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한 대에 들어가는 최고급 스칸디나비아 산의 소가죽 양은 모두 18마리. 이 가죽은 전문가 40명의 손바느질을 거친다. 엄격한 제작 공정처럼 자부심도 대단하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나 4성 장군 시절의 아이젠하워가 구매를 거절당한 유명한 일화도 있다.
롤스로이스는 귀족 출신의 자동차광이자 자동차 수입상이었던 찰스 롤스(Charles Rolls)와 가난한 집안 출신의 엔지니어였던 프레더릭 헨리 로이스(Frederick Henry Royce)가 합작해 만든 브랜드이다. 둘 다 자동차에 관심이 대단했고 또 당시의 자동차 기술에 불만이 많았다. 가난했으나 전기제품 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로이스는 1902년 구입한 중고자동차의 잔고장에 불만을 품고 자신이 직접 자동차를 제작한 끝에 고장을 줄이고 속도를 높인 자동차의 제작에 성공했다. 1904년 이 소문을 듣고 찾아온 롤스와 로이스가 만난 곳은 영국의 맨체스터. 로이스와 동승한 채로 차량 테스트를 한 롤스는 즉석에서 겸업을 제안했고 자신은 판매를, 로이스는 제작을 맡았다.
롤스로이스 회사 설립 이후 처음 제작된 ‘20154’(2007년 37억 원에 거래) 기반의 ‘실버 고스트’(Silver Ghost)가 세상에 공개됐다. 고속에서 시계의 초침이 들릴 정도로 정숙함이 뛰어나 ‘은빛 유령’으로도 불린 이 차는 6기통의 7,000㏄ 이상의 배기량과 최대 48마력을 발휘했다. 이 차는 시속 80㎞의 속도를 냈다. 실버 고스트는 1907년 영국 황실자동차클럽이 주최한 내구성 시험 주행에서 5주 동안 2만 4,000㎞를 달려 완주하는 기록을 세웠다. 잔고장이 극심했던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수리비는 단돈 2.2파운드에 불과했다. 이때부터 영국 왕실을 대표하는 의전차량으로 이름을 빛내기 시작해 유럽 최고의 자동차 경주였던 르망 24시간 레이스의 4연속 우승 등으로 기술력까지 인정받았다. 특히 롤스로이스에서도 최고급 모델인 팬텀 시리즈는 롤스로이스가 지금까지 영국 왕실을 대표하는 의전차량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4월엔 윌리엄 윈저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세기의 결혼식에도 모습을 보였다.
롤스로이스 그룹은 1969년 항공기 엔진 제작에 뛰어들었으나 심각한 자금난을 겪으며 결국 파산했고, 1980년 비커스 항공에 인수됐다. 이후 벤틀리를 인수하면서 또다시 정상을 차지하는 듯 했으나 다시 재정난을 겪으며 1998년에 결국 독일의 폭스바겐에게 인수됐고, 롤스로이스의 브랜드 네임은 BMW가 인수하게 된다.
럭셔리 ‘컨티넨탈’로 부활한 벤틀리
영국의 자동차 수제작 회사인 벤틀리(Bentley) 역시 롤스로이스와 함께 명차 대열에 속한다. 영국 빈티지카(1919~1930년에 생산된 영국차량)의 대표주자 격인 벤틀리의 창업주 월터 오언 벤틀리(Walter Owen Bentley)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다. 벤틀리는 당시의 자동차를 ‘사람들에게 진흙탕물이나 튀기는 쓸모없는 도구’라며 싫어했다고 한다. 하지만 생애 첫 구입한 중고자동차의 매력에 푹 빠졌고 그는 1919년 동생인 호레이스 벤틀리(Horace Milner Bentley)와 함께 벤틀리 모터스를 설립했다. |