하는 일이다. 진짜 문학은 밝음 속에 숨겨져 있다.(구원의 문제) 창작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매혹과 설렘은 시의 바탕이 된다. 문학은 일상 속의 사소한 것들 속에 있다. 기억, 특이한 경험 등 화해하지 못한 상처를 시는 달래는 것이다. 인간을 달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문학의 특징이라 하겠다. 문학은 재능보다 용기를 필요로 한다. 시에 가까워지려면 낭독을 많이 하고 감수성에 혁명을 가져와야 한다. 시인은 언어를 발견하는 자가 아니고 발명하는 자이다. 교감이나 소통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다. 시의 절제는 덜 말하고도 더 멀리 말할 수 있고, 조금 말하고도 더 깊이 말할 수 있음에 있다. 제5·6강좌는 여성운동가 안미선의 ‘여성의 눈으로 세상보기’란 주제의 강의였다. 제7·8강좌는 정경섭씨의 ‘풀뿌리 운동의 결합-민중의 집’ 주제였다. 한 마을의 노동조합이나 협동조합, 진보정당, 시민단체들이 마련한 공간 하나에 회의 장소, 식당, 상점, 극장, 여러 단체들의 사무실로 사용되던 건물을 민중의 집이라고 불렀다. 이는 100년 전부터 유럽 전역에서 진보주의자들이 일으킨 지역 운동의 상징체였다. 평범한 사람들이 품격 있게 살기 위해서는 지역 공동체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 나갔다. 한 번 뿐인 이 별(지구)에서의 생은 그래서 품격이 있어야 한다. 악은 사회에서 심어 놓은 것 즉 이데올로기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유태인 학살의 총책임자였던 아이히만이 그 좋은 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빡빡하고 빠듯한 삶의 양상, 소년소녀 가장, 연쇄살인범과 같은 현상들은 사회가 구조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배우만 바뀔 뿐이지 배역은 바뀌지 않는 거와 같다. 20분쯤 동영상을 보고 민중의 집이 가진 정치적 영향력과 그 구성, 지향점, 마포 민중의 집 출발과 현주소를 소개하면서 배우지 못한 사람, 가지지 못한 노동자와 저소득층의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고 노동착취 당하지 않는 누구나 다 같이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민중의 집이 필요하다. 해마다 두 번씩 시민을 위하여 열리는 아카데미에서 고전이 빠진 아쉬움도 있었지만 제13회 밀양 인문 아카데미는 알찬 교재와 시청각 자료를 적절히 이용하여 삶의 현장에서 얻은 자신의 경험을 낮은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젊은 시인들과 여성·시민운동가의 강의는 현학적이 아니어서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 수강하는 동안 강의에 흠뻑 빠져 있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지적 욕구가 얼마나 큰가가 느껴진다. 이 욕구를 메워주고 밀양시민의 품격을 높여주는 점필재 연구소에 감사하는 수강생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김금조 시인/밀양신문주부기자 |
첫댓글 백파님, 오랜만입니다.
좋은 강의 요약 재밌게 읽었어요. 열심히 강의 들으려 다니셨군요. 더운 여름 날이었을 텐데요.
건강 하시죠.
19일 문학의 밤 행사에 오신 걸 보았죠.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김행숙씨던가 진경씨던가 하고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길레
인사하는 걸 좀 늦추었더니 가셨더군요. 참 서운했습니다.
이 강의 들으면서부터 감기에 걸려 2주알 동안 혼났습니다. 다음 뵐 때까지 강녕하세요.
그날은 백중 준비 시장보러 가는 길에 둘렀답니다.
백중기도도 있고 하여 장시간 있을 수 없었지요.
살짝 일어나 나왔기에 인사도 없이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